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면 되겠냐?
시온

응, 고마워
아빠

 

뭘 하려는 거야?

그냥 좀

집마를 사용해서
시험해 보고 싶은 게 있어

 

부부부, 불타고 있어!?

시온!

 

뭐, 뭘 하는 거야!

정말이지
위험하잖냐!

잠깐, 화상은 안 입었어?

미안해

그래도 이걸로 하나
알게 된 게 있어

마력을 가진 상대에게
고마력을 접촉시키면 어떻게 되는가

그건 지난 고블린 상대로
결과를 얻었지만

또 하나

마력을 어떠한 현상에
접촉시키면 어떻게 되는가

이걸 보고 싶었어

결과는 아까 본 대로야

붉은 화염은 푸르게 변했고

확실히 알 수 있듯
내 집마에 옮겨 붙었어

 

이건 틀림없이 마력에
닿아 일어난 현상이라고 생각해

그렇구나

나한테 마력은 보이지 않지만

지금 그 현상을 본 이상
믿을 수밖에 없겠구나

시온의 말은 진실이었구나

아빠

왠지 둘이서 의기투합하고 있어

나는 전혀 모르겠는데!

아… 그 왜!

누나한테는 누나가
특기인 게 있으니까!

그리고 누나가 있어서
마력의 존재를 알게 된 거니까

그, 그래?
그렇겠지?

내가 있어서 그런 거지?

 

아, 맞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낸 건 아니지만

이건 화속성 마법 같은 거 아니야?

파이어 볼!

 

- 파이어 볼 쏠 수 있어~
- 시, 시온의 얼굴이…

마법에서 어떤 진전이 있으면
저런 얼굴을 하게 돼

신경 쓰면 안 돼
아버지

그, 그런가

아들의 새로운 일면을
발견하게 되었구나

힘든 일도 있는 반면
보답받는 일도 있다

나는 그런 세계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꽃의 향기에

이끌린 꿀벌은 기뻐할까?

정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너무 좋아해도 조금은 괴롭겠지

갑작스런 비에 젖은 꽃잎

쏟아진 물방울이

다음에 찾아오는 아침 해를 비추며 빛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봤어

울퉁불퉁, 구멍에 휘어진 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고 싶어

"분명, 분명"을 되새겨 가며

진흙 냄새가 진동하는 내 여행길은

마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단 1초의 번뜩임은 분명 식지 않는 마법이야

 

식지 않는 마법이야

 

매직 메이커
 

매직 메이커
- 이세계 마법을 만드는 법 -

 

그리고 이날부터
본격적인 마법 실험이 시작됐다

제4화 『마법연구, 본격 시동』
간다, 아빠

제4화 『마법연구, 본격 시동』
좋아, 언제든 와라!

제4화 『마법연구, 본격 시동』
 

 

뜨거워!

으랏챠!

뜨, 뜨거워…

온도는 변화 없음

연기는 검은색에 가까운 잿빛

화염의 색은 빨강

불의 양을 좀 더 늘려줘!

음, 알겠다!

 

좋아, 준비 완료다

 

앗뜨!
뜨거워!

온도에 변화 없음

아니, 모르겠어

연기도, 화염도, 색도 변화 없음

다음은 마력량을
줄여가면서 해 볼래!

 

좋아, 와라!

뜨거워!

- 이얍!
- 앗뜨뜨뜨!

아직 더 간다!

 

슬슬 휴게를 취하자꾸나

따뜻한 음료라도 가지고 오마

어, 응
고마워, 아빠

그래

 

홀딱 젖었네요

이것도 마법 실험인가요?

로즈

 

마력에 불이?

응, 나중에 보여줄게

아빠 없이는
하면 안 된다고 해서

마법에 대해 가웨인 님께
얘기하셨나 보네요

응, 어떻게 협력해 주게 됐어

그보다 오히려 의욕에 타오르고 있지만

그런가요

가웨인 님께서는 이해가
깊으신 분이네요

 

저기 있잖아
그저께 일은 고마워

응? 뭘 말하는 건가요?

