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ound.Table.2014.BluRay.x264-WiKi

감독 / 유키사다 이사오

 

코다가, 눈 다래끼가 났다

 

다래끼요?

 

코다는 안대 때문에

 

원근감이 떨어질 수 있으니

 

다들 도와줘야 한다

 

 

코다도 너무 무리하지 말고

 

다래끼

 

다래끼

 

지비키 선생님,
원근감이 뭐예요?

 

원근감이라는 건
멀고 가까움에 대한 거리감이다

 

다래끼는 그 원근감이라는 걸
모르게 되는 건가요?

 

아니, 다래끼 때문이 아니라

 

안대를 해서

 

한쪽 눈으로만
보기 때문에 모르는 거야

 

그럼 큰일이네요

 

그래. 큰일이지

 

그러니 다들 도와줘야 한다

 

 

그리고 보건실 사와 선생님이
최근 더위 먹기 쉬우니까...

 

안대, 다래끼, 원근감

 

누구든 열어선 안 됨
3학년 2반, 우즈하라 코토코

 

다래끼, 안대,
원근감은 모르겠다

 

세 바퀴 남았다

 

 

콧코짱, 미안해

 

내꺼 너한테
옮았나 보구나

 

괜찮아

 

나도 모라이 모노(다래끼),
날 것 같았으니까

 

모라이 모노?
(거꾸로 말함)

 

너 때문이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

 

그냥 혼자 있게 해줘

 

넌 또 흉내 내는 거지?

 

시끄러, 바보야

 

꼬끼 콧꼬, 꼬끼 콧꼬
꾀병 부리는 꼬끼 콧꼬

 

나 옮은 건데

 

꼬맹이, 저리 안 가

 

이놈 야우치,
또 땡땡이야. 돌아가

 

 

너희들, 그만 고기만 집어

 

난 고기가 맛있는데

 

야채도 함께 먹어야지

 

먹고 싶을 걸 먹어야죠

 

아빠 - 칸타, 42세

 

크지 않니?

 

먹을 만 해요?
(엄마 - 시오리 42세)

 

이 정도가 딱 아니야?

 

그렇죠

 

- 이 정도가 딱이죠
- 뭐냐, 엄청 크고만

 

할아버지 - 이시타, 76세

 

- 씹기 귀찮구만
- 귀찮을 정도는 아니에요

 

할머니 - 카미코, 65세

 

쌍둥이들 - 토모미, 14살

 

턱 쓸 일도 없네요

 

부드러운 음식이 많아서

 

맛있지?

 

이거 뭐지?
(쌍둥이들 - 리코, 14살)

 

계란도 맛있어

 

완전 맛있어

 

쌍둥이들 - 마코, 14살

 

맛있다

 

어머니는 계란 드시면 되잖아요

 

진짜네

 

그건 너무 싸잖아

 

떨어뜨렸네

 

 

원근감을 알 수 없어 그래

 

뭐니? 콧코
'메바치코'냐?

 

'메바치코'?

 

그래

 

아니거든요

 

'모라이 모노'거든요. 바보
(거꾸로 말함, 모노 모라이)

 

모라이 모노...
모라이 모노...

 

'모노모라이'겠지

 

다래끼를 '메바치코'라고도 해

 

닥쳐요. 평사원은

 

뭐라고?

 

콧코, 내일 먹으려고 붙여뒀네

 

맥립종의 통칭이다
다래끼라는 놈은

 

맥립종요?

 

맥립종

 

그래서!
넌 왜 여기 있어?

 

모리 가미, 14살
리코의 남친

 

아버님, 그런 얘긴 하지 마시죠

 

시끄럽다!

바보

 

그 이상한 머리 스타일은
꼭 그렇게 해야 하니?

 

- 잠..잠깐, 그게 아니라
- 뭐냐고

 

이 머리 스타일은...

 

개성이래

 

 

리코, 그냥 헤어져

 

이런 거 싫다

 

얼굴이 잘생기면
멍청해도 괜찮아

 

얼굴만?

 

넌 정말 구제 불능이다

 

그보다 얼굴도 그렇게
잘 생긴 건 아니잖아

 

안 그래?

 

먹어. 먹어. 많이 남았잖아
야채도 먹고

 

저기...

 

뭐냐고?

 

진~짜, 원탁이네요!

 

원탁의 가족
~ 콧코, 한여름의 이매진 ~

2014 年作
Encoded by 병 처리
Caption by Fyou

 

칸타는 '메바치코'라 했고
다래끼는 맥립종이라고도 한다

 

폿상!

 

폿상, 안녕!

 

안녕

 

가자

 

7시 20분이야
큰일 났어

 

또각또각 발굽 소리 못 들었어?

 

사슴 발굽 소리 같았는데

 

수노인이 온 게 아닐까 싶어

 

그래? 난 못 들었는데

 

우리 집, 그냥 지나 가버렸어

 

누구든 열어선 안 됨
3학년 2반, 우즈하라 코토코

 

마코, 지각하겠다

 

할머니, 난, '토모미'인데

 

얼굴이 같은데
누구든 뭔 상관이겠니

 

상관있거든

 

진짜 지각하겠다
다녀올게요

 

길 조심하고

 

주먹밥에 반찬 다 들어있다

 

있기는 한 거야?
이런 조합이...

 

비밀이야

 

콧코 거잖아

 

왜 '토모미'가
갖고 있는 건데?

 

이불 개는데 떨어지더라

 

이걸 꼭 수놓고 싶어서 들고 왔어

 

수라면...
이 개미를 수놓는다고?

 

 

우리 셋이서 할머니 생신에
베레모를 선물하자고 했잖아

 

 

하늘색 베레모

 

그 모자 옆쪽에
이걸 수놓으면

 

엄청 멋있지 않을까 해서

 

이 개미를?

 

 

모자 옆쪽에?

 

 

그거...

 

엄청 멋있겠다

 

그치!

 

너, 정말 센~스 끝내준다

 

우리였으면 백날 가도
그런 생각은 못했을 거야

 

안을 한번 봐볼까?

 

그럴까?

