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00:00:00,000 --> 00:00:10,000
자막제작 : 현이아빠 (kkrystal@hanmail.net)
2
00:00:10,025 --> 00:00:20,025
사랑하는 아내 지연양과
아들 현이를 위해 만들었습니다
3
00:00:20,050 --> 00:00:3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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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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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0:00:50,138 --> 00:00:56,756
안사(安史)의 난 발생 수년 후
당나라 서쪽 변방이 허술해져
6
00:00:56,781 --> 00:01:03,383
토번(吐蕃)이 이를 틈타 출병을 했다
7
00:01:41,636 --> 00:01:48,063
당나라 광덕(廣德)원년 12월
사천 송주 운산성(雲山城)
8
00:02:17,880 --> 00:02:23,163
고적(高適)
검남서천(剑南西川)절도사
9
00:02:31,320 --> 00:02:34,043
고(高)중승!
10
00:03:22,520 --> 00:03:24,415
우리 대군이 오고 있다
11
00:03:24,440 --> 00:03:26,215
이깟 작은 성에 갇힌 네놈들
12
00:03:26,240 --> 00:03:27,823
다 죽은 목숨이야!
13
00:03:43,720 --> 00:03:47,563
성을 포기하고
노수관(瀘水關)으로 후퇴한다
14
00:04:09,720 --> 00:04:14,090
노수관(瀘水關)
15
00:04:21,240 --> 00:04:22,950
절도사님
16
00:04:35,240 --> 00:04:38,290
황제께선 여전히 피난 중이시지?
17
00:04:38,960 --> 00:04:39,883
예
18
00:04:40,560 --> 00:04:42,975
폐하는 섬주(陝州)에 계십니다
19
00:04:43,000 --> 00:04:46,135
토번군이 장안을 겹겹이 포위했어요
20
00:04:46,160 --> 00:04:49,695
곽자의(郭子儀) 원사
군대는 어디 있느냐?
21
00:04:49,720 --> 00:04:51,295
아직 남전(藍田)에 있습니다
22
00:04:51,320 --> 00:04:54,850
조정에서 또 대신과 장군들을 처형했습니다
23
00:04:55,600 --> 00:04:58,639
폐하께서 단호하게 밀어 부치시는구나
24
00:04:58,640 --> 00:05:03,055
황제에 오르자마자 이보국(李輔國)과
원(元)승상을 처형하다니
25
00:05:03,080 --> 00:05:06,776
이 혼란한 시기에 말이다
26
00:05:10,976 --> 00:05:14,119
조정이 계속 군령을 보내고 있습니다
27
00:05:14,120 --> 00:05:16,335
어서 군대를 이끌고
출정하라는 명령입니다
28
00:05:16,360 --> 00:05:18,615
서쪽의 토번을 공격하여
29
00:05:18,640 --> 00:05:21,239
장안을 포위하고 있는 토번군을 퇴각시켜
30
00:05:21,240 --> 00:05:23,963
장안을 구출하라는 뜻입니다
31
00:05:26,120 --> 00:05:29,990
이미 운산성을 포기하고
32
00:05:30,080 --> 00:05:32,883
노수관으로 퇴각한 상황인데..
33
00:05:35,440 --> 00:05:39,636
엄무(嚴武)장군이 곧 도착하여
지휘를 인계 받겠지만
34
00:05:40,160 --> 00:05:41,639
중승께서 여기 계시고
35
00:05:41,640 --> 00:05:44,490
여전히 이 지역의 절도사이십니다
36
00:05:45,200 --> 00:05:48,695
물론 조정에서 책임을 추궁한다면
37
00:05:48,720 --> 00:05:51,116
내가 처벌을 받겠지
38
00:05:52,600 --> 00:05:56,416
토번군 포로를 심문해야겠다
39
00:06:00,240 --> 00:06:02,170
묻는 말에 솔직히 대답하라
40
00:06:04,240 --> 00:06:05,296
아뢰오!
41
00:06:05,680 --> 00:06:06,519
고중승
42
00:06:06,520 --> 00:06:08,279
수십의 기병이 진영을 향하고 있는데
43
00:06:08,280 --> 00:06:09,519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44
00:06:09,520 --> 00:06:11,990
황제께서 파견한 군 감독관이라고 합니다
45
00:06:12,360 --> 00:06:15,376
군 감독관?
46
00:06:15,520 --> 00:06:18,719
진영 문으로 가서 조심스레
신분을 확인하고
47
00:06:18,720 --> 00:06:20,335
정중히 맞이하거라
48
00:06:20,360 --> 00:06:21,199
알겠습니다
49
00:06:32,480 --> 00:06:35,679
정녕 하늘의 뜻이구나
50
00:06:37,600 --> 00:06:40,719
포로를 막사 옆에 묶어두거라
51
00:06:40,720 --> 00:06:41,495
예
52
00:06:41,520 --> 00:06:42,839
가자
53
00:06:54,840 --> 00:06:56,119
고중승!
54
00:06:57,280 --> 00:06:58,599
고중승!
55
00:06:59,120 --> 00:07:01,170
의무병!
56
00:07:10,680 --> 00:07:15,130
신책군호군(당 왕조 금위군) 중위
57
00:07:50,440 --> 00:07:51,399
고중승
58
00:07:53,480 --> 00:07:54,439
중승
59
00:08:04,520 --> 00:08:07,483
정(程)공공(당나라 환관)
60
00:08:08,600 --> 00:08:10,856
배웅을 못 나가
61
00:08:11,120 --> 00:08:12,910
실례를 범했습니다
62
00:08:14,240 --> 00:08:17,055
황제께서 나를 서쪽으로 보내어
63
00:08:17,080 --> 00:08:19,876
고중승께 몇 가지 확인하라 하셨소
64
00:08:20,200 --> 00:08:24,210
내 질문에 필히 답을 하셔야 하오
65
00:08:26,280 --> 00:08:30,390
조금이라도 숨기거나
명확하지 않은 게 있으면
66
00:08:30,560 --> 00:08:32,239
황제 사절단 권한으로
67
00:08:34,159 --> 00:08:35,599
즉시 참수형을 내리고
68
00:08:36,280 --> 00:08:38,798
삼족을 멸할 것이오
69
00:08:40,440 --> 00:08:44,839
황제의 은혜는 제 목숨으로도 갚지 못합니다
70
00:08:44,840 --> 00:08:48,599
공공께서 물어보시면
아는 대로 답을 하겠습니다
71
00:08:48,600 --> 00:08:50,175
이백(李白)
72
00:08:50,200 --> 00:08:51,639
이백?
73
00:08:52,320 --> 00:08:55,495
이백, 이태백 말이오
74
00:08:55,520 --> 00:08:57,399
한림(翰林:황실 교육기관)의 학사
75
00:08:57,400 --> 00:08:59,663
호는 청련거사(青蓮居士)
76
00:08:59,840 --> 00:09:01,799
이백 말이오
77
00:09:02,840 --> 00:09:04,759
이백
78
00:09:05,400 --> 00:09:10,336
토번군과의 전투 때문에 오신 게 아닙니까?
79
00:09:11,440 --> 00:09:13,655
이백과는 어떻게 만났는지
80
00:09:13,680 --> 00:09:15,830
처음부터 말해보시오
81
00:09:16,120 --> 00:09:17,363
그는..
82
00:09:18,560 --> 00:09:21,850
저의 좋은 친구였습니다
83
00:09:22,640 --> 00:09:25,736
우린 시(詩)로 교류했지요
84
00:09:26,360 --> 00:09:28,279
당나라 사람들 모두 시를 쓰잖소
85
00:09:28,280 --> 00:09:31,695
위로는 황제부터 아래로는 잡상인들까지
86
00:09:31,720 --> 00:09:34,270
그게 뭐 대수로운 일인가요?
87
00:09:40,000 --> 00:09:47,295
천리 황색 구름에 하얀 해가 어둑해지면
88
00:09:47,320 --> 00:09:52,163
북풍에 기러기가 쫓기고
눈은 어지럽게 날리네
89
00:09:52,640 --> 00:09:57,010
앞길에 친구가 없음을 걱정 마오
90
00:09:57,880 --> 00:10:03,439
천하 어떤 이가 그대를 모르리오?
91
00:10:05,080 --> 00:10:07,799
이 시를 들어본 적 있소
92
00:10:10,520 --> 00:10:13,559
이 시는 제가 서른 살 때
93
00:10:13,560 --> 00:10:16,970
동대(董大)를 배웅하기 위해 쓴 시입니다
94
00:10:17,200 --> 00:10:20,130
그땐 어리고 무지했는데
95
00:10:20,320 --> 00:10:23,279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안다 해도
96
00:10:21,680 --> 00:10:24,475
{\fs12}{\an6}하악영령집
(당대 시집)
97
00:10:23,600 --> 00:10:28,063
그중 친구라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되겠소?
98
00:10:28,200 --> 00:10:31,563
고중승과 이백이 친구였다는 뜻인데
99
00:10:32,000 --> 00:10:33,599
그럼 왜 5년 전에
100
00:10:33,600 --> 00:10:36,855
이백을 사지로 내몰았소?
101
00:10:36,880 --> 00:10:38,116
고중승
102
00:10:45,680 --> 00:10:48,596
우린 어려 서부터 알고 지냈지요
103
00:10:49,160 --> 00:10:51,295
제가 스무 살 때
104
00:10:51,320 --> 00:10:55,679
동정(洞庭) 호숫가에서 만났습니다
105
00:10:56,640 --> 00:10:59,130
왜냐면 그도 나를 죽이고 싶어했거든요
106
00:10:59,154 --> 00:11:00,656
어쩌다가?
107
00:11:00,680 --> 00:11:05,383
제가 처음으로 집을 떠나
유랑하던 시기였습니다
108
00:11:07,520 --> 00:11:12,199
저는 발해 고씨 문중의 35번째 항렬로
109
00:11:12,640 --> 00:11:15,775
사람들은 저를 고씨 35항렬로 불렀습니다
110
00:11:15,800 --> 00:11:20,559
조부께선 고종 때 안동태수를 지내시며
111
00:11:20,880 --> 00:11:24,135
돌궐과 고구려를 거듭 격퇴시키셨지요
112
00:11:24,160 --> 00:11:26,855
임종 후 왕릉 옆에 안장되셨고
113
00:11:26,880 --> 00:11:31,696
대장군과 발해 현왕 작위를 하사 받으셨습니다
114
00:11:32,160 --> 00:11:35,160
{\fs12}{\an4}고숭문
115
00:11:32,160 --> 00:11:35,160
{\fs12}{\an6}소년시절
고적
116
00:11:33,920 --> 00:11:37,456
저에 대한 부친의 기대가 커서
117
00:11:37,560 --> 00:11:40,599
언젠간 저도 조부님을 닮아
118
00:11:40,600 --> 00:11:44,956
서한시대 곽거병처럼
북방을 제패하길 바라셨지요
119
00:11:46,830 --> 00:11:48,470
공자왈
120
00:11:49,080 --> 00:11:51,735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121
00:11:51,760 --> 00:11:53,599
하지만 글을 배우는 건
122
00:11:53,600 --> 00:11:56,239
제게 참 어려운 일이었지요
123
00:11:56,240 --> 00:11:57,559
책을 읽으면
124
00:11:57,560 --> 00:12:00,879
책 속의 문자들이 물속의 올챙이처럼
125
00:12:00,880 --> 00:12:04,816
이리저리 헤엄치며 난리를 피웠어요
126
00:12:11,480 --> 00:12:14,119
남을 위해 일을 도모함에
불충하지는 않았는가?
127
00:12:14,120 --> 00:12:17,439
남을 위해 일을 도모함에
불충하지는 않았는가?
128
00:12:28,360 --> 00:12:29,683
아버님
129
00:12:30,120 --> 00:12:32,163
무..무례를 범했습니다
130
00:12:32,720 --> 00:12:36,796
고씨 창술의 계승자가 나타났구나
131
00:12:45,920 --> 00:12:49,470
부친은 문무에 모두 능하셨지요
132
00:12:50,080 --> 00:12:54,215
하지만 광동성 소군(韶郡)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133
00:12:54,240 --> 00:12:58,576
당나라 외딴 마을의
하급 관료를 지내셨을 뿐입니다
134
00:12:59,440 --> 00:13:03,975
제가 열 여섯 살 때
어머님이 먼저 돌아가셨는데
135
00:13:04,000 --> 00:13:08,535
아버님은 가진 것 없이
청렴하기만 했지요
136
00:13:08,560 --> 00:13:12,175
저는 부친의 시신을 광동에서
광릉(廣陵)으로 모셔왔습니다
137
00:13:12,200 --> 00:13:16,996
장례 후 집에 왔지만
집은 이미 텅텅 비었고
138
00:13:17,680 --> 00:13:22,150
저 고적은 세상에 혼자 남겨졌습니다
139
00:13:23,400 --> 00:13:25,335
3년의 시묘살이를 마치고
140
00:13:25,360 --> 00:13:28,775
집을 떠나 장안(長安)에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141
00:13:28,800 --> 00:13:32,775
공부는 못했어도 무예는 잘했는데
142
00:13:32,800 --> 00:13:36,283
당시 당 현종 치하 태평성세였기에
143
00:13:36,340 --> 00:13:40,140
{\fs12}{\an4}청년시절
고적
144
00:13:36,320 --> 00:13:39,719
장안으로 곧장 달려가
입궐하고
145
00:13:39,800 --> 00:13:42,055
불세출의 업적을 달성하여
146
00:13:42,080 --> 00:13:46,483
우리 고씨 가문의 명성을
되찾으려 했습니다
147
00:13:56,600 --> 00:14:00,950
다만 여정이 그렇게
어려울 지 몰랐지요
148
00:14:02,560 --> 00:14:04,615
광릉을 출발하여 서쪽으로 향한 지
149
00:14:04,640 --> 00:14:06,375
한 달도 안 되어
150
00:14:06,400 --> 00:14:09,759
동정(洞庭) 호수를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151
00:14:10,760 --> 00:14:15,323
가져온 짐은 바닥이 나고 있었습니다
152
00:14:18,400 --> 00:14:19,439
비켜라
153
00:14:26,760 --> 00:14:27,935
이 도둑놈!
154
00:14:27,960 --> 00:14:29,130
멈춰라!
155
00:14:36,600 --> 00:14:39,350
도둑놈 주제에 실력이 좋군
156
00:14:40,440 --> 00:14:42,415
말위에서 싸우면 반칙이지!
157
00:14:42,440 --> 00:14:45,570
자신 있으면 말에서 내려
승부를 겨뤄보자
158
00:14:47,920 --> 00:14:50,830
뉘신데 함..함부로
도둑놈 취급하는가?
159
00:14:51,120 --> 00:14:54,370
내 말과 짐을 훔친 게
도둑이 아니면 뭐냐?
160
00:15:06,960 --> 00:15:08,735
도둑놈 무예가 정말 뛰어나구나
161
00:15:08,760 --> 00:15:10,575
나 이백의 검을 막아내다니
162
00:15:10,600 --> 00:15:14,130
이 좋은 실력을 갖고
왜 도둑질을 하는가?
163
00:15:14,880 --> 00:15:17,775
바..방금 말 두 마리가
나를 스쳐 달려갔소
164
00:15:17,800 --> 00:15:19,815
위..위에 짐도 있었고
165
00:15:19,840 --> 00:15:21,330
도둑같이 보였소
166
00:15:22,280 --> 00:15:23,815
도둑이 아니라고?
167
00:15:23,840 --> 00:15:25,856
근데 왜 같은 모자를 쓰고 있는게냐?
168
00:15:27,720 --> 00:15:29,319
우연일 뿐이오
169
00:15:31,000 --> 00:15:32,599
그래 믿어주지
170
00:15:33,640 --> 00:15:35,239
말 좀 빌립시다!
171
00:15:35,840 --> 00:15:37,130
내 말!
172
00:16:45,600 --> 00:16:47,215
이제 보니 훌륭한 협객이셨네
173
00:16:47,240 --> 00:16:48,695
도와줘서 고맙소
174
00:16:48,720 --> 00:16:50,279
아까는 사람을 잘 못 봤소
175
00:16:50,280 --> 00:16:51,983
정식으로 사죄하겠소
176
00:16:52,200 --> 00:16:54,479
사..사죄는 필요없소
177
00:16:55,000 --> 00:16:58,310
당의 법률에 평민이 도적을 만나면
178
00:16:58,335 --> 00:17:00,295
죽..죽여도 죄가 되지 않소
179
00:17:00,320 --> 00:17:03,030
그렇지 않으면 나도 도울 수 없었을 거요
180
00:17:04,079 --> 00:17:08,519
법..법률 같은 걸
자..알 알고 있네요
181
00:17:08,880 --> 00:17:12,455
형..형씨, 놀리지 마시오
182
00:17:12,480 --> 00:17:15,270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엄청 예의를 따지시네
183
00:17:15,560 --> 00:17:16,775
정말 감사하오!
184
00:17:16,800 --> 00:17:18,119
소생은 이백(李白)이라 하오
185
00:17:17,400 --> 00:17:20,400
{\fs12}{\an6}청년 시절
이백(李白)
186
00:17:20,720 --> 00:17:23,078
저는 고적이라 하오
187
00:17:24,680 --> 00:17:28,318
당신이 말을 빌려준 덕분에
188
00:17:28,680 --> 00:17:31,535
도둑을 따라잡았고
큰 책임을 면하게 됐소
189
00:17:31,560 --> 00:17:34,295
거기 귀중한 물건이라도 있었소?
190
00:17:34,320 --> 00:17:36,855
짐이나 금은 따윈 잃어버려도 상관없소
191
00:17:36,880 --> 00:17:38,443
하지만 이것은
192
00:17:39,000 --> 00:17:41,295
내 친구 오지남(吳指南)이오
193
00:17:41,320 --> 00:17:43,279
오(吳)형, 고(高)형과 인사해요
194
00:17:45,080 --> 00:17:46,370
이건..
195
00:17:47,560 --> 00:17:50,455
오형과 난 어린시절 동창이었는데
196
00:17:50,480 --> 00:17:53,336
고향을 떠난 후 우연히
여산(廬山)에서 만났지요
197
00:17:53,640 --> 00:17:57,575
원래는 함께 스승을 찾아
도(道)를 배울 생각이었는데
198
00:17:57,600 --> 00:17:59,423
하늘도 무심하시지
199
00:17:59,720 --> 00:18:03,010
3년 전 길에서 병에 걸려 급사했소
200
00:18:03,480 --> 00:18:04,895
그때 맹세를 했지요
201
00:18:04,920 --> 00:18:08,970
그의 유해를 정말 좋은 곳으로 옮겨
202
00:18:09,120 --> 00:18:11,076
잘 묻어 주겠다고요
203
00:18:12,640 --> 00:18:14,559
그..그게 유골인가요?
