[W]로시데레 11

엄마, 이거 봐!
100점이야!

 

정말 열심히 했네요
훌륭해요

 

그렇구나

분명 이 정도로는
만족해 주지 않으시는 거야

 

좀 더, 좀 더 결과를
만들지 않으면

엄마는 진심으로
기뻐해 주지 않는 거야

 

이제 그만하세요!

 

이제 그만해

 

안 좋은 일이
떠올라버렸네

 

아… 안 되겠다
이거

감기에 걸려버렸어

 

그 캐릭터도, 태도도 내게는 없는 거라서

깨닫고 보면 언제나 쭉 신경 쓰게 돼

말로는 거짓말을 치고 말지만

진심은 말하지 않을 거야

계속

그저 계속

분명 보이지 않는 마음의 뒤편에선

잠깐만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가 줘

여기에선 보이지 않는다구

 

일등성도 우연히 빛나

보이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

달려나갔던 건

너를 향한 마음이 지금껏

옆얼굴에 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가끔씩 툭하고 러시아어로 부끄러워하는
옆자리의 아랴 양
sub by 별명따위

 

sub by 별명따위

 

제11화 『예기치 못한 전초전』

네…

 

아랴?

그러니까…

혹시 유키한테 들었어?

응, 네가 감기로 쓰러졌으니까
약을 가져다 줬으면 한다고

아, 그래…

그 녀석, 하다못해
미리 좀 알려달라고!

잠깐 실례해도 될까?

뭐?

아, 아니
그냥 약만 받으면 그걸로…

유키 씨한테 부탁받았어

너를 간병해 줬으면 한다고

여동생이여

오타쿠적 사고로
남을 휘말려들게 하지 마

 

「거짓말이지만」
 
 

 

미안, 누명이었어

 

실례하겠습니다

 

흐응

그렇게까지 긴장하지 않아도 돼

따, 딱히 긴장한 건 아닌데

그냥 좀 진정이
안 되는 것뿐이야…

 

「남자애의 냄새가 나」
 
 

작은 목소리로 그런 말을
하면 못 써요!

저기, 그…

그럼 죽하고 보르시치
어느 게 좋아

그 두 가지 선택지는 뭐야?

응?

보르시치는 몸에 굉장히 좋아

야채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여서

체력이 떨어져도
먹기 쉬우니까

알겠어, 알겠어

그럼 기왕 먹는 거 보르시치로

그래?

그럼 4시간 정도 기다려 줄래?

기다릴 수 있겠냐
아니, 기다릴 수 있겠냐~!

압력솥을 사용하면 시간을
단축시킬 순 있지만 잘못된 방법이니까

그럼 평범하게 죽으로…

알겠어
그럼 주방 좀 빌릴게

 

[닭 육수 계란죽(즉석밥용)]
어디 보자…

[닭 육수 계란죽(즉석밥용)]
즉석밥을 사용할 경우에는

아, 한 번 전자레인지로
데워야 하는구나

응?

 

사용해 주고 있구나

 

그러니까, 뭐였더라?

 

쿠제 군
죽 가지고 왔어

 

오오~

앞치마 차림,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여유가 있나 보네

 

먹을 수 있겠어?

응, 뭐

- 자
- 고마워

 

응? 맛있어

그래?

 

음~

그… 부모님께선?

 

아버지는 일,
어머니는 없어

뭐?

아, 우리 집은 부자 가정이라서

아, 그렇구나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어

차린 건 없었지만

약은 먹었어?

아, 그럼 나는 또 잘 테니까
이만 돌아가도 돼

괜찮아
거실에서 공부할 테니까

아니, 딱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환자가 쓸데없는 것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넵…

 

아니, 너무 많이 잤잖아!

 

아무래도 아랴는 돌아갔겠지?

 

쿠제 군
일어나도 괜찮아?

마사치카 님, 몸은 어떠십니까?

 

어깨를 빌려드리겠습니다

어, 어이!

내가 메이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는 것 같잖아!

요즘 시대에 어딜 어떻게 찍혀서
불판이 날지 알 수 없는 거라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아무튼 키미시마 씨는 떨어져

아뇨, 이것도 메이드의 일이니까요

 

너, 쿠제 군의 메이드가 아니라
유키 씨의 메이드지?

 

유키 님이 마사치카 님을
돌봐드리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래서 이건 메이드의 일입니다

 

그렇게 됐으니 수발을 드는 건
제가 이어받겠습니다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
아리사 님은 돌아가 주십시오

어이!
말하는 것 좀!

