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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Breen

 

Nowon Riders Club

 

올라와

 

노래 다시 들을까?

 

찾아

 

찾아 와, 패로

 

 

거기서 나와요!

 

당장 나오세요!

 

어서 물 밖으로 나와야 되요

 

알겠소
난 괜찮아요

 

- 괜찮아요, 잠깐...
- 가만있어

 

- 진정해, 패로
- 당신 누구야?

 

- 이봐요...
- 누구야?

 

- 아뇨 그게...
- 다른 사람들은 어딨지?

 

다른...누구요?

 

- 젠장
- 어디에 있어?

 

- 어딨어?
- 아무도 없어요

 

잘 모르겠지만
저밖에 없어요

 

그냥 제발 좀
물 밖으로 나와요

 

이 물은 골짜기 밖에서
흘러들어 오는 거예요

 

제발 거기서 나와요

 

안 돼!

 

괜찮아요?

 

이것 좀 해줄래요?

 

난 못 하겠으니
해줄래요?

 

좀 도와줄래요?

 

이거 때문에?
안 해칠 테니까

 

안 잡아먹으니까
어서 좀 도와줘!

 

받아요

 

어떻게 하는 지 모르는데...

 

어...

 

됐어
하루에 한 번씩 맞아야 해

 

그리고 이 프러시안블루도

 

어쨌든 죽게 되겠지만

 

- 멍청하긴!
- 저기...

 

저희 집에 그쪽 수레
갖다 놓아도 돼요

 

집에 먹을 것도 있어요

 

내 옷 태워버려

 

죽으면 시체도 태우고

 

이름이 뭐지?

 

 

존이라 부르게

 

정말 미안해요

 

됐어요

 

잘하고 있어요

 

좋아요

 

한 입 더

 

됐어요

 

잘했어요

 

주님
이 사람을 축복해주소서

 

너무 아파서
주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주님께서 계획하신 게
있다는 걸 알지만

 

이 사람은 실수로
병들게 됐어요

 

제가 볼 땐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주님을 따를 게요

 

주님을 의심하거나
그런 게 아니라...

 

이 사람이 건강히
여기서 지낼 수 있다면...

 

전 정말 축복 받은
기분일 거예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버지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셨어요

 

"농장을 계속 운영해 나가면..."

 

 

"골짜기와 축복 받을 것이다"

 

그렇군

 

그리고 이곳에서 지내는 한

 

보호 받을 거라 하셨어요

 

뭔가 이유가 있을 텐데

 

내가 기후패턴 같은 건...

 

잘 알지는 못 하지만

 

저 산등성이가 자연적으로

 

완충지대를 형성할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이런 곳이 아직도 있다는 게
참 이상해

 

아뇨

 

이상할 거 없어요

 

왜 다들 골짜기를 떠난 거지?

 

왜 너만 남기고 떠난 거야?

 

생존자들을 찾으러 갔어요

 

- 그게...
- 생존자?

 

그게 의무라고 그랬어요

 

데이비드
그러니까...

 

제 남동생은
여기 남았어야 했는데

 

사람들이 떠나고
두 주가 지났을 때

 

몰래 따라 나갔어요

 

얘가 동생이에요

 

몇 살이었지?

 

열세 살이요

 

지금은 열네 살이겠네요

 

사람들 찾으러 갈 거라고

 

분해서 정신없이

 

며칠 동안 떠들어댔는데

 

전 어떻게 달랠지도 몰랐어요

 

안 됐구만

 

주무실 준비해 드릴 게요

 

뭐 필요하신 거 있어요?
물?

 

괜찮아

 

좋아요, 그럼...

 

주무세요

 

잘 자

 

왔어요?

 

더 쉬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혼자서 일하고 있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가 있어야지

 

괜찮아요
일하시면 안 돼요

 

- 아직은...
- 나도 알아

 

그냥 여기 내려와서
일하는 걸 지켜보고 싶었어

 

 

그런데 이게 다 뭐야?

 

콩을 재배할 거예요

 

먼저 돌을 골라내야 하지만...

 

뭐하러 직접 하는 거야?

 

- 이거 몰 줄 몰라?
- 저 농장에서 자랐어요

 

아저씨보다 더 잘 알거든요

 

연료가 없어요

 

작년까진 썼는데...

