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아야야...

 

아무래도 술이 과했나보네...

 

오, 애쓰고 있네, 소년!

 

진기 씨가 하라고 했잖아요.

정말로 이렇게 하면
힘을 컨트롤할 수 있게 되나요?

되고 말고, 되고 말고!

자,

좀 더 집중해서 명맥을 느껴봐!

명맥?

뭔가요, 그게?

 

어라, 안 가르쳐 줬던가?

 

명맥이란 건
지면의 아래에 흐르고 있는

생명의 에너지 같은 거야.

그것이 아야카 섬의 아래엔

커다랗게 너울대며 흐르고 있지.

 

생명의 에너지...

우리 맥이으미는

그 녀석을 퍼내어서

다양한 것들을
괜찮은 느낌으로 다스리는 거지.

네...

네 경우, 자신의 힘조차
감당이 안 되는 상태니까.

커다란 힘에 다가서면
그만큼 안정되기 쉬워져.

 

어디, 지난번에 가르쳐 준 술법 해봐.

얼마나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나,

스승님께 한 번 보여봐!

 

물은 가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으니.

 

미안, 미안!

 

아니 근데,

이런 초보 술법도 제대로 못해서야
앞날이 걱정되네.

어, 어쩔 수 없잖아요.

요전번에 막 배운 참이니까.

이것 참,

여기선 한 번,

스승님이 본보기를 보여줄까요?

잘 보고 있으라고.

 

물은 가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으니.

만인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머무노라.

 

어때!

물 조작 술법으로
이 정도까지 되는 걸 만들려면

길고 괴로운 수련을
쌓아야만 한다고!

이 녀석은 내 말은 뭐든 듣고,

근처의 물 기운을 흡수해서

반영구적으로 활동하는
굉장한 녀석이야!

아니, 전 힘을
컨트롤하고 싶은 것뿐인데요.

뭐, 그런 거니까,

너도 착실하게 수행하라고.

 

어디 한 번 열심히 해봐!

 

저기, 저기, 모모코 씨!

술 재고 어딨어?

 

실력은 확실하단 말이지,

 

인간성은 제쳐두고.

 

좀 쉴까.

 

제2화「아무래도 술이 과했나보네」

 

큰일이야...

 

술이 다 떨어졌어!

 

네?

술이 더는 없대!

네.

 

외상으로 마실까도 생각했지만,

술집 녀석들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돈 갚으라고 지껄여대겠지!

얼마나 밀린 거예요?

정말로 싫지만!

일하는 수밖에 없겠네.

저한테 말씀하신들...

야, 야,

난 네 스승님이라고.

스승의 고민은 제자의 고민.

스승의 빚은 제자의 빚!

네?

그렇게 됐으니,

나 대신 열심히 일해줘!

유키토 군.

싫어요.

자, 자, 얘기는 끝까지 들으라니까?

네게 정식으로 맥이으미 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니까.

자기 힘을 제어하고 싶다며?

뭐...

애당초, 일한다면
뭐를 하는 건데요?

그야,

맥이으미의 일이라고 하면 당연하지!

 

미타마 잠재우기야.

 

여기도 들어있네?

요즘, 의뢰가 많네요.

지난번 지진 이후로
유난히 아라미타마가 늘었네.

쿠라마 선생님도 고생이시겠어.

 

무슨 짓이야, 야코!

뺏으려 하지 마!

이 의뢰는 간단해 보이므로

제가 해두겠습니다.

너, 또 새치기하려 들고!

선생님께서 고생이시겠다고 한 건
당신이잖아요, 챠타로.

그럼 내가 할래!

당신에겐 맡겨둘 수 없습니다.

 

이건 수제자인 제가 할 일이니까요.

수제자는 나잖아!

접니다.

나야!

아닙니다.

아니지 않아!

 

어디 보자...

 

뭐 하는 거야, 진기, 돌려줘!

그래요, 돌려주세요.

야, 야,

기껏 이 내가 하루 형의 부담을
좀 줄여주겠다잖아.

감사하라고.

그런 소리 하지만,
어차피 또 돈 떨어진 것뿐이잖아!

이건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유키토의 수행을 위해 쓸 거야.

유키토?

뭐?

자.