 

그리고 아리사 님은 내일 준비 때문에
바쁘신 건 아닙니까?

응? 내일?
무슨 일이 있는 거야?

딱히, 그냥 학교에 가는 것뿐이야

 

돌아갈게

 

그럼 쿠제군을 잘 부탁할게

네, 맡겨주십시오

 

그럼 쿠제 군
다응메 봐

그래, 다음에 보자

 

아리사 님께서 준비해 주신 보르시치입니다

드세요

고마워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음~

 

후우, 잘 먹었습니다

마사치카 님, 약입니다

아, 고마워

 

먹었더니 또 잠이 오네

마사치카 님, 목욕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응?

오늘은 특별히
하진 않아도 될 것 같아

그럼 제가 몸만이라도
닦아 드리겠습니다

필요 없어

괜찮습니다

눈가리개는 제대로 하겠습니다

아니, 눈가리개를 하고서
몸을 어떻게 닦아주게!

괜찮아
이대로 잘 거니까

 

그럼 곁에서 같이 잠을

됐다니까

하다못해 자장가라도

됐어, 됐어!

 

- 아야노
- 네, 뭔가요?

명령이다

너는 유키의 방에서 자

알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래

 

처음부터 이렇게 하면 될 걸

 

좋은 아침

좋은 아침입니다
마사치카 님

 

실화냐, 이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 퍼질러 잤잖아!

 

너까지 학교를 안 간 거야?

마사치카 님의 간병이 시험 결과를
받는 것보다도 훨씬 중요하니까요

몸은 어떠십니까?

많이 편해졌어

그건 다행입니다

금방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응, 고마워

 

잘 먹었습니다

식욕도 완전히 돌아오신 것 같네요

그래도 만일을 위해
오늘은 편히 쉬어 주십시오

아, 뭐 하긴

어치피 학교도 끝났을 테니까

마사치카 님, 약입니다

응, 고마…

응, 고마워…

 

응? 뭐지?

뭐가 마음에 걸리는 거지?

왜 그러십니까?
마사치카 님

 

아야노, 이 약의
패키지를 보여줘

 

아야노

 

알겠습니다

 

이 약, 체질적으로 내가
잠이 오는 거지?

그렇네요…

알고서도 왜 한 마디도
충고하지 않은 거야?

 

죄송합니다!

체질적으로 맞지 않은 약을
내어드린다는 건 용납될 수 없는 행위

벌은 얼마든지 받겠습니다

 

아랴가 이 약을 사도록
지시한 건 유키야?

 

학교에 간다

 

아직은 좀 더 쉬시는 편이…

문제없어

그래도, 그…

뭔데?

지금부터 가도 이미 늦었을 거라…

 

뭐라고?

 

역시 아가씨는 굉장하네

아랴 공주도 애쓴 것 같지만
차원이 다르지, 차원이

 

젠장, 방심했어!

종업식까지는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착각했었어!

설마 이런 타이밍에
치고 나올 줄이야!

 

아랴!

 

쿠제 군

 

무슨 일이 있었어?

 

미안해

나, 실수했어

기껏 네가 협력해 줬는데

나는…

 

어제 아침에 있던 일이야

유키 씨한테 호출을 받았어

[학생회실]
 

쿠제 군이 감기에?

본래대로라면 제가 병문안을
가고 싶지만

아쉽게도 볼일이 있어서…

그래?
뭐, 괜찮아

정말이신가요?

그럼 마사치카 군이
항상 복용하는 감기약하고

집 주소예요
부탁드릴게요

응, 방과 후에 잠시 들르도록 할게

 

그리고 실은 하나 더
볼일이 있어요

뭔데?

 

괜찮으시다면 내일 점심의
교내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해 주시지 않으시겠어요?

뭐?

 

내일은 지난 학생의회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고자 해요

내일?

네!

토론에서의 승리를 모두에게
각인시켜 줄 수 있는

좋은 기회 아닌가요?

 

미안하지만 지금 와서
그 일을 화두에 올릴 생각은 없어

어머, 그런가요?

그럼!

학생의회의 얘기는 빼고
그냥 출연해 주시는 건 어떤가요?

뭐?

1학기 마지막 활동보고가 되는 거니까

네? 괜찮죠?