204
00:18:15,120 --> 00:18:16,215
맞소
205
00:18:16,240 --> 00:18:18,455
황학루(黃鶴樓) 옆에
오형을 묻어주고 싶소
206
00:18:18,480 --> 00:18:20,898
천하의 유명한 건물이
그를 지켜줄 수 있게
207
00:18:20,923 --> 00:18:23,163
멋지지 않소?
208
00:18:23,520 --> 00:18:24,895
고형 어서 오시오
209
00:18:24,920 --> 00:18:27,079
같이 갑시다
210
00:18:28,440 --> 00:18:32,399
난생 처음 보는
특이한 사람이었지요
211
00:18:46,400 --> 00:18:49,149
그는 자기가 용서(隴西) 출신이며
212
00:18:49,200 --> 00:18:51,855
리광(李廣)의 19대 후손이라고 했습니다
213
00:18:51,880 --> 00:18:55,096
당나라 황족의 종씨라는 거지요
214
00:18:55,320 --> 00:18:57,495
원래는 사천(四川)에 살았는데
215
00:18:57,520 --> 00:19:01,415
당시 천하를 유랑하며
제후들을 방문하다가
216
00:19:01,440 --> 00:19:03,735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
217
00:19:03,760 --> 00:19:08,070
조정에 들어가 나라에
봉사하고 싶다 했지요
218
00:19:16,960 --> 00:19:18,623
어서 들어요
219
00:19:20,880 --> 00:19:22,310
한 잔 합시다
220
00:19:30,360 --> 00:19:31,513
고형
221
00:19:32,280 --> 00:19:33,759
심심한데
222
00:19:33,920 --> 00:19:36,215
아까 고형이 도적을 때려잡은
그 창술 말이오
223
00:19:36,240 --> 00:19:38,816
마치 용이 하늘로 도약하는 듯한..
224
00:19:38,920 --> 00:19:40,815
그 창술을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겠소?
225
00:19:40,840 --> 00:19:42,310
가르쳐 주면
226
00:19:42,560 --> 00:19:46,210
고형에게 씨름을 가르쳐 주겠소
어떻소?
227
00:19:46,600 --> 00:19:48,079
자 어서!
228
00:19:59,120 --> 00:20:00,255
씨름이란 본래
229
00:20:00,280 --> 00:20:01,916
허허실실!
230
00:20:02,400 --> 00:20:03,775
성동격서!
231
00:20:03,800 --> 00:20:05,199
변화무쌍한데
232
00:20:06,720 --> 00:20:10,523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대를 속이는 것이오
233
00:20:49,127 --> 00:20:51,910
자네의 수는 훤히 다 보인다네
234
00:20:52,000 --> 00:20:53,096
고적
235
00:20:53,200 --> 00:20:56,583
어떻게 해야 상대를 속이는지
알고 있나?
236
00:21:17,600 --> 00:21:19,175
내가 열 여덟 살 때
237
00:21:19,200 --> 00:21:22,335
장평산에서 조(趙)선생께
처세술을 배웠는데
238
00:21:22,360 --> 00:21:25,095
처세술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239
00:21:25,120 --> 00:21:29,523
대신 새떼를 소환하는
기술을 배웠다오
240
00:21:39,840 --> 00:21:41,519
북녘 검은 바다에 물고기가 있었는데
241
00:21:41,520 --> 00:21:43,775
이름을 곤(鯤)이라 불렀더라
242
00:21:43,800 --> 00:21:45,535
어느 날 변하여 새가 되니
243
00:21:45,560 --> 00:21:47,895
붕(鵬)이라 불렀더라
244
00:21:47,920 --> 00:21:49,159
이백
245
00:21:49,560 --> 00:21:51,759
그런 사람은 처음이었지요
246
00:21:51,760 --> 00:21:54,076
소탈하면서 아무 거침 없는..
247
00:21:54,160 --> 00:21:56,079
몸은 이 세상에 있는데
248
00:21:56,200 --> 00:22:00,223
마치 이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았지요
249
00:22:01,360 --> 00:22:03,256
터득했다!
250
00:22:05,280 --> 00:22:06,239
고형
251
00:22:06,240 --> 00:22:08,135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으니
252
00:22:08,160 --> 00:22:10,563
대붕(大鵬 : 큰 새)이 되어야지 않겠소?
253
00:22:17,240 --> 00:22:22,810
{\fs12}{\an6}강하
황학루
254
00:22:32,560 --> 00:22:37,839
꾀꼴꾀골 꾀꼬리가
255
00:22:39,400 --> 00:22:44,079
대추나무에 앉았네
256
00:22:46,080 --> 00:22:51,279
하늘이 푸른 강을 흘려보내
257
00:22:52,800 --> 00:22:59,439
내 사랑하는 사람을 쓸어갔다네
258
00:22:56,800 --> 00:23:00,800
{\fs12}{\an4}오지남의 묘
259
00:23:03,400 --> 00:23:05,959
큰 새가 날개를 펴보지도 못하고
260
00:23:05,960 --> 00:23:08,399
타향에서 요절했구나
261
00:23:10,640 --> 00:23:12,839
아~ 슬프도다!
262
00:23:13,760 --> 00:23:15,239
오(吳)형
263
00:23:17,760 --> 00:23:19,319
흑흑
264
00:23:20,240 --> 00:23:22,639
슬프구나
265
00:23:44,600 --> 00:23:45,839
고형
266
00:23:45,920 --> 00:23:48,110
인생은 아침 이슬 같소
267
00:23:49,440 --> 00:23:51,530
한순간 사라지는
268
00:23:51,800 --> 00:23:53,930
그래서 슬프오
269
00:23:55,560 --> 00:23:58,095
언젠가는 도교에 투신하여
270
00:23:58,120 --> 00:23:59,575
신선의 도를 연마하여
271
00:23:59,600 --> 00:24:01,735
불로장생의 법을 터득할 것이오
272
00:24:01,760 --> 00:24:03,279
이형
273
00:24:03,760 --> 00:24:06,065
공자께서도 귀신 같은 건
언급하지 않으셨소
274
00:24:06,090 --> 00:24:07,495
신선이 되는 건
275
00:24:07,520 --> 00:24:09,183
너무 허황되오
276
00:24:10,000 --> 00:24:11,096
고형
277
00:24:11,480 --> 00:24:13,495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소?
278
00:24:13,520 --> 00:24:15,295
나 이백이 세상에 온 이상
279
00:24:15,320 --> 00:24:17,446
가장 어려운 걸 해야지 않겠소?
280
00:24:17,680 --> 00:24:18,879
언젠간
281
00:24:19,160 --> 00:24:21,279
성공하여 명성을 얻고
282
00:24:21,280 --> 00:24:23,543
은퇴하여 득도를 할 것이오
283
00:24:24,880 --> 00:24:26,135
물론 득도하기 전에
284
00:24:26,160 --> 00:24:27,935
벼슬에 오르긴 해야지
285
00:24:27,960 --> 00:24:30,975
여기 군수는 인재를 잘 알아보기로
유명한 사람이오
286
00:24:31,000 --> 00:24:32,095
고형
287
00:24:32,120 --> 00:24:34,055
혹시 행권(行卷 : 두루마리 글)에 대해 아시오?
288
00:24:34,080 --> 00:24:36,023
당연히 알고 있지
289
00:24:37,640 --> 00:24:39,335
여기 군수는 작문에 조예가 깊소
290
00:24:39,360 --> 00:24:42,171
내 특별히 대붕(큰 새)에
관한 글을 써서 보냈는데
291
00:24:42,196 --> 00:24:44,116
단번에 눈에 띌 것이오
292
00:24:45,840 --> 00:24:49,479
당나라엔 본래
인재 추천제도가 있지 않습니까?
293
00:24:49,520 --> 00:24:51,279
5품이상 관원은
294
00:24:51,280 --> 00:24:53,895
의무적으로 유능한 인재를 추천해야 합니다
295
00:24:53,920 --> 00:24:57,855
그래서 문인들이 좋은 작품을
296
00:24:57,880 --> 00:25:00,255
명망 있는 관원에게 바친답니다
297
00:25:00,280 --> 00:25:02,455
눈에 들기 위해서지요
298
00:25:02,480 --> 00:25:05,055
이게 관직을 얻는 지름길인데
299
00:25:05,080 --> 00:25:07,296
그걸 행권(行卷)이라고 부릅니다
300
00:25:08,760 --> 00:25:09,879
하지만
301
00:25:10,800 --> 00:25:12,803
세상의 지름길이
302
00:25:13,280 --> 00:25:16,436
어찌 힘없는 사람들에게 열리겠소?
303
00:25:38,120 --> 00:25:39,615
당군은 이미 겁에 질렸소
304
00:25:39,640 --> 00:25:40,559
너도 봤지?
305
00:25:40,560 --> 00:25:42,815
고적도 이미 해고되었고
306
00:25:42,840 --> 00:25:43,999
토번의 대군이 오면
307
00:25:44,000 --> 00:25:46,135
노수관은 일격에 무너질 거야
308
00:25:46,160 --> 00:25:48,745
우리도 호인(胡人:북방 이민족)이오
309
00:25:48,770 --> 00:25:51,256
당나라에 목숨 바치고 싶지 않소!
310
00:25:52,520 --> 00:25:54,055
너희 군대는 서둘러야 해
311
00:25:54,080 --> 00:25:56,711
내일 모레 엄무(嚴武)장군이 올테니
312
00:25:56,736 --> 00:25:58,999
엄무? 엄무가 돌아온다고?
313
00:25:59,000 --> 00:26:01,495
그래, 그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고 있지?
314
00:26:01,520 --> 00:26:03,535
그자가 돌아오기 전에 서둘러야 해!
315
00:26:03,560 --> 00:26:05,895
대군이 도착하면 우리가 성문을 열겠다
316
00:26:05,933 --> 00:26:08,416
우리 호인들 모두 준비가 되었소
317
00:26:08,960 --> 00:26:10,136
알겠소
318
00:26:16,120 --> 00:26:17,610
하지만 이백도
319
00:26:17,800 --> 00:26:23,736
그 지름길이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 은 알고 있었지요
320
00:26:24,844 --> 00:26:28,583
{\fs12}{\an4}강하
군수부
321
00:26:32,800 --> 00:26:33,996
이형
322
00:26:34,320 --> 00:26:36,815
난 문밖에서 기다리겠소
323
00:26:36,840 --> 00:26:38,759
고형, 같이 갑시다
324
00:26:38,760 --> 00:26:40,816
밖에서 뭐 하게요?
325
00:26:41,000 --> 00:26:43,879
여기 군수는 모르는 사람이오
326
00:26:44,360 --> 00:26:48,076
우리 선조들과도 별 인연이 없었소
327
00:26:48,640 --> 00:26:49,695
고형
328
00:26:49,720 --> 00:26:51,359
나 이백의 재능은
329
00:26:51,360 --> 00:26:53,079
만명의 지인과
330
00:26:53,080 --> 00:26:55,455
일억 년 우정과 맞먹는다오
331
00:26:55,480 --> 00:26:57,250
그럼 난 가겠네
332
00:27:02,760 --> 00:27:04,455
그만 돌아가 주시오
333
00:27:04,480 --> 00:27:06,759
군수님은 오늘 정무에 지치셔서
334
00:27:06,800 --> 00:27:08,375
접견이 안 되오
335
00:27:08,400 --> 00:27:10,696
군수께서 내 글을 읽어 보셨나요?
336
00:27:11,000 --> 00:27:13,223
부친이 장사를 하시지?
337
00:27:13,720 --> 00:27:15,919
예! 무역업에 종사하고 계십니다
338
00:27:15,920 --> 00:27:18,735
금릉과 양주까지 사업을 확장하셨지요
339
00:27:18,760 --> 00:27:21,479
장사치 같은 시정잡배가
340
00:27:21,520 --> 00:27:23,736
감히 행권을 다 올려?
341
00:27:28,000 --> 00:27:31,399
눈이 있으되 보지 못하는 구나
342
00:27:34,440 --> 00:27:36,196
눈 뜬 장님들이야!
343
00:27:37,320 --> 00:27:39,170
눈 뜬 장님들이라고!
344
00:27:54,320 --> 00:27:56,295
고형, 갑시다
345
00:27:56,320 --> 00:27:59,615
눈뜬 장님같은 무식쟁이들은
상대하지 말고
346
00:27:59,640 --> 00:28:02,175
황학루에서 술이나 마십시다
어떻소?
347
00:28:02,200 --> 00:28:03,956
고형 갑시다!
348
00:28:06,200 --> 00:28:07,815
그때 알게 됐지요
349
00:28:07,840 --> 00:28:11,110
이백이 상인의 아들이라는 것을
350
00:28:11,400 --> 00:28:13,239
우리 법에는
351
00:28:13,440 --> 00:28:16,855
상인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하층민일 뿐이니까요
352
00:28:16,880 --> 00:28:21,119
상인의 아들은 과거 시험도 볼 수 없기에
353
00:28:20,480 --> 00:28:22,296
{\fs12}{\an1}고형 뭘 꾸물대오?
354
00:28:21,520 --> 00:28:22,999
관직에 오르려면
355
00:28:23,000 --> 00:28:27,210
행권을 통해 추천받는 길 밖에 없었지요
356
00:28:27,720 --> 00:28:31,083
하지만 그 길은 더 힘들었지요
357
00:28:27,400 --> 00:28:31,400
{\fs12}{\an1}대붕이 언젠간 바람과 함께 일어나
358
00:28:31,432 --> 00:28:35,432
{\fs12}{\an1}회오리를 타면 9만리까지 날아오른다네
359
00:28:33,160 --> 00:28:38,239
그의 재능은 어두운 곳의
진주처럼 밝게 빛났습니다
360
00:28:36,820 --> 00:28:39,620
{\fs12}{\an4}황학루
361
00:28:38,840 --> 00:28:40,999
게다가 그는 내가 본 사람 중
362
00:28:41,000 --> 00:28:44,576
가장 천진난만한 사람이었습니다
363
00:28:48,280 --> 00:28:49,839
여봐라 누구 없느냐?
364
00:28:49,840 --> 00:28:51,359
갑니다요~
365
00:28:51,360 --> 00:28:53,383
좋은 술을 있는 대로 올리거라
366
00:28:53,408 --> 00:28:54,623
아무렴요!
367
00:28:58,280 --> 00:29:00,623
고형 어서 한 잔 하시오
368
00:29:03,280 --> 00:29:05,503
고형 얼른 와 보시오
369
00:29:11,840 --> 00:29:14,063
저기 보이는 장강(長江)은
370
00:29:17,440 --> 00:29:20,036
우리 고향에서 흘러온 거요
371
00:29:23,320 --> 00:29:25,335
굽이굽이 돌고 돌아
372
00:29:25,360 --> 00:29:28,879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거지
373
00:29:32,233 --> 00:29:35,730
고형의 고향엔 이렇게 큰 강이 있소?
374
00:29:36,200 --> 00:29:39,256
발해군에 황하(黃河)가 있지요
375
00:29:40,560 --> 00:29:42,636
황하에 가본 적은 없지만
376
00:29:43,240 --> 00:29:47,443
등관작루(登鹳雀楼)는 읽어봤지요
377
00:29:48,640 --> 00:29:52,599
흰 태양은 산자락 따라 기울고
378
00:29:52,600 --> 00:29:55,999
황하는 바다로 흘러가네
379
00:29:58,080 --> 00:30:01,719
왕지환(王之涣)은 정말 좋은 시인이오
380
00:30:11,200 --> 00:30:12,679
여봐라~
381
00:30:13,080 --> 00:30:14,279
여깁니다
382
00:30:14,480 --> 00:30:15,855
손님 뭐 필요하신 거라도?
383
00:30:15,880 --> 00:30:17,159
오늘 시상이 막 떠오르니
384
00:30:17,160 --> 00:30:20,135
황학루에 시 한 수 쓰고 싶다
385
00:30:20,160 --> 00:30:21,815
시판은 어디에 있나?
386
00:30:21,840 --> 00:30:24,079
손님이 시를 쓰신다고요?
387
00:30:24,680 --> 00:30:25,815
당연하지
388
00:30:25,840 --> 00:30:28,916
손님, 혹시 관직이 있으신지?
389
00:30:29,600 --> 00:30:32,159
곧 될 꺼야! 식은 죽 먹기지
390
00:30:32,240 --> 00:30:34,759
그러지 말고 음식이나 더 올릴까요?
391
00:30:34,760 --> 00:30:39,175
- 시는 좀 무리지 않겠어요?
- 잔소리 말고 시판이나 가지고 와
392
00:30:39,200 --> 00:30:40,936
알겠습니다
393
00:30:41,920 --> 00:30:44,736
- 어서 가자고!
- 손님 조심하세요
394
00:30:47,920 --> 00:30:50,135
저희 가게는 역사가 오래되어
395
00:30:50,160 --> 00:30:53,135
수 백년 동안 수많은 손님들이
시를 썼지요
396
00:30:53,160 --> 00:30:55,095
사방에 걸린 시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요
397
00:30:55,120 --> 00:30:56,599
훌륭한 곳이군
398
00:30:59,000 --> 00:31:01,439
이보게, 지금까지 황학루에서
399
00:31:01,440 --> 00:31:03,415
가장 좋은 시가 어디 있나?
400
00:31:03,440 --> 00:31:05,255
그 옆에 시를 쓰고 싶네
401
00:31:05,140 --> 00:31:06,556
{\fs12}{\an1}저 자는 누구지?
402
00:31:05,280 --> 00:31:07,779
지금까지 최고의 시는..
403
00:31:06,600 --> 00:31:09,000
{\fs12}{\an1}옷차림을 보니 그냥 평민이구만
404
00:31:09,080 --> 00:31:10,159
소인은 잘 모릅니다만
405
00:31:10,160 --> 00:31:12,279
손님들이 다 인정을 한 게 있는데
406
00:31:12,280 --> 00:31:13,959
재작년에 썼지요
407
00:31:13,960 --> 00:31:15,655
2년 밖에 안 됐다고?
408
00:31:15,680 --> 00:31:17,655
최호(崔颢) 공자가 쓴 거지요
409
00:31:17,680 --> 00:31:20,375
최공자는 박릉 최씨 가문으로
410
00:31:20,400 --> 00:31:23,615
당나라 6대 명문가 중에서 으뜸이지요
411
00:31:23,640 --> 00:31:24,759
최공자는요
412
00:31:24,760 --> 00:31:27,359
스무 살도 안 되어 과거 급제를 했어요
413
00:31:27,360 --> 00:31:30,070
헛소리 그만하고 붓이나 가져오게
414
00:31:30,353 --> 00:31:31,672
여기 있습니다
415
00:31:32,760 --> 00:31:34,255
이 시냐?