 

저기...

 

안녕하세요...

 

부끄럼쟁이냐.

듣고 놀라도록!

이 녀석은 야나기 유키토,

대선인이란 별명을 지니신
그 야나기 마코토의 친아들이다!

 

야나기라면 쿠라마 선생님의...

그 위에 선생님?

바로 맞았어!

그 유키토 군이

드디어 섬에 돌아와서
선술의 수행에 임하게 됐단 거야.

알아들었으면 너희들은
얼른 산노시마에 돌아가서

신사 안뜰 청소라도 하지 그래?

 

자, 가자!

왜, 왠지... 죄송합니다.

그럼 이만.

이것 참 아야카스럽군.

네, 쿠라마 선생님께 알려드리죠.

 

저기, 괜찮았던 건가요?

그 두 사람은?

 

챠타로랑 야코 말이야?

괜찮아, 괜찮아.

저 녀석들은 카센 신사의 말단들이야.

미숙한 주제에 항상 경쟁하려 들지.

뭐, 저래 봬도 사이는 좋은 모양이지만.

싸우면서 정든 거군요.

 

너도 나이가 비슷하니까,

조만간 친해지겠지.

 

제, 제가요?

왜?

싫어?

싫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또 힘이 폭주해서
다치게 만들지도...

아니, 괜찮을걸.

저 녀석들도 맥이으미니까
그 정도는 신경 안 쓴다니까.

그런가요?

 

저도 친구가 생길 수 있나요?

으, 응.

아무튼 말이야,

이 주변에선 미타마 관련 사건은
카센 신사가 돌보게 되어 있거든.

 

이건 그 의뢰서란 거지.

멋대로 집어가도 괜찮은 건가요?

아, 괜찮아, 괜찮아.

거기 최고 신관 쿠라마 하루키란 건
내 사형이야.

네 수행을 위한 거라고 해두면
납득할 거야.

네.

의뢰 내용은 이 주변 수로에
아라미타마가 출몰하게 됐으니,

그 녀석을 잠재워달란 거라네.

미타마란 건 명맥에서 솟아 나온
생명의 조각 같은 거야.

그 녀석은 그 자리에 있는 것뿐이고
나쁜 건 아니지만,

탁해지면 아라미타마란 게 돼서
나쁜 짓을 하지.

그 녀석을 어떻게든 하는 게
우리 맥이으미의 주된 일이지.

아라미타마라면...?

 

지난번 것 같은...?

 

그렇게 커다란 아라미타마는
좀처럼 안 나와!

그런 거에 날 집어던졌다고?

의뢰해오는 건
문외한인 할아범이나 할멈들이니까.

아주 살짝 나쁜 짓을 하는
아라미타마라도

필요 이상으로 겁먹는 거야.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요?

안심해.

네 손으로 감당이 안 될 땐
내가 어떻게든 해줄게.

이것도 수행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부딪히고 와!

 

바로 기어 나오기 시작했네.

 

좋았어, 유키토, 얼른 처치해버려!

하, 하지만 어떻게...?

어렵게 생각할 것 없어.

날 믿고 확 부딪혀봐 봐!

 

어라?

이거, 저번이랑 비슷하게 크지 않나요?

진기 씨...!

 

진기!

 

쿠라마 선생님, 큰일입니다!

 

또 이렇게 어질러두시고!

여어, 어서 돌아오렴.

두 사람도 읽을래?

과자도 준비해뒀단다.

안 읽어요!

그런 것보다 큰일이라고요!

진기 녀석이 야나기 대선생님의
자제분을 앞세워서

뭔가 좋지 않은 일을 꾸미고 있어요!

의뢰서도 뺏겼고요!

 

진기와 유키토 군이?

 

진기!

어떡해야 하냐고!

이건 네 수행이잖아!

이 일 들고 온 건 진기 씨잖아!

 

이런.

 

물었구나!

 

상당히 크군!

 

죽는 줄 알았네.

누군가 했더니만 진기냐.

또 술 취해서 발이라도 미끄러졌냐?

아니야!

아라미타마한테 습격받았어!

수로를 못 쓰게 돼서
곤란하대서 해결하려던 중이야!

아이고, 이런, 그거 큰일이군.