으, 응…
그러네, 그런 거라면야

와,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아랴 씨와
마사치카 군은

진심으로 학생의회에서의 승리를
없던 일로 하실 생각인가 보네요

 

잘 알았네

당연히 알죠

최근 들리고 있는

노노아 씨가 반칙을
저질렀다는 소문

그걸 방치하고 있는 시점에서
짐작은 갔어요

 

정말이지

아리사 씨는 꽤나
여유로우시네요

 

진심으로 제게
이길 생각이신 걸까요?

무슨 말을…

 

아무런 경걔도 하지 않으시고
태연히 제 필드에 올라오시다니

가드가 너무 허술하신 거 아니에요?

너무나도 경계심이 없으셔서

 

생각지도 못하게
충고를 드리고 말았잖아요

 

평범한 게스트 출연이 아니야?

이제야 눈치채셨나요?

마사치카 군이 병결로 빠진 이 타이밍

좀 더 경계해야 해요

설마 노린 거야?

네, 이런 호기에 아리사 씨를
최대한 공격해 둘까 하거든요

그러니까 나 한 명만이라면
네 필드에서 어떻게든 요리해 줄 수 있다고?

얕보였나 보네

 

아, 물론 마사치카 군을
의지하셔도 괜찮답니다

 

필요 없어

쿠제 군한테 부담을 끼칠 일은
전혀 하지 않을 거니가

어머, 그런가요

그럼 고고한 공주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기대할게요

 

절대로 지지 않아

 

물론 할 수 있는 대책은 세웠어

그리고 오늘 방과 후

 

아랴 씨, 죄송해요!

 

그건 무슨 사죄야?

어제 제가 아랴 씨에게
취한 태도에 대한 사죄예요

 

소중한 친구인 아랴 씨한테

이런 기습 같은 형태로
승부를 거는 게 괴로워서…

그런 자신의 망설임을 끊어내려고
과하게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어요!

 

뻔뻔한 얘기라는 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아랴 씨와의 우정을
잃고 싶지 않아요!

 

이, 이제 괜찮으니까 고개를 들어

그건 용서해 주신다는 걸까요?

으, 응

그만큼 진지했다는 거잖아?

감사합니다

아, 다행이다

 

변명이 되겠지만

제게는 어떻게 해서든 회장선거에서
이겨야만 하는 이유가 있어요

이유?

 

저, 오빠가 있었어요

 

오빠는 저보다도 훨씬 우수해서

부모님께서도, 할아버지께서도
매우 큰 기대를 걸고 계셨어요

 

스오우 가문의 어엿한 후계자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서

 

하지만 사라졌어요

 

지금은 더 이상 없는
오빠를 대신해서

저는 가족의 기대에
부응해야만 해요

 

그게 남겨진 저의 사명이니까요

 

아, 슬슬 시간인가 보네요

준비는 되셨나요?

 

그러고 보니 아랴 씨는 어떠신가요?

뭐?

아랴 씨는 어째서
학생회장이 되고 싶으신 건가요?

 

아, 그러니까…

시간이 됐네요
시작해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도 저, 학생회 후보인
스오우 유키가

학생회 활동에 대해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근사한
게스트를 초청했습니다

 

아! 쿠죠 아리사입니다
학생회 회계인…

그, 오늘은 잘 부탁합니다

 

이런 장소는 역시 긴장되죠?

 

그 후부터는 완전히 엉망진창이었어

가차없구만

악역처럼 행동해서
아랴의 투쟁심을 부추겨 놓고서

직전에는 동정을 유발하듯이

"저는 가족의 기대를 짊어지고 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라고?

 

분해

그렇게 간단히 동요하고서…
결국 아무것도 못 하고…

 

자, 스톱

사고가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안 좋은 방향?

유키의 술수에 빠졌다는 거야

 

유키가 노리는 건 오늘의
교내방송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게 아니야

그야 그렇잖아?

오늘은 수업이 오전밖에 없어서
교내에 남아 있는 학생은 적어

우위를 점하고 싶은 거라면
달리 효과적인 타이밍이 있었을 거야

 

종업식이 진짜이고,
교내방송은 저 전초전?

그런 거지

네 페이스를 흔들고 싶었던 거겠지만

그 녀석, 아마도 네가
풀이 죽는 걸 기대한 게 아닐까?

하지만 너는 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알겠어
고마워

 

왜 웃고 있어?

응?