 

근처에 잡화점 있잖아?

 

주유기가 없는
그냥 상점인가?

 

전력이 없어서
펌프가 작동 안 해요

 

아니, 그냥...

 

수동으로 조작하면 되잖아

 

봐요!

 

성공했어요!

 

이것 좀 봐요!

 

작동해요! 됐어요!

 

아까 저 보셨어요?

 

사방팔방 뛰어다녔잖아요

 

정말 기뻐서

 

총으로 조준해서
보니까 기분 묘하던 걸

 

장전된 게 아니었어도

 

그거 항상 장전해 둬요

 

달려 있는 조준경이
정말 멋있지 않아요?

 

맛있어 보이네

 

네...

 

세상엔 감사할 것들이 참 많죠

 

이 모든 게 시작 됐을 때
북부에 있었나요?

 

 

지하 1.6km에 있었지

 

정부의 시설에...

 

벙커였어

 

난 기술자거든

 

기술자였지

 

그러면...

 

과학자 같은 거예요?

 

그렇지

 

정말요?

 

이젠 지난 일이지

 

멋있어요

 

내가 입고 있던 방호복을
설계하는 팀에 있었어

 

내가 그때까지 살아남은 것도

 

그 방호복 덕분이지

 

그치만 장기간 사용하게
만든 건 아니라서

 

이젠 다 닳고 손상됐어

 

벙커는 왜 떠났던 거예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니어서?

 

땅속 1.6km에 있었다고

 

거기에는...

 

태양도 없고

 

비도 안 오고
하늘조차 없었어

 

아무것도 없었지

 

이해하겠어?

 

내가 삶에서 원했던 게...

 

거긴 없었어

 

그래서 떠났지

 

아내분을 찾으러 떠나셨군요

 

내 아내?

 

그게...

 

예전에...

 

아저씨 약 찾으려고 했을 때

 

아저씨 수레를 둘러보다가

 

우연히 아내분의 사진을
발견했어요

 

그 여잔 내 아내가 아냐

 

나는...

 

그저 오래전에 만났던

 

여자일 뿐이야

 

솔직히 말하면

 

이런 곳을 찾을 생각에

 

떠났던 거야

 

이런 곳이 실존할 거라

 

한순간도 믿지 않았지만

 

생선을 다시
먹게 될 줄이야

 

연못에 잔뜩 살아요

 

개울에서 노랑소머리동자개를
잡곤 했는데

 

다 죽어 버렸어요

 

그치만 이 연못은
우물이랑 같은 물이에요

 

아버지께선 지하에 물이
모인 곳에서 흘러나오는 거라 하셨죠

 

그게 이 곳에
생명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하셨어요

 

대수층(帶水層)이군

 

 

이제 이해가 가네
현명한 아버지셨군

 

이거 매일...

 

한 주 내내 먹을 수 있겠어

 

원하는 만큼
먹어도 괜찮아요

 

연못이 얼어붙을 때까지는

 

지난 겨울엔 어땠어?
눈이 많이 오나?

 

 

주로 집에서 지냈어요

 

패로랑 껴안고서

 

음식을 비축했지만

 

거의 다 먹어 치웠죠

 

그때...

 

얼어붙고 배고파
죽을 뻔했죠

 

썩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밭 전체를 경작하는군

 

네, 냉장고가 작동하면

 

물고기도 보관할 수 있을 텐데요

 

발전기가 고장나지
않았으면 좋았겠죠?

 

잠깐

 

발전기가 있어?

 

엔진이 나갔네

 

제 잘못이에요...

 

쓸데없이 발전기 돌리던 중에

 

고장이 났거든요

 

DVD를 보다가요

 

바보 같긴

 

그저 사람들이
말하는 걸 듣고 싶었는데

 

구닥다리처럼 자학하는 건 그만 둬

 

보니까 이미 여러번
고쳐 쓴 거 같은데

 

어떻게 해도 고장 났을 거야

 

과학경진대회 마냥 감자로

 

시계나 전자기기들

 

작동하게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그거 좋은 생각이야
따라와

 

물이 아주 잘 흐르는군

 

위쪽에 홈대를
설치해야 겠지만

 

발전기를 돌리기엔 충분해

 

집까지 연결할 전선만 있으면

 

전력을 얻게 되는 거야

 

전등은 좀 깜빡일 수 있어도

 

냉장고는 작동할 거야

 

그런데 물이 방사능에

 

오염돼도 괜찮은 건가요?