 

고독

 

고독이라고 쓰여 있는데

 

고독이라면 설마 그 고독?

 

그렇겠지

 

보트 피플 뽀르뽀또

 

'그웬∙반∙고쿠'다?
(반 친구 이름, 베트남인)

 

폿상한테 물어볼 것

 

'쿠어타'가 몬지?

 

남 고생은 꿀맛

 

그리고 또 하나

 

매일매일 우리는
철판 위에서 구워져서

 

'너무 힘들어요'하고
소리 지르는 노래

 

이불을 팽개친다

 

왜냐하면 필요 없으니까

 

우리는 이불이 필요 없어

 

귀엽다

 

그러게

 

귀여워 죽겠어

 

코토코, 침착해야 돼

 

이게

 

(하나, 둘, 셋)

 

생명입니다

 

거기 '입니다' '다'할 때

 

공기를 살짝
넣는다는 느낌으로

 

공기를 살짝
넣는다는 느낌으로...

 

알았어

 

이게

 

(하나, 둘, 셋)

 

생명입니다

 

그래. 잘했어. 코토코

 

생명이란 소중한 겁니다

 

전 여러분과 더불어
느끼고 싶습니다

 

코토코, '느끼고'가 아니라
'깨닫고'야

 

이번 주제는

 

'학급에서 동물을 키워도 되는가'
에 대해 토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의제를 제안한

 

우즈하라 상한테
부탁하겠습니다

 

네!

 

여러분, 손바닥을
자기 가슴에 대보세요

 

심장 박동이 느껴지죠?

 

이게 (하나, 둘, 셋) 생명입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여러분과 함께 깨닫고 싶습니다

 

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미안

 

저요

 

네. 이야우치 군

 

하지만 굳이 동물을
키우지 않아도

 

생명의 소중함은

 

이렇게 가슴에 손만 얹어도
알 수 있지 않나요?

 

시끄러! 바보야

 

안돼! 코토코

 

'시끄러, 바보야'는 뭐예요?

 

그런 말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끄러, 바보야
시끄러, 바보야

 

난 동물을 키우고 싶단 말이야

 

네가 키우고 싶은 거잖아

 

동물 키우고 싶단 말이야

 

말 잘 들으면
얼마나 귀여운데

 

네가 키우고 싶은 거잖아

 

발언은 손들고 해주세요

 

나도 키우고 싶어

 

쬐~끄맣고 복슬복슬한 놈으로다가

 

발언은 손들고 해주세요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생각도 안 하냐?

 

생각했거든

 

발언은 손들고 해주세요

 

아직 뭘 키울지도
결정하지 못했잖아

 

결정했거든

 

키울 거면
난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그럼 새도 괜찮겠다

 

발언은 손들고 해주세요

 

키우면 누가 돌보는데

 

내가 돌볼 거야

 

그럴 거면 너네 집에서
키우면 되잖아

 

공단주택은
못 키운단 말이야. 바보야

 

여름방학엔 누가 돌보는데?

 

내가 한다니까!

 

그러니까 그냥 집에서 키우라고

 

- 발언은 손들고 해주세요
- 말했잖아. 공단주택에선 못 키운다고

 

발언은 손들고 해주세요

 

발언은 손들고 해주세요

 

박군, 왜 그래?

 

박군을 봐주세요
다들 가슴에 손을 얹고

 

이게 (하나, 둘, 셋) 생명입니다

 

박군, 왜 그래?

 

박군, 왜 그래?

 

구급차 불러주세요!

 

무슨 일이야?

 

구급차 불러주세요! 구급차!

 

알았어

 

(하나, 둘, 셋) 생명입니다
이게 (하나, 둘, 셋) 생명입니다

 

박군은 부정맥이란다

 

부정맥?

 

부정맥

 

부정맥이 뭐예요?

 

부정맥은

 

심장 뛰는 속도가
평상시와 달라지는 병이다

 

더 빨리지는 사람도 있고

 

더 느려지는 사람도 있다

 

박군은 어느 쪽이었나요?

 

박군은 빨라졌다고 한다

 

왜 그랬는데요?

 

원인은 확실히 알 수가 없어

 

갑자기 그렇게 되는 거니까

 

박군의 경우는 뭐랄까

 

일종의 패닉 증상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게 뭐예요
어떤 병인데요?

 

외국 병인가요?

 

패닉이 뭐예요?

 

뭐랄까
당황했다고 해야 하나?

 

갑자기 두려워지거나
당황하는 바람에

 

심장 리듬이
이상해지는 거지

 

그러면 우리 때문인가요?

 

아니. 그건 아니야

 

부정맥은 갑자기 발생하는 거니까

 

박군도 좀 흥분했던 것 같다

 

흥분하면 안 되는 거예요?

 

아무래도 좋지는 않겠지

 

선생님도 좀 더,
부정맥에 대해 공부해야겠다

 

박군, 앞으로
학교에 못 와요?

 

아니, 학교는 오지

 

하지만 언제 부정맥이
다시 올지 모르니까

 

다들 박군한테
조심 좀 해주라

 

 

좋았스
그럼 수업 계속하자

 

국어 교과서 꺼내고

 

부정맥

 

제목은?

 

패닉

 

'자연의 숨은 그림'

 

그래. '자연의 숨은 그림'

 

누가 읽어볼까?

 

'미야비'가 읽어볼까?

 

 

공책이 없어!

 

깜짝이야

 

왜 그래. 우즈하라?

 

시끄러. 바보야

 

뭐가 없다고?

 

공책이라니까. 바보야

 

우즈하라의 공책을 본 사람 없어?

 

없어

 

잘못 넣었을지도 모르니까

 

다들 자신의 책상을 확인해보자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없어!

 

콧코가 부정맥 걸리겠다!

 

패닉이다!

 

큰일 났다

 

이거야?

 

콧코, 괜찮아?

 

우즈하라, 넌 아니잖아

 

또 흉내 낸 거였어?

