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혼잣말
그림자 속에 살며시 숨어있든
봉오리 같은 꽃도 얼마든
비밀로 하고서 지키는 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달콤씁쓸함에 빠지지 않는
그 판단이 부질없어
끙끙 앓으며
사랑에 익숙할 턱이 없는
아름답게 꾸민 꽃병도
그 모습이 아름다워
꽃이 되어서
그 표정이 짜릿짜릿해서
맛보아줘
감싸줄 테니까
제11화 둘을 하나로
옥엽비로부터의 서신?
네, 직접 전해드리라고.
아다 님께선 다과회에 나가셨는데.
풍명 님께
알았어.
짐이 정리되어 있어.
그렇단 건 역시...
먹으렴.
그래서, 오늘은 대체 무슨 일이니?
대청소는 이제 충분한데.
언제 옮기시는 겁니까?
눈치가 빠르구나.
대청소는 대외적인 이유로군요.
신년 인사와 함께
아다비께선
아다비께선
출산시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너와는 관계가 없는 일 아니겠니?
관계 없는 일은 아닙니다.
출산하던 자리에 있었던 건
제 아버지인지라.
불행한 건
당시의 황후의 출산과
의관은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거야?
아직 황후님 쪽에.
아다 님,
아다 님, 걱정 마시옵소서.
이 풍명이 곁에 있사옵니다!
황후와 저울질한 결과
아다비의 출산은 뒷전으로 밀렸다.
아다 님.
그때였군요,
아다비가 자궁을 잃은 것은.
그 후, 아다비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어린 나이에 죽고 말았죠.
풍명 님께선
책임을 느끼고 계신 게 아닙니까?
당시 출산 후의 몸 상태가
아기를 돌보고 있었던 건
당신이셨을 겁니다.
모든 걸 다 알고 있구나,
아다 님을 구하지도 못했던
그렇네요.
아기의 사인은
지난번의 독 분가루 사건과
그건 아니지요?
당신이 말하는 그 돌팔이 의사는
분가루를 쓰는 걸 금했을 겁니다.
총명한 당신이 그것 때문에
진정한 사인은...
이겁니다.
꽃 중에서는 독이 있는 것도 많죠.
투구꽃이나 홍철쭉처럼
그 꿀에도 독성이 있습니다.
알고 있단다.
하지만 당신은...
몰랐어,
독을 품지 않은 단순한 벌꿀이,
자양이 좋다며 준 약이...
아기에게 있어서 독이 된다는 사실을.
언제나 미안하구나, 풍명.
아닙니다,
얼른 기운 차려주십시오.
그리고, 아다비의 아이는
사인은 수수께끼로 처리되고.
당시 의관이었던 제 아버지, 나문은
출산시의 처치도 포함해서
거듭되는 실수로 인해
후궁에서 추방당했습니다.
그 뒤로 당신은 우연히도
아다비의 아이의 사인을 알게 되지요.
어느 인물이 벌꿀은 아기에게 있어서
아다비에게만은
자신이 유일한 아이를 죽인
그래서,
없애려고 생각했어.
그 인물이 바로...
이수비입니다.
상관없잖아
있잖아
좋지 않을까
화려하게 피어있어
고개를 숙이고 있진 말아줘
쓸데없이 꾸미지 않은
비료도 그 무엇도 필요 없는
어서 공허하게 냉소해줘
눈을 뗄 수가 없어
너의 독이 내겐 약이라고
웃어줘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새 상급비를 맞이하기 위해
이 궁을 떠나셔야만 합니다.
더는 아이를 낳으실 수 없는 거군요.
그 당시 동궁비셨던 아다비의 출산이
시기가 겹친 것이었을까요.
좋지 않으셨던 아다비 대신
돌팔이의 딸이면서.
똑같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만,
아기를 죽게 만들었을 리 없어.
아다 님께선 존체를 돌보시고
숨이 끊어졌어.
독이 된단 걸 가르쳐준 거죠.
알려지고 싶지 않았어,
원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