 

전혀 상관 없어

 

물은 그냥 아래로 흐르면 돼

 

완벽한데

 

무슨 말이에요?

 

이게 물레바퀴야

 

목재가 얼마나 필요할까요?

 

아까 봤잖아

 

이 건물 대부분 써야할 걸?

 

다른 건물을 쓰면 안 되나요?

 

그냥...

 

안 돼
집은 쓸 수 없고

 

헛간은 필요하고
상점은 콘크리트라서

 

못 쓰니까
이게 딱이야

 

그럼...

 

- 왜?
- 그게...

 

뭐가?

 

저희 아버지가
지으신 거예요

 

매주 일요일마다
저기서 설교하셨다고요

 

그분 덕분에 우리가
생존한 거라고요

 

살아남은 모든 것들이

 

- 그러니까...
- 네 아버지 덕에 살았다?

 

아뇨
주님 덕이에요

 

교회를 허물면
생존하지 못 한다?

 

그렇군

 

있지...

 

힘든 거 알아

 

힘든 거 알지

 

그치만 교회를 허물면
전기를 얻을 수 있어

 

전기가 꼭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이건...
재건하는 거야

 

어쩌면 신께서...

 

아님 네 아버지께서...

 

우릴 위해
이 교회를 여기에 두신 거야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그래서 내가 여기
온 걸 지도 몰라

 

다시 시작하도록

 

- 네
- 발전기를 돌리고

 

전기를 얻어서

 

밭을 일구고

 

식량을 비축하고

 

어쩌면 그 식량이
우리 둘만을 위한 게

 

- 아닐 수도 있지
- 왜요?

 

사람들이 더 올 거 같아서요?

 

만약 사람들이
더 온다면

 

교회를 더욱 허물면 안 돼죠

 

- 아니
- 아저씨가

 

- 이해 못 하는 거 알지만...
- 아니...

 

내 말은 그 뜻이 아니었어

 

패로. 패로

 

왜 그러는 거야?

 

이리와

 

가자

 

앤!
이봐, 앤!

 

- 아저씨
- 오늘은 쉬자

 

저희 아버지가
들었음 큰일 났어요

 

제 눈이 멀 때까지
여기에 붙들어 놓고

 

온 밭을 경작하게
시켰을 분이시죠

 

존!

 

그냥 내려와!

 

알겠어요

 

그런데 이거...

 

이거 마무리는 해야 돼서요

 

집에 가서 쉬고 계세요

 

이건 끝내야 해서요

 

금방 들어갈 게요

 

좀 있다 봐요

 

오!

 

떠난 줄 알았잖아요

 

나 여기 있어
진정해

 

너에 관해
많은 걸 알게 됐지

 

알아냈다고...

 

괜찮아요?

 

애니는...

 

M&M 초콜릿을 좋아해

 

그렇지?

 

 

애니가 이걸...

 

괜찮아요

 

이걸 좋아해
이게 뭐지?

 

뭔진 몰라도
네가 좋아해

 

- 사탕이에요
- 애니는...

 

애니는 골드피쉬 크래커를 좋아하지

 

그렇지?

 

 

내가 조사를 해서

 

너가 뭘 싫어하는 지
알아냈어

 

애니는...

 

이걸 안 좋아해...

 

체리 소다

 

맞지?

 

세상의 종말에 조차

 

애니는 빌어먹을 체리 소다를
마시지 않아

 

미안해...
욕하면 안 되는데

 

알아

 

우리 그만...

 

미안해
안 돼, 안 돼

 

이제 집에 가요

 

아니, 아니, 안 돼!

 

네 흔적이 많이 보여

 

자켓 주세요

 

내가 벗을 게

 

알겠어요

 

이걸 벗어 볼까

 

아니
내가 할 수 있어

 

- 할 수 있어
- 네

 

할 수 있다고
알겠어?

 

나는...

 

네 도움 필요 없어

 

항상 필요한 줄 알아?

 

알겠어요

 

항상 도와줄 필요 없다고!