 

다들 자리에 앉자

 

그리고

 

어디서 우즈하라 공책을 보게 되거든

 

알려주도록

 

 

수업 계속하자

 

미야비, 계속 읽을까

 

'자연의 숨은 그림'

 

작가, 야지마 미노루

 

나 오늘, 부정맥 걸렸잖아

 

무슨 소리야
콧코는 부정맥이 아니잖아

 

그래도 아까 흉내는
정말 걸작이더라

 

흉내 낸 거 아니야
진짜 부정맥 걸렸었어

 

그런데 '지비키'한테
넌 아니잖아, 라는 말을 듣고...

 

난 뭐라고 해야 할지...
암튼 뭔가...

 

'지비키'의 농담도
걸작이었지. 안 그래?

 

핵심을 확실하게
찌르던데, 그치?

 

뭐랄까...

 

나 정말 패닉이었어. 진짜로

 

이상한 열매다

 

코토코, 난 알아

 

박군,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 응
- 갈까

 

여기야?

 

끝내준다

 

추양네 집보다
더 부자일지도 모르겠어

 

콧코짱, 어떤 맛이 나?

 

차가운 돌 맛이 나

 

그렇구나

 

나무. 나무
여기도 봐

 

박군, 힘들지 않아?

 

이제 완전히 괜찮아졌어

 

그런 일은 처음이라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숨을 못 쉬게 되는 거야?

 

선생님은 심장 박동이
이상해진다고 하던데

 

 

그래

 

심장이 두근거리며
빨라지고 힘들어지면서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죽는 줄 알았다고?

 

 

난 이제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좋겠다. 박군

 

어째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보통 잘 못하잖아

 

난 죽고 싶지 않단 말이야

 

얼마나 무서웠다고,
다신 그런 일 당하고 싶지 않아

 

어째서?

 

어째서...라니?

 

죽는다는 게,
너무 멋있지 않아?

 

참! 깜박하고 있었네

 

너한테 어울리는
별명을 생각해냈는데

 

별명?

 

그래

 

박군이랑 패닉을 섞어서

 

'패닉군'이라 하면, 어때?

 

그건, 싫은데

 

왜?

 

끝내주게 멋있는데

 

그럴까?
난 '패닉군'이 싫은데

 

예전처럼 그냥 박군이 좋아

 

하기야 박군이라는 이름도
별명 같으니까

 

'박'이 들어간 이름은
보통 없잖아

 

한국에서는
그냥 보통 이름이야

 

한국?

 

그래. 너희들 몰랐어?

 

난 한국 사람이야
일본 사람 아니야

 

그럼 나랑 똑같네

 

그럼 어떻게 일본말,
그렇게 잘해?

 

난 일본말밖에 못해

 

나랑 똑같네

 

그럼 박군네 집도 난민이야?

 

아니, 난민은 아니야

 

들어간다

 

 

자. 다들 마시렴

 

감사합니다

 

어서 마셔

 

역시 칼피스는 진해야 맛있어
(칼피스 : 일본의 유산균 음료)

 

그렇지

 

다 마셨어요

 

한잔 더 줄까?

 

화장실 자주 갈까 봐
그만 마실게요

 

다들 더 마시고 싶으면 말하렴

 

고마워요

 

그럼 천천히 놀다 가거라

 

 

그럼 너네 엄마도
한국 사람이야?

 

그래

 

엄마는 재일교포 3세야

 

재일교포 3세?

 

우리 같은 사람들을
재일 한국인이라고 부른대

 

재일은 일본에 산다는 뜻이야

 

3세라니
진짜 멋있다!

 

그럼 박군은 4세?

 

그렇게 되나?

 

끝내준다!
무슨 임금님 같아!

 

울 아빠 엄마는
'보트 피플'이야

 

내 이름...실은...

 

'케이시'라 쓰고,
'규사'로 읽어

 

규...규사?

 

왜 이름 두개야?

 

일본에서 쓰는
이름이 필요하니까

 

너네 엄마는?

 

엄마는...

 

토모미

 

한국 이름은 '붕미'야

 

우리 토모미랑 똑같다

 

코토코네 언니야

 

그럼 토모미가
붕미가 되는 거야?

 

우즈하라네는
재일 한국인이 아니잖아

 

그럼 그냥 토모미야

 

뭐야. 재미없게

 

재일 3세에, 보트 피플

 

멋있잖아

 

우리 집에도
대단한 사람이 없을까나?

 

월등히 멋있는 걸로다 말이야

 

왜 그래?

 

화장실, 어디예요?

 

2층에도 있어. 따라와

 

이쪽이야

 

여기야

 

정말 멋있네

 

朋美 붕미, 圭史 규사, 박군은 한국인,
토모미랑 같은데 붕미, '패닉군'은 싫단다

 

콧코, 밥 먹어야지

 

붕미

 

뭐라고?

 

빨리 와

 

시끄러. 시끄러

 

평범해

 

전혀 기다려 주질 않네

 

아빠, 그만 해요

 

보고할 게 있어요

 

셀러리야. 이거?

 

보고할 게 있다니까요

 

요구르트 맛있게 먹는
새로운 방법이라도 발견한 거야?

 

뭐에요

 

아빠가 말해요

 

아니. 그건 엄마가 말해야지

 

아니, 왜요!
아빠가 말하세요

 

그게 뭐랄까. 그...뭐냐 하면
엄마한테 아기가 생겼습니다!

 

진~짜~로~?

 

아니, 너희들 언제...

 

지금 4개월이래요

 

- 예정일은 언제였지?
-1월 4일이에요

 

- 대단해. 아빠
- 힘 좀 썼네

 

그게 뭐니. 힘썼다니

 

그렇잖아. 나이가 얼만데
정말 대단해

 

대단하든 뭐든
열심히는 했지

 

할 건 해야겠죠

 

콧코한테 동생이 생기겠네

 

콧코, 너도 좋아?

 

안 좋아

 

어째서?

 

어째서고 뭐고
기쁘지 않아. 하나도

 

왜지? 왜 다들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가족이 늘어나는 건
기쁜 일이니까

 

그렇지. 그럼

 

아니 왜?

 

왜 가족이 늘어나는 게
기쁜 일이야?