416
00:31:34,280 --> 00:31:38,399
예! 최공자가 술 김에 대충 썼는데
417
00:31:39,080 --> 00:31:40,799
서예 솜씨도 훌륭합니다
418
00:31:40,800 --> 00:31:43,243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네요
419
00:31:46,120 --> 00:31:49,255
옛 성인은 황학을 타고 떠나버렸으니
420
00:31:49,280 --> 00:31:53,196
이땅엔 황학루만 덩그러니 남았구나
421
00:31:55,800 --> 00:31:59,750
황학은 한 번 가면 돌아오지 않고
422
00:31:59,840 --> 00:32:04,190
흰 구름만 유유히 천년을 떠가네
423
00:32:11,000 --> 00:32:15,970
맑은 강물에 한양(漢陽) 나무들
또렷이 보이고
424
00:32:16,480 --> 00:32:21,596
향내 나는 풀들만
앵무주(鹦鹉洲)에 무성하구나
425
00:32:26,520 --> 00:32:32,030
날도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쯤 있을까?
426
00:32:34,720 --> 00:32:41,399
안개 낀 강물에 수심만 밀려오네
427
00:32:45,120 --> 00:32:47,839
훌륭하군! 정말 훌륭해
428
00:32:48,800 --> 00:32:50,870
실로 대단한 재능이네요
429
00:32:51,760 --> 00:32:56,359
최공자는 젊고 잘생긴데다
집안까지 좋은데
430
00:32:56,360 --> 00:32:58,176
재능까지 있으니
431
00:33:04,880 --> 00:33:06,239
저 얼간이들 어디서 왔지?
432
00:33:06,240 --> 00:33:08,135
어리고 무식하니 별 수 있나?
433
00:33:08,160 --> 00:33:10,410
한 쌍의 바보 형제네
434
00:33:17,920 --> 00:33:18,999
고형
435
00:33:20,200 --> 00:33:23,975
고형은 서쪽 장안으로
난 동쪽 양주로 가니
436
00:33:24,000 --> 00:33:26,190
여기서 작별을 고합시다
437
00:33:28,160 --> 00:33:29,455
언젠가
438
00:33:29,480 --> 00:33:33,990
황학루에 고금의 모든 시를
압도할 시를 쓸 거요
439
00:33:39,160 --> 00:33:41,615
고형, 1년 후 약속을 합시다
440
00:33:41,640 --> 00:33:44,711
1년 후 장안에서
관직을 얻게 되건 말건
441
00:33:44,736 --> 00:33:46,455
양주에 와서 나를 찾으시오
442
00:33:46,480 --> 00:33:49,479
내 양주 24교 노래와 춤을 보여주겠소
443
00:33:49,480 --> 00:33:52,196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과 미인까지
444
00:33:52,960 --> 00:33:56,199
1년 후 반드시 찾아가겠소
445
00:33:58,080 --> 00:34:00,615
긴 칼 쓰다듬으며
446
00:34:00,640 --> 00:34:03,383
눈썹을 치켜 올리니
447
00:34:03,720 --> 00:34:07,976
맑은 물에 흰 돌이
어찌 그리 무성한고
448
00:34:09,880 --> 00:34:11,239
고씨 35항렬!
449
00:34:11,840 --> 00:34:13,855
고형의 숨은 재능도
450
00:34:13,880 --> 00:34:17,223
언젠간 빛을 보는 날이 올 거요
451
00:34:18,080 --> 00:34:19,999
모자를 벗어
452
00:34:20,240 --> 00:34:22,399
그대를 향해 웃고
453
00:34:23,280 --> 00:34:24,695
그대의 술을 마시며
454
00:34:24,720 --> 00:34:27,003
그대를 위해 노래하네
455
00:34:41,400 --> 00:34:42,999
장안
456
00:34:44,520 --> 00:34:47,109
장안은 그때가 처음이었지요
457
00:34:50,880 --> 00:34:52,519
장안
458
00:34:55,840 --> 00:35:02,210
{\fs12}{\an6}장안
459
00:35:18,520 --> 00:35:20,959
형씨 정말 미안합니다
460
00:35:21,160 --> 00:35:24,959
집안을 가르치지 못하는데
어찌 다른 사람을 가르치겠는가?
461
00:35:24,384 --> 00:35:26,335
{\fs12}{\an1}시험장 출석확인이요
462
00:35:26,360 --> 00:35:29,403
왕창령, 왕창령 도착했나요?
463
00:35:29,440 --> 00:35:30,575
상건
464
00:35:30,600 --> 00:35:31,759
상건 도착했나요?
465
00:35:30,600 --> 00:35:32,096
{\fs12}{\an1}여기 여기요!
466
00:35:32,320 --> 00:35:34,839
손 들고, 돌아서!
467
00:35:34,140 --> 00:35:35,176
{\fs12}{\an1}예
468
00:35:35,000 --> 00:35:37,063
돌아서는 것도 제대로 못해?
469
00:35:36,788 --> 00:35:38,169
{\fs12}{\an1}말은 제대로 알아듣나?
470
00:35:38,194 --> 00:35:39,455
{\fs12}{\an1}뒤로 줄 서시오!
471
00:35:38,680 --> 00:35:42,255
공부를 못해
과거에 떨어졌지만
472
00:35:42,280 --> 00:35:45,009
덕분에 그런 굴욕은 면했지요
473
00:35:45,200 --> 00:35:46,359
과거시험 말고
474
00:35:46,480 --> 00:35:48,415
제거(制舉)라는 시험도 있습니다
475
00:35:48,440 --> 00:35:51,975
황제가 친히 주관하고
급제자를 선정하지요
476
00:35:52,000 --> 00:35:56,935
황제께선 인재등용에
격식을 차리지 않습니다
477
00:35:56,960 --> 00:36:01,923
제거 시험이야 말로
귀족 추천이 필요한 걸 모르시군요
478
00:36:05,520 --> 00:36:07,163
탈출했다고?
479
00:36:07,600 --> 00:36:10,729
가게 둬라
굳이 쫓지 말고
480
00:36:12,080 --> 00:36:14,935
정공공께선 젊은 나이에
여기까지 오르셨는데
481
00:36:14,960 --> 00:36:17,783
혹시 어느 공공의 문하십니까?
482
00:36:19,120 --> 00:36:21,363
저는 고(高)공공의 문하입니다
483
00:36:22,440 --> 00:36:24,599
고공공은 충신이셨는데
484
00:36:24,600 --> 00:36:29,656
장(張)황후와 이보국의 모함에
유배 후 돌아가셨지요
485
00:36:30,000 --> 00:36:32,983
그 일로 황제께서
장황후 일당을 숙청하셨지요
486
00:36:33,160 --> 00:36:37,323
이보국은 제 칼에 죽었고요
487
00:36:38,920 --> 00:36:40,935
스승을 잊지 않으셨군요
488
00:36:40,960 --> 00:36:42,676
쉬운 일이 아닙니다
489
00:36:43,440 --> 00:36:46,975
저희 발해 고씨 가문에도
490
00:36:47,000 --> 00:36:50,303
공공같은 인재가 나오지 않아
아쉬울 뿐입니다
491
00:36:51,640 --> 00:36:55,055
장안에 도착해서야 깨달았지요
492
00:36:55,080 --> 00:36:56,719
장안 사람들에게 저희 고씨 가문은
493
00:36:56,720 --> 00:37:01,876
이미 몰락하여 오래전에
잊혀졌다는 사실을요
494
00:37:27,920 --> 00:37:32,763
{\fs12}{\an6}장안
기왕부
495
00:37:45,480 --> 00:37:48,480
{\fs12}{\an6}이귀년
496
00:37:46,080 --> 00:37:47,959
조심 좀 하지~
497
00:37:48,200 --> 00:37:50,943
이선생님 죄..죄송합니다
498
00:37:51,400 --> 00:37:54,199
기(岐)왕께서 자네의 창무(槍舞)가
훌륭하다며
499
00:37:54,200 --> 00:37:56,268
오늘 밤 옥진공주를 위한 공연에
500
00:37:56,293 --> 00:37:59,495
출연시키라고 하시긴 했는데
501
00:37:59,520 --> 00:38:01,959
내 눈엔 자네의 창무가
502
00:38:01,960 --> 00:38:04,655
뭐가 그리 대단한지 모르겠네
503
00:38:04,680 --> 00:38:06,615
특히 그 춤사위 말이야
504
00:38:06,640 --> 00:38:09,975
이건 춤인지, 적을 죽이러
전투에 나가는 건지
505
00:38:10,000 --> 00:38:12,375
이선생님 너그러이 봐 주십시오
506
00:38:12,400 --> 00:38:13,735
최선을 다 해
507
00:38:13,760 --> 00:38:17,135
공연장을 갈채로 메우겠습니다!
508
00:38:17,160 --> 00:38:19,975
옥진공주는 눈이 아주 높아
509
00:38:20,000 --> 00:38:21,443
행운이나 빌게!
510
00:38:21,468 --> 00:38:25,363
기왕 체면에 누가 되지 않도록
511
00:38:30,400 --> 00:38:33,175
거문고 연주자도
보러 가야겠다
512
00:38:33,200 --> 00:38:37,183
기왕이 오늘 공연에
신출내기를 둘이나 꽂아 넣으셨어
513
00:38:37,486 --> 00:38:43,703
{\fs12}{\an1}햇살이 새로 단장한 얼굴에 비추니 물밑까지 밝고
514
00:38:43,728 --> 00:38:53,223
{\fs12}{\an1}바람이 향기로운 소매에 날려 공중에 펄럭이네
515
00:38:56,153 --> 00:39:01,783
{\fs12}{\an1}언덕 위엔 뉘집 한량들인가
516
00:39:09,160 --> 00:39:10,439
기왕
517
00:39:10,800 --> 00:39:12,879
오직 기왕만이
518
00:39:10,900 --> 00:39:13,900
{\fs12}{\an4}옥진공주
519
00:39:10,920 --> 00:39:13,920
{\fs12}{\an6}기왕
520
00:39:13,640 --> 00:39:15,279
재능을 사랑했지요
521
00:39:16,000 --> 00:39:17,055
그가 말했어요
522
00:39:17,080 --> 00:39:20,655
황제께서 동생 옥진공주를
가장 총애하시니
523
00:39:20,680 --> 00:39:22,815
공주가 추천하는 사람은
524
00:39:22,840 --> 00:39:26,255
모두 은총을 입었다고요
525
00:39:26,280 --> 00:39:28,735
그날 밤 기왕이
공주를 접대하는 자리에
526
00:39:28,760 --> 00:39:34,350
공주 앞에서 재능을
뽐낼 기회를 준 거지요
527
00:40:14,320 --> 00:40:16,049
조금 무섭네요
528
00:40:16,800 --> 00:40:20,323
저건 전투에서 적을 죽이는
강력한 창술입니다
529
00:40:40,960 --> 00:40:42,519
창아~
530
00:40:42,920 --> 00:40:45,775
고씨 창술이 네게
적을 죽이는 것만 가르쳤더니
531
00:40:45,800 --> 00:40:48,850
여자를 기쁘게 하는 법은 모르는구나
532
00:40:50,720 --> 00:40:52,934
- 뒤에서 공주를 비방하다니!
- 누구냐?
533
00:40:52,959 --> 00:40:55,556
고적 네 놈이구나
534
00:41:00,480 --> 00:41:03,839
조금 놀린 것뿐이에요
놀라지 마세요
535
00:41:04,280 --> 00:41:07,455
이..이런 장난꾸러기를 봤나
536
00:41:07,480 --> 00:41:10,535
기왕께서 오늘 공연 제목을
다 말해 주었지요
537
00:41:10,560 --> 00:41:12,643
창술은 정말 멋졌는데
538
00:41:13,240 --> 00:41:14,575
안타깝네요
539
00:41:14,600 --> 00:41:17,735
전장에서 적을 무찌르는
고씨가문의 무적 창술도
540
00:41:17,760 --> 00:41:21,879
이 작은 연회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하다니
541
00:41:23,960 --> 00:41:27,079
도련님은 기왕부에 사시나요?
542
00:41:27,120 --> 00:41:28,599
저는 기왕부 사람이 아니에요
543
00:41:28,600 --> 00:41:31,615
제 성은 두(杜)이고
이름은 보(甫)라고 합니다
544
00:41:31,640 --> 00:41:33,839
두보(杜甫), 경조 출신입니다
545
00:41:31,920 --> 00:41:35,220
{\fs12}{\an6}소년 시절
두보
546
00:41:34,200 --> 00:41:37,114
경조 두씨 문중이군요
547
00:41:37,139 --> 00:41:39,589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548
00:41:43,720 --> 00:41:45,095
와서 들어보세요
549
00:41:45,120 --> 00:41:49,183
형씨 말고 기왕이 준비한
다른 공연이에요
550
00:42:14,320 --> 00:42:17,569
저 사람은 누군가요?
551
00:42:18,080 --> 00:42:20,369
형씨도 이름은 들어봤을 거예요
552
00:42:20,440 --> 00:42:22,535
하동 왕(王)씨 가문의
553
00:42:22,560 --> 00:42:26,959
왕유(王維) 왕마힐(王摩詰)이요
554
00:42:22,920 --> 00:42:27,120
{\fs12}{\an6}왕유
555
00:42:27,440 --> 00:42:33,516
팥은 남쪽에서 자라는데
봄이 왔으니 얼마나 자랐을까?
556
00:42:33,640 --> 00:42:36,815
시와 그림에 소질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557
00:42:36,840 --> 00:42:40,430
거문고도 저렇게 잘 타는 줄 몰랐네
558
00:42:41,560 --> 00:42:42,839
근데 저 사람
559
00:42:43,080 --> 00:42:44,615
성격이 너무 냉정해서
560
00:42:44,640 --> 00:42:47,455
내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아는 체조차 안 해요
561
00:42:47,480 --> 00:42:51,035
그 성격 때문에 행권을 제출해봐야
떨어질 게 뻔하니
562
00:42:51,060 --> 00:42:54,436
기왕이 오늘 특별히 자리를 마련한거지요
563
00:43:03,720 --> 00:43:06,063
그래도 난 형씨가 좋아요
564
00:43:07,360 --> 00:43:10,055
고적, 혹시 다른 재능이 있나요?
565
00:43:10,080 --> 00:43:14,319
옥진공주는 음악과 춤을 좋아해요
566
00:43:15,680 --> 00:43:17,676
그림도 좋아하고요
567
00:43:18,520 --> 00:43:22,335
악기, 바둑, 서예, 그림엔
전부 재능이 없다오
568
00:43:22,360 --> 00:43:24,816
그런데 시라면..
569
00:43:28,950 --> 00:43:31,335
- 이쪽으로!
- 공자님은 진정 인재시네요
570
00:43:31,360 --> 00:43:33,263
왜 그러십니까?
571
00:43:33,800 --> 00:43:35,930
이 옷이 더 어울려요
572
00:43:43,640 --> 00:43:45,916
옥진공주 납시오
573
00:43:48,120 --> 00:43:49,550
공주를 알현합니다
574
00:43:49,800 --> 00:43:50,896
왕야
575
00:43:51,320 --> 00:43:54,679
방금 흰 옷의 거문고 연주자가
왕유선생이셨네요
576
00:43:54,680 --> 00:43:57,295
선생을 오랫동안 존경했어요
577
00:43:57,320 --> 00:43:59,443
같이 합석하시지요
578
00:43:59,480 --> 00:44:00,575
제가 어찌 감히..
579
00:44:00,600 --> 00:44:03,399
왕유선생을 추천하고 싶으면
그렇다고 말하세요
580
00:44:03,400 --> 00:44:05,855
공주님의 혜안이
인재를 알아보시는 군요
581
00:44:05,880 --> 00:44:07,390
이쪽으로..
582
00:44:08,480 --> 00:44:11,175
사실 저도 악기, 바둑, 서예
그림에 소질 없어요
583
00:44:11,200 --> 00:44:14,559
특히 글씨를 너무 못써요
584
00:44:14,560 --> 00:44:16,359
아무리 연습해도 안 되더라고요
585
00:44:17,080 --> 00:44:18,735
시 쓰는 건 좋아해요
586
00:44:18,760 --> 00:44:22,789
하지만 시는 누구나 쓰잖아요
587
00:44:32,880 --> 00:44:34,839
과거 급제자들이
꽃 찾으러 나왔다네
588
00:44:34,864 --> 00:44:37,295
- 어서 와봐!
- 꽃을 왜 찾아요?
589
00:44:37,320 --> 00:44:38,639
오래된 풍습인데
590
00:44:38,640 --> 00:44:39,999
진사에 급제한 날
591
00:44:40,000 --> 00:44:42,639
장안의 아무 정원에나 들어가
592
00:44:42,640 --> 00:44:44,079
마음에 드는 꽃을 따서
593
00:44:44,080 --> 00:44:49,289
당일 연회에 장식으로 쓸 수 있는
특권을 주는 거란다
594
00:44:49,600 --> 00:44:52,516
올 해 진사 합격자가
열 일곱명 밖에 안된 대
595
00:44:52,541 --> 00:44:55,016
- 이건 뭐 하늘에 별따기네
- 감사합니다!
596
00:44:55,040 --> 00:44:57,823
- 대단해!
- 멋져요!
597
00:45:11,760 --> 00:45:13,679
아가씨, 괜찮으신가요?
598
00:45:13,680 --> 00:45:15,796
실..실례했습니다!
599
00:45:19,640 --> 00:45:22,683
어제 창무를 춘 분이군요
600
00:45:23,360 --> 00:45:25,399
아가씨군요..
601
00:45:27,000 --> 00:45:28,816
고마워요 공자님
602
00:45:31,000 --> 00:45:34,290
죄송합니다!
괜찮으신가요?
603
00:45:35,160 --> 00:45:38,199
괜찮아요 공자님 걱정 마시오
604
00:45:39,480 --> 00:45:41,219
그럼 다행입니다
605
00:45:38,740 --> 00:45:41,740
{\fs12}{\an6}진사 급제한
상건
606
00:45:43,970 --> 00:45:46,999
벼슬길에 못 오른 패배자로
귀향하여 놀림받을 까 두려워
607
00:45:47,000 --> 00:45:50,363
장안에 잠시 머물며
봄을 보낼 수밖에 없네
608
00:45:52,640 --> 00:45:54,935
정말 우연이군요 아가씨
609
00:45:54,960 --> 00:45:59,135
우리도 급제자 연회에
공연하러 가던 길이었는데
610
00:45:59,160 --> 00:46:02,316
여기서 급제자를 만날 줄은 몰랐어요
611
00:46:02,680 --> 00:46:05,255
급제자가 고른 꽃을 아가씨에게 줬네 그려
612
00:46:05,280 --> 00:46:07,615
- 올해는 운수대통일 거야!