 

필요 없...

 

알겠어요

 

늘 챙겨 줄 필요 없어

 

알겠어?

 

네 도움 없어도 돼

 

알겠다고요

 

미안해

 

내가 할 수 있어

 

있잖아...

 

아침식사를 신세진 거 같아서

 

알겠어요

 

뭐라고 할 말이 없네...

 

저...

 

괜찮아요

 

괜찮아

 

제 연주 별로였어요?

 

끝내기도 전에
가 버렸잖아요

 

다른 노래도 칠 줄 아는데

 

오르간이라서
다 찬송가처럼

 

들리긴 하지만요

 

무슨 말하는 지 모르겠는데

 

방금 전 교회에서요

 

아아

 

나도 좀 차려입을 걸

 

아니에요

 

이거 봐요
상점에서 찾았어요

 

괜찮겠어?

 

아, 굳이...

 

- 괜찮아
- 꼭 안 마셔도...

 

아냐, 한 병 정도면
괜찮을 거야

 

그럼 병 따요

 

와인 마셔본 적 있지?

 

물론이죠

 

예쁘기도 하지

 

- 더 마실래요?
- 아냐

 

그거면 되지 않을까?

 

- 아껴 두는 게 어때?
- 괜찮아요

 

우리 사이가 잘되면 좋겠어요

 

나도야

 

뭐 하고 싶어요?

 

춤 출래요?

 

이런 노래에
추는 법은 모르는데

 

저도 몰라요

 

어서요

 

제발요?

 

알겠어

 

이거...

 

정말 아름다운 저녁이야

 

고마워

 

이제 침대로 가자

 

좋아요

 

잘 자

 

이해가 안 돼요

 

- 제가 뭐 잘못했나요?
- 아니

 

잘못한 거 없어

 

나도 널 원해

 

정말로

 

- 정말요?
- 그래

 

하지만...

 

이게 많은 걸 변하게 할 거야

 

그러니까
모든 게 바뀔 거라고

 

너뿐만이 아니라

 

우린 시간이 필요해...

 

우린 시간이 많으니까
괜찮아

 

알겠지?

 

알겠어요

 

방에서 나갈까요?

 

아니, 아니

 

- 여기 있어
- 알았어요

 

나랑 같이 있어줘

 

 

교회
하고 싶은 대로 해요

 

아니, 아냐

 

그냥 계획일뿐이야

 

네가 싫어하는 데
할 필요 없어

 

아니에요

 

모든 생각을 어떤 것에

 

집중하는 건
아주 의미 있는 거예요

 

아저씬 우릴 위해
장기적으로 생각하잖아요

 

아주 의미가 있는 거예요

 

생각하는 건 쉬워

 

이유를 찾는 게 힘들지

 

괜찮아

 

계획은 많이 있으니까

 

저 개...

 

괜찮은 친구네요

 

믿음직한 개

 

악의는 없습니다, 아가씨

 

그저 물 한 잔
부탁드립니다

 

찾을 곳을 아신다면

 

제 이름은 케일럽이에요

 

- 앤!
- 아저씨!

 

안 돼요
괜찮아요

 

걱정 마요

 

괜찮아요

 

괜찮아

 

왜 계란을 훔치려 해요?

 

죄송합니다, 아가씨

 

모든 사람들이
두 분처럼 환대해 주진 않아요

 

여기서 80km 떨어진
곳에서 왔다고?

 

네, 선생님
광산에서 일했죠

 

세 개의 주 너머쯤에
빅샌디강 근처에요

 

그 지역 학교랑
축구 시합하곤 했어요, 존

 

 

루미스씨처럼 저도

 

개같은 일이 터졌을 때
지하에 있었어요

 

욕한 건 용서하세요
아가씨

 

괜찮아요

 

거기 있던 광부들 대부분이

 

가족을 찾으러 나갔다 돌아오질 않았죠

 

전 음식이 다 떨어졌을 때

 

밖으로 나오는 도박을 했죠

 

광산 밖에서 얼마나 있었지?