 

그게 뭐랄까

 

동생이 생겨도

 

콧코를 예뻐하는 건
변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가족이 늘어나면
더 큰 집으로 이사 갈 수도 있고

 

진짜로?!

 

벌써 다 먹었어?

 

안 먹어

 

인사해야지

 

잘 먹었습니다

 

이사는 어디로 가는데?

 

아기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여기에 있어야겠지

 

바로 가는 게 아니고?

 

그러려면 돈이 드는데,
아기까지 태어나면 쓸 곳도 많아질 테고

 

뭐야. 시시하게

 

호스티스 맨션 정도는
될 거라 생각하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이사한다고 해도
그런 고급 아파트는 안돼

 

옆집이 비었으면 좋겠다

 

영화처럼. 베란다로
왔다 갔다 하는 거지

 

그거 좋다
정말 해보고 싶다

 

- 밥상 치울게요
- 여보, 잘 먹었어

 

맞다. 저...

 

폿상!

 

폿상!

 

다섯 살 많은 오빠,
폿상 있어?

 

지금 목욕한다

 

폿상, 얼마나 걸려?

 

2분 정도

 

되게 빠르네

 

까마귀 목욕이니까

 

무슨 목욕?

 

까마귀

 

'까마귀 목욕'이라는 게
목욕 빨리한다는 뜻이야?

 

까마귀가 물 한 번 끼얹고
가는 모습에서 나온 말이야

 

까마귀의 목욕

 

까마귀의 목욕

 

아기가 태어나는 거야?

 

맞아. 어떻게 알았어?

 

들렸어

 

한숨이냐?

 

 

이 타이밍에서?

 

한숨 쉬는 걸 좋아해서

 

그래

 

목욕 끝난 것 같다

 

목욕까지 했는데
미안하지만,

 

잠깐 아래로 얘기할래?

 

알았어
1분 후야

 

미안해

 

잠깐 폿상 보고 올게

 

안돼! 시간도 늦었는데
어디 간다고?

 

그래

 

나도 가지

 

목욕하러요?

 

목욕은 아니고

 

안녕하세요

 

안녕

 

폿상, 미안해

 

코토코네 집에,
아기가 태어나?

 

 

난 동생이 필요 없어

 

그렇구나

 

너도 말이야

 

내가 동생을 질투한다고,
그딴 식으로 생각하지 마

 

아니니까

 

난 그러는 게
전혀 기쁘지 않아

 

하나도 안 기뻐?

 

안 기뻐

 

왜 가족들 모두가
하나같이 당연한 듯이,

 

저렇게 바보처럼 좋아하는지

 

난 이해가 안 가

 

가족이 늘어나는 걸
마냥 기뻐해야 한다고,

 

아주 당연하다는 듯한 반응이
왠지 섬뜩해

 

기쁘지 않으면
받아들이지 않아도 괜찮아

 

Reliable
(믿음직하다)

 

가끔씩 내가 하는 말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이상해질 때가 있어

 

이상해질 때?

 

 

박군의 부정맥이,
난 부러웠거든

 

그래서 내가 부정맥이 된 게
엄청 기뻤어

 

하지만 지비키는
그때 화가 났었어. 분명히

 

그랬지

 

그치?!
그런데 왜 화가 났을까?

 

코토코가 부정맥이 아닌데,
흉내 내고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 아니야?

 

흉내는 흉내였지

 

난 박군처럼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왜 화가 났는지 모르겠어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할 만큼 괴로운 걸,

 

건강한 코토코가 흉내 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겠지

 

어째서?!

 

죽을 만큼 괴로운 건,
무지무지 멋있다고 생각했단 말이야

 

정말 부러워서 그런 건데
잘못된 거야?

 

Cool

 

코토코

 

왜?

 

옛날에 내 말투를
엄청 흉내 내서

 

선생님한테
많이 혼났잖아

 

응. 기억나

 

난 네가 진심으로

 

내 말투가 멋있다고
생각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무척 기뻤어

 

하지만, 그건 내가 널
잘 알기에 그런 거고,

 

아무래도 남을 흉내 내는 건
일반적으로 안 좋은 거야?

 

어째서?

 

바보 취급한다고
생각할 수 있거든

 

바보 취급 하지 않았어!

 

코토코의 기분을 잘 알아

 

네가 놀리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는 걸

 

난, 네가 그렇게 말해줘서

 

나에 대해 멋있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

 

그전까지는, 정말 싫었어

 

엄마도, 나를,
불쌍하다고, 생각했어

 

난 그런 식으로
여겨지는 게, 싫었어

 

왜 싫었는데?

 

불쌍하다고 여겨지는 게
왜 싫었는데?

 

코토코, 그건 네가 불쌍하다고
여겨지는 일이 없어 그래

 

내가?

 

코토코가 진심으로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본인은, 무지무지
싫어하는 경우도 있어

 

코다 메구미도?
다래끼 흉내 내면 안 되는 거야?

 

흉내 내고 싶은 심정은 알겠어

 

안대는 멋있으니까

 

그럼 지비키도 화 안 낼까?

 

어쩌면

 

그 차이를 모르겠어

 

어렵지

 

Difficult

 

알았다

 

본인이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면 괜찮지만,

 

싫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흉내 내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걸 어떻게
알 수 있는 거야?

 

본인이 싫어하는지,
아님 멋있다고 생각하는지

 

상상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Imagine

 

이매진?

 

'상상하다'는 영어 단어다

 

상상...

 

폿상, 그리고 코토코

 

'이매진'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알게 되는 수도 있단다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나이가 들면
알게 되는 수도 있다는 말이다

 

코토코는 죽는 게 무섭지 않지?

 

안 무서워. 하나도

 

죽고 싶다고 생각할 때고 있고

 

그래?

 

그렇다니까

 

그래서 부정맥도
나쁜 일이 아니야

 

멋있는 거야

 

보트 피플도 멋있어

 

그런 식으로 죽고 싶어

 

폿상은 어떠냐?

 

난 무서워요
죽고 싶지 않아요

 

그렇구나

 

어쩌면 코토코보다
폿상 쪽이 이매진인지도 모르겠다

 

죽는 게 무서우면 이매진이야?

