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 09

너무하잖아!

 

저런 짓을 하다니…

사람 잘못 봤어!

 

비켜!

 

어이, 아리마!

뭘 하는 겁니까!

 

이런 가십거리는
이렇게 하는 것 말고 더 있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야!

표현의 자유라는 건

이렇게 뒤에 숨어서
낄낄거리는 자식한테 있는 게 아냐

제대로 책임을 질 수 있는
녀석의 권리라고!

 

외람되지만

그 워터게이트 사건은

익명성이라는 편의가
없었다면 절대 밝혀지지 않았던 건 아닌지?

 

검은 펜보다 강하다는걸

몸으로 알려줄까?

사양하겠슴다… 네

 

자, 다들 저리 가셔!

 

아리마, 왜 저런대?

시마즈 양한테 마음이라도 있는 거 아냐?

그러게~

 

제기랄…

누가 이런 짓을…!

 

이 세상 끝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소녀 YU-NO
sub by 별명따위

느껴지던 모든 것에

숨겨진 무언가가

가능성이라고 불리는

내일이 되어가네

이해가 미치지 못하는 영역

무한한 병렬 세계

 

지배자를 연기하며

만약 누군가가

인과를 손에 넣으려 한다면

 

운명적인 만남조차도

그건 기적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 아름다운 것

누군가를 위해

그 미소를

모든 의식이 하나로 이어지는 감각

이 세상 끝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소녀

 

sub by 별명따위

 

제9화
『그와 그녀의 거리』
시마즈 시장님!

제9화
『그와 그녀의 거리』
지오 테크닉스와의
유착에 관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공사 권리,

토지 이권에도 관여하고
계시다는 소문에 관해

답해주실 수 있나요?

노코멘트로 처리하지

 

취재라면 변호사를
통해 해주게!

 

학교에 뻔뻔히 잘도 오네

자기 집은 뇌물이나 처먹으면서
사치스럽게 생활하니까 그런 거 아냐?

 

시마즈 씨, 마음에 두실 필요는 없어요

 

그 벽보에 쓰여 있던 내용은

아리마 군에게 말고는
얘기한 적이 없는 내용이었어

그 말은…

그걸 쓴 건 형님?

 

아마도…

 

앞으로는 저를 의지해 주세요!

 

형님이 아니라 저를…

 

유우키 군

 

미오

잠깐 괜찮아?

 

착각하고 있는 듯한데

그 벽보를 붙인 건 내가 아냐

 

이제 됐어…

 

그치만 거기 쓰여 있던 건
전부 사실이니까

 

모두의 말처럼
더 이상 이 학교에는 다닐 수 없어

 

미오

 

안녕

어, 어이!

 

고민하고 있나 보네

청소년

 

미츠키 씨

 

흐응

시마즈 양의 오해는
풀지 못했다는 거구나

이건 찬스라고 봐도 될까?

진지하게 좀 들어줘

 

미안해

 

미츠키 씨는 어젯밤에

게시판 근처에서
누구 못봤어?

전혀, 아무도 못봤어

그렇구나…

 

신기한걸

문제는 어째서 학교 게시판에
붙인 거냐는 건데

그런 걸 한다고
범인한테 무슨 이득이 있는 건지…

 

설마 미오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그 아이는 용모가 단려하며
성적도 우수한 우등생이니까

그거야 누구든 질투할 만하겠구나

다음 문제는 누가 했는가

 

범인은…

미오한테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고

걔가 학교에서 사라지면
자기로선 유리해질 수 있고

그리고 사카이마치 학원의 관계자…

 

마치 날 말하는 거 같네

 

그치만 한번 생각해 봐

나는 일단 연적이니까

 

어젯밤에 타쿠야와 시마즈 양이
즐겁게 얘기하는 걸 보며

조금 질투가 났었어

 

미츠키 씨는 벽보 같은 걸 붙이는
비겁한 짓은 하지 않아

그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어

사랑은 눈을 멀게도 한다잖아

 

미안해, 실없는 소릴 했지

 

우리 관계는 이미 진작에 끝났는데

 

자, 이만 가야겠어

류조지 선생님께서
기다리고 계셔

 

고마워

역시 미츠키 씨는
의지가 되는 여자야

 

별말씀을

그럼

 

시장님께선?

주인님께선 아직
돌아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언제쯤 돼야 돌아오는 겁니까?

돌연 종적을 감추었다거나
한 건 아니겠죠?

 

주인님의 귀가는 항상
밤 늦게 돌아오십니다

 

*물
*전등
*전지
*로프
*삽
*과자

 

[아빠에게]

 

유우키…

 

몸은 어때?

아까보다 많이 편해졌어요

 

에리코 선생님

 

칸나

또 열이라도 난 거야?

그래

원인불명의 증상이라 손쓸 방법이 없다

 

몸조리 잘해

 

실례하겠습니다

 

그런데

 

너는 게시판 벽보를 봤나?

응, 내가 다 뜯어버렸어

너무나도 하찮은 짓거리를 했길래

그런가

그 익명 저널리스트의 정체는
네가 아니냐는 소문을 언뜻 들었다만

소문 때문에 비난당하면
못 버틴다고

나도, 미오도

뭐, 네가 그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이해가 깊으신 담임이라
정말 구원이 됐어

 

가령 시마즈 군이
죄를 범했다 하더라도

너는 그걸 덮어주는 타입이지

내 말이 틀린가?

그게 당연한 행동이니까

 

너다운 대답이군

시마즈 시장의 소동이
이 이상 커진다면

미오는 정말 학교 말고도 다른 일로도
고생을 하게 될 거야

그거라면 이미 결과는 나와 있다

 

[국면은 새로운 전개 - 사카이마치 시장 사임으로]
 

[국면은 새로운 전개 - 사카이마치 시장 사임으로]
사건 수사를 받고 있던 시마즈 시장은

[국면은 새로운 전개 - 사카이마치 시장 사임으로]
방금 전 사의를 표명하였습니다

 

또한 시의회는

지오 테크닉스 사의
공사 지연을

중지시킬 방침입니다

동시에 낙뢰 사고가―

 

방금 전 연락이 왔었다

 

시마즈 미오 군은 전학을 갈 거다

 

[시마즈 미오]

 

여보세요?

아, 타쿠야 군?

아유미 씨구나

회사에서 문제가 생겼거든

오늘은 집에 늦게 갈 거 같으니까
저녁은 시켜서 먹을래?

 

응, 알았어

무리는 하지 마, 아유미 씨

 

안 그래도 큰일인 모양이니까

괜찮아

이번엔 지오테크 상층부 문제니까
나로선 어떻게 할 수가 없거든

상황이 흘러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어

뉴스에선 낙뢰 사고에서도
과실이 있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던데

그것도 괜찮아

 

유족분들과도 상담을 해서

조금씩이지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까

 

그렇구나

그것보다 시마즈 시장님의 따님

미오 양이나 걱정해 주렴

 

어떻게 아유미 씨가 미오를…

그 아이, 전에 우리 집에
한 번 온 적이 있었잖니?

 

굉장히 귀여운 아이여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혹시 타쿠야 군의
여자 친구려나 하면서~

그…

그런 거 아냐

흐응~

정말이라니까

 

타쿠야 군, 미오 양의 힘이 되어줘

 

알겠어

그럼 끊을게

 

역시 직접 얘기해 보는 편이 좋겠지

 

그렇다지만

이래선 간단히 실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네

 

하이~

 

오랜만이야

댁도 참 바쁜 사람이네

있지, 다름 아닌 너니까

시마즈 시장님이 저지른
부정부패 건도 알고 있지 않았어?

글쎄다

 

역시 알고 있었구나

 

잠간 이리 와 봐!

뭔데

 

이번 일은 위험해

네 반 친구도 무사히
넘어갈 수 없을 거야

미리 나한테 알려줬다면
일을 능숙히 처리했을 텐데

형님!

 

왜 그래?

 

큰일이에요!

시마즈 씨가!

 

미오가 가출했다고?

네…

아까 사용인분께 물어봤는데…

미오 씨는 계시나요?

그…

실은 아가씨께선…

[아빠에게]

그래서 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미오는 아직 멀리까진
가지 못했을 거야

나눠져서 찾자

형님

 

나는 학교에서 해안 근처를 찾아볼게

 

그럼 저는 중앙 거리를
찾아볼게요!

좋아

2시간 후에 교문 앞에서 만나자

알겠어요!

 

학교에는 없나

 

타쿠야?

 

무슨 일이야?

 

그렇구나, 시마즈 양이…

그럼 나는 서둘러야 해서

기다려

나도 도와줄게

어딜 찾으면 될까?

 

나도 시마즈 양을
내버려둘 순 없어

비상근 교사 시절의 제자로서

이해하겠지?

미츠키 씨

 

그럼…

메이운지 공원 근처를
찾아줄 수 있을까?

 

오케이

1시간 후에 교문 앞에서
집합하기로 했어

알겠어

그럼!

 

어이!

미오!

 

아리마 씨

 

칸나

미오 못 봤어?

 

그거 말인데요…

시마즈 씨는 가선 안 될 곳으로 가셨어요

저는 말렸지만요

설마 그 녀석!

 

위험할 텐데도…

고마워, 칸나!

 

어라?
이치죠 씨?

 

나도 아리마 군에게
사정은 들었어

아아

시마즈 양이 어디로
갔는지는 종적이 잡혔어?

그게…

어이~!

 

형님!

 

미오가 어디 있는지 알아냈어!

어딘데?

 

삼각산 안이야

 

왜 지금 삼각산 안에 들어간 거야?

아마도 미오는

해외유학을 가기 전에
조사하고 싶었던 걸 거야

 

역시나

 

이런 데에 구멍이 있었을 줄이야

 

미오가 발견했어

 

시마즈 씨는 혼자서 이 안으로…

서둘러야겠어

 

비공개 정보이긴 하지만

내일 아침에 바로
해안 공사 현장에서 운반 작업이 있어

사고가 있었는데도요?

그 전까지 그 아이를
찾아내지 못하면

일이 더 커져서
경찰까지 개입하게 될지도 몰라

그렇다면 1분 1초도 낭비할 순 없겠어

미츠키 씨는 유적 조사 경험이 있었지?

응, 예전 경험이지만

그럼 나와 미츠키 씨 둘이
안으로 들어가자

유우키는 여기서 망을 보고 있어줘

기다려 주세요!

타쿠야 씨, 제가 가게 해주세요!

왜 널 보내달라는 거야?

만에 하나를 위해서
누구 한 명 여기 남아야지

그게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제가 나쁜 거예요!

전부 저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가야만 해요!

 

그래…

그렇게 된 거구나

 

오늘 아침

학교 게시판에 벽보를 붙인 건

저였어요!

 

저는 어젯밤에 보건실 앞에서 우연히

시마즈 씨와 타쿠야 씨의 대화를 들었어요

그랬더니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돼서…

저로서도 이해할 수가 없는
짓을 해버렸어요…!

 

유우키 군

그건 질투라는 거야

 

어이, 유우키

 

한참 잘못 봤다!

 

제가 바보였어요…

 

「시마즈 씨의 마음이
타쿠야 씨한테서 멀어지면

날 돌아봐 줄지도 몰라」라면서…

 

그런 생각이나 하고…

 

정말로 죄송했어요…

 

삼각산은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

미오도 무사한지 어떤지
장담할 수 없어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미오를 찾아낼 거야

반드시!

찾게 되면 너는
미오한테 제대로 사과해

알겠지?

네…

 

미츠키 씨

미안하지만 여기에 남아주지 않겠어?

난 이 녀석하고
같이 갈 테니까

 

알겠어

그래도 되나요?

 

네가 뿌린 씨앗은
네가 거두어!

네, 타쿠야 씨!

아니, 형님!

형님 소리는 그만하라니까

 

둘 다

위험하다고 여겨지면
바로 물러나야 해

내일 아침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경찰에 연락할 테니까

 

간다

네!

 

생각보다 습하네요

 

해수가 아냐

지하수 같은 물인 모양이야!

역시 대단하세요, 형님!

폼으로 아버지가 탐험가셨던 게 아니시네요!

아버지는 역사가였어

 

무슨 소리지?

 

멎어들었다?

시마즈 씨는 괜찮을까요?

얼른 찾아야겠어

서두르자!

 

왠지…

감옥 같네

 

물러나 있어

네…

이상한 짓은 하지 마라

알고 있어요

 

이상한 짓을 해버렸어요!

진짜 그러기냐…

 

자연이 만든 스위치에

천연 장치!

대지가 만든 신비한 문이라니…

말도 안 돼!

 

여긴 뭐지?

 

끝나지 않는 travelling

그것은 바래지 않아

누구보다도 생명의 의미를 아는

검처럼

 

1억 년 전에 그 생명을 다 해버린

별은 지금도 빛을 발하며

저 깊은 곳까지 탐할 정도로

우주가 또다시 넓어져 가네

오만한 이상은

조화로움을 연기하며

그려진 설계

신에 의한 필적

패러렐은 불변조차도 집어삼키네

 

끝나지 않는 travelling

끝을 모르는 우주는

별빛만이

미약한 navigation

진리에 도달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아

전하고 싶은 감상

덩그라니 놓여진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그건 바래지 않는 이야기처럼

강하고 눈부실 정도로

내일을 비쳐줄

검처럼――

 

제10화
『겹쳐지는 마음』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