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나 혼자만 레벨업 02

저건 대체…

 

- 어서 도망치자!
- 기다려!

기다려, 당할지도 몰라…

- 그럼 어쩌겠다는 거야!
- 달리 출구는 없는 거야?

그딴 거 어떻게 알겠어!

두 사람이나 죽었어!

모두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또 다시
공격이 올 거다!

 

주희 씨, 주희 씨!

간발의 차였군

 

성 군이 알아채지 못했다면
모두 죽었겠지

네?

알고서 외쳤던 게 아니었나?

아뇨…

그냥 위험해 보여서…

 

송 씨, 팔이!

 

이를 악물면
어떻게든 된다

지혈만 부탁해도 되겠나?

 

마음같아선 주희 씨한테
부탁하고 싶다만

그녀는 마음이 약하다

B급 힐러인데 간단한
레이드밖에 참가하지 못하는 이유가 그거다

 

나는 두세 번 정도
B급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저건 A급…

아니면 S급!

 

석판에 쓰여 있던
카르테논 신전의 규칙은

『첫 번째, 신을 경애하라』

『두 번째, 신을 숭상하라』

『세 번째, 신을 신앙하라』

『이 규칙을 지키지 못하는 자는
살아서 돌아가지 못한다』

 

송 씨, 그 신이라는 건 아마도…

저 녀석을 말하는 거겠죠?

 

지금으로부터 십수 년 전

돌연, 이차원과 이쪽 세계를
잇는 「게이트」라 하는 통로가 출현해

전세계에서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헌터』라 불리는 각성자의 출현이
그 좋은 예이다

 

헌터는 게이트 너머에 있는
던전에 도사리고 있는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역할을 짊어지고 있으며

한 번 헌터에게 부여된 힘이
변화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때로는
게이트 너머에는

공포를 뛰어넘어,

절망에 한없이 가까운
궁극의 괴물이 기다리고 있는 일도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
sub by 별명따위

 

- 그거 봤어?
- 아, 그 동영상?

 

뭐 하고 있었어?
곧 수업 시작돼

일이 좀 있었어

 

진아의 오빠는 헌터지?

맞아

뭐, 헌터라고 해도 E급이라서

항상 다쳐서 돌아와서
큰일이긴 하지만

얼마 전에도 온몸에
붕대를 둘둘 말고 돌아왔지 뭐야!

근데… 왜 갑자기
그 얘기를?

그냥

 

나였다면 좀 더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싸우기에는 너무 강하다

모두 진정되면 도망칠 길을 모색하도록 하지

그리 간단히―

이대로 죽을 것 같아!?

힘들게 대형 길드하고
계약을 따냈는데!

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다고!

뭘 하는 거지?
움직여선 안 된다!

나라면 할 수 있어
속도에는 자신이 있으니까

당하기 전에 해주겠어!

 

젠장!

 

마음만 먹는다면 우리를
몰살시킬 수도 있다는 건가

그것도 벌레를 짓밟듯이
간단히 말이지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지금 당장 죽이려 하지 않는 걸까요?

 

죽일 힘이 있는데 죽이지 않아

금방 공격해 오는
일반적인 몬스터와는 무언가가 달라

 

송 씨, 첫 번째 규칙이 뭐였죠?

규칙?
첫 번째는 분명

『신을 경애하라』

 

신…

 

이 던전에는 룰이 있어요

뭐, 뭘 하려는 거지!?

제 생각이 맞다면

어이, 그만―!

 

그 눈, 사는 것을
포기한 건 아닌 모양이군

 

모두, 저 석상을 향해
고개를 숙여주세요!

뭐? 고개를 숙이라고?

무슨 멍청한 소리를 하는 거지?

- 무언가 깨달은 건가?
- 네

아무래도 저 녀석은

머리의 위치가 낮으면
공격해 오지 않는 걸 거예요

『신을 경애하라』

규칙대로예요

 

확신은 있는 거겠지?

네, 일단은요…

 

그렇다면

 

이걸로 살 수 있는 건가?
고작 이런 걸로!

 

무시무시한 얼굴이야!

표정이 변했어?

 

아무 짓도 안 하는데

 

어이, 섣불리 움직였다간!

 

이거 봐!
더 이상 공격해 오지 않아!

 

정말 이걸로 끝인 건가?

- 산 거야?
- 해냈어!

- 산 거야…
- 살아 돌아갈 수 있어!

 

아니, 아직…

 

끝난 게 아니었던 거야?

성 군, 다음은?

무언가 작전이 있는 거지!?

그, 그런 건 없어요!

 

하지만 여기에서는 규칙을
어겨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규칙은
『신을 숭상하라』

그게 열쇠예요!