 

아주 오랫동안요

 

며칠 전부터는 동굴에서 죽치고 있었죠

 

산등성이 반대편에 있는 걸 찾았거든요

 

알아요
거기 동굴 있어요

 

클레이폴협곡에

 

어렸을 때
남동생이랑 거기에서

 

요새를 만들며 놀곤 했어요

 

- 정말요?
- 네

 

앞으로 어떻게 할 거지?

 

계속 남쪽으로 갈 건가?

 

네, 선생님
그럴 생각입니다

 

하룻밤만 여기서
지내게 해주시면

 

내일 아침까진
잽싸게 사라져 드리죠

 

말했듯이
자네 방사선에 좀 노출되었네

 

알고 있어요

 

몸이 안 좋거든요

 

두어 번 구토도 했어요

 

얼마나 심각한 거예요
존?

 

나 때 만큼은 아니긴 하지만...

 

이틀 정도 쉬어야 할 것 같네

 

정말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어떻게 생각해요?

 

도둑질 한 게
좀 그렇긴 하지만...

 

그걸로 나쁘게 보진 않아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는 지 눈치 보더군

 

그럼 괜찮은 거예요?

 

이틀 정도 밖에서
캠핑하길 원한다면야...

 

 

정말 안에 못 들어오게
할 거예요?

 

아멘

 

아멘

 

계속 저기 밖에 길가에서

 

깨어나는 생각을 해서요

 

저 바깥 재밌지

 

난 큰길로 절대 안 다녔어

 

항상 산길이나 기찻길로 다녔지

 

누군갈 만나는 게 두려워서

 

어느 날
큰길 옆에 있는 창고를 발견했지

 

창고 밖에 물통들이 있더라고

 

물을 구하러 가 봤더니
거의 바닥났더군

 

창고에서 나왔을 때

 

누군가 내 수레에 있었어

 

열세 살이나 열네 살쯤 됐을
남자애였어

 

아마 남쪽에서
큰길 따라 올라왔겠지

 

그 당시 나는
남쪽으로 가는 게 두려웠어

 

왜인진 모르겠어
방사능 낙진 때문인가...

 

그 아이 때문에
이 길로 오게 된 거야

 

아이는 아파했어

 

지저분한 모습에

 

굶주림에 복부가 부푼 채
내 식량을 훔치고 있었어

 

입에 넣는 대로
전부 토를 하더라고

 

도와줄 수가 없었어

 

아이를 수레 밖으로 끌어냈지만

 

문을 잡고 버티다
녀석이

 

나이프를 꺼내서
내게 힘없이 휘둘렀어

 

그때 내가 총을 꺼내 들었지

 

그걸 보고
아이가 단념하더라

 

그저 울기 시작했지

 

무릎을 꿇고는
내게 죽여 달라 빌었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지

 

그저 아이가 길가에서

 

죽도록 내버리고 떠났어

 

제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 거 있죠?

 

사실이 아니에요

 

저랑 네 명의 사람이 있었죠

 

그 사람들 전부
가족이 있는 건 맞았어요

 

땅속에서 보낸 첫 주는...

 

끔찍했죠

 

전화기는 안 됐고

 

라디오 방송채널도
하나씩 사라져 가고

 

폐소공포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이
절 해칠 거란 생각이 들었죠

 

그중에 마이카란
사람이 있었는데

 

덩치는 크지만 착한 동료였죠

 

갑자기 이성을 잃더니

 

무슨 일이 있어도
밖으로 나가겠다는 거예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막았죠

 

안전실의 해치를 열면

 

방사선이 들어올 거라 생각한 거죠

 

그때 마이카가...

 

다른 사람들에게 덤벼들었죠

 

손으로 서로를 갈기갈기
뜯어내더군요

 

마지막엔 마이카만이
피를 뒤집어쓴 채 남았죠

 

당연히 저도 죽일 줄 알았죠

 

마이카가 저를
슬쩍 보길래

 

저도 마이카의 눈을 바라봤죠

 

마이카는 뒷걸음질 치더니

 

쓰러졌어요

 

그리고 몇 시간 뒤에 죽었죠

 

정말 안됐어요, 케일럽

 

집 안에도 물이 있으니까

 

밤에 마시고 싶으면 마셔요

 

자다 일어나서 우물 찾으러
나가는 것보단 쉽네?