- 아가씨 정말 행운이네요
613
00:46:07,640 --> 00:46:08,763
아가씨
614
00:46:09,902 --> 00:46:13,615
어젯밤 기왕부에서 부른 게
무슨 곡이오?
615
00:46:13,640 --> 00:46:16,536
가사가 너무 좋아서요
616
00:46:17,240 --> 00:46:19,175
며칠전에 배운건데
617
00:46:19,200 --> 00:46:21,215
채연곡(연꽃 따는 노래)이에요
618
00:46:21,240 --> 00:46:25,049
가사는 재능있는 젊은분이 썼지요
619
00:46:25,080 --> 00:46:26,255
이백이라고
620
00:46:26,280 --> 00:46:27,610
이백?
621
00:46:28,360 --> 00:46:30,879
아가씨 어서 가시지요
622
00:46:30,880 --> 00:46:34,575
일년에 한 번 열리는
연회에 늦으면 안되니까요
623
00:46:34,600 --> 00:46:36,519
이백
624
00:46:37,240 --> 00:46:41,135
그의 명성은 이미 장안까지 퍼졌습니다
625
00:46:41,160 --> 00:46:44,415
일개 노래하는 아가씨조차
그를 알고 있었으니까요
626
00:46:44,440 --> 00:46:47,996
왕유, 이백 그들이 옳았습니다
627
00:46:48,240 --> 00:46:51,215
무명소졸은 장안에 오면 안 되었지요
628
00:46:51,240 --> 00:46:53,119
저도 먼저 다른 곳에서
629
00:46:53,120 --> 00:46:57,999
명성을 얻은 후 장안에 와서
발전을 도모해야 했지요
630
00:46:58,480 --> 00:47:00,596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셨나요?
631
00:47:01,840 --> 00:47:05,415
예.. 허나 고향에 돌아가기 전에
632
00:47:05,440 --> 00:47:09,883
1년 전 약속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633
00:47:10,520 --> 00:47:12,443
양주에 가셨군요
634
00:47:13,200 --> 00:47:15,223
예 양주에 갔습니다
635
00:47:15,700 --> 00:47:19,110
{\fs12}{\an6}운산성 밖
636
00:47:24,200 --> 00:47:26,009
얼른 가서 알리자
637
00:47:41,943 --> 00:47:45,680
{\fs12}{\an4}양주
638
00:47:58,000 --> 00:48:02,116
- 절에서 따온 꽃인데.. 물어내!
- 아가씨
639
00:48:04,200 --> 00:48:05,639
양주
640
00:48:06,320 --> 00:48:09,743
그곳은 돈 쓰기 좋은 유흥가였어요
641
00:48:10,560 --> 00:48:14,895
양주에 도착하자마자
객잔에서 이백에 관해 물었는데
642
00:48:14,920 --> 00:48:16,975
모르는 사람이 없었지요
643
00:48:17,000 --> 00:48:19,495
그 사람 어디 있느냐?
어디 있냐고?
644
00:48:19,520 --> 00:48:21,009
고형 고형
645
00:48:22,960 --> 00:48:25,535
이렇게 갑자기 올 줄은 몰랐소
646
00:48:25,560 --> 00:48:28,335
아주 좋소! 너무 보고 싶었다오
647
00:48:28,360 --> 00:48:30,399
이형
648
00:48:30,400 --> 00:48:33,233
1년의 약속인데 어길 수 없지요
649
00:48:33,760 --> 00:48:35,623
1년의 약속이라니?
650
00:48:38,920 --> 00:48:40,719
이 분이 내가 말한
651
00:48:40,720 --> 00:48:43,319
동정호에서 만난 힘이 장사이고
652
00:48:43,320 --> 00:48:44,639
한 방에 도둑을 때려잡은
653
00:48:44,640 --> 00:48:49,763
발해 고씨 고적
고씨 35항렬이야
654
00:48:50,120 --> 00:48:51,479
정말 제때 왔소
655
00:48:51,480 --> 00:48:53,455
마침 거사를 준비중인데
656
00:48:53,480 --> 00:48:55,591
- 무슨 일이오?
- 누구를 구해야 하오
657
00:48:55,616 --> 00:48:56,975
어서 오시오
658
00:48:57,000 --> 00:48:59,305
용 연못과 호랑이 굴 같은 곳에서
659
00:48:59,330 --> 00:49:00,735
절세 미녀를 구해야 하오
660
00:49:00,760 --> 00:49:03,683
용 연못과 호랑이 굴?
661
00:49:07,560 --> 00:49:08,983
멈춰라!
662
00:49:27,656 --> 00:49:29,356
거기 멈춰!
663
00:49:36,680 --> 00:49:37,535
고형
664
00:49:37,560 --> 00:49:40,410
우리가 구한 게 누군지 아시오?
665
00:49:52,200 --> 00:49:53,410
이공자
666
00:49:53,440 --> 00:49:56,839
소(蘇)공자 연회에서
춤추고 있었는데
667
00:49:56,864 --> 00:49:59,215
갑자기 쳐들어와 납치하는
법이 어딨어요?
668
00:49:59,240 --> 00:50:00,895
대체 어디로 데려가시려고?
669
00:50:00,920 --> 00:50:02,959
연회
670
00:50:03,560 --> 00:50:06,135
소씨 16번째 항렬은 지루한 사람이오
671
00:50:06,160 --> 00:50:09,095
지루한 사람을 위한
춤도 지루할 수밖에 없지
672
00:50:09,120 --> 00:50:11,975
극도의 지루함에서 구해줬는데
673
00:50:12,000 --> 00:50:14,029
어떻게 감사할 거요?
674
00:50:14,733 --> 00:50:15,895
그래요 고마워요!
675
00:50:15,920 --> 00:50:18,935
하지만 저희 어머니는
공자님을 용서치 않을거에요
676
00:50:18,960 --> 00:50:22,535
모르겠고!
우선 배(裴)공자 집으로 갑시다
677
00:50:22,560 --> 00:50:24,543
배공자도 왔나요?
678
00:50:24,800 --> 00:50:28,375
배씨 12번째 항렬의 부친인
배장군이 연회를 열고 있는데
679
00:50:28,400 --> 00:50:30,895
오도자(吳道子)까지 초대하여
그림을 그리고 있다오
680
00:50:30,920 --> 00:50:34,175
배장군이 흥을 돋우기 위해
직접 칼춤도 추고
681
00:50:34,200 --> 00:50:36,719
오도자의 그림, 배장군의 검
682
00:50:36,720 --> 00:50:39,535
당나라 최고의 두 명인을
하룻밤에 볼 수 있다고!
683
00:50:39,560 --> 00:50:42,239
이야 말로 진정 성대한 연회지!
684
00:50:42,240 --> 00:50:43,479
배를 멈춰라
685
00:50:43,480 --> 00:50:47,136
아가씨가 저 배에 있다!
어서 노를 저어라
686
00:50:47,720 --> 00:50:50,163
어서 노를 저어!
687
00:51:33,840 --> 00:51:36,569
이공자님 화내지 마세요
688
00:51:36,680 --> 00:51:38,399
배장군 연회에 못 가는 건
689
00:51:38,400 --> 00:51:40,175
제 운이 없어서 그런 거예요
690
00:51:40,200 --> 00:51:42,719
대신 이 배에서
691
00:51:42,744 --> 00:51:46,336
새로 배운 뽕나무 가지 춤을 보여드리지요
692
00:51:46,960 --> 00:51:48,375
그것도 괜찮지! 좋소
693
00:51:48,400 --> 00:51:50,883
당신은 춤을 추고
난 북을 치겠소
694
00:51:51,280 --> 00:51:53,263
이공자 감사합니다
695
00:52:17,600 --> 00:52:20,383
정말 좋은 뽕나무 가지 춤이군요
696
00:52:20,640 --> 00:52:23,759
미인의 미소는 천금과 같고
697
00:52:23,760 --> 00:52:27,696
드리워진 비단 베일에
서역의 노래가 퍼지네
698
00:52:32,720 --> 00:52:35,839
이공자님 제 춤이 어떠신가요?
699
00:52:36,440 --> 00:52:39,470
이 강에 뜬 달과도 겨룰 수 있겠소
700
00:52:39,720 --> 00:52:43,730
가진 금은을 모두
상으로 드리리다!
701
00:52:47,400 --> 00:52:48,950
고마워요! 공자님
702
00:52:49,840 --> 00:52:51,079
하지만
703
00:52:51,560 --> 00:52:54,295
이렇게 큰 소동을 일으키셨으니
704
00:52:54,320 --> 00:52:58,375
저희 어머니도 위로가
좀 필요할 것 같은데
705
00:52:58,400 --> 00:53:00,516
그것도 맞는 말이군
706
00:53:02,560 --> 00:53:05,135
이건 천산 백옥 반지인데
707
00:53:05,160 --> 00:53:06,923
이것도 가지시오
708
00:53:07,560 --> 00:53:09,770
감사합니다 공자님!
709
00:53:13,960 --> 00:53:17,559
정말 멋진 춤에
아름 다운 밤이야
710
00:53:18,320 --> 00:53:25,183
청춘도 이미 지나가니
햇빛도 홀연히 서로 재촉하네
711
00:53:25,360 --> 00:53:30,495
허나 연꽃 시들어 근심할 까 두려우니
712
00:53:30,520 --> 00:53:35,519
그리움에 꿈도 아끼지 않고
밤낮으로 햇빛 드는 곳을 향하네
713
00:53:37,080 --> 00:53:38,623
어서 오시오
714
00:53:39,813 --> 00:53:42,830
{\fs12}{\an5}배씨 종가
715
00:53:40,340 --> 00:53:42,040
사람 정말 많네
716
00:53:44,680 --> 00:53:45,815
대단해
717
00:53:45,840 --> 00:53:47,239
잘 안보여
718
00:53:47,360 --> 00:53:50,815
늦었네~ 강에서 너무 지체했어
719
00:53:50,840 --> 00:53:52,930
정원 창문쪽으로 갑시다
720
00:53:59,720 --> 00:54:01,476
해냈다!
721
00:54:01,640 --> 00:54:03,836
서예의 도를 깨우쳤다고
722
00:54:04,560 --> 00:54:06,239
서예의 도를 깨우쳤어!
723
00:54:05,500 --> 00:54:08,500
{\fs12}{\an4}장욱
724
00:54:06,320 --> 00:54:07,799
득도했다고!
725
00:54:08,720 --> 00:54:11,820
장욱이 오도자의 그림을 보고
서예 도를 깨우쳤다데!
726
00:54:10,080 --> 00:54:11,815
{\fs12}{\an1}서예의 도를 깨우쳤다!
727
00:54:11,840 --> 00:54:13,528
장욱이 득도를 했다고?
728
00:54:13,553 --> 00:54:15,116
고형 이리 오시오
729
00:54:26,000 --> 00:54:27,079
좋다!
730
00:54:27,480 --> 00:54:29,570
어찌 이런 행운이!
731
00:54:29,800 --> 00:54:31,829
정말 대단해
732
00:54:40,200 --> 00:54:42,818
세상에서 가장 번화한
양주에서나 가능한
733
00:54:42,843 --> 00:54:44,783
성대한 연회였어
734
00:54:45,080 --> 00:54:46,319
아직 시간이 이른데
735
00:54:46,320 --> 00:54:49,716
어느 주점에 가서
밤을 불태우는 게 좋을까?
736
00:54:49,760 --> 00:54:53,775
오늘밤은 끝까지 즐겨야 해
동쪽 하늘이 밝을 때까지
737
00:54:53,800 --> 00:54:57,519
좋아! 고형 갑시다
738
00:55:02,240 --> 00:55:05,450
이형, 솔직히 한 마디 해야겠소
739
00:55:06,120 --> 00:55:09,535
이렇게 돈을 물 쓰듯 하고
천금으로 미소를 사는 짓을
740
00:55:09,560 --> 00:55:12,375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오?
741
00:55:12,400 --> 00:55:14,655
이형의 그 좋은 재능을
742
00:55:14,680 --> 00:55:18,003
밤새 노래하는데 낭비해야겠소?
743
00:55:20,840 --> 00:55:22,759
그..그게..
744
00:55:24,600 --> 00:55:29,295
재능을 양주의 야경과 술
미인에 쓰지 않으면
745
00:55:29,320 --> 00:55:31,876
대체 어디에 써야 하나요?
746
00:55:32,640 --> 00:55:37,670
대장부는 나라에 봉사하고
공으로 업적을 세워야지요
747
00:55:38,520 --> 00:55:40,636
나라에 봉사한다고?
748
00:55:41,080 --> 00:55:44,816
재능만 있으면 나라에 봉사할 수 있나?
749
00:55:48,600 --> 00:55:51,295
고씨 가문 창술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고
750
00:55:51,320 --> 00:55:53,575
고공자도 본인 재능을
자부하고 계시니
751
00:55:53,600 --> 00:55:57,775
재능과 덕 없이 허송세월하는
저 같은 범인과
752
00:55:57,800 --> 00:56:00,276
겨뤄보지 않으시렵니까?
753
00:56:00,720 --> 00:56:01,816
좋소!
754
00:56:03,520 --> 00:56:04,775
그래 좋아!
755
00:56:04,800 --> 00:56:06,759
배씨 가문의 검술
고씨 가문의 창술 모두
756
00:56:06,760 --> 00:56:09,255
전장에서 단련된 진정한 무예지
757
00:56:09,280 --> 00:56:11,335
대단한 대결이 되겠네
758
00:56:11,360 --> 00:56:15,255
우리 고씨 가문 창술은
759
00:56:15,280 --> 00:56:17,335
춤을 위한 것이 아니라
760
00:56:17,360 --> 00:56:20,123
적을 죽이기 위한 거요
761
00:56:46,640 --> 00:56:48,479
아주 좋아!
762
00:57:25,200 --> 00:57:26,815
좋아! 아주 좋아!
763
00:57:26,840 --> 00:57:29,495
검으로 춤을 추든
적을 쓰러뜨리든
764
00:57:29,520 --> 00:57:34,029
검법의 원리는 똑같다는 걸
이제야 알았네
765
00:57:35,400 --> 00:57:37,239
제 부친은 검술의 달인이시고
766
00:57:37,240 --> 00:57:39,495
탁월한 무공도 세우셨소
767
00:57:39,520 --> 00:57:43,455
허나 이임보(李林甫)재상은
768
00:57:43,480 --> 00:57:48,230
이민족 장수를 발탁하여
한(漢)귀족들을 견제하고 있으니
769
00:57:48,960 --> 00:57:50,119
부친은
770
00:57:50,760 --> 00:57:53,855
검술에 높은 재능이 있지만
771
00:57:53,880 --> 00:57:59,490
양주의 집에서 검무로
사람들을 즐겁게 할 뿐이라오
772
00:58:04,960 --> 00:58:06,070
고형
773
00:58:06,640 --> 00:58:08,210
알고 있나요?
774
00:58:10,120 --> 00:58:12,529
배씨 문중의 모든 후손들 중
775
00:58:12,800 --> 00:58:14,079
오직 저만
776
00:58:14,920 --> 00:58:18,209
배씨 검법의 계승자격을 얻었다오
777
00:58:20,560 --> 00:58:21,759
하지만
778
00:58:27,760 --> 00:58:30,483
나 같은 여자가
779
00:58:32,920 --> 00:58:37,910
재능으로 나라에 봉사할 길은 없소
780
00:58:39,240 --> 00:58:43,189
한낱 여자의 재능 따윈..
781
00:58:45,000 --> 00:58:48,919
재능? 재능이라..
782
00:58:52,120 --> 00:58:55,335
배꽃이 술에 취해 봄 경치 완연하고
783
00:58:55,360 --> 00:58:59,423
푸른 계곡엔 밤에 현 타는 소리만
784
00:58:59,920 --> 00:59:03,695
아름다운 계절, 다시 기약할 수 없으니
785
00:59:03,720 --> 00:59:09,430
비 바람은 한 해가 지난듯 아득하네
786
00:59:16,960 --> 00:59:19,815
양주 사람들 모두 저 친구를 알고 있지
787
00:59:19,840 --> 00:59:23,935
시와 검술에 뛰어난
이상한 여자로 말야
788
00:59:23,960 --> 00:59:28,383
저렇게 남장을 하고 다니는 건
배장군도 알고 있다네
789
00:59:30,520 --> 00:59:33,839
괜찮네!
배씨 12번째 항렬에 진 것뿐이니
790
00:59:33,840 --> 00:59:37,135
하나도 부끄러울 게 없다고
791
00:59:37,160 --> 00:59:39,519
술이나 마시러 가세!
792
00:59:39,520 --> 00:59:41,043
어서 가자니까
793
00:59:46,200 --> 00:59:49,479
이형, 진건 나요
794
00:59:50,240 --> 00:59:52,023
이제 깨달았소
795
00:59:52,160 --> 00:59:58,316
나야말로 어리고 경박하며
자만에 찬 놈일 뿐
796
01:00:01,400 --> 01:00:05,735
나 고적은 학문도 부족하고
무예도 별 볼일 없으니
797
01:00:05,760 --> 01:00:07,935
고향으로 돌아가 학문과
무예에 매진할 것이오
798
01:00:07,960 --> 01:00:13,775
언젠가 준비가 되어 진정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799
01:00:13,800 --> 01:00:16,303
이형 이만 가보겠소
800
01:00:17,800 --> 01:00:21,356
아니.. 이제 막 양주에 도착했는데
801
01:00:24,520 --> 01:00:28,823
대붕(大鵬)은 반드시 하늘높이
날아오를 때가 있다네!
802
01:00:31,880 --> 01:00:33,359
고씨 35번째 항렬!
803
01:00:33,360 --> 01:00:36,623
금방은 말도 안 더듬었어!
804
01:00:38,880 --> 01:00:40,959
그래요
805
01:00:40,960 --> 01:00:44,763
그날부터 말 더듬는 것을 멈췄지요
806
01:00:45,560 --> 01:00:47,283
중승께 아뢰오
807
01:00:48,813 --> 01:00:52,092
공공, 전세에 관한 급보입니다
808
01:00:52,920 --> 01:00:57,175
토번군 전체가 운산성을 떠나
노수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809
01:00:57,200 --> 01:00:58,215
군대 전체가?
810
01:00:58,240 --> 01:01:00,695
정찰병이 친히 목격하였습니다
811
01:01:00,720 --> 01:01:04,149
보병과 기병을 합쳐
7~8만 대군입니다
812
01:01:04,720 --> 01:01:06,975
노수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
813
01:01:07,000 --> 01:01:09,095
이십리 거리라
여섯 시간이면 도착합니다
814
01:01:09,120 --> 01:01:11,159
여섯 시간?