숭상하라!?

숭상하라니…

제게 맡겨주세요

 

저는 민족학 연구를 했습니다

신에게 바치는 찬미의 말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오오, 신이시여

세상에 질서를
가져오는 지배자여

- 반응은? 어떻지?
- 움직임이 느려진 것 같은데…

진실된 길을 제시해 주소서!

기다려 봐
이건…

 

신께서 바라시는
그대로 될지니

 

이 신을 숭상하는 말이 아니야!

 

우리는 당신을
숭상하며, 우러러 보겠습니다!

오오, 신이시여!

세상에 질서를
가져오는 지배자여!

 

- 젠장!
- 도망쳐!

 

뭉쳐 있으면 위험하다!
흩어지자!

네!

 

주희 씨, 달려요!

 

이런 데에서 죽을 수 있겠냐고!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고!

 

여기까지 오면 괜찮겠지?

 

어이, 박 씨
뒤에!

 

박 씨!

 

신을 숭상하라…
신을 숭상하라…!

 

저 녀석의 뭘 보고
숭상하라는 거야!

저건 그냥 악마잖아!

 

하지만

주희 씨를 혼자 둘 수는 없어

 

무언가 단서가 될 만한 건?

 

창, 도끼

팔이… 팔이…!

 

해머, 검, 악기

 

악기?

 

모두!

악기를 든 석상 앞으로
도망쳐 주세요!

악기?

 

연주를 하는 건가?

어이, 악기를 든 석상은
공격해 오지 않아!

 

젠장…!

 

어서 연주해 줘!
어서!

 

설마 둘이 있으면
안 되는 건가?

주희 씨는 여기에서
움직이지 마세요!

진우 씨!

 

저기야!

 

그쪽이 아니다!

 

안 돼!

진우 씨!

 

아직… 아직…!

 

아직이야!

 

이게 『숭상하라』에
대한 답인가

 

진우 씨!

괜찮으세요?

 

네, 어떻게든…

 

진우 씨…

네…?

 

다리가…

 

이젠 괜찮아요
주희 씨

이젠 아무렇지도 않으니까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제가 치료해 드릴게요!

 

주희 씨

 

이거 끔찍하군

 

동감이군

 

팔은 아쉽게 됐지만

리더인데도 경솔한 판단을
내린 건 사실이다

인과응보겠지

너무해!

애당초 김 씨가―!

다 같이 정하지 않았나!

너도 찬성했었지?

 

분명 최종적인 결정을
내린 건 나다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다

 

말싸움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규칙은 아직 한 가지 더…

 

대체 뭐야!?

지진?

 

저건 뭐야?

제단…

 

신화 같은 것에서
자주 등장하잖아요

신에게 바칠 보물이나 제물

세 번째 규칙
『신을 신앙하라』

 

멍청한 나도 여기까지 오면
무슨 소리인지는 알겠군

 

송 형씨
제물을 바쳐야 한다는 거지?

 

출발 전까지 색시를
자랑하던 남자가 두 쪽이 나버렸어

그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아까 그 말을
잊은 건 아니겠지?

책임을 져 줘야겠다!
리더!

 

그런, 김 씨―

형씨는 다물고 있어!

 

알겠다

 

내 다리로 가게 해주게

 

송 씨만 잘못한 게 아니야

여기에 오는 건 다수결로
정한 거잖아

 

무슨 일이 벌어지려 하는 거지?

 

성 군!

그밖에 무언가
해야만 하는 건가?

어떻게 된 거지?

제물이 필요한 게 아니었어?

 

죄송합니다

제단을 조사하고 싶으니까
걷는 걸 도와주실래요?

 

제단 근처까지 부탁드립니다

하, 하지만 그랬다간…

아마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거예요

 

무언가 알았나?

아뇨, 아직…

 

여기에서 기다리면 누군가
구하러 와 줄까요?

오늘로 게이트가 열린 지
일주일이 경과한다

구하러 와 주기 전에
저 녀석이 먼저 움직이겠지

 

게이트는 7일이 지나면
완전히 열리게 되고 말아

 

흔히 말하는 『던전 브레이크』다

 

그렇게 되면 몬스터가
게이트 바깥으로 나가고 말아

 

그걸 막기 위해서

시간 내에 던전 보스를 쓰러뜨리고
게이트를 막는 것이

게이트의 또 하나의 목적이다

 

지금 우리가 실패하면

저것이 바깥 세상으로…

 

안녕하세요

어머, 성 씨
매일 대견한걸

 

엄마, 오늘도 왔어

오늘 송이가 지각했는데

볼일이 있어서
지각했다고는 했는데

분명 늦잠 잔 걸 거야~

 

그리고 얼마 전
전국고사는―!