 

죽는 게 무섭다는 건
사는 걸 소중히 여긴다는 말이잖어

 

코토코도 죽는 게
무섭다는 걸 알게 되면

 

어쩌면...
어디까지나 어쩌면이다

 

알게 될지도 모르지

 

보트 피플이었던 사람들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박군은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그래도 모르면,
난 나쁜 사람이야?

 

나쁜 사람은 아니지

 

하지만 코토코가
힘들어지게 될지도 모르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힘들게,
괴롭게 할지도 모르지

 

이매진은 중요한 거네요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할지는
스스로 정하면 되는 거야

 

다만, 자신이 생각하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줄 알아야겠지

 

책임?

 

코토코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지 않니?

 

알고 싶어

 

거기서부터 이매진은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매진

 

이매진

 

이매진

 

이매진

 

대흑천님
(칠복신 중 하나, 인격, 관용, 인내를 상징)

 

대흑천님

 

포대님
(금전운, 자손 번성을 상징)

 

포대님

 

수노인
(장수와 지혜를 상징)

 

수노인

 

수노인

 

수노인

 

수노인

 

수노인

 

수노인

 

수노인

 

고쿤, 방해돼

 

나, 여름방학에 도쿄로 가

 

하라주쿠를 걷다가
스카우트 될지도 몰라

 

난 말야
프랑스로 가

 

아리짱, 프랑스 가?

 

좋겠다
완전 공주님이네

 

있잖아

 

뭔데. 뭔데?

 

뭐야? 또 여자애들끼리
소곤대는 거야?

 

저리 가

 

나 말야

 

사와 선생님이 여름부터는
브래지어를 착용하라고 했어

 

그래서 프랑스에서 엄~청 귀여운
브래지어를 찾아볼라고

 

좋겠다

 

팔랑팔랑한 걸로

 

그렇지

 

보여줄 거지? 꼭 보여줘

 

나한테도 꼭 보여줘

 

그럼, 함께 숙제 프린트를 보자

 

방금 나눠준 한자 연습,
계산 문제 전부 하도록

 

그리고 그림일기, 열흘분이다

 

그리고 리코더로 '나비'를
불 수 있도록 연습할 것

 

콘노 선생님이
첫 음악 시간에 검사한다니까

 

확실히 연습하도록

 

에~는 무슨 에,

 

다음은 모두가 좋아하는
'자유제작'이다

 

좋아하지 않는디에

 

그리고 책 3권을 읽어 온다

 

3권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의 독후감을

 

원고지 2장 분량으로 적어온다

 

이건 진짜 무리하고요

 

이게 뭐가 무리야

 

여름방학에
놀기만 해서 되겠어?

 

우리를 숙제로 묶어두고,

 

선생님은 어디 갈 거예요?

 

데이트?

 

선생님은 할 거 할 테니까...

 

그리고, 등교일과 준비물은
칠판에 적을 테니

 

연락장에 잘 먹어놓도록

 

 

등교일은 8월 5일, 월요일

 

여기까지 다 적었지

 

학용품

 

실내화

 

수통

 

죽어

 

죽어?

 

이놈, 우즈하라, 뭘 하는 거야?

 

뭐야. 이게

 

눈 같다

 

괜찮겠어?

 

힘내! 조심하고

 

이매진이라는 게, 어렵네

 

공책, 찾았어?

 

못 찾았어

 

어디 특별한 곳에
두고 온 건 아니고?

 

특별한 곳이라면 어디?

 

화장실이나, 음악실

 

그럴 리 없어

 

어쩌면 엉뚱한 틈새에
들어갔을지도 몰라

 

엉뚱한 틈새?

 

안 되겠어!
더 이상 말 시키지 마!

 

이게 뭐니

 

수학, 너무 심하잖아

 

여름방학 숙제,

 

올해는 제대로
계획 세우고 해야 한다

 

숙제 적어놓은 프린터는
화장실 문에 붙여놓고!

 

확실히 보이는 곳에
붙여야 한다

 

앉아서도 매일,
볼 수 있는 곳으로다가

 

갖다 붙여

 

칼피스 마셔도 돼?

 

할머니가 따라줄게

 

좀 더 진하게 해줘

 

이 정도가 딱인데

 

나, 입이 고급이 됐는데

 

고급이 됐다고?

 

리코, 마코
토모미, 콧코

 

죽어

 

신단의 수노인,
한 분이 사라졌어

 

어디 갔는데?

 

몰라

 

처음 수노인을 알게 된 날

 

꿈을 꾼 것도

 

따각따각 소리가 들리는 것도

 

틀림없이 어떤 계시일 거야

 

왠지 여기가
너무 두근거려

 

역시 아니야

 

이런 돌로 자유제작을 완성하면

 

무거워서 학교로
들고 갈 수 없잖아

 

그렇지

 

나도 꿈꿨어

 

어떤 거?

 

물고기가
알을 엄청 낳는 꿈

 

그래서?

 

딱, 그뿐이었어

 

니들, 뭐하는 거야?

  몇 학년?

 

3학년이요

 

문 여는 데 방해돼
저리 가. 빨랑

 

이 고물 열쇠

 

어떻게 이젠 바꿨으면 좋겠다

 

바꿔달라고 했어?

 

말하긴 했는데...

 

아~ 진짜, 안 열려
네가 해봐

 

이런 거 진짜 싫다

 

열쇠도 토끼도
새 걸로 바꿨으면

 

바꿀 거면,
이 토끼 나 줘

 

아직 있었어?

 

열었어

 

또 엄청 더럽게 해놨네

 

청소하는 동안,
우리가 산책시킬게요

 

산책시키고 싶어요

 

너희들, 그래서 여기 온 거야?

 

상관없다만...

 

이런 더러운 토끼가
어디가 좋은 거야?

 

귀엽지도 않고

 

이런 사나움이
귀여운 거라고! 바...(보)

 

그럼 대신 부탁할게

 

폿상

 

토끼는 자신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글쎄

 

더러워. 그만 됐어

 

저 5학년 여자,
불만만 하네

 

그러게

 

그거, 생리 때문이야

 

생리가 뭐야?