815
01:01:16,520 --> 01:01:21,083
정공공 앉으시지요
우린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816
01:01:30,600 --> 01:01:33,700
저는 상구의 량원으로 돌아갔습니다
817
01:01:30,600 --> 01:01:35,500
{\fs12}{\an4}량원
818
01:01:33,720 --> 01:01:39,735
저희 고향에 작은 텃밭과
낡은 집이 남아 있었거든요
819
01:01:39,760 --> 01:01:42,975
거기서 금세 3년이 지나
820
01:01:43,000 --> 01:01:45,215
봄이 또 찾아왔습니다
821
01:01:45,240 --> 01:01:53,415
푸른 나무들이 마을을 두르고
성곽 너머 청산이 비스듬히 누웠구나
822
01:01:53,440 --> 01:01:57,079
고형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혼자 글을 읽나요?
823
01:01:57,080 --> 01:01:59,159
형님은 내가 꼭 옆에서 읽어줘야
824
01:01:59,160 --> 01:02:01,676
외울 수 있다고 하는데
825
01:02:10,160 --> 01:02:11,589
고적!
826
01:02:11,760 --> 01:02:14,255
마을 밖 절간에서 도둑을 하나 잡았는데
827
01:02:14,280 --> 01:02:17,243
이자가 자네 친구라고 하네
828
01:02:17,560 --> 01:02:20,159
고형, 오랜만이오
829
01:02:20,520 --> 01:02:21,776
이백?
830
01:02:22,320 --> 01:02:24,415
맞소! 내 오랜 친구요
831
01:02:24,440 --> 01:02:25,815
죄송합니다만 어서 놔 주시오!
832
01:02:25,840 --> 01:02:28,415
글쎄 대낮에 절에서
벌거벗은 채 자고 있길래
833
01:02:28,440 --> 01:02:30,335
- 미친놈인 줄 알았지
- 죄송합니다!
834
01:02:30,373 --> 01:02:33,975
멀리서 온 친구인데
좀 자유분방합니다
835
01:02:34,000 --> 01:02:36,735
고공자 친구라고?
그럼 해산 합세
836
01:02:36,760 --> 01:02:38,999
이형, 여긴 무슨 일이오?
837
01:02:43,880 --> 01:02:47,519
고적, 가르쳐준 씨름은
아직 기억하지?
838
01:02:47,520 --> 01:02:48,990
허허실실
839
01:02:49,080 --> 01:02:52,250
간만에 한판 겨뤄보세!
840
01:03:06,360 --> 01:03:09,350
자네, 실력이 많이 늘었구만
841
01:03:24,400 --> 01:03:26,976
자네가 이겼네 이겼어! 고적
842
01:03:27,880 --> 01:03:29,415
안색이 좋아 보이는데?
843
01:03:29,440 --> 01:03:31,999
이형도 별일 없으셨소?
844
01:03:33,680 --> 01:03:35,295
별일이 검나 많았지
845
01:03:35,320 --> 01:03:38,335
몇 달 전에 큰 병에 걸려
846
01:03:38,360 --> 01:03:40,990
양주에서 거의 죽다 살아났소
847
01:03:41,240 --> 01:03:44,455
다 지난 일이오
술이나 한 잔 하러 갑시다
848
01:03:44,480 --> 01:03:45,519
좋소
849
01:03:46,565 --> 01:03:50,655
마침 물고기를 좀 잡았는데
안주 삼읍시다
850
01:03:50,680 --> 01:03:54,336
고형, 강태공 낚시까지 배운거요?
851
01:03:54,800 --> 01:03:56,855
강태공은 사실 물고기를 잡은 적이 없지
852
01:03:56,880 --> 01:03:58,843
난 실제로 잡았고
853
01:04:00,800 --> 01:04:02,556
자 한잔 합세
854
01:04:06,160 --> 01:04:08,895
몇 년간 힘들게 무예를 연마했소
855
01:04:08,920 --> 01:04:12,415
맞다, 나도 시 쓰는 걸 배우기 시작했소
856
01:04:12,440 --> 01:04:13,850
나도 알고 있소
857
01:04:13,875 --> 01:04:15,959
적막함이 가을 풀밭으로 퍼져가고
858
01:04:15,960 --> 01:04:18,575
슬픈 바람이 천리를 불어오네
859
01:04:18,600 --> 01:04:20,809
이형도 내 시를 읽어 본 거요?
860
01:04:21,560 --> 01:04:23,535
강호에 다 퍼졌소
861
01:04:23,560 --> 01:04:25,879
고형 마음속 재능이
862
01:04:25,880 --> 01:04:28,403
드디어 빛을 발한 거요
863
01:04:29,240 --> 01:04:30,895
말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864
01:04:30,920 --> 01:04:33,175
글 읽는 건 여전히 어렵소
865
01:04:33,200 --> 01:04:35,919
마을의 학동이 옆에서
먼저 읽어줘야
866
01:04:35,920 --> 01:04:37,255
계속 읽어 나갈 수 있다오
867
01:04:37,280 --> 01:04:40,376
그러면 또 어떤가?
아무 상관없네
868
01:04:40,800 --> 01:04:43,775
어릴적 상이산에서 공부할 때
869
01:04:43,800 --> 01:04:45,695
전혀 진전이 없었지
870
01:04:45,720 --> 01:04:47,695
하루는 학교를 빼먹고 밖에 나갔는데
871
01:04:47,720 --> 01:04:50,596
개울가에서 무얼 봤는지 아나?
872
01:04:50,680 --> 01:04:53,855
한 노부인이 두꺼운
쇠 절구공이를 갈고 있었는데
873
01:04:53,880 --> 01:04:55,975
내가 물었지
이걸 왜 갈고 있느냐고?
874
01:04:56,000 --> 01:04:57,159
노부인이 말했지
875
01:04:57,160 --> 01:05:01,083
노력만 하면 절구공이도
바늘이 될 수 있다고
876
01:05:01,360 --> 01:05:03,775
그 말을 듣고 다시 공부하러 갔다네
877
01:05:03,800 --> 01:05:05,789
공부는 원래 어려운 거라네
878
01:05:05,840 --> 01:05:08,763
나도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은가?
879
01:05:09,440 --> 01:05:12,590
이형, 금방 한 얘기가 사실인가요?
880
01:05:12,800 --> 01:05:14,959
당연히 사실이지
881
01:05:18,320 --> 01:05:21,359
고형, 아직 혼자요?
882
01:05:23,360 --> 01:05:24,775
보다피시 가진 것 없고
883
01:05:24,800 --> 01:05:27,295
벼슬길도 가망이 없으니
884
01:05:27,320 --> 01:05:30,363
뉘집 규수가 나같은 놈을 좋아하겠소
885
01:05:32,600 --> 01:05:34,956
난 곧 아내를 얻을 것 같소
886
01:05:35,240 --> 01:05:38,359
축하하오! 뉘집 규수인가요?
887
01:05:38,360 --> 01:05:41,055
안륙(安陸) 허(許)씨 집안이요
888
01:05:41,080 --> 01:05:43,175
한때 재상을 지낸 그 허씨 가문 말이오?
889
01:05:43,200 --> 01:05:44,250
맞소
890
01:05:44,720 --> 01:05:46,559
정말 축하드리오! 이형
891
01:05:58,640 --> 01:06:02,390
여기가 그 유명한 삼백리 량원인가?
892
01:06:03,960 --> 01:06:05,473
천 년의 세월이 지나니
893
01:06:05,800 --> 01:06:09,923
남은 건 허물어진 벽과
폐유적 뿐이라오
894
01:06:11,960 --> 01:06:13,919
세상의 번영은 꿈과 같소
895
01:06:13,920 --> 01:06:16,003
피고 지는 꽃처럼 말이오
896
01:06:16,600 --> 01:06:20,790
양주에서 보냈던 시간도
한 낱 꿈에 불과했다오
897
01:06:21,680 --> 01:06:23,639
자네와 헤어진 그날 이후
898
01:06:23,640 --> 01:06:26,016
검남 집에서 비보가 왔지
899
01:06:27,120 --> 01:06:31,103
아버님이 병환으로 끝내
이른 연세에 돌아가셨다고..
900
01:06:32,160 --> 01:06:34,736
아버님은 이 세상에서
901
01:06:35,400 --> 01:06:37,750
날 제일 사랑한 분이셨는데
902
01:06:41,520 --> 01:06:44,319
집에 가보니 두 형이
이미 재산을 나누어 가졌고
903
01:06:44,360 --> 01:06:47,735
내 유산은 내가 진작에 다
흥청망청 써서
904
01:06:47,760 --> 01:06:50,603
한 푼도 남지 않았다고 했소
905
01:06:50,800 --> 01:06:52,135
하룻밤 사이에
906
01:06:52,160 --> 01:06:55,895
남들에게 멸시받는
거렁뱅이가 된 거지
907
01:06:55,920 --> 01:06:58,519
난.. 전혀 몰랐소
908
01:07:00,000 --> 01:07:01,679
집에서도 바로 쫓겨나
909
01:07:01,680 --> 01:07:03,535
작은 객잔에서 전전긍긍하다가
910
01:07:03,560 --> 01:07:05,959
갑자기 큰 병을 얻어
911
01:07:05,960 --> 01:07:07,975
거의 죽다 살아났소
912
01:07:08,000 --> 01:07:09,356
그날 밤
913
01:07:15,960 --> 01:07:19,110
침대 앞 밝은 달빛
914
01:07:22,160 --> 01:07:26,370
땅에 내린 서리인가 했네
915
01:07:30,960 --> 01:07:33,516
고개 들어 밝은 달을 보고
916
01:07:33,960 --> 01:07:35,239
고개 숙여
917
01:07:43,880 --> 01:07:46,056
고향 생각하네
918
01:07:50,760 --> 01:07:53,209
나도 들어본 시요
919
01:08:04,520 --> 01:08:05,759
방금 말했듯이
920
01:08:05,760 --> 01:08:07,925
이제 방탕한 삶을 그만두고
921
01:08:07,950 --> 01:08:09,808
아내를 얻으려는 거요
922
01:08:09,833 --> 01:08:13,855
한 달 후 안륙(安陸)에 가서
허씨 가문에 인사드려야 하오
923
01:08:13,880 --> 01:08:15,895
허씨 집에는 내가 머물 뜰이 있소
924
01:08:15,920 --> 01:08:18,543
거기서 아이를 기를 거요
925
01:08:19,200 --> 01:08:21,611
비록 아들에게
이씨 성을 물려줄 순 없지만
926
01:08:21,636 --> 01:08:23,655
허씨 가문도
927
01:08:23,680 --> 01:08:25,615
분명 명문세가이니
928
01:08:25,640 --> 01:08:28,790
지금 허씨 집에
데릴사위를 간다는 거요?
929
01:08:32,920 --> 01:08:36,463
이백은 명망있는 허씨 집안에
930
01:08:36,680 --> 01:08:38,855
데릴 사위로 가서
931
01:08:38,880 --> 01:08:42,243
신분상승을 하려했지요
932
01:08:43,520 --> 01:08:47,679
본인은 장사꾼의 아들이라
멸시당했지만
933
01:08:47,680 --> 01:08:52,423
그 후손들은 허씨성을 갖게 되니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요
934
01:08:52,600 --> 01:08:55,456
저는 단호히 반대를 했습니다
935
01:08:55,640 --> 01:08:57,398
데릴 사위는
936
01:08:57,520 --> 01:09:01,959
당나라에서 가장 괄시 받는
처지였으니까요
937
01:09:01,960 --> 01:09:07,159
나중에 무슨 낯으로
이씨 조상들을 뵈려는 지
938
01:09:07,184 --> 01:09:09,175
양양(襄陽)이 멀지 않으니
939
01:09:09,200 --> 01:09:12,855
나에게 양양에 같이 가자고 했어요
940
01:09:12,880 --> 01:09:18,563
가장 신뢰하는 친구가 있는데
데릴 사위 건을 물어보자고요
941
01:09:18,680 --> 01:09:20,599
그 사람도 반대하면
942
01:09:20,600 --> 01:09:23,374
데릴사위는 포기하겠다고요
943
01:09:23,399 --> 01:09:26,615
맹호연(孟浩然)의 집은
신선이 사는 곳 같아
944
01:09:26,640 --> 01:09:29,855
고형도 맹호연을 좋아할 거요
945
01:09:29,880 --> 01:09:32,358
맹호연
946
01:09:34,120 --> 01:09:37,036
물론 나도 그 이름을
들어봤지요
947
01:09:37,560 --> 01:09:39,559
봄잠에 취해 동트는 줄 몰랐는데
948
01:09:39,560 --> 01:09:42,503
곳곳에 새소리 들려오네
949
01:09:44,480 --> 01:09:46,879
간밤의 비바람 소리 들렸는데
950
01:09:46,880 --> 01:09:50,679
꽃은 얼마나 떨어졌을꼬?
951
01:09:48,100 --> 01:09:52,883
{\fs12}{\an6}맹호란의 집
952
01:09:53,200 --> 01:09:55,375
주인님은 그제
집을 나가셨습니다
953
01:09:55,400 --> 01:09:56,335
나갔다고?
954
01:09:56,360 --> 01:09:57,519
주인께서 말씀하시길
955
01:09:57,520 --> 01:09:59,323
친구가 오면 강하(江夏)로 가서
956
01:09:59,348 --> 01:10:01,975
양주 가는 배를 탄다 하라셨습니다
957
01:10:02,000 --> 01:10:03,495
어서 쫓아가자!
958
01:10:03,520 --> 01:10:05,719
- 이형
- 얼른 강하로 가서
959
01:10:05,720 --> 01:10:08,769
배 뜨기 전에 맹선생을 따라잡자고!
960
01:10:09,800 --> 01:10:12,719
허씨 가문 데릴사위 건 때문에
맹선생께 편지를 썼는데
961
01:10:12,720 --> 01:10:15,816
그것 때문에 나를 찾으러
양주로 가는 것 같소
962
01:10:15,920 --> 01:10:18,676
그렇게 우린 강하에 도착을 했지요
963
01:10:19,200 --> 01:10:20,903
황학루가 있는..
964
01:10:22,836 --> 01:10:24,604
양주 가는 배는 어딨소?
965
01:10:24,629 --> 01:10:27,063
양주 가는 배는 금방 떠났소
966
01:10:28,760 --> 01:10:30,463
이형
967
01:10:49,833 --> 01:10:51,309
이형
968
01:10:53,410 --> 01:10:54,570
맹선생
969
01:10:54,920 --> 01:10:56,410
맹선생님!
970
01:10:58,640 --> 01:11:00,295
전에 여쭤본 일은
971
01:11:00,320 --> 01:11:02,559
할까요? 말까요?
972
01:11:06,360 --> 01:11:09,495
강 바람이 세서
소리가 들리지 않아
973
01:11:09,520 --> 01:11:10,599
맹선생
974
01:11:15,360 --> 01:11:16,623
맹선생
975
01:11:30,360 --> 01:11:33,016
고형, 힘 좀 빌립시다
976
01:11:36,650 --> 01:11:39,610
할까요? 말까요?
977
01:11:57,869 --> 01:12:01,590
하세요
978
01:12:31,196 --> 01:12:32,679
여봐라
979
01:12:32,680 --> 01:12:34,599
붓과 먹을 가져오너라
980
01:12:34,600 --> 01:12:36,610
시를 써야겠다
981
01:12:37,880 --> 01:12:40,959
손님 알았으니 놔주세요
982
01:12:52,120 --> 01:12:55,175
외로운 돛단배
푸른 창공으로 사라지고
983
01:12:55,200 --> 01:12:59,238
하늘 끝 흐르는 장강만이 보이네
984
01:12:59,263 --> 01:13:00,559
여봐라
985
01:13:00,560 --> 01:13:04,496
이 구절이 최호의 시와
비교할 만 한가?
986
01:13:04,680 --> 01:13:06,055
좋은 시입니다
987
01:13:06,080 --> 01:13:08,335
다만 손님의 시는 좀 짧네요
988
01:13:08,360 --> 01:13:09,479
네 구절밖에 안되잖아요
989
01:13:09,480 --> 01:13:11,903
최공자 시는 여덟 구절입니다
990
01:13:12,240 --> 01:13:16,695
시의 좋고 나쁨이 구절의 길이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991
01:13:16,720 --> 01:13:18,999
고형
992
01:13:19,000 --> 01:13:21,676
금방 시상이 막 떠올랐소
993
01:13:25,480 --> 01:13:31,063
난 여전히 반댈세!
994
01:13:41,000 --> 01:13:42,879
그날 헤어진 후
995
01:13:42,880 --> 01:13:45,910
눈 깜짝할 사이
몇 년이 지났고
996
01:13:46,240 --> 01:13:49,283
군에 입대하기로
마음먹었지요
997
01:13:50,240 --> 01:13:52,439
저는 워낙에 모자라고
998
01:13:52,440 --> 01:13:54,639
이백만큼 자유분방하지도
못 한데다
999
01:13:54,640 --> 01:13:59,076
이백, 왕유처럼
재능이 넘치지도 않았으니까요
1000
01:13:59,520 --> 01:14:02,590
우리 고씨는 본래 군인 집안이고
1001
01:14:02,720 --> 01:14:06,135
전장에 목숨을 걸어야
명성을 얻게 되는..
1002
01:14:06,160 --> 01:14:09,963
그게 바로 고씨 가문의 운명이었지요
1003
01:14:16,966 --> 01:14:21,843
{\fs12}{\an4}북쪽 국경
계주
1004
01:14:23,680 --> 01:14:25,615
자넨 글 쓰는 소질도 있으니
1005
01:14:25,640 --> 01:14:29,476
군지휘부에서 서기나 할 것이지
1006
01:14:30,160 --> 01:14:32,479
기병 소대를 맡겠다고?
1007
01:14:30,360 --> 01:14:32,860
{\fs12}{\an4}장수규
1008
01:14:32,720 --> 01:14:36,975
장군, 조부께선 30년 전에
안동을 정벌하셨습니다
1009
01:14:37,000 --> 01:14:39,815
불초하지만 선조님들께
부끄럽지 않으려면
1010
01:14:39,840 --> 01:14:43,210
전투에 나가
적을 무찔러야 합니다
1011
01:14:45,240 --> 01:14:46,683
이리 오게!
1012
01:14:46,880 --> 01:14:50,535
기병대를 이끈 장수가 하나 있는데
1013
01:14:50,560 --> 01:14:52,855
이자를 이기면 기병 소대를 맡기겠다
1014
01:14:52,880 --> 01:14:55,655
알겠습니다! 무엇으로 겨룰까요?