미타마 님도 꽤나 괴로워하시겠지.

얼른 잠재워드려야겠는데.

그래, 맞아,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몸 바쳐 일하고 있단 거지.

그러냐.

그래서?

쿠라마 선생님은 언제 오시지?

이 영감...!

상당한 신용을 받고 있는 모양이네요.

시끄러!

그것보다 작전회의하자.

 

추워.

 

아무튼 말이야,

저렇게 커다란 게 상대면
정면에서 맞서는 건 불리해.

비장의 수단을 쓸까?

비장의 수단?

설마 또 저를
처박아 넣을 생각은 아니죠?

 

그그, 그럴 리가 없잖아?

뭐, 괜찮아.

내게 맡겨둬.

정말로 괜찮은 걸까?

좋았어,

한 번 더 가자, 유키토!

네.

아직 다 안 말랐는데요.

움직이다 보면 마르겠지.

아이고, 쓰레기군.
움직이다 보면 마르겠지.

정말이지.

 

이것 참...

저건...?

 

다음번엔 뻥하고 해결해 주지!

 

안 움직이네요.

 

뭐 하고 있는 걸까요?

글쎄다.

그럼 아까 말한 작전으로 가자.

아니, 못 들었는데요?

안심해.

상당히 심플한 작전이야.

먼저 네가 미끼가 돼.

네?

웃기지 마!

제자를 미끼로 삼는 스승 따위
들어본 적도 없어!

뭐라고?

그럼 너 임마,
스승을 미끼로 삼겠단 거냐?

무슨 이런 제자가 다 있어!

그런 소린 안 했잖아!

애당초 미끼를 전제로 한 작전이란 게...!

 

이런, 들켰어!

 

뒷일은 맡길게!

 

어라?

젠장!

왜 나한테!

유키토!

좀 도와줘!

조, 좋았어.

 

물은 가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으니.

얼른, 유키토, 좀 빨리!
물은 가히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으니.

 

됐다!

 

큰일 날 뻔했잖아!

죄, 죄송해요!

 

나 참.

 

뭐, 이틈에 해둬야겠네.

 

인지천도!

 

만물은 음을 업고 양을 품어

충만한 기로 조화를 이루노라.

 

금방 편하게 해주지!

 

진기 씨!

 

받아라!

 

괜찮으세요?

당연하지!

역시 나야!

 

어떠냐, 다시 봤지?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어젯밤 늦게 술 취해서 돌아왔었죠?

어디서 뭘 했었나요?

어디냐니, 그야, 너...

 

건배!

 

친구들이랑 마시게 돼서,

적당히 저기 어디쯤에서 마셨는데...

 

녀석들이 맥이으미의 기술 좀
보여달라길래.

한판 해줄까 하고
물 조작의 술법을 써서...

 

거기서부터는
술에 취해서 기억이 안 나네.

물 조작의 술법은

주변의 물 기운을 흡수해서

반영구적으로 활동하는 거였죠?

 

그래, 맞아!

굉장하지?

내 장기야.

 

그럼 이거,

불러내고서 그냥 냅둔
물 조작의 술법 아닌가요?

뭐?

그럴 리가...

 

좀 더 마시고 싶네.

너도 더 마시고 싶지?

 

자, 자.

자, 가져와!

 

하는 김에 그 주변 청소도 좀 하고!

 

귀여운 녀석이네.

그럼 난 한 잔 더 할까?

 

건배!

 

그 녀석이구나.

까맣게 잊고 있었네.

 

아아, 잠깐만 스탑!

충만한 기로 명한다,

지금 당장 멈춰!

 

어이, 듣고 있어?

야!

 

진기 씨가 불러낸 술법이라서,

진기 씨만 노리는 거야.

 

내 술법인데 명령을 안 듣잖아!

 

유키토, 어떻게 좀 해봐!

그렇게 말해봤자 어쩌라고...!

어이, 그만둬!

내버려 둬서 미안해.

대화해 보면 이해할 거야, 응?

 

어떻게든 해야 해.

하지만 어떡하지.

 

천하에 가장 유연한 것이

천하에 가장 견고한 것을 지배하노라.

 

형체가 없으면
틈이 없는 곳에 들어갈지니.