 

아무래도 여자만의
비밀인 것 같아

 

왔다. 빨고 있어?

 

아마도

 

몇 마리째야?

 

7마리

 

7마리야?

 

폿상을 물기 더 쉬운 걸까?

 

그러게

 

왔~다~

 

좋았어

 

죽이는 거,
점점 잘하는데

 

아마도

 

진짜 이걸로
자유제작이 될까?

 

테마는...
'한여름의 모기와 출혈'

 

덥네

 

더워

 

붙었다

 

온다

 

떨어진다

 

똑같이 떨어졌다

 

이쪽, 이쪽으로

 

토끼님이 왔어

 

먹지 않는데

 

먹는다

 

엄청 먹는데

 

다음 주에,

 

가족끼리

 

 

마츠야마의 할머니 집에
성묘하러 가게 됐어

 

그렇구나

 

두 밤 자

 

가는 김에

 

칠복신 순례로
수노인을 만나고 올게

 

고쿤이다

 

진짜네

 

곳~쿤~

 

정말 덥다

 

뭐해?

 

지금 박군네 집에
가는 길이야

 

갈래?

 

 

 

고쿤, 방해돼

 

고쿤, 방해된다니까

 

좀 더 확실히 얘기해요

 

그럼 케이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거예요

 

우린 이제 어쩌라고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다들 돌아간다고 하는데...

 

우즈하라상은
돌아가지 않아도 돼?

 

응. 돌아갈 거야

 

박군은 죽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겠지?

 

응. 없어

 

누군가를 '죽어'라고
생각했던 적은?

 

그것도 없어

 

하지만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있어

 

핼러우

 

핼러우

 

혼자서 놀고 있는 거니?

 

가슴에 S자를
보고 있는 거니?

 

S는 거꾸로 해도
S가 된다는 거 알고 있니?

 

S

 

S

 

당신 누구야?!

 

존안을 밟아 주는 거야

 

뭐?

 

존안을 밟아 주는 거야

 

존안을 밟아 주는 거야

 

콧코짱?

 

늦었잖아!

 

미안

 

토끼가 기다리고 있어

 

 

가자

 

정말 덥다

 

그러게

 

잠깐만, 토끼야

 

잠깐만

 

조~금~더~

 

그~보~다~더~

 

아~직~도~훨~씬~더~

 

난 긴 바지를 입었는데도

 

모기에 엄청 물렸어

 

정말 많이 물렸다니까

 

그렇게 운전하다간
사고 나겠더라고

 

잠깐만요

 

우즈하라, 뭐해?

 

왜 여기 있어요?

 

방학에도 선생님은
일해야 하거든

 

그래요?

 

빨리 돌아가

 

 

선생님 간다

 

함께 갈래?

 

말 걸지 마요

 

빨리 돌아가

 

 

웬일이지. 쟤?

 

아이들 생각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그렇지

 

왜일까요?
자신도 어린 시절이 있었거늘

 

이시타 선생님

 

아무래도 걱정돼서
가봐야겠습니다

 

그럼 수고

 

수고하십시오

 

어둠이 내려앉은 건물,
유난히 낯설게 느껴지는 콧코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콧코, 돌아왔어

 

다행이다

 

계단 가로등 밑에 서 있었어

 

이 녀석, 콧코

 

폿상네 집엔,
아무도 없던데

 

너, 혼자서 논 거야?

 

어머! 얼굴은
어쩌다 그런 거니?

 

무릎도 피가 나잖아

 

아니, 아니!
싸우기라도 한 거니?

 

넘어졌대요

 

넘어졌다고? 아니...

 

안 아파?

 

안 아파

 

아파 보이는데

 

콧코, 세수시켜줄게. 일루 와

 

신경 좀 써라

 

깨끗이 씻겨라

 

어떻게 넘어졌으면...
이런 타겠다

 

많이 기다렸죠

 

콧코 왔구나. 빨리 와

 

- 콧코, 빨리 앉아
- 콧코, 여기야

 

자. 앉자

 

이제 다 왔네

 

하나, 둘

 

할머니, 생신 축하해요

 

할머니, 정말 고맙다

 

Happy Birthday~

 

고마워

 

정말 기쁘다. 정말

 

할머니, 선물

 

뭐지? 눈물 난다
기뻐서 눈물 날 것 같다

 

정말 기쁘다
개미 같은데. 이거 뭐지?

 

개미 자수네요

 

진짜 같다야

 

수, 정말 잘 놨다

 

써봐요

 

어울릴지...

 

파리 사람 같다만

 

진짜, 파리 사람이라니

 

멋있는데요

 

진짜?

 

할머니, 거울 보실래요?

 

러브 러브다

 

어울리나?

 

어울려요

 

정말 좋은데

 

모델 같아요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뭐여, 파리 사람이잖어

 

잘 어울리는데요

 

오늘은 일찍 들어왔네요

 

이건 엄마 드리려고 샀어요

 

고마워

 

어울려요

 

68년 전의 오늘

 

일본은 연합군에

 

무조건 투항을 선포하고

 

종전을 맞게 됩니다

 

전후, 미군을 중심으로 한
GHQ 점령정책이 끝나고

 

일본은 고도성장 시기를 맞으며

 

명실상부한
경제대국으로 됩니다

 

기적적인 부흥을
이끈 전후 사람들은

 

어떤 심정으로
종전일을 맞는 걸까요?

 

1945년 8월 15일, 정오

 

일본 방송국을 통해

 

쇼와 천황의 '종전조서' 낭독이
라디오로 방송됩니다

 

이른바 '옥음방송'이죠

 

현재, 오장이 찢어질 듯하다

 

또한 전쟁에서
상처 입고, 피해 받고,

 

가업을 잃은
국민들에 대해서는

 

짐이, 깊이 마음에 두는 바이다

 

콧코

 

이거 미안해

 

내 공책이야?

 

금방 돌려줄 생각이었는데,

 

꼭 수놓고 싶어서...

 

하지만, 짐은 시운을 따르는바,

 

참기 힘들 때는 참았고,

 

견디기 힘들 때는 견뎌냈으며...