1015
01:14:55,680 --> 01:14:57,016
씨름
1016
01:15:01,920 --> 01:15:03,535
그래 씨름이 좋겠네
1017
01:15:03,560 --> 01:15:05,319
지금 싸우고 있는 거란족도
1018
01:15:05,320 --> 01:15:08,076
씨름에는 일가견이 있으니까
1019
01:15:08,760 --> 01:15:11,769
좋소! 씨름으로 하시지요
1020
01:15:41,200 --> 01:15:43,319
와~
1021
01:15:43,480 --> 01:15:44,969
훌륭하다
1022
01:15:45,080 --> 01:15:47,910
과연 고씨 가문 후손이군
1023
01:15:50,552 --> 01:15:53,050
{\fs12}{\an4}당나라
1024
01:15:56,720 --> 01:15:58,156
고대장님
1025
01:16:01,593 --> 01:16:04,290
계주에서 1년 복무하는 동안
1026
01:16:07,440 --> 01:16:10,450
시는 한 편도 쓰지 않았습니다
1027
01:16:15,600 --> 01:16:17,769
거란군이 출병했습니다
1028
01:16:21,360 --> 01:16:25,096
거란군 정탐 명령을 수행중이었는데
1029
01:16:27,400 --> 01:16:29,239
몇 달 동안
1030
01:16:29,720 --> 01:16:32,599
거란 주력부대의 행적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1031
01:16:32,600 --> 01:16:34,519
저기! 저기다
1032
01:16:48,000 --> 01:16:50,496
거란군이 불을 질렀다
1033
01:16:52,280 --> 01:16:54,250
후퇴하라
1034
01:17:04,520 --> 01:17:05,895
장군님 명령이오!
1035
01:17:05,920 --> 01:17:09,958
기병 1여단이 북서쪽 하천에
포위당했으니
1036
01:17:09,983 --> 01:17:12,895
전군은 당장 지원하라!
1037
01:17:12,920 --> 01:17:15,456
전 부대 출발!
1038
01:17:50,920 --> 01:17:52,646
결국 우린
1039
01:17:52,671 --> 01:17:56,490
거란 주력 부대를 찾지 못했습니다
1040
01:17:59,000 --> 01:18:01,519
다음에 받은 장군의 명령은
1041
01:18:01,520 --> 01:18:05,138
방어진지로 전군을
퇴각시키는 것이었는데
1042
01:18:05,163 --> 01:18:07,363
퇴각이 진격보다 더 위험했습니다
1043
01:18:07,388 --> 01:18:10,676
- 퇴각이 진군보다 더 위험했습니다
- 말에서 내려라!
1044
01:18:43,000 --> 01:18:44,276
좋다~
1045
01:18:57,720 --> 01:18:59,559
고씨 35 항렬
1046
01:19:00,160 --> 01:19:03,833
계주 부대는 자네가 있을 곳이 못되네
1047
01:19:04,960 --> 01:19:07,123
고향에 돌아가시게
1048
01:19:26,343 --> 01:19:33,003
포진역(蒲津驛) 객잔
1049
01:19:52,440 --> 01:19:54,775
용산(隴山) 서쪽으로
파견된 부대인데
1050
01:19:54,800 --> 01:19:56,759
머리가 나보다 더 희끗하네
1051
01:19:56,760 --> 01:19:59,650
갑옷도 못 벗고 있고..
1052
01:20:00,800 --> 01:20:03,655
저기가 시 써서 걸어놓는 곳이지요?
1053
01:20:03,680 --> 01:20:05,855
시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1054
01:20:05,880 --> 01:20:08,983
어디를 가든 뭔가를 남기더만
1055
01:20:09,120 --> 01:20:11,390
자네도 시를 남기려고?
1056
01:20:11,560 --> 01:20:14,176
벽 쪽에 숯도 있다네
1057
01:20:47,840 --> 01:20:49,209
저는..
1058
01:20:49,440 --> 01:20:51,956
다시 시를 썼지요
1059
01:20:53,560 --> 01:20:57,639
한나라(당나라) 동북방에
전쟁의 봉화가 치솟으니
1060
01:20:57,640 --> 01:21:02,135
장수는 적을 치러 집을 나서네
1061
01:21:02,160 --> 01:21:06,023
사내란 본래 전쟁터에서 거침이 없는 법
1062
01:21:06,480 --> 01:21:08,279
고적! 여보게
1063
01:21:08,280 --> 01:21:11,043
고적! 고씨 35항렬!
1064
01:21:12,520 --> 01:21:14,759
- 고적
- 누구요?
1065
01:21:16,960 --> 01:21:18,283
날세
1066
01:21:18,480 --> 01:21:19,730
이형?
1067
01:21:19,840 --> 01:21:21,456
이형 아닌가?
1068
01:21:27,440 --> 01:21:29,943
이형, 여긴 웬일인가?
1069
01:21:30,880 --> 01:21:34,495
나도 여기서 고형을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
1070
01:21:34,520 --> 01:21:38,319
아까 무심코 정자에 걸린
자네의 시를 보고
1071
01:21:38,320 --> 01:21:41,510
물어봤는데 자네가
정말 여기에 있다게 아닌가?
1072
01:21:42,240 --> 01:21:45,863
근데 왜 이런 옷차림을?
1073
01:21:47,680 --> 01:21:50,043
지금 도망자 신세라오
1074
01:21:50,640 --> 01:21:53,003
그 시 말이오! 고적
1075
01:21:53,080 --> 01:21:56,095
자네가 쓴 시중 최고요!
축하하오
1076
01:21:56,120 --> 01:21:59,175
병사들은 전장에서 태반이 죽어 나가는데
1077
01:21:59,200 --> 01:22:01,815
막사안에는 미인들의 춤과 노래가
1078
01:22:01,840 --> 01:22:05,095
남쪽의 젊은 아내는 애가 끓는데
1079
01:22:05,120 --> 01:22:08,343
계북 원정간 남편
공연히 고개만 돌리네
1080
01:22:08,560 --> 01:22:09,759
고씨 35항렬
1081
01:22:09,760 --> 01:22:12,839
이건 역사에 남을 좋은 시라네
1082
01:22:13,800 --> 01:22:15,439
이형 과찬이오
1083
01:22:16,280 --> 01:22:19,890
그건 그렇고
어쩌다 도망자 시세가 됐나?
1084
01:22:20,320 --> 01:22:22,256
사연이 좀 긴데
1085
01:22:24,080 --> 01:22:28,656
그 때 황학루에서 헤어진 후
안륙에 데릴사위로 갔지
1086
01:22:29,440 --> 01:22:32,199
그런데 장인 어른이
먼 조카를 입양해
1087
01:22:32,200 --> 01:22:35,519
가업을 물려주고 돌아가셨는데
1088
01:22:36,760 --> 01:22:39,763
그 자가 가는 곳마다
날 힘들게 했다네
1089
01:22:40,400 --> 01:22:44,216
자넨 그때 데릴사위 가는 거
반대하지 않았나?
1090
01:22:47,680 --> 01:22:50,055
어느날 단구생(丹丘生)이 방문을 했지
1091
01:22:50,080 --> 01:22:52,783
도 닦는 도인이자
고향 지인인데
1092
01:22:53,160 --> 01:22:54,815
그 사람 이름은 들어봤나?
1093
01:22:54,840 --> 01:22:56,276
물론이지
1094
01:22:56,520 --> 01:22:58,535
대붕이 참새 둥지에 머물 순 없는 법
1095
01:22:58,560 --> 01:23:02,575
결국 안륙을 떠나
단구생과 세상을 떠돌며
1096
01:23:02,600 --> 01:23:04,879
신선이 되는 법을 찾아다녔네
1097
01:23:03,900 --> 01:23:06,900
{\fs12}{\an6}단구생
1098
01:23:05,760 --> 01:23:09,243
하지만 바로 성과는 없었지
1099
01:23:10,720 --> 01:23:13,278
마침 유주(幽州) 군대에 있던 친구가
1100
01:23:13,303 --> 01:23:15,175
나를 초대했다네
1101
01:23:15,200 --> 01:23:19,350
변방에서 공을 세워
조국에 봉사하려고 했는데
1102
01:23:20,280 --> 01:23:24,103
뜻밖에 엄청난 걸 알게됐지
1103
01:23:24,440 --> 01:23:28,523
안록산(安祿山)이
역모를 꾸미고 있네!
1104
01:23:29,760 --> 01:23:31,719
안록산은 삼진절도사를 겸하고
1105
01:23:31,720 --> 01:23:33,935
조정의 신임을 받는
변방의 장군이야
1106
01:23:33,960 --> 01:23:37,055
이건 생사가 걸린 문제인데
증거가 있나?
1107
01:23:37,080 --> 01:23:38,830
나도 알고 있지
1108
01:23:39,640 --> 01:23:41,239
어느날 옷수선집에 가서
1109
01:23:41,240 --> 01:23:42,839
맡긴 옷을 찾아왔지
1110
01:23:42,840 --> 01:23:44,895
바로 이 옷이라네
1111
01:23:44,920 --> 01:23:47,095
근데 주인이 실수로
나에게 다른 옷을 주었지
1112
01:23:47,120 --> 01:23:50,159
관복이었는데 자세히 보니
우리 조정의 관복이 아니었어
1113
01:23:50,160 --> 01:23:52,239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1114
01:23:52,240 --> 01:23:54,175
가게에 돌려주었지
1115
01:23:54,200 --> 01:23:55,710
그런데 말야..
1116
01:24:01,320 --> 01:24:04,043
그날 오후 밖에 나갔다가
1117
01:24:04,280 --> 01:24:06,135
오늘 길에 옷가게를 지나치는데
1118
01:24:06,160 --> 01:24:09,695
그 가게가 불타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 뭔가?
1119
01:24:09,720 --> 01:24:12,839
이게 뭐지? 하며 당황해할 때
친구가 급히 찾아와
1120
01:24:12,840 --> 01:24:15,455
집에 가지 말고
당장 도망치라 했다네
1121
01:24:15,480 --> 01:24:17,218
거기 재단사와 직원들 모두
1122
01:24:17,243 --> 01:24:19,420
절도사 병사들에게 끌려가
1123
01:24:19,445 --> 01:24:21,415
참수형을 당했다지 뭔가?
1124
01:24:21,440 --> 01:24:24,816
내가 성밖을 나오자 마자
성문은 닫혔고
1125
01:24:25,240 --> 01:24:29,336
계속해서 병사들이
날 미행했다네
1126
01:24:29,720 --> 01:24:31,455
이 사실을 조정에 알려야 하네
1127
01:24:31,480 --> 01:24:34,311
그 관복은 안록산이
역모를 위해
1128
01:24:34,336 --> 01:24:37,750
준비한 임관용 관복이
틀림없어!
1129
01:24:37,775 --> 01:24:39,951
이건 경천지동할 일인데
1130
01:24:39,976 --> 01:24:42,855
조정에서는 일반 백성의
주장을 듣지 않을 걸세
1131
01:24:42,880 --> 01:24:44,935
관직에 있는 사람을 찾아
1132
01:24:44,960 --> 01:24:47,815
조정에 상소를 올려
사실을 알려야지
1133
01:24:47,840 --> 01:24:49,965
상소하는 사람도 죽어나갈거요
1134
01:24:49,990 --> 01:24:52,243
- 쓸모 없는 짓이지
- 누구냐?
1135
01:24:55,000 --> 01:24:56,495
안록산의 야심은
1136
01:24:56,520 --> 01:24:58,495
변방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소
1137
01:24:58,520 --> 01:25:03,244
허나 이임보가 안록산, 사사명(史思明)같은
이민족 장수를 내세우고
1138
01:25:03,269 --> 01:25:04,799
황제는 노쇠하여
1139
01:25:04,800 --> 01:25:07,036
분란을 싫어하니
1140
01:25:07,080 --> 01:25:10,095
상소를 한 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1141
01:25:10,120 --> 01:25:12,509
귀하는 뉘시오?
1142
01:25:13,760 --> 01:25:15,295
거기 두 분은
1143
01:25:15,320 --> 01:25:17,576
이백과 고적 아니오?
1144
01:25:18,880 --> 01:25:22,095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두 분 다 시인이지요?
1145
01:25:22,120 --> 01:25:24,870
내 이름을 들어 봤다고?
1146
01:25:25,600 --> 01:25:27,706
어서 피해!
1147
01:25:30,640 --> 01:25:32,430
날 쫓아온 놈들이다
1148
01:25:32,880 --> 01:25:34,735
공공연한 사실이라는데
1149
01:25:34,760 --> 01:25:37,095
왜 날 쫓아온거지?
1150
01:25:37,120 --> 01:25:38,399
그 관복 때문이오
1151
01:25:38,400 --> 01:25:41,410
그 일이 밖으로 퍼지는 걸
원치 않겠지
1152
01:26:08,680 --> 01:26:11,796
이백 스스로 나오거라
1153
01:26:12,160 --> 01:26:15,783
나오지 않으면
집에 불을 지르겠다
1154
01:26:19,160 --> 01:26:22,959
이백, 당신의 시를 좋아하오
1155
01:26:24,350 --> 01:26:28,356
어이! 밖에 있는
안록산 무리들!
1156
01:26:34,120 --> 01:26:35,863
귀하는 누구신가?
1157
01:26:37,000 --> 01:26:39,105
나는 곽자의(郭子儀)라 하오
1158
01:26:39,130 --> 01:26:43,136
{\fs12}{\an4}곽자의
1159
01:26:39,360 --> 01:26:43,415
용우지역 절도사
가서한(哥舒翰) 장군의 수하요
1160
01:26:43,440 --> 01:26:44,963
곽자의?
1161
01:26:45,120 --> 01:26:47,403
자네가 여긴 왜 있으며
1162
01:26:47,560 --> 01:26:52,250
용우부대원이 어찌
평로부대 일에 나서는가?
1163
01:26:52,600 --> 01:26:54,495
나서야겠소
1164
01:26:54,520 --> 01:26:56,679
여기 우리 형제들이
1165
01:26:56,680 --> 01:26:59,855
당신들 때문에 시끄러워
잠을 못 잔다 하니
1166
01:26:59,880 --> 01:27:02,423
당연히 나서야 하지 않겠소?
1167
01:27:18,920 --> 01:27:22,950
귀하의 명성과 실력은
익히 들어왔소
1168
01:27:23,120 --> 01:27:25,215
굳이 관여를 하겠다고 하니
1169
01:27:25,240 --> 01:27:28,279
이번엔 그냥 넘어가지만
1170
01:27:28,480 --> 01:27:31,423
이 빚은 꼭 갚아야 할 거요!
1171
01:27:31,920 --> 01:27:33,156
가자
1172
01:27:54,600 --> 01:27:56,839
그니까..오늘 해 지기 전에
1173
01:27:56,840 --> 01:28:00,266
곽형이 여기서 참수된 다는 거요?
1174
01:28:01,080 --> 01:28:02,455
이 혼란한 세상에
1175
01:28:02,480 --> 01:28:06,085
곽형 같이 용기와 수완이 뛰어난
인재가 필요한데
1176
01:28:06,110 --> 01:28:08,295
행군도중 군영에서 불이 났다고
1177
01:28:08,320 --> 01:28:11,295
지휘관까지 참형하는 게 말이 되오?
1178
01:28:11,320 --> 01:28:13,375
군 규율은 원래 엄격하다오
1179
01:28:13,400 --> 01:28:17,055
예전엔 참형을 집행했는데
오늘은 내가 당하는 군
1180
01:28:17,080 --> 01:28:19,410
이 또한 운명이겠지
1181
01:28:21,080 --> 01:28:22,295
아니오!
1182
01:28:22,320 --> 01:28:23,559
내 천부적인 재능도
1183
01:28:23,560 --> 01:28:26,083
다 때를 기다리고 있는 거요!
1184
01:28:32,600 --> 01:28:36,159
어제 가서한 장군이
서쪽으로 진군한다고 들었소
1185
01:28:36,160 --> 01:28:38,735
여기서 반나절 거리요
1186
01:28:38,760 --> 01:28:41,655
가서한 장군은 우리 집안과 인연이 있으니
1187
01:28:41,680 --> 01:28:43,830
내가 한 번 만나보지요
1188
01:28:46,280 --> 01:28:49,575
이형, 곽형을 잘 보호해주시오
1189
01:28:49,600 --> 01:28:52,455
해 지기 전에 꼭 돌아오겠소
1190
01:28:52,480 --> 01:28:54,136
어서 다녀오게
1191
01:29:30,960 --> 01:29:32,710
비켜라
1192
01:29:53,400 --> 01:29:56,203
참형을 멈추시오!
1193
01:30:02,560 --> 01:30:07,455
그럼 두 분이 곽자의의
생명을 구했단 겁니까?
1194
01:30:07,480 --> 01:30:12,770
그런 인재가 허무하게
죽을 순 없잖습니까?
1195
01:30:13,600 --> 01:30:18,079
곽공께서 후에 안사(安史)의 난을
진압하여 당나라 조정을
1196
01:30:18,080 --> 01:30:20,490
복원할 줄 누가 알았겠나요?
1197
01:30:20,720 --> 01:30:24,903
그렇지요. 아무도 몰랐습니다
1198
01:30:34,400 --> 01:30:35,559
고형
1199
01:30:35,560 --> 01:30:38,490
가서한 장군을 어떻게 설득했나?
1200
01:30:38,600 --> 01:30:40,575
별 거 아닐세
1201
01:30:40,600 --> 01:30:43,319
장군이 나를 좋게 봐
자기 부대에 입대하라 했고
1202
01:30:43,320 --> 01:30:44,679
나중에 간다고 약속을 했네
1203
01:30:44,680 --> 01:30:46,855
어디로 출전을 가든지
1204
01:30:46,880 --> 01:30:51,335
부대 지휘부에 들어가기로 말일세
1205
01:30:51,360 --> 01:30:55,096
다시는 부대 서기관 노릇은
하지 않겠다며?
1206
01:30:55,760 --> 01:30:57,856
물론 하고 싶지 않지
1207
01:30:57,881 --> 01:31:02,256
허나 스스로 기약한 10년 동안
이룬 게 없지 않은가?
1208
01:31:03,160 --> 01:31:04,719
10년이나 됐나?
1209
01:31:05,760 --> 01:31:09,159
고형, 우리 만난 게 벌써
1210
01:31:09,160 --> 01:31:11,439
10년이나 되었다는 거네?
1211
01:31:11,800 --> 01:31:13,255
그렇다네
1212
01:31:13,280 --> 01:31:15,239
10년이라
1213
01:31:15,520 --> 01:31:16,679
좋아
1214
01:31:17,080 --> 01:31:18,999
나도 스스로 10년의 시간을 주겠네
1215
01:31:19,000 --> 01:31:23,556
10년 후 관직을 얻을 수 있을지
같이 지켜 봄세!