 

네, 맞아요

 

여길 올라가면 케일럽 방이에요

 

- 이거 네 사진이야?
- 네, 저에요

 

여기가 화장실

 

여기에요

 

중학교 풋볼이라

 

세상에

 

다시 거길 들어가느니

 

허리가 작살나는 게 낫지

 

여기는...

 

아침 안에 청소하고
정리해 놓을 게요

 

아냐, 됐어

 

지금도 마음에 들어

 

오래 있지도 않을 텐데

 

뭐하는 거야?

 

뭐가요?

 

저 남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

 

어떤 사람인 줄 알고

 

그냥 방 보여 주던 거예요

 

아저씨가 여기서 머물라고 했잖아요

 

아니지
집 안에 들인 건 너야

 

진수성찬 차려 준 건 너잖아

 

방까지 내준 건 너라고

 

뭐라고요?

 

나쁜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정말로
나쁜 사람이라 생각해요?

 

그거야 아직은 모르지

 

그 수레에 있던 아이 얘기
저한테 말한 적 없잖아요

 

있잖아, 그건...

 

그 얘긴 하고 싶지 않아

 

얘기해 주면 좋겠는데

 

네가 이해해 주지 못 할까봐

 

제가 왜 이해 못 해요?

 

저도 다 겪으며 살아왔다고요

 

여름 전에 제가 밭을
일굴 거라 그랬잖아요?

 

정말 시작은 했지만...

 

무슨 소용인가 싶더라고요

 

물론
아저씨가...

 

밖에서 겪은 일도
끔찍했겠지만

 

저도 여기서...

 

힘들었다고요

 

사람들이 떠난 후에

 

처음 몇 달은 날짜를 셌어요

 

얼마 후에야 깨달았죠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요

 

멍청한 짓 같아서

 

날짜가 얼마나 지났는지
세는 건 관뒀죠

 

그냥 혼자서 있는 게
너무 싫었어요

 

더 이상은
혼자 있기 싫었죠

 

제 말은
아저씨가 여기 온 덕에

 

다시 일어나
부딪혀 보고 싶어졌다고요

 

다른 누구도 아닌

 

아저씨 때문에요

 

내가 죽였어

 

그 아이

 

네 남동생이었던 것 같아

 

잘 모르지만

 

닮아 보였어

 

미안해

 

미안해

 

괜찮아요

 

저 아래쪽에
케일을 기르고

 

위쪽에 집 옆에는 콩을 길러

 

이 주변엔 오이랑 토마토
호박을 기르지

 

젖소가 있어서 우유를 짜고

 

달걀도 있고
가끔 닭도 잡아먹네

 

앤은 나이에 비해
성숙해 보이네요?

 

그래

 

여기 또 뭐가 있게요?

 

칠면조

 

루미스씨
배고프신가요?

 

젠장

 

빗나갔네요

 

- 계획이 뭐라고?
- 예전에

 

라디오 방송이
아직 나올 때

 

많은 사람들이
남쪽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글쎄, 옛날 방송들이

 

워낙 많이 반복 재생됐어서...

 

전부 들어 봐서
다르단 걸 알아요

 

분명히 잘못 들었을 거야

 

부수적인 낙진 피해 알지?

 

- 특히 남쪽에서...
- 아뇨, 루미스씨

 

해안 근처에 앤슨이라는
마을이 있어요

 

- 저 밖에 생존자는 없네
- 라디오에서 말하기를

 

군인 가족들이 삼십 명 정도 있대요

 

루미스씨도 군인이었죠?

 

- 나는 민간계약자였네
- 쉿

 

저놈 잡는 걸로
내기 할래요?

 

좋지
뭘 걸고?

 

앤이요

 

농담이에요

 

그냥 어깨에 힘이나 줍시다

 

저 아래에 거치대를
설치한다고요?

 

그렇지

 

물이 오염됐지만
방호복이 있다네

 

물레를 거치대에 놓아
균형을 맞추고

 

홈대 같은 걸 둬서
물이 바퀴로 떨어지게 해야 돼

 

그럼 전력을 생산할 만큼
빠르게 돌아가겠지

 

그걸 어떻게
할 지 다 알아요?

 

그래

 

우린 앤슨에 갈
필요 없어

 

여기가 앤슨이지

 

정말 굉장해요
루미스씨

 

근데 왜 아직
안 만드는 거죠?