 

정말이다

 

아니, 이거 한 방 먹었구나 싶어서

 

이건 뭘까?
나도 왠지 두근거려

 

「그런 얼굴도… 좋아」
 
 

 

- 대답할 수가 없었어
- 뭘?

어째서 학생회장이
되고 싶냐는 물음에

나는 대답할 수가 없었어

유키 씨는 가족을 위해

정말로 강한 일념으로
선거전에 도전하고 있는데

하지만 나는 전부
나 자신을 위한 일이고…

그렇게 생각했더니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아서…

 

흔들렸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

유키 씨에게 떳떳하게
대답하지 못한 나 자신이 분해!

 

아랴, 앞을 봐!

 

유키와 비교한다면
대단한 이유는 없어

그래서 어쨌다는 거야?

전에도 말했었지?

너는 그대로도 응원하고
싶어지는 사람이라고

 

나는 알고 있어

누구보다도 한결같고,
언제든 열심히 하는 너를!

 

그러니까

앞을 봐
괜찮아!

너라는 사람의 매력은
유키한테도 전혀 뒤지지 않아!

 

내가 보장할게!

 

왠지 마치 사랑의 고백 같네

시끄러워!

두 번 다시 이런 말은
안 할 거다, 진짜로!

아, 진짜!
더워!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어!

고마워

네 덕분에 망설임이 사라졌어

 

그래…
그럼 다행이다

그렇겠지?

남과 비교해 봤자
어쩔 수 없는 거지?

설령 유키 씨가

죽은 오빠의 의지를
짊어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어이, 여동생아!
나는 죽은 게 돼버렸잖아!

아… 저기 있잖아
아랴

안뇽~

 

근데 오늘 쉬는 거 아니었어?

실례하겠습니다

아, 지금 왔어

아, 그래?

노노아, 품행이 좋지 않아 보여요

에~ 뭐 어때서~
달리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서?
무슨 일이야?

 

늦어졌지만

쿠제 씨, 쿠죠 씨

갖가지 무례한 태도도 포함해
사죄드립니다

 

대단히 죄송했습니다

 

나도 미안!

막지 않았던 나한테도
책임이 있으니까

지금 와서는 좀 그렇지만
용서해 주지 않을래?

용서할지 말지는
아랴 하기 나름이겠네

그 폭언에 관해서
사과해 준다면 이제 괜찮아

미야마에 씨에 관해서는
특별히 사과받을 만한 것도 없고

아니~ 바람잡이는 평범하게 생각해도
사과할 만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교내방송에서 학생의회에 대한 화제가
전혀 나오지 않은 건

저를 배려해서 그런 건가요?

명확하게 승리를 거머쥔 것도 아닌데

승리를 선언할 생각이 없었다는 것뿐이야

 

그런가요
긍지가 있으시네요

하지만 제게도 긍지가 있어요

잠깐만, 타니야마
뭘 할 생각이야?

 

저는 제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사실을 왜곡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승리 선언이 아닌
패배 선언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교내방송…

아니, 종업식에서?

미안하지만 학생회 임원으로서

종업식에서 멋대로
일을 벌이는 건 간과할 수 없겠는데

만약 아랴의 성의에
답해주고 싶은 거라면

다른 방법으로 답해주지 않을래?

 

다른 방법?

 

진심이신가요?

저는 당신들을 응원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지금도 당신은 스오우 씨와
맺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구나

하지만 내가 아랴를 선택한 이유
너도 조금은 알았지 않아?

 

알겠습니다

실화야~?

 

그럼 나도 괜찮아~

고마워
잘 부탁할게

아랴, 이게 네 힘이야

이걸로 그 녀석들한테
이길 수 있어!

뭐? 이겨?
무승부를 노리는 게…

무승부를 노리는 건 그만두자

저쪽에서 ㅊ치고 나온 이상

가차없이 무너뜨린다

 

로맨틱

사랑의 안테나는

폭풍을 타고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어

거짓말이지?

차갑게 대하던 건방진 보조개에

살짝 마음이 흔들리고 있어

사실은 진심으로 나를

꾸중해 주는 소중한 사람

…그렇게 말하면 그 녀석은

우쭐대니까

더 이상 칭찬하진 않을 거야

따분했던 운명은 이제 질렸어

모르는 대사(말)로 해방시켜 줘

달링, 달링

마음의 문을 부숴줘

중요한 말은 눈을 보고 말해줘

너와 함께라면 이 거리도 달려나갈 수 있어

지금 당장 데리고 가 줘

My Sweet Sweet Darling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