콧코, 정말 미안해

 

짐은 이로 국례를
유지할 수 있으며,

 

충성스럽고 선량한
국민을 신뢰하고,

 

항상 국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콧코

 

난해한 관어가 많아서,
이해하기 어려운...

 

콧코!

 

무슨 짓이니?

 

콧코, 미안해
정말 미안해

 

토모미

 

아무튼, 엄마한테
아기가 생겼습니다!

 

콧코한테 동생이 생기겠네

 

- 박군은 부정맥이란다
- 재일 한국인이 아니잖아

 

스카우트 될지도 몰라

 

조~금~더~

 

다래끼?

 

프랑스에서 엄~청 귀여운
브래지어를 찾아볼라고

 

- 박군은 부정맥이란다
- 우즈하라, 넌 아니잖아

 

자신이 생각하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줄 알아야겠지

 

죽는 게 무서우면
이매진이야?

 

힘들어지면서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축하해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지 않니?

 

죽어

 

이매진

 

조~금~더~

 

콧코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뭐래?

 

결막염이래요

 

아니...!

 

놀다 올게

 

폿상, 돌아왔어?

 

넌, 뭐래?

 

문제없대요

 

눈이 나을 때까지
토끼한테 가면 안된다

 

 

아무래도 어디가 물어보고

 

준비하는 게 쉽지 않을까?

 

그렇죠

 

그럼 출석 부르겠다

 

아키모토

 

 

아라이

 

 

이나타

 

 

이노우에

 

 

이와모토

 

 

우즈하라

 

우즈하라

 

콧코짱

 

여기요

 

여름방학 후유증은 아니겠지?

 

시끄러. 바보야

 

계속해서, 에도

 

 

이하는 생략

 

뭐에요

 

없는 사람?

 

네! 그웬∙반∙고쿠,
여기 있습니다

 

온 놈은 필요 없고. 앉아

 

여기 옆자리가 비였어요

 

누군지 모르겠어요

 

야우치의 옆자리라...

 

미키구나

 

그 외에 오지 않은 녀석은...

 

...없구나

 

개학식이 있으니까
체육관으로 이동하도록

 

 

코토코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지 않니?

 

선생님,
여름방학에 뭐했어요?

 

여름방학이라...

 

'미키 나루미'한테
내가 프린트 가져다줄래요

 

콧코짱, 미키 나루미랑 친했었니?

 

내가 갈 거예요

 

그럼 부탁할까

 

사실...

 

나, 2학기가 끝나면,
이사 가게 돼

 

어째서?

 

부모님이 이혼하게 됐어

 

난 엄마를 따라가야 해서

 

그럼 박군은
다른 학교로 가는 거야?

 

그래

 

하지만 학군을 보면

 

중학교 때 또 너희들이랑
같은 학교가 될 거야

 

중학교라면 앞으로

 

3년하고

 

반이나 더 남았잖아!

 

3년 반이나 지나면
다들, 많이 변하겠지?

 

어떤 식으로?

 

그거야, 점점 남녀가
서로 말을 안하게 되는 거야

 

어째서?

 

사춘기라는 거래

 

사춘기?

 

미키 나루미네 집, 꽤 머네

 

그러게

 

그나저나 '미키 나루미' 하니까

 

어느 쪽이 성이고
어느 쪽이 이름인지 분간이 안돼

 

별명 만들어 줄까?

 

고쿤, 그러지 마. 안돼

 

 

안녕하세요

 

안녕

 

프린트 가져 왔어요

 

일부러 와줘서 고마워

 

들어와

 

나루미, 친구들 왔다

 

맞다. 프린트 줘야지

 

여기

 

고마워

 

미키상,

 

내일은 학교 올 수 있어?

 

모르겠어

 

어디 많이 아파?

 

아니

 

너 설마 땡땡이야?

 

 

어째서?

 

재미없어서

 

그렇구나

 

엄마한테는
뭐라고 그랬어?

 

힘들어서 가기 싫다고 했어

 

학교는 왜 재미없어?

 

왜인지는 딱히 모르겠어

 

이유는 없는 거야?

 

응. 없어

 

안 좋은 일도 없었고

 

그렇다고 재밌지도 않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종이에 쓰는 거야?

 

종이?

 

잘 모르겠어

 

모르겠어?

 

 

그냥 쓰고 싶었어

 

쓰고 싶었던 거야?

 

 

그러고 그걸 접어서

 

 

책상 속에 넣고?

 

 

너네 집,
학교에서 꽤 머네!

 

 

중학교 올라가면
더 멀어질 테니까, 정말 싫어

 

왜 헤어졌어?

 

너무 멍청하잖아

 

콧코, 늦게 돌아온 날 말이야

 

그날 일도 다음 날이 돼서야

 

'무서운 기세로 뛰어가던데'
이러는 거야

 

그런 일을 봤으면

 

일반적으로
집에 말해야잖아

 

왠지 이상했다고, 괜찮은지를
물어야 할 거 아니야

 

무슨 일이 생겼더라면

 

어쩔 뻔 했냐 말이야

 

저런 무신경한 남자는 안돼!

 

- 바보네
- 바보지

 

그야 알고 있었잖아

 

이것도 장아찌잖아

 

할머니 주먹밥이 먹고 싶은데

 

아기, 기대되지?

 

정말 이사 갈까?

 

우리도 슬슬 우리 방이
필요하기도 하고

 

콧코도 자기 방을
갖고 싶을 거잖아

 

그렇지

 

요즘 들어서는
혼자 생각에 빠진 것 같았어

 

왠지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토모미, 콧코한테서
용서받는 거야?

 

응. 괜찮다고 그랬어

 

콧코는 착하니까

 

맞아. 걘 너무 착해

 

아기도...
지금은 필요 없다고 하지만,

 

일단 태어나면
무지 예뻐할 거야

 

그야 당연하지

 

우리보다 더 예뻐할지도 몰라

 

그렇지

 

괜찮냐들?

 

무슨 일인가요?

 

변태가 잡혔어

 

그러게

 

어쩐지 자넬 닮은 것 같구만

 

무슨 그런 소릴...