 

재료가 문제야

 

앤이 교회에 정서적인
애착을 갖고 있거든

 

아버지가 거기 목사셨다는군

 

앤이 교회를 써도
괜찮다곤 했지만

 

괜히 맘 상하게
하기는 싫어서

 

잘 쐈군

 

누가 잘라 나눌까요?

 

루미스씨가 잡은 거니까
하세요

 

좋네

 

저게 아버지의 교회였다고?

 

 

아버지께선
하느님의 교회라고 하셨어요

 

아버진 그저
거기서 봉사할 뿐

 

루미스씨가 그러시던데

 

교회를 허물어야
물레바퀴를 만들 수 있다며

 

그렇게 말 안 했어

 

옳은 방식이 아니라면

 

꼭 만들 필요는 없다고 했지

 

넌 좀 미루고 싶을 텐데

 

재건은 중요한 거잖아요

 

이제 계획을 실행해 봐요

 

이거 좀 헷갈리네

 

루미스씨가 말하는 거 같잖아

 

뭐라고?

 

그냥 계획일 뿐이야

 

꼭 해야 할 때만 할 거라고

 

여기 목재는
넘치도록 많으니까요

 

- 나무도 있고...
- 앤

 

나무를 자를 방법이 없어

 

방법이야 어떻게든 만들 수 있죠

 

- 안 그래요?
- 아니, 그게...

 

나무를 쓰러뜨리는 게
문제가 아냐

 

그것들을 가공하는 게 문제야

 

다른 건물을 써 볼
생각해 보긴 했어요?

 

- 앤이랑 별 상관없는 건물은요?
- 다 해본 얘기야

 

다른 건물은 못 쓴다고

 

이제 그만하겠나?

 

그 방법밖에 없는 것 같네

 

그렇네요

 

그럼
시작해 버리죠

 

앤?

 

 

안 될 거 없죠

 

됐어!

 

올려 줘요
루미스씨!

 

조금만 더...
좋아요

 

다 봤어요

 

일부러 그런 거야

 

아니면서

 

맞거든

 

방수천으로 덮어야 겠네

 

그게 무슨 물건인지
알 때 아껴 둬야지

 

같이 좀 걸을까?

 

우리 아버지도

 

- 설교 좀 하셨지
- 그래요?

 

여자랑 술을
더 좋아하셨던 거 같지만

 

난 매일 교회 다녔는데
나중엔 아예 안 갔어

 

그렇지만
믿음은 사라지지 않지

 

왜 교회 무너뜨리는 걸
괜찮아 했어요?

 

존 아저씨는 왜 그랬는 지
알겠는데...

 

신앙심이 없으니까요

 

그 교회는

 

네가 거기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신성했던 거야

 

그건 무너뜨릴 수 없지

 

멋진 사고방식이네요

 

사실인 걸

 

고마워요

 

루미스씨랑 네 믿음에
대해서 얘기는 해?

 

아뇨

 

그런 얘기하려고 하면
못 하게 해요

 

그냥 서로
공감 안 되는 주제죠

 

그래도 상관없어요

 

그럼 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래?

 

그건요...

 

정말 얘기해 본 적이 없어?

 

네, 없어요

 

넌 어떻게 생각해?

 

그분께서 계획하신 게
있으신 것 같아요

 

어떻게든 저희 셋 모두
거기에 포함돼 있겠죠

 

우리가 신앙인이기
때문이란 생각 안 해?

 

이 골짜기가 그런 것처럼

 

너랑 내가 살아남은 건
믿음 때문이야

 

만약 믿음이 없다면요?

 

믿어야지

 

모두가 그러진 않잖아요

 

믿음을 가져야 해

 

그래야만 살아남아

 

아저씨!

 

이것 좀 봐요

 

진짜 물레바퀴처럼 보이는데

 


굉장해요

 

잘 돌아갈 거야

 

아저씨

 

들어와
얘기할 게 좀 있어서

 

 

그러니까

 

이걸 뭐라 말해야 하지

 

너랑 케일럽이
서로를 보는 눈빛을 봐 왔는데

 

그래서 괜찮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난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었어

 

난 아무렇지 않아

 

너도 모르는 건
알아봐야 하잖아?

