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혼잣말
언제든지 그대는 두려움을 모른 채
좋아하는 것에 푹 빠진 고양이 같아서
그대가 눈부시게 느껴지는 건
분명 내가 그대를 보고 있었기에
자극적인 사고회로
점점 끌리고 있어
푸르고, 푸른, 그 눈동자에
그대는 오늘도 평소의 그대인 채로
흔들리고, 흔들리는, 이 마음은
지금은 여기서 그저
왜 그래, 이백?
집중해.
응...
미안.
낙적 작전
청소?
일부러 아가씨가 할 것 없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다가
혹시 약이 바꿔치기 당하면
궁정의 의국에서는
약 관리가 불충분했던 일로
감봉의 벌을 받은 의관도
습기가 많아지기 전에
사후 약방문 하게 될 겁니다.
네...
간신히 일단락.
역시 피곤할 때는 단 게 제일이지!
이 아저씨,
이 계절엔 입수할 수 없는
당연하다는 듯이 종이를 접시에...
좋은 종이 쓰시네요.
오, 알아보겠니?
우리 본가가 마을을 통솔해서
궁정에 바치고 있는 진상품이야.
굉장하지?
굉장하네요.
지인 가격으로
옛날엔 만들면 만들수록 돈이 됐어.
타국에도 점점 수출돼서,
어릴 적엔
하지만...
선제의 어머님께서
나무의 벌채를 금한 뒤로는
다른 재료로 만들기 시작했더니
무역도 망해서,
우리 가족이 많이 비난받았었지.
밑천도 바닥이 나서
누나가 후궁에 가버리고,
여동생까지 가란 소리가 나와서
대신 내가 여기에 왔어.
되려는 사람이 적은 환관이
결국 누나와는
생각보다 고생했구나.
실례하겠습니다.
청소를 계속...
아가씨구나.
여동생에서 온 편지인데,
우리 종이가 진상품이 아니게 될지도
이건 확실히
진상품이란 증표가 붙냐 아니냐는
매상이 크게 바뀌지.
어째서일까.
이제야 겨우 좀 더 많이 종이를
많이 만들게 되었단 건
수고를 줄이게 되었단 얘기인가요?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힘 쓰는 일을 소에게 맡기게 됐어.
재료도 공정도
이래서야 청소를 할 겨를이 아니겠군.
저기 어디 가게에 나돌고 있는
불순물도 없고,
섬유도 균등하게 풀려있어서
두께감도 일정해.
문제는 표면의 보풀과...
강도구나.
옛날부터 하던 공정이란?
보통 종이 만드는 거랑 똑같아.
다만 우리는 재료를 풀어주는 방법과
풀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여서...
이건 말 못해.
이런 건 나불나불 얘기 안 하는구나.
물 같은 것도 신경 쓰시나요?
응,
풀이 적당히 굳을 수 있게
샘물을 미리 길어놓지.
습도를 조정하기 위해서인데...
이 이상은 비밀이야.
소,
그리고 미리 길어놓은 샘물...
번득!
풀은 쌀 갈은 물 같은 거라도
아니, 제대로 밀가루를 녹여서 쓰지.
안 그러면 잘 안 굳으니까...
나는 아직 비치지 않아
어딘가에 담아둔 채
그 옆모습을 보고 있어
낙적 작전
낙적 작전
어떡하실 겁니까?
있는 모양이던데요.
깨끗하게 해두지 않으면,
꽤나 부잣집 도련님 같단 말이지.
고구마도 그런데,
만들고 있단다.
싸게 팔아줄 수 없을까?
좋아하는 과자를 뭐든 사주셨지.
잘 안 풀리게 돼버렸거든.
더 비싸게 팔렸거든.
그 뒤로 만나지 못했지만.
모른다는구나.
궁정에 납품할 질이 아니네.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했는데.
옛날부터 바꾸지 않았는데....
조악한 것들과는 다르게
끓여서 만드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