 

하루 형...!

 

이건?

 

무는 천지의 비롯됨이라 이르며,

유는 만물의 어머니라 이를지니.

길을 헤매는 자여,
올바른 길로 돌아가라.

 

정말이지,

자업자득이 아닌
자업자미타마이려나.

 

술은 적당히 하렴, 진기.

네, 네.

나 참.

됐어.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거니까,

난 맘대로 마실 거고,
맘대로 살 거야.

 

이것 참.

 

저기...!

 

감사합니다, 구해주셔서.

유키토 군!

오랜만이구나!

 

이거, 이거,

많이 컸구나.

자, 잠깐만요?

 

하루 형.

유키토가 겁먹었잖아.

아아, 미안, 미안.

기뻐서 그만 옛날처럼 해버렸군.

이거, 참으로 아야카스럽군.

그렇지, 진기?

아, 아야카스러워?

마지막에 너와 헤어졌을 때는
무척 어렸으니까.

날 기억하고 있으려나?

 

아뇨, 죄송해요.

괜찮아.

난 쿠라마 하루아키,

진기의 사형이고,

즉, 네 아버지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제자야.

 

앞으로 잘 부탁한다.

 

네.

 

사탕 하나 먹으렴.

 

피곤하네.

집에 가서 한잔할까.

진기는 이 뒤에 할 얘기가 있거든.

 

이번 소동, 진기가 원인이라며?

 

듣고 있었냐?

뜻밖의 사고였다니까?

 

그럼 진기 쨩의 술법 때문에?

네,

간단히 얘기하면 그렇게 됩니다.

저희 맥이으미의 술법은

미타마의 이치와 무척 닮았으니까요.

긴밀하게 엮지 않으면
미타마가 끼어들 틈이 생겨버린답니다.

진기 씨는 취한 채로 술법을 엮어서

빈틈투성이였단 거군요.

그나저나 그 진기 쨩은?

 

진기라면...

 

지금쯤 반성 중일 겁니다.

 

빌어먹을,

반성 중
왜 내가 이런 걸...

네가 원인이니까 그렇지!

불평 말고 부지런히 일하세요.

 

진기는 스승님의 좋지 않은 부분만
닮았으니까요.

뭐, 그 아이는 그 아이 나름대로
좋은 면이 있지만.

 

그럼 한동안은 안 돌아오겠네.

저녁밥으로 만든 카레,
먼저 먹어버리자, 유키토 군.

아, 네.

모모코 씨의 카레는 일품이거든.

그건 기대되네요.

 

자, 기다렸지?

 

맛있어!

 

이 섬의 명물이란다.

많이 먹으렴.

네.

 

왜, 왜 그러세요?

 

미안, 미안.

변함없구나 해서.

 

변함없어?

어릴 적의 유키토 군은
그 카레를 아주 좋아했단다.

 

저녁 시간 때 카레 냄새가 나면

아주 신내며 기뻐했거든.

어릴 적의 저...

 

쿠라마 씨는 아주 오래전부터
절 알고 있었죠?

아버지께 직접 배우셨다고 하셨고.

그래, 이 주변의
미타마 잠재우기를 맡고 있단다.

오늘은 진기가 새치기해버렸지만.

쿠라마 씨의 기술,
무척 아름다웠어요.

 

사실은 그런 식으로 쓰는 거군요.

 

맥이으미는 이치를 바로잡고,

조화를 되찾기 위한 기술이니까.

유키토 군,

아라미타마가 왜 날뛰는 건지
알고 있을까?

아니요.

 

괴로워서야.

 

미타마가 나쁜 기를 쐬어서
힘이 폭주해버리면 아라미타마가 되지.

그것을 원래대로 되돌려주는 게
미타마 잠재우기야.

힘이 폭주...

미타마는 인간의 편은 아니지만
적도 아니야.

올바르게 조화를 이루면

이웃으로서 곁에 있을 수 있어.

그러니 그들을 무서워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구나.

알겠습니다.

 

자, 아직 더 있어.

많이 먹으렴.

네.

 

나다.

대상 퇴치 완료.

지금 돌아가겠다.

 

쓰레기 주제에.

 

이 세상에서

꺼져라.

 

제3화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저 두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