 

고블린을 쓰러뜨린 뒤에

신경 써 준 거였지?

 

뭐라고 해야 할지…
기뻤어

시온이 감사할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감사해야 하는 건 저인 걸요

당신이 있어 주어서
저희들은 산 거니까요

 

그런…

 

그러고 보니 마리는요?

항상 시온 노래를 부르면서
곁에 있는데

아, 그게…

 

그저께 있던 일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네

아마도 괜찮을 거라 생각하지만…

무슨 일이 있었을 때에는
같은 편이 되어 주세요

뭐?

분명 마리도 그렇게 해 주길 바랄 테니까요

 

여기에서 마력에 관해
여러 가지 알게 된 걸 정리해 보자!

하나!

집마된 마력이 크면 클수록

손에 머물게 되는 화염도 커진다!

마력의 소비량에 비례해서!

 

보다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나 봐

둘!

다양한 연소 상태에서
시험해 봤는데

불 외에서도 반응을 보였어

고온이라면 일단
불이 옮겨 붙나 봐!

 

셋!

대마상태에서 만져도
일반적인 불이 옮겨 붙을 뿐

불이 붉은 색을 띠면서
평범하게 타오르고 있어!

 

넷!

장갑 같은 걸로 몸의 일부를 뒤덮어도
의복 너머로 집마를 할 수 있다

그 상태에서도 불은 옮겨 붙고,
장갑은 불타버렸지만…!

 

아무래도 마력은 가연성 물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나 봐…

 

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위험할 뿐이고 실용성은 없네

음… 꽤 유익한 실험이다만

불을 조종한다는 우리의 목적도
아직까진 어려워 보이는구나

그러네

그저 마력에 불이
옮겨 붙고 있을 뿐이니까

 

트라우트처럼 손에서 떨어진 상태에서도
마력의 구슬을 방출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나, 할 수 있어

 

이거 봐!

에?

에엣!?

 

시온한테 방법을 듣고서
직접 해 봤더니 됐어!

로즈도 할 수 있지?

네, 시온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말할 기회를 놓쳐버렸지만요

천재다

 

여기서부터 어떻게 해야…

집중해 봐
시온이라면 할 수 있어!

마력을 손바닥에서 잡아당긴다는 이미지예요!

마력을 잡아당긴다…!

 

그렇구나!

모든 마력을 방출하는 게 아니라!

 

해냈다!

 

불은 괜찮은 거냐?
시온

좀 생각해 보던 게 있어

 

휴대용 부싯돌?

 

시온!

바, 방금 그건 그야말로
마법이었던 게 아닌 거냐?

굉장하잖아!

그런 식으로 사용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

이게 마법?
굉장해요!

해냈어!
드디어 해냈어!

초라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지만

30년 이상을 동경하던 마법을

나만의 마법을 사용하게 된 거야!

 

마법을 사용했어
해냈다~

오오, 항상 보는
그 징그러운 얼굴이 튀어나왔구나

축하해
시온

정말로 잘됐네요

 

화속성 마법

나는 이 마법에
「플레어」라는 이름을 붙였어

아직 시작 단계여서 공격에는
도무지 활용할 수 없지만…

 

고블린 습격으로부터 1개월

계절은 천천히 순환하며…

 

플레어를 날리려면
마력에 의지를 담아 이동시켜야만 하는데

명령을 하면 할수록
방출되는 마력량은 줄어드는거 같고…

또 무언가 생각해야만 하나 봐

 

누나

 

마리, 오늘은 그쯤 하자꾸나

 

아직 괜찮아!

잔뜩 훈련을 하는 편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아버지도 그랬잖아?

아니, 그렇지만 정도가…

누나, 아빠도 이렇게 말하니까
슬슬 그만하는 편이…

 

누나!