1216
01:31:23,920 --> 01:31:26,936
고형, 여기서 작별합세!
1217
01:31:28,520 --> 01:31:31,759
세상살이 어렵고 어렵구나!
1218
01:31:32,560 --> 01:31:36,009
인생의 많은 갈림길에
난 지금 어디 있는가?
1219
01:31:36,080 --> 01:31:39,370
바람 타고 파도를
헤쳐 나갈 시기가 오리니
1220
01:31:39,440 --> 01:31:43,836
그때 구름처럼 높은 돛 달고
바다를 건너리라
1221
01:31:54,920 --> 01:31:56,575
고씨 35항렬!
1222
01:31:56,600 --> 01:31:58,830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1223
01:32:04,400 --> 01:32:06,535
예전처럼 책 읽어 드릴까요?
1224
01:32:06,560 --> 01:32:08,843
학문에 진전은 있었나요?
1225
01:32:09,280 --> 01:32:12,935
별 진전이 없어!
네가 계속 읽어줘야 해
1226
01:32:12,960 --> 01:32:14,490
좋아요
1227
01:32:16,363 --> 01:32:20,695
{\fs12}{\an4}량원
1228
01:32:18,520 --> 01:32:25,043
량원은 여전했지만
좀 더 황폐해졌습니다
1229
01:32:26,680 --> 01:32:30,815
당시 변방 객잔에서
분노에 차 쓴 시가
1230
01:32:30,840 --> 01:32:33,610
널리 유행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1231
01:32:34,680 --> 01:32:39,199
그로부터 사람들도 저를
시인으로 불렀지요
1232
01:32:42,360 --> 01:32:45,410
그리고 수 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1233
01:32:45,680 --> 01:32:49,710
혼자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1234
01:32:51,840 --> 01:32:54,319
하지만 그 시가 유명해지자
1235
01:32:54,320 --> 01:32:59,855
시에서 미녀들과 음주가무를
즐긴 장군이 분노하여
1236
01:32:59,880 --> 01:33:02,079
조정의 관료들로 하여금
1237
01:33:02,080 --> 01:33:04,890
저를 따돌렸지요
1238
01:33:05,120 --> 01:33:06,799
그들이 원하는 사람은
1239
01:33:06,800 --> 01:33:08,895
아첨하는 사람들이지
1240
01:33:08,920 --> 01:33:13,983
자기 명성에 누를 끼치는
'문인'이 아니었으니까요
1241
01:33:14,560 --> 01:33:17,959
일개 문인 따위가요..
1242
01:33:38,880 --> 01:33:41,159
고향인 상구에서
1243
01:33:42,920 --> 01:33:46,203
그렇게 10년을 보냈습니다
1244
01:33:54,880 --> 01:33:56,319
고씨 35항렬
1245
01:33:56,320 --> 01:33:58,383
잘 지내고 계신가?
1246
01:33:58,680 --> 01:34:01,130
이백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1247
01:34:01,840 --> 01:34:05,855
10년 동안 신선의 도를 찾아 다녔는데
1248
01:34:05,880 --> 01:34:07,439
찾지는 못했지만
1249
01:34:07,440 --> 01:34:09,975
명성은 더욱 높아졌지요
1250
01:34:10,000 --> 01:34:14,975
그러다 뜻밖에 황제의 부름을 받아
장안으로 갔고
1251
01:34:15,000 --> 01:34:17,399
한림원에 들어가서
1252
01:34:17,400 --> 01:34:20,516
황제의 총애를 받고 있다고요
1253
01:34:20,541 --> 01:34:23,335
선황께서도 도(道)에 심취하셨지요
1254
01:34:23,360 --> 01:34:26,719
이백은 자기를 추천한 사람이
1255
01:34:26,720 --> 01:34:29,175
바로 옥진(玉真) 공주라고 했습니다
1256
01:34:29,200 --> 01:34:30,963
아 그래요?
1257
01:34:31,920 --> 01:34:33,439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1258
01:34:33,440 --> 01:34:37,143
옥진공주가 이백을 추천할 지
1259
01:34:37,280 --> 01:34:39,775
당시 옥진공주도 도교에 입문했는데
1260
01:34:39,800 --> 01:34:44,503
도교인들은 원래 세상에 얽매이지 않은
별종들을 좋아하지요
1261
01:34:46,080 --> 01:34:48,643
세상에 얽매이지 않은 별종이라
1262
01:34:49,760 --> 01:34:54,523
이백은 드디어 관리가 되는
지름길에 올랐습니다
1263
01:34:54,800 --> 01:34:57,415
그때 저를 장안에 초대했어요
1264
01:34:57,440 --> 01:35:00,759
장안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더군요
1265
01:35:00,760 --> 01:35:04,735
조정 안팎으로 다들 그를 좋아한다면서요
1266
01:35:04,760 --> 01:35:08,855
저도 관직에 오를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습니다
1267
01:35:08,880 --> 01:35:11,830
당장 장안으로 오게!
어서 빨리!
1268
01:35:18,330 --> 01:35:24,083
{\fs12}{\an4}장안
1269
01:35:27,880 --> 01:35:29,759
형씨, 길 좀 물읍시다
1270
01:35:30,000 --> 01:35:31,495
연수방은 어떻게 가나요?
1271
01:35:31,520 --> 01:35:33,895
이태백 선생은 정말 자유분방한 천재야
1272
01:35:33,920 --> 01:35:37,519
하늘을 우러러 크게 웃고 문을 나서니
나같은 이가 어찌 초야에 묻혀 살리오?
1273
01:35:37,520 --> 01:35:40,676
이 시야 말로 탁월하고 천하무적일세
1274
01:35:40,701 --> 01:35:41,735
이건 어떤가?
1275
01:35:41,760 --> 01:35:44,519
신선중의 신선이여! 멀리서 내가
옥피리와 생황을 연주했네
1276
01:35:44,520 --> 01:35:47,175
이거야 말로 자유분방함의 극치지!
1277
01:35:47,200 --> 01:35:48,479
형씨
1278
01:35:48,480 --> 01:35:51,055
이백이 여기 살고 있나요?
1279
01:35:51,080 --> 01:35:53,175
예, 여기 이학사가 살고 있지요
1280
01:35:53,200 --> 01:35:54,855
왜요? 당신도 그의 시를 좋아하나요?
1281
01:35:54,880 --> 01:35:57,879
매일 그를 보러 사람들이 몰려와
저렇게 문 밖에 모여
1282
01:35:57,880 --> 01:35:59,455
시끌벅적 하답니다
1283
01:35:59,480 --> 01:36:01,863
고씨 35항렬?
1284
01:36:03,920 --> 01:36:06,279
정말 오랜만이에요!
1285
01:36:06,840 --> 01:36:08,676
뉘신지..?
1286
01:36:08,880 --> 01:36:10,999
20년 전 기왕부에서
1287
01:36:11,080 --> 01:36:13,415
사자 머리 속에 함께 숨었잖아요?
1288
01:36:13,440 --> 01:36:15,443
그때 두보(杜甫)예요
1289
01:36:16,456 --> 01:36:19,830
{\fs12}{\an4}청년 시절
두보
1290
01:36:21,240 --> 01:36:23,103
아 자네였군!
1291
01:36:23,680 --> 01:36:25,135
정말 반갑습니다!
1292
01:36:25,160 --> 01:36:27,599
몇 년간 선생님 시를 읽었습니다
1293
01:36:27,600 --> 01:36:29,895
다들 변방의 그 시를 좋아하는데
1294
01:36:29,920 --> 01:36:31,735
저는 이 구절이 제일 좋아요
1295
01:36:31,760 --> 01:36:34,975
시원한 바람 수만 리 불고
나그네.. 강따라 귀향하네
1296
01:36:35,000 --> 01:36:36,836
너무 소탈하잖아요
1297
01:36:36,880 --> 01:36:38,575
두(杜)형 과찬이오
두형이 쓴
1298
01:36:38,600 --> 01:36:41,199
산꼭대기에 올라 태산 앞의
작은 산들을 굽어보리라
1299
01:36:41,200 --> 01:36:44,535
이 구절이야 말로 가슴이 웅장해지지요
1300
01:36:44,560 --> 01:36:46,359
선생님도 이백을 찾아오셨나요?
1301
01:36:46,360 --> 01:36:48,399
그런데.. 문을 두드려도 답이 없소
1302
01:36:48,400 --> 01:36:50,615
저도 요 며칠 이학사가
오는 것을 못 봤어요
1303
01:36:50,640 --> 01:36:52,495
술을 정말 잘 마시거든요
1304
01:36:52,520 --> 01:36:57,215
분명 곡강에 있는 술집에서
노래와 춤 추고 있을 거요
1305
01:36:57,240 --> 01:37:00,216
같이 이백을 찾으러 갑시다
1306
01:37:02,485 --> 01:37:05,061
여기가 과거 급제 연회가 열리는
곡강 호수예요
1307
01:37:05,086 --> 01:37:09,655
연회가 막 시작되었는데
술집들은 벌써 북새통이에요
1308
01:37:09,680 --> 01:37:12,969
두형도 과거 시험 준비를 하고 있나?
1309
01:37:13,200 --> 01:37:15,775
두 번 봤는데 다 떨어졌어요
1310
01:37:15,800 --> 01:37:19,356
제 곡강 연회는 더 기다려야해요
1311
01:37:20,640 --> 01:37:22,196
바로 여기예요
1312
01:37:48,400 --> 01:37:50,175
저기다! 하대감님
1313
01:37:50,200 --> 01:37:51,830
하대감?
1314
01:37:53,430 --> 01:37:54,535
허대감님
1315
01:37:54,560 --> 01:37:56,679
하대감은 괜찮아요!
1316
01:37:56,680 --> 01:38:01,239
그냥 물에서 잠든 거 잖소
1317
01:38:01,320 --> 01:38:04,110
{\fs12}{\an2}하지장
1318
01:38:06,920 --> 01:38:09,575
어서요! 이백이 바로 위에 있어요
1319
01:38:09,600 --> 01:38:12,100
방금 하대감의 구절이 뭐였지요?
1320
01:38:10,580 --> 01:38:13,580
{\fs12}{\an6}장욱
1321
01:38:12,160 --> 01:38:14,399
봄이 지나 꽃들이 시든다 하지 마라
1322
01:38:14,400 --> 01:38:16,319
꽃이 시든다고?
1323
01:38:17,680 --> 01:38:19,639
아주 좋아!
1324
01:38:19,760 --> 01:38:22,079
문장을 잇기가 쉽지 않아
1325
01:38:22,080 --> 01:38:26,783
어서 이으시오!
안 그럼 거기서 못 내려와!
1326
01:38:27,840 --> 01:38:32,279
명일 화원(華園)에 들어가리~
1327
01:38:32,280 --> 01:38:33,119
어떤가?
1328
01:38:33,160 --> 01:38:35,695
나쁘지 않아요! 어서 내려오세요
1329
01:38:35,720 --> 01:38:38,095
글씨도 추가해야 해요
1330
01:38:38,120 --> 01:38:39,439
알았네
1331
01:38:40,600 --> 01:38:42,383
두보 아닌가?
1332
01:38:43,080 --> 01:38:44,199
새로운 친구네?
1333
01:38:43,960 --> 01:38:45,860
{\fs12}{\an1}최종지 차례야!
1334
01:38:46,000 --> 01:38:47,523
난 됐어요
1335
01:38:48,320 --> 01:38:49,739
종지, 올라가!
1336
01:38:48,340 --> 01:38:49,840
{\fs12}{\an1}안돼~
1337
01:38:49,720 --> 01:38:50,639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1338
01:38:50,400 --> 01:38:52,616
{\fs12}{\an6}최종지
1339
01:38:50,640 --> 01:38:52,611
하대감도 올라갔는데
젊은 사람이!
1340
01:38:52,636 --> 01:38:56,156
널빤지를 더 길게
늘어뜨려도 모자랄 판에
1341
01:38:56,200 --> 01:38:57,815
종지, 무서워 말게
1342
01:38:57,840 --> 01:38:59,759
종지에게 비파를 줘
1343
01:38:59,760 --> 01:39:03,339
연주하면 무서운 게 사라질 거야
1344
01:39:01,080 --> 01:39:03,480
{\fs12}{\an1}두 구절만 이어봐!
1345
01:39:07,280 --> 01:39:08,710
이백
1346
01:39:11,720 --> 01:39:15,023
빗나갔어! 벌주 두 잔!
1347
01:39:18,560 --> 01:39:21,596
고적, 고씨 35항렬!
1348
01:39:22,880 --> 01:39:25,319
어서 오게! 이 친구는
1349
01:39:25,320 --> 01:39:26,439
고적이라 하는데
1350
01:39:26,440 --> 01:39:28,450
다들 들어 보셨죠?
1351
01:39:29,400 --> 01:39:32,129
제 20년 지기랍니다
1352
01:39:32,160 --> 01:39:34,319
어서 와! 내 소개할 테니
1353
01:39:35,120 --> 01:39:36,999
여양왕(汝陽王)
1354
01:39:37,000 --> 01:39:40,256
{\fs12}{\an6}여양왕 이진
1355
01:39:37,280 --> 01:39:39,679
예종황제의 장손이시지!
1356
01:39:39,680 --> 01:39:42,399
우리 시와 음주 모임은
신분을 따지지 않네
1357
01:39:42,400 --> 01:39:44,896
- 말씀은 익히 들었습니다
- 그리고 이분은
1358
01:39:45,080 --> 01:39:47,599
이옹, 이태수님
1359
01:39:45,580 --> 01:39:49,080
{\fs12}{\an5}북해태수
이옹
1360
01:39:47,600 --> 01:39:50,199
서예의 대가시지
1361
01:39:49,660 --> 01:39:51,716
{\fs12}{\an1}반갑네
1362
01:39:50,240 --> 01:39:51,969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1363
01:39:53,280 --> 01:39:56,759
그리고 이 둘은
왕창령과 잠삼
1364
01:39:56,760 --> 01:39:58,415
자네도 들어봤지?
1365
01:39:58,440 --> 01:40:01,695
진나라 시절 달과
한나라 시절 관문
1366
01:40:01,720 --> 01:40:03,719
만리 넘어 출정간 님
돌아오지 않았네
1367
01:40:03,720 --> 01:40:05,319
부끄럽소!
1368
01:40:05,320 --> 01:40:09,095
밤중 홀연히 봄바람 부는가 싶더니
1369
01:40:09,120 --> 01:40:13,563
나무마다 배꽃 핀 것처럼 눈이 내렸네
1370
01:40:13,876 --> 01:40:15,455
저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1371
01:40:15,480 --> 01:40:17,975
자네들 모두 변방의 시로 유명하지
1372
01:40:18,000 --> 01:40:19,295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1373
01:40:19,320 --> 01:40:21,839
최종지, 젊은 영재!
1374
01:40:24,920 --> 01:40:27,359
-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 종지의 비파 연주는
1375
01:40:27,360 --> 01:40:31,199
적진을 격파할 정도로 무시무시해!
1376
01:40:31,200 --> 01:40:32,959
왕유(王維)!
1377
01:40:32,880 --> 01:40:34,596
{\fs12}{\an1}왕유도 있었구만
1378
01:40:34,120 --> 01:40:36,043
거참 우연이네
1379
01:40:37,160 --> 01:40:40,370
같이 시 구절 잇기 놀이 하세
1380
01:40:40,600 --> 01:40:44,616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저는 일이 있어서 이만..
1381
01:40:47,520 --> 01:40:52,375
마길선생 술트림 한 방에
왕유 십 수년 수행이 허사가 됐네!
1382
01:40:52,400 --> 01:40:54,799
내 차례다!
자 갑니다
1383
01:40:56,920 --> 01:41:00,719
고씨 35항렬
1384
01:41:01,120 --> 01:41:05,559
어서 말하게!
어쩐 일로 장안에 왔는가?
1385
01:41:06,400 --> 01:41:08,879
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
1386
01:41:08,880 --> 01:41:09,799
난..
1387
01:41:09,800 --> 01:41:12,343
자네의 긴급 편지를 받아서..
1388
01:41:13,920 --> 01:41:16,590
내가 급한 편지를 보냈다고?
1389
01:41:17,600 --> 01:41:19,975
창령, 문장을 이을 수 없지?
1390
01:41:20,000 --> 01:41:23,239
창령, 잇지 못하면
벌칙 받아야 하는데!
1391
01:41:23,280 --> 01:41:25,799
내가 해 보지!
1392
01:41:29,880 --> 01:41:31,496
비파를 주시오!
1393
01:41:35,320 --> 01:41:39,599
이백은 이세상 사람이 아니야
1394
01:41:39,840 --> 01:41:43,479
천상의 신선이지!
1395
01:41:43,760 --> 01:41:47,495
그럼 전 언제 천상으로 돌아가나요?
1396
01:41:47,520 --> 01:41:51,479
무희 아가씨! 좀 더 빨리 춰야지!
1397
01:41:51,480 --> 01:41:52,936
자 간다!
1398
01:41:59,320 --> 01:42:04,836
거문고 연주는 용문의 푸른 오동나무요
1399
01:42:04,960 --> 01:42:11,079
옥단지 술은 맑기가 허공같도다
1400
01:42:11,104 --> 01:42:12,256
{\fs12}{\an1}좋다 좋아!
1401
01:42:11,680 --> 01:42:15,319
이백은 상인의 아들이자
외국 혈통까지 있는
1402
01:42:15,320 --> 01:42:16,959
천하의 유명인이야
1403
01:42:16,960 --> 01:42:21,049
당나라는 실로 모든
외래 문명의 용광로야
1404
01:42:23,000 --> 01:42:28,799
풍악을 재촉하며 그대와 술을 마시니
1405
01:42:31,400 --> 01:42:34,319
서역의 무희가 꽃처럼 아름답고
1406
01:42:34,320 --> 01:42:37,759
술상의 웃음은 봄바람 같네
1407
01:42:37,760 --> 01:42:43,136
봄바람처럼 웃고
비단옷처럼 춤 추리
1408
01:42:45,560 --> 01:42:47,359
그건 문장을 잇는 게 아니라
1409
01:42:47,360 --> 01:42:48,879
완전 새로운 문장 아닌가?
1410
01:42:48,880 --> 01:42:50,799
문장 구조도 바뀌었어
1411
01:42:50,800 --> 01:42:52,079
벌칙이야!
1412
01:42:52,640 --> 01:42:55,319
좋아! 벌칙이 뭐야?
말들 해보게
1413
01:42:55,320 --> 01:42:58,855
내려오려면 열 편의 시를 써야 해!
1414
01:42:58,880 --> 01:43:00,935
꼴랑 열 편 갖고?