 

나온다. 나온다

 

어유~, 끔찍해!

 

뭐야 저게

 

이상해

 

최악이야. 최악

 

생긴 걸 좀 봐

 

남자인지 여자인지
분간이 안 되는 놈이었지?

 

 

저런 걸 변태성욕자라고 하나?

 

다섯 살 많은 형이 그랬는데,

 

저런 놈들은 자기 거시기를
보여주고, 흥분을 느낀대

 

 

더구나, 어린애들한테....

 

 

남자애들한테도,
저렇게 하는 놈이 있대

 

 

난, 쥐 인간이라고
부르고 있어

 

그 남자,
쥐같이 생겼잖아

 

코토코, 그놈을 알고 있었어?

 

 

여름방학 때 만났거든

 

만났다니!
그럼 이상한 짓을...

 

쥐 인간이, 나한테...
'존안을 밟아줄 거야?'라고 했어

 

뭐?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공책은 없었지만
분명하게 기억해

 

나도 의미를
알 수 없었지만...

 

얼굴을 밟아달라고 했어
그 쥐 인간이...

 

'존안을 밟아줄 거야?'
무슨 주문 같지 않지?

 

얼굴?

 

 

내가 밟아주기를
바랐던 것 같았어

 

밟았어?

 

 

무지무지 힘을 줘서 밟았는데

 

쥐 인간 얼굴에서 피가 났어

 

나 그래서 토끼를
얼굴 위에 올려놨어

 

토끼장으로 뛰어가
토끼를 얼굴 위에 올려놨어

 

폿상이 그때 없었으니까

 

할머니 집에 가 있었잖아

 

그래서 혼자서
토끼를 산책시켰어

 

미안해

 

미안해할 필요 없어

 

폿상의 잘못이 아니니까

 

미안했어

 

미안해할 필요 없다니까

 

혼자 있게 해서 미안해

 

난, 살고자 했어

 

멋지다

 

사슴이다

 

예쁘다

 

꿈은 아닌 거지?

 

 

콧코

 

콧코, 여기 있어

 

다행이다
여기 있어

 

밥 먹어야지
돌아가자

 

밥 먹어야지

 

돌아가자

 

돌아갈까

 

폿상

 

왜?

 

내 공책에 말이야

 

그거 '이매진'이겠지?

 

 

이매진이야

 

빨리 가자
올라와. 조심하고

 

오늘도 수고했네요

 

누구든 열어선 안 됨
3학년 2반, 우즈하라 코토코

 

가자

 

새 좌석표

 

저녁노을

 

사슴

 

수건

 

지팡이

 

낙지구이

 

호르몬

 

따뜻한 손

 

재밌는 모양을 한 야채

 

무승부가 계속되는 시간

 

푸딩 위에 올려진 것

 

진한 칼피스

 

박군, 안녕

 

안녕

 

안녕

 

안녕

 

뭐야?

 

뭐야? 뭐야?

 

뭐하는 거야?

 

재밌는 모양을 한 야채?

 

콧코짱

 

폿상

 

고독

 

원탁

 

미트볼이나
그런 건 없어?

 

마코, 할미 만든
음식에 불만 있냐?

 

할머니, 난 리코야

 

얼굴이 똑같으니
누구든 상관없어

 

안 되지

 

아빠, 우리 언제 이사가?

 

이사?

 

- 그래 이사한다고 했지
- 또 뭐에요

 

여기도 살기 좋지 않니?

 

좁잖아

 

좁은 거야,
이놈 때문이지

 

바로 이 원탁 때문인 거지

 

하긴 그렇지
여기가 꽉 차니까

 

가득 찬 만큼
집은 좁아지니까

 

미안 미안

 

진짜, 조심 좀 해

 

아~앗!

 

왜 그래? 시오리

 

움직였어!

 

정말?

 

얘가 힘이 넘치네!

 

만져보자
만져보자

 

만져봐

 

이쪽

 

으와, 진짜다

 

글치

 

어디 보자. 아빠다

 

시끄러워
애 놀라면 어쩌려고

 

내 자식인데. 괜찮아

 

콧코, 콧코도 만져봐

 

콧코, 가보자

 

빨랑 빨랑,
콧코, 이쪽으로 와

 

만져봐

 

어때?

 

움직이지?

 

 

콧코도 이랬거든

 

하긴 얼마나 배를 찼는데

 

 

움직여

 

움직이고 있어

 

아시다 마나콧코

 

이토 슈폿상

 

아오야마 미사토리코/마코/토모미 이리에 진기모리 가미

 

마루야마 류헤이지비키

 

야시마 노리토칸타

 

하노아키시오리

 

이시다 아유미카미코

 

히라미키 지로이시타

 

지난번에 전해드렸던

 

변태성욕자가 나타나
체포되었던 주택 단지에

 

이번엔 이상한 동물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런 동물이라고 합니다

 

지난번엔 변태성욕자가 나타나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다시 조용한 일상을 되찾은
노보리키타 주택 단지입니다

 

자! 그런데 이 주택 단지에
또 나타났다고 합니다

 

뭐가!

 

사슴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무려 사슴입니다
놀라우시죠?

 

최초 발견자인

 

타케다 토미에상이
여기 계십니다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이곳을 맴돌고 있었거든요

 

- 이곳에서 펄쩍 튀어나오는 거예요
- 펄쩍~나오셨군요

 

이 정도 되는 것 같았어요

 

이 정도면...
사슴이 작은 거 아닌가요?

 

아니, 아니,
이 정도는 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도 작아보이는데...

 

- 좀 더 큰가요?
- 아니. 아니. 이만큼...

 

소문에 의하면
동물원에서 탈출한 놈이라고 합니다

 

동물원요?

 

 

저 아줌마 누구야?

 

화장 정말 진하다

 

그러게

 

이쪽이라고요?

 

뭐야

 

이쪽인가요?

 

아래 도로다. 아래 도로

 

이 근처에서 발견했다구요

 

찍힌다
찍힌다

 

저...저...저기...나온다

 

나왔어

 

시끄러, 바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