 

그러네

시온이 그렇게 말한다면…

 

누나

신경 쓰지 마라

마리는 조금 신경이 곤두서 있는 것뿐이다

 

 

전기?

그건 뭐냐?

에 또…
번개 같은 현상을 말하는 건데

그걸 발생시키는 생물이나
도구가 없나 싶어서

어때?

음…

진전이 없는 화염 마법 연구는
일단 보류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는게
내 방식이다

다음 테마는
즉, 번개 마법!

불과 똑같이 마력은 전기라는
현상에 반응한다고 봐도―!

될 텐데…

 

없다

 

역시…

뭐, 그렇겠지

번개인가

그러고 보니 번개 정도까진 아니지만

비슷한 현상을 본 적이 있다고
어딘가에서 들었던 적이…

 

비슷한 현상?

확실히 글라스트가 그런 말을 했었지

좋아, 오늘은 이스트리아에 갈까?

 

아니야
나는 됐어

오늘은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서 바쁘거든

에, 그치만…

다음에는 절대 같이 갈 테니까
미안해!

 

누나, 저기…

천천히 즐기고 와!

 

아, 그건 뇌광석을 말하는 거군

뇌광석!

그 뇌광석을 손에 넣을 수 없나
생각하고 있다만

그건 어렵지

희소한 건가?

아니, 채굴장에 가서
허가만 받으면 문제는 없어

그럼―

운반이 어려워

방해되는 데다가 위험하지만

이동도 시킬 수 없어서
방치하고 있다더라

그렇구나

뇌광석이라는 건 방전 현상을
일으키는 광석인가 봐

역시 이세계

문제는 어떻게 옮길지겠네

 

글라스트 씨

이 근방에 하얀 점액질 수액이 나오는
나무는 있나요?

독특한 향이 날 거라 생각하는데

나무?
아니, 모르겠는데

 

고무나무는 없구나

그리고 절연체라고 한다면 유리겠지?

하지만 어느 정도의
강도가 필요한지 알 수 없는데…

그럼 마이카―

운모였던가?

그런 광물은 있나요?

겹겹이 층으로 되어 있는데

얇게 벗겨지는 구조인데

투명한 결정처럼 생겼을 건데요

그건 페라 광석을 말하는 거 아니야?

잠깐 기다려라!

 

생긴 건 재미있고,
예쁘게 생겨서 가지고 있었어

뭐, 감상용이라고 해야겠지

 

잠깐 만져봐도 될까요?

어, 상관없다

운모는 절연 시트를
만드는 데에 사용되니까

어쩌면 이 페라 광석도!

그런데 어떻게 가공해야 될지…

뭘 하려는 거야?

애들이 하는 생각은
잘 모르겠어

그건 어떨까?

음?

시온이 그 애들의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뭐?

저기, 글라스트 씨

이 페라 광석
좀 더 큰 건 없나요?

뭐?

교역소에 가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정도 크기에 확실히
4,000리룸 정도 했었지

 

이 세계에서는 좀 괜찮은 가게에서
가족끼리 식사를 할 수 있는 가격이야

그럼 교역소에 가자

아, 아빠?
사 주는 거야?

당연하지
그게 필요한 거지?

하지만 비싼데…

어린애가 가격은 신경 쓰지 마라

그리고 시온은 지금껏
무언가를 조른 적도 없지 않느냐?

조금 더 아빠에게
어리광을 부려도 된다

안 된다면 안 된다고 할 거고,
되면 된다고 할 거다

아무것도 전하지 않고서
참을 필요는 없다

아빠

나 참, 자식한테는
뭐든 다 주는 아버지구만!

 

[뇌광석]
 

 

그럼 시작할게

 

드디어 볼 수 있는 거구나
시온쨩의 마법 실험

이런 때에 마리는
어딜 간 걸까?

 

내 생각이 옳다면

 

끝난 거니?