1415
01:43:00,960 --> 01:43:02,999
백 편이라도 써 주지!
1416
01:43:03,000 --> 01:43:08,399
무희 아가씨!
더 빨리 춤을 춰주게!
1417
01:43:20,360 --> 01:43:21,319
고형
1418
01:43:21,880 --> 01:43:22,839
고형
1419
01:43:28,680 --> 01:43:29,519
고형
1420
01:43:29,960 --> 01:43:30,999
고형
1421
01:43:33,680 --> 01:43:37,483
내 말조차 집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났다네
1422
01:43:38,120 --> 01:43:38,959
두형
1423
01:43:39,440 --> 01:43:41,839
여기서 작별 인사 올리겠소
살펴 가시오
1424
01:43:42,076 --> 01:43:43,399
방금 장안에 오셨는데
1425
01:43:43,400 --> 01:43:46,636
왜 급히 떠나시오?
며칠 더 머물지 않고
1426
01:43:47,280 --> 01:43:48,359
아! 이백
1427
01:43:49,360 --> 01:43:50,639
이백이 술에서 깨면
1428
01:43:50,760 --> 01:43:52,799
고형을 붙잡으려 올 거요
1429
01:43:53,480 --> 01:43:55,009
그렇게 마셔대는데
1430
01:43:55,560 --> 01:43:57,450
술이 깰 수나 있겠소?
1431
01:44:00,280 --> 01:44:02,535
대붕이 구름속을 거닐듯
1432
01:44:02,560 --> 01:44:05,359
사소한 세상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오
1433
01:44:05,360 --> 01:44:07,796
나도 그를 탓하지 않소
1434
01:44:10,200 --> 01:44:11,135
두형
1435
01:44:11,160 --> 01:44:12,359
작별을 고하기 전에
1436
01:44:12,400 --> 01:44:15,143
나와 함께 어디를 같이
가줄 수 있겠소?
1437
01:44:19,383 --> 01:44:24,403
{\fs12}{\an6}건릉
1438
01:44:27,476 --> 01:44:32,695
당나라 발해군왕
고간(高侃)의 묘
1439
01:44:32,720 --> 01:44:33,839
두형
1440
01:44:34,440 --> 01:44:35,679
알고 있소?
1441
01:44:36,520 --> 01:44:37,935
저의 조부님은
1442
01:44:37,960 --> 01:44:40,335
스무 살에 효기장군에 오르시어
1443
01:44:40,360 --> 01:44:43,215
돌궐의 차비칸을 생포하시고
1444
01:44:43,240 --> 01:44:46,175
서른 살에 이적(李勣)과 함께
고구려를 멸망시켰소
1445
01:44:46,200 --> 01:44:49,095
마흔 살엔 신라를 격파하셨고
1446
01:44:49,120 --> 01:44:50,943
마흔 두 살 때에
1447
01:44:52,800 --> 01:44:55,096
돌아가셨소
1448
01:44:59,240 --> 01:45:02,943
난 올해 마흔 세 살인데 말이오
1449
01:45:06,960 --> 01:45:08,055
두형
1450
01:45:08,080 --> 01:45:12,055
꼭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오르길 바라겠소
1451
01:45:12,080 --> 01:45:13,943
- 그럼 이만
- 몸 조심하세요
1452
01:45:21,280 --> 01:45:25,790
저는 다시 상구량원으로 돌아왔습니다
1453
01:45:30,720 --> 01:45:36,490
{\fs12}{\an6}량원
1년 후
1454
01:45:42,960 --> 01:45:45,016
훌륭한 활 솜씨요!
1455
01:45:55,520 --> 01:45:57,335
왜 안 쏘나요?
1456
01:45:57,360 --> 01:45:59,655
외로운 기러기 잖소
1457
01:45:59,680 --> 01:46:01,295
남쪽으로 돌아가고 있으니
1458
01:46:01,320 --> 01:46:03,775
가게 내버려 둡시다
1459
01:46:03,800 --> 01:46:05,719
고형은 동정심이 많으니
1460
01:46:05,720 --> 01:46:09,096
그러다 불교에 입문하시겠소
1461
01:46:09,680 --> 01:46:11,389
두보
1462
01:46:14,520 --> 01:46:15,763
고형
1463
01:46:17,640 --> 01:46:19,650
그간 무탈하셨나요?
1464
01:46:23,000 --> 01:46:24,970
고씨 35항렬
1465
01:46:25,640 --> 01:46:27,030
이백
1466
01:46:27,680 --> 01:46:31,603
자네.. 웬 도교 복장인가?
1467
01:46:36,640 --> 01:46:38,839
이백 형님이 장안에 계실 때
1468
01:46:38,840 --> 01:46:41,919
이임보가 이백 형님을
계속 질투했어요
1469
01:46:44,120 --> 01:46:46,776
양귀비도 나를 싫어해
1470
01:46:47,160 --> 01:46:50,999
난 양귀비의 미모를 칭송하는
시를 썼을 뿐인데
1471
01:46:51,000 --> 01:46:55,735
그걸 보고 자기를 비웃었다고
오해할 줄은 몰랐네
1472
01:46:55,760 --> 01:46:58,159
덕분에 양국충도 이백 형님을 배척했고
1473
01:46:58,240 --> 01:47:02,010
장안은 이미 음험한 곳이 되어버렸어요
1474
01:47:02,560 --> 01:47:04,375
황제께서도..
1475
01:47:04,400 --> 01:47:06,816
날 총애하지 않으셨고
1476
01:47:08,160 --> 01:47:11,176
결국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졌지
1477
01:47:14,680 --> 01:47:17,535
어찌 권력자에게 허리 숙여 아첨하여
1478
01:47:17,560 --> 01:47:21,123
스스로 불쾌하게 만들텐가?
1479
01:47:22,760 --> 01:47:26,799
그럼 앞으로 어쩔 셈인가?
1480
01:47:30,280 --> 01:47:32,735
도교에 귀의하고 싶네
1481
01:47:32,760 --> 01:47:34,876
도교에 귀의한다고?
1482
01:47:37,600 --> 01:47:38,943
고적
1483
01:47:39,120 --> 01:47:40,816
농담이 아닐세
1484
01:47:41,160 --> 01:47:42,843
진짜라고
1485
01:47:43,400 --> 01:47:45,283
여기 량원을 보게
1486
01:47:45,560 --> 01:47:47,079
한 때 량왕이 거한 곳인데
1487
01:47:47,080 --> 01:47:48,935
량왕은 어디 있는가?
1488
01:47:48,960 --> 01:47:50,830
이 높은 곳에서
1489
01:47:50,880 --> 01:47:54,130
얼마나 많은 노래와 춤이 있었겠나?
1490
01:47:56,880 --> 01:47:59,255
우리가 만났던 젊은 시절엔
1491
01:47:59,280 --> 01:48:01,610
둘 다 원대한 야망이 있었네
1492
01:48:01,880 --> 01:48:04,736
허나 눈 깜짝할 사이에
1493
01:48:08,640 --> 01:48:11,956
둘 다 오십을 바라보고 있네 그려
1494
01:48:12,200 --> 01:48:16,443
내 아내도 최근 세상을 떠났다네
1495
01:48:21,600 --> 01:48:23,695
인간 세상의 도는
1496
01:48:23,720 --> 01:48:26,270
더 이상 내게 맞질 않아
1497
01:48:31,480 --> 01:48:32,650
고적
1498
01:48:33,440 --> 01:48:35,556
남은 인생도 짧으니
1499
01:48:38,320 --> 01:48:40,883
그만 세속을 떠나고 싶네
1500
01:48:54,680 --> 01:48:58,255
북해의 고(高)도사께서
제남에 도교 제단을 세웠어요
1501
01:48:58,280 --> 01:49:00,359
거기서 이백형님을 받아준다고 했습니다
1502
01:49:00,400 --> 01:49:02,975
고형님은 모르실 수 있는데
1503
01:49:03,000 --> 01:49:05,455
도교의 입적은 매우 어렵습니다
1504
01:49:05,480 --> 01:49:08,375
이백형님도 제단에 올라
경전과 주문을 외워야 해요
1505
01:49:08,400 --> 01:49:09,870
밤 낮으로요
1506
01:49:10,920 --> 01:49:15,423
그래서 자네 둘에게
내 호위를 맡기고 싶네
1507
01:49:16,280 --> 01:49:17,375
고적
1508
01:49:17,400 --> 01:49:18,959
자네는 내 가장 친한 친구 아닌가
1509
01:49:18,984 --> 01:49:22,598
자네도 알다시피 내 성격에
거길 혼자가면
1510
01:49:22,623 --> 01:49:25,603
절대로 버틸 수 없을걸세
1511
01:49:27,240 --> 01:49:29,295
내 아무리 대붕이라고 해도
1512
01:49:29,320 --> 01:49:31,615
날 수가 없단 말일세
1513
01:49:31,640 --> 01:49:34,536
더 이상 날고 싶지도 않고
1514
01:49:35,600 --> 01:49:37,136
이백이 말했지요
1515
01:49:37,240 --> 01:49:39,695
제가 가장 친한 친구라고요
1516
01:49:39,720 --> 01:49:41,536
정말 그런가요?
1517
01:49:42,360 --> 01:49:43,976
어찌되었건
1518
01:49:44,560 --> 01:49:47,083
같이 가기로 약속을 했습니다
1519
01:49:47,456 --> 01:49:51,250
{\fs12}{\an6}제남
도교 제단
1520
01:50:32,880 --> 01:50:34,839
도사 입문의식이
1521
01:50:34,840 --> 01:50:37,599
- 완료되었소
- 이형!
1522
01:50:39,280 --> 01:50:43,279
허(虚)는 스승이요
자연은 벗이니라
1523
01:50:43,840 --> 01:50:46,535
눈과 얼음처럼 용모를 단련하고
1524
01:50:46,560 --> 01:50:50,323
금석처럼 오래오래 향수하라
1525
01:50:55,760 --> 01:50:56,843
고형
1526
01:50:58,080 --> 01:51:02,799
신선들로 가득 찬 하늘을 보았네
1527
01:51:03,560 --> 01:51:06,679
천상으로 나를 초대했어
1528
01:51:08,480 --> 01:51:14,303
나는 천상으로 돌아갈 거야
1529
01:51:22,680 --> 01:51:25,735
모두 이백 형제를 축하합시다
1530
01:51:25,760 --> 01:51:28,399
오늘부로 도교에 입문을 했으니
1531
01:51:25,840 --> 01:51:29,140
{\fs12}{\an6}잠훈, 단병생, 이옹
1532
01:51:30,000 --> 01:51:31,279
이형
1533
01:51:31,480 --> 01:51:33,439
도교에 입문을 해서
1534
01:51:33,440 --> 01:51:35,335
이젠 성인(聖人)이 되었는데
1535
01:51:35,360 --> 01:51:38,879
이렇게 계속 술을 마실 건가?
1536
01:51:39,560 --> 01:51:41,415
마셔야지요
1537
01:51:41,440 --> 01:51:46,119
이 술은 제 수행에 필요한
신선주요!
1538
01:51:53,280 --> 01:51:54,399
고적
1539
01:51:55,160 --> 01:51:57,359
20년 넘게 자네를 봤는데
1540
01:51:57,840 --> 01:52:01,375
이렇게 통쾌하게
술 마시는 건 처음 보네
1541
01:52:01,400 --> 01:52:04,079
자~ 즐겁게 마시자고!
1542
01:52:06,063 --> 01:52:07,969
그래, 마시지!
1543
01:52:08,760 --> 01:52:10,559
난 더 못 마셔
1544
01:52:10,560 --> 01:52:12,159
안돼요~
1545
01:52:12,160 --> 01:52:13,599
나도 더는 못 마셔
1546
01:52:14,280 --> 01:52:15,575
안된다니까
1547
01:52:15,600 --> 01:52:17,055
잠(岑)도사님
1548
01:52:17,080 --> 01:52:18,663
단구생
1549
01:52:18,800 --> 01:52:20,559
두 분은 계속 마셔요
1550
01:52:20,560 --> 01:52:24,816
다른 사람들도 마셔야 해!
멈추면 안돼
1551
01:52:28,880 --> 01:52:30,975
시상이 떠오르니
1552
01:52:31,000 --> 01:52:34,919
시로 여러분을
즐겁게 해 드리지요!
1553
01:52:47,560 --> 01:52:49,443
그대는 보았는가?
1554
01:52:50,320 --> 01:52:55,790
천상에서 쏟아지는 황하의 물이
1555
01:52:57,480 --> 01:53:03,870
세차게 바다로 흘러
다신 돌아오지 않음을
1556
01:53:06,320 --> 01:53:12,399
그대는 보았는가?
저택 거울에 비친 슬픈 백발을
1557
01:53:12,400 --> 01:53:19,009
아침까지 검던 머리
저녁 되니 눈같이 희어졌네
1558
01:53:19,680 --> 01:53:22,691
인생이 뜻을 깨달았으면
마음껏 즐겨야 하거늘
1559
01:53:22,716 --> 01:53:26,923
달에게 빈 금술잔을 권할텐가?
1560
01:53:27,560 --> 01:53:32,135
하늘이 내게 준 재능
필경 쓸모가 있으리니
1561
01:53:32,160 --> 01:53:36,563
천금의 돈 다 써도 다시 채워질 것이요
1562
01:53:42,240 --> 01:53:45,679
양과 소를 잡아 다시 즐겨보세
1563
01:53:50,200 --> 01:53:55,156
한 번에 삼 백잔은 마셔야 하네
1564
01:54:30,280 --> 01:54:32,895
잠(岑)도사, 단구생
1565
01:54:32,920 --> 01:54:36,676
어서 마십시다!
잔을 멈추지 마오!
1566
01:54:41,320 --> 01:54:43,655
그대들에게 노래 한 곡 들려드리니
1567
01:54:43,680 --> 01:54:48,799
부디 귀를 기울여 주오
1568
01:55:02,920 --> 01:55:06,455
좋은 음악과 음식이라도
족히 귀한 것이 못되니
1569
01:55:06,480 --> 01:55:11,990
그저 오랫동안 술에서 깨지 않길 바라네
1570
01:55:12,320 --> 01:55:15,695
자고로 성인과 현자들은
조용히 살다 갔을 뿐이나
1571
01:55:15,720 --> 01:55:20,750
오직 술꾼만이 명성을 남겼다네
1572
01:55:23,240 --> 01:55:25,935
진왕(陳王)도 평락관 연회에서
1573
01:55:25,960 --> 01:55:31,443
한말에 만냥짜리 술을
실컷 마시지 않았나?
1574
01:55:36,960 --> 01:55:39,615
주인 양반
누가 돈 없다 하나?
1575
01:55:39,640 --> 01:55:42,335
걱정 말고 술을 사와
맘껏 마시게 해주오
1576
01:55:42,360 --> 01:55:46,399
오색 빛 말과 천금 가는 모피옷도
1577
01:55:46,400 --> 01:55:48,359
동자들 시켜 좋은 술로 바꿔오라 하시오
1578
01:55:48,360 --> 01:55:52,070
그대와 함께
만고의 근심을 없애 보리다!
1579
01:55:54,240 --> 01:55:57,239
그대와 함께 없애 버리리!
1580
01:56:01,320 --> 01:56:07,239
만고의 근심을..
1581
01:56:39,680 --> 01:56:40,950
이백
1582
01:56:41,520 --> 01:56:43,349
나 먼저 가겠네
1583
01:56:47,680 --> 01:56:49,123
간다고?
1584
01:56:49,720 --> 01:56:51,643
응 갈걸세
1585
01:56:52,560 --> 01:56:56,919
오늘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까?
1586
01:56:58,480 --> 01:57:03,943
어쩌면 다시 못 만날 수도 있겠지
1587
01:57:04,720 --> 01:57:07,479
이생에서 못 만나면
1588
01:57:07,760 --> 01:57:09,559
천상에서 만나세
1589
01:57:12,320 --> 01:57:16,655
자넨 신선이니 천상에
돌아가고 싶겠지만
1590
01:57:16,680 --> 01:57:17,879
난..
1591
01:57:18,760 --> 01:57:21,159
그저 인간이라네
1592
01:57:21,160 --> 01:57:24,319
이 세상을 배회하는..
1593
01:57:27,400 --> 01:57:29,079
이백
1594
01:57:29,813 --> 01:57:35,456
변방의 가서한(哥舒翰) 장군 진영에
합류하기로 했네
1595
01:57:37,000 --> 01:57:40,719
10년 전 약속을 지켜야 하니
1596
01:57:41,240 --> 01:57:43,679
무슨 약속?
1597
01:57:46,240 --> 01:57:49,776
자네 시에서 말한 게 딱 맞네
1598
01:57:50,480 --> 01:57:56,895
황하의 물은 바다로 흘러
다신 돌아오지 않네
1599
01:57:56,920 --> 01:57:59,055
내 인생도 얼마 남지 않아
1600
01:57:59,080 --> 01:58:03,575
조만간 조상님들을 뵐 텐데
1601
01:58:03,600 --> 01:58:06,095
이렇게라도 말을 해야지 않겠는가?
1602
01:58:06,120 --> 01:58:08,679
비록 그분들처럼
1603
01:58:08,704 --> 01:58:13,796
창 칼 들고 전장에서
싸우진 못했지만
1604
01:58:14,720 --> 01:58:18,959
보잘 것 없는 서기관이 되어
1605
01:58:20,600 --> 01:58:23,719
붓으로 한 획 한 획
1606
01:58:23,720 --> 01:58:27,575
나름 용감히 전장을 누볐다고!
1607
01:58:27,600 --> 01:58:29,215
전장을 누볐다고..
1608
01:58:29,240 --> 01:58:30,655
기개가 훌륭하십니다!
1609
01:58:30,680 --> 01:58:32,959
그러게 훌륭하네
1610
01:58:33,920 --> 01:58:36,239
하지만.. 고적
1611
01:58:36,680 --> 01:58:39,876
그 나이에 변방으로 가겠다니
1612
01:58:41,800 --> 01:58:44,455
체력과 기백을 시험해봐야겠네
1613
01:58:44,480 --> 01:58:45,695
이리 오게!
1614
01:58:45,720 --> 01:58:47,916
간만에 한 번 겨뤄보세
1615
01:58:48,760 --> 01:58:50,129
좋지!
1616
01:59:40,760 --> 01:59:42,183
고적
1617
01:59:42,800 --> 01:59:45,359
날 이겼으니
1618
01:59:48,400 --> 01:59:50,270
가도 되겠네
1619
01:59:50,600 --> 01:59:52,096
어서 가게
1620
01:59:56,120 --> 01:59:57,750
그럼 이만
1621
02:00:11,200 --> 02:00:13,975
조나