 

둘 다 이쪽으로 와 주세요

그러면 인원만큼의
불이 지펴질 거예요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면
분명 그때겠죠

 

문이 열렸어

나가도 되는 거야?

이것도 함정 아니야?

 

이번엔 무슨 소리지?

서, 석상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

어쩌면 좋은 겁니까!?

 

왜 이쪽으로 다가오는 거야!

 

싫어!

주희 씨, 눈을 감으면 안 돼요!

눈을 떼면 움직여요!

 

어릴 적에 했던 놀이와 똑같은 원리예요

모두 석상에서 눈을 떼지 마세요!

 

싫어!

- 어이!
- 기다려!

 

성 군, 어떻게 된 거지?

문이 좀 닫히긴 했는데
저 사람, 살았어!

어째서…

푸른색 불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점 꺼지고 있어

주황색 불은 한 명이
탈출하자마자 하나 꺼졌어

 

첫 번째 규칙은 『경애하라』

두 번째는 『숭상하라』

세 번째는 『신앙하라』

 

저건 분명 함정이야

공포와 위험
눈에 보이는 거짓 희망

그럼에도 신을 계속 믿을 건지를
시험받고 있는 걸지도 몰라

 

미안, 이제 무리야!

 

정호 군, 어이!

 

안 돼요!

 

움직이지 마세요!

이 이상 사람이 사라지면
사각이 생기고 말아요!

 

성 군, 그게 무슨 소리지?
설명해 주게!

석상에서 눈을 떼지 말고
이대로 있으면 괜찮아요

푸른 불은 타이머예요

전부 꺼질 때
모두 살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형씨

불이 전부 꺼졌을 때
갇히게 될 가능성도 있지 않나?

 

솔직히 가장 약한 형씨가
이렇게나 활약할 줄은 몰랐어

우리가 이렇게 목숨을
부지한 건 형씨 덕분이야

김 씨

 

하지만 나한테도 가족이 있어

아직 죽고 싶지 않아…!

살아서 돌아가고 싶어!

나도 이젠 한계야!

 

미안해

 

어째서…!

 

아직이야

살아남는 거야
반드시!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남아 왔잖아!

 

자네 둘은 가라

 

송 씨?

아마도 한 명이라도 여기 남으면
문이 완전히 닫히진 않겠지

아직 살 날이 많은
자네들이 살아야 한다

주희 씨, 성 군을 부탁하겠네

아, 네!

 

에…?
어라? 어라…?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요…!

 

성 군을 치료하는 데에
너무 힘을 쓴 모양이군

 

송 씨, 주희 씨와
도망쳐 주세요

 

내가 남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럼 대체 누가 주희 씨를
데리고 가겠다는 거예요!

시간이 없어요
어서!

 

아, 안 돼요
진우 씨!

그런 거라면 제가!

식사를 대접해 드리겠다고 약속했었죠?

 

이걸로 먼저 가서
드시고 계세요

 

여기에서 나가면
거스름돈을 받으러 갈 테니까요

이 상황에서
잘도 그런 소리를―!

 

미안하군

더 이상은 정말
시간이 없어 보여서

부탁드립니다

 

다행이다
죽는 게 한 명이어서

 

이럴 거였다면 좀 더
좋은 보험을 들어둘 걸 그랬어

 

최소 한 마리라도
길동무로 삼아주겠어!

 

덤벼 봐!

 

나는 언제나 최약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쉴 새 없이 바보 취급 당해왔어

그래도 필사적으로
지금껏 해 왔어

 

그런데…

 

웃기지 마…

웃기지 마, 웃기지 마!

 

나도 좀 더 강해지고 싶었어

 

하지만 강해질 수가 없었어

 

그래도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여기까지 살아 왔어!

 

웃기지―!

 

"이젠 한계야"?

그건 모두 똑같은데!

결국 자기 자신을
정당화시키고 있을 뿐이잖아!

 

감사의 말도 결국
겉발린 소리야!

이득을 보는 건 언제나
자기 자신을 제일로 여기는 녀석뿐이야!

나한테도 가족이 있어

나도 살아서 돌아가고 싶어!

 

"죽는 게 나 한 명이어서 다행이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마!
이 위선자가!

 

싫어…

죽고 싶지 않아…!

 

한 번 더…

한 번 더 기회가 있다면―

 

NOTIFICATION
[The Secret Quest :
"약한 자의 용기"]

NOTIFICATION
당신은 플레이어 자격을 획득했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NOTIFICATION
수락하지 않으면 0.02초 후
당신의 심장이 멈출 겁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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