 

시온

뭐, 실패하는 건 당연한 거다

지금까지도 실패를 반복하면서
겨우 불 마법을 얻었으니까

너무 마음에 두지 마라

 

어머?

 

성공했어

해냈어~

시온쨩, 정말 행복해 보여!

엄마도 기뻐져!

어, 응…
그렇군

 

뇌광석에 집마를
가까이 대도 불타지 않고

대신 격하게 스파크가 일어났어

 

이건 마력이 가연성 물질 외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야

 

아무래도 마력은 닿은 현상을
스스로 모방해서

그 효과를 증폭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거 같아

즉, 내가 상상하고 있는

다양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야~!

 

하지만

문제는 마력을 어떻게
전류로 변환시켜서

손에서 전격을
방출할 수 있게 만드느냐야

방출된 마력이 닿은 시점에서
튕겨져 나가 버린다면

손 쓸 도리가 없는거 같은데…

 

하지만 나는 좀 더 자유롭게
마법을 사용하고 싶어

 

번개 마법
번개…

 

왠지 근본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마력의 구슬인가

구슬?

 

그런가!
그랬어!

방출 마력의 형태가
반드시 구의 형태일 필요는 없어!

 

오, 나왔다!

이미지한 대로 됐어!

 

트라우트와 같은 현상에
너무 고집하고 있었어!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해 보면서
시험해 봐야 해

좀 더, 좀 더 자유롭게!

 

그러면 내 마법도…!

 

누나, 대발견이야!

 

누나?

 

누나!

 

누나…

슬슬 그만하는 편이…

 

무슨 일이 있었을 때에는
같은 편이 되어 주세요

뭐?

분명 마리도 그렇게 해 주길 바랄 테니까요

 

시온?
왜 여기에?

미안

마법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나를
누나는 항상 응원해 줬는데

누나한테 조언 같은 걸 하고…

나는 누나의 편이
되어주지 않았어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

에, 그치만…

 

뭐, 조금은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왜 같은 편에 서 주지 않는 걸까 하고

하지만 시온이 잘못한 게 아니야

 

내가 멋대로 질투하는 것뿐이야

 

질투?

나는 시온의 누나니까
쭉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지금껏 시온의 편이었고

검 훈련도 열심히 했어!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무서워서 다리가 떨렸어…

 

나, 시온이 구해주지 않았다면
죽었을 거야

살아 있다는 것에 기뻤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어

지켜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시온에게 보호받았다는 게

용서할 수가 없었어

 

나를 싫어하게 됐어?

그렇지 않아!

시온은 내 동생인걸!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좋아할 거야!

용서하지 못한 건
나 자신이야

지금도 시온의 힘에
질투하고 있는 나 자신의 나약함이야

그래서 강해지자고…

그러면 분명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거고

당당해질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 훈련을…

 

응…

하지만 시온의 얼굴을 보니까
그날 일이 떠올라서…

 

그런 생각을 떨쳐내고 싶어서…

 

하지만 거꾸로
걱정을 끼쳤나 봐

 

시, 시온?

누나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해서

계속 같은 편으로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미안해, 누나

 

나야말로 싫은 태도를 취해서 미안해

 

괜찮아

무슨 일이 있다면
나한테 부딪혀도 돼

내가 전부 받아줄 테니까

응…!

 

어른도, 아이도 상관없어

모두 필사적으로
살아가고 있어

 

그게 전생하고서
깨닫게 된 것 중 하나였다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네모낳게 찍힌 우주

저 멀리에서 불어온 바람

고독은 항상 차갑지만

가끔씩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줘

모포 속에서 움직일 수 없었던

밤에도 의미가 있었어

 

귀를 기울여 봐

가슴속에서 울려퍼지는 beat에

깨지 않는 꿈을 손으로 그려가며

새벽녘을 노래하면서

안드로메다의 건너편까지

닿아라, melody

속임수도, 장치도 필요 없는 마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