 

알고 싶은 거 없어요

 

내 말은 널 방해하지
않겠다는 거야

 

- 알았지?
- 네?

 

왜 이런 얘길하는 거예요?

 

제가 오늘 케일럽이랑
산책한 거 때문에요?

 

산책한 거랑은 관계없어

 

네가 알아볼 게 있으면
알아봐

 

그런 거 있지도 않다고요

 

그냥 괜찮다는 걸
알려 주는 거야

 

괜찮아
좋다고

 

둘 다 백인이잖아

 

괜찮다고
알겠지?

 

고마워요

 

케일럽이 앤슨이란
마을에 대해 얘기해 줬어?

 

네, 해안에 있댔죠
그 말 믿어요?

 

아니, 내 생각엔
말도 안 돼

 

작업 잘했어

 

작업을 위해

 

머리에 붙인 카드
숫자를 말하라고?

 

네, 알아맞혀 보세요

 

제 머리에 어떤
카드가 있을까요?

 

하트 7 같은데

 

아니에요
이건 실수한 거예요

 

반대쪽 발은?
차는 건가

 

그렇게 쉽단 말이지?

 

네, 쉬워요

 

팔은 어떻게
추는 지 몰라요

 

게임 한 번 할래요?

 

- 네
- 좋지

 

술병을 찾아오는 거예요

 

- 좋아
- 알겠죠?

 

병을 찾으시게

 

누가 먼저 할래요?

 

루미스씨?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는데

 

할 수 있어요
어서요, 존

 

해 봐요!

 

- 알겠어, 안녕!
- 가요!

 

도저히...
못 찾겠어

 

네 차례야, 앤

 

병을 찾았는데...

 

올라오다 떨어뜨렸어요

 

못 믿겠는데

 

- 정말이에요!
- 거짓말!

 

- 진짜로!
- 다시 찾으러 가야지

 

내가 확인해 볼게
어서

 

슬슬 추워지네

 

들어가자

 

앤?

 

 

있잖아

 

사랑해

 

- 정말요?
- 그래

 

정말이야

 

존?

 

존?

 

케일럽
안 일어났어?

 

글쎄요

 

루미스씨

 

케일럽

 

아직까지도 숙취 해소로

 

- 커피를 마시다니
- 그렇네

 

- 좋은 아침
- 잘 잤어요

 

먼저 드세요

 

화장실 좀 갈게요

 

참 아름다운 날이죠

 

아멘

 

오늘의 안건은 뭐죠?

 

왜 이래요
전 루미스씨 겁니다

 

필요한 거 있으면
일 시키세요

 

어디 보자...

 

물레바퀴 작업을
마무리 하고

 

개울에 설치할 거야

 

아침 먹고 바로 시작하죠

 

케일럽

 

할 말이 있네

 

앤은 특별한 아이야

 

특별하죠, 루미스씨

 

웃기는 건
자네 덕에

 

그걸 깨달았다는 거야

 

제가 오지 않았으면 해요?

 

아니

 

자네가 여기 없었으면

 

이렇게 물레바퀴를 만들고

 

더 나아가
전기를 얻기는 힘들었을 거야

 

사실은 말이지

 

자네는 내게
위협적이지 않았네

 

내가 말야...

 

자네가 떠나는 걸 막으라고

 

앤에게 얘기했다네

 

그래요

 

이게 웃기나?

 

안 믿기는 걸요
루미스씨

 

질투하는 거 안 어울려요

 

앤슨은 어쩌고?

 

글쎄요

 

말씀하셨듯이
거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요

 

괜찮나?

 

괜찮아?

 

네, 멀쩡해요

 

아저씨

 

저랑 한잔할래요?

 

제발요?

 

난 됐어

 

 

미안해요

 

어쩌다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건지 모르겠어요

 

단지...

 

- 괜찮아
- 아뇨...

 

안 괜찮아요

 

얘기 좀 하고 싶어요

 

그때는...

 

정말 혼란스러운 밤이었어요

 

그게 핑계는 아니지만

 

제 말은...

 

가 버렸어, 앤

 

케일럽이

 

떠났어

 

어디로요?

 

앤슨으로

 

방호복을 가져갔어

 

자기 물건들은
네가 가져도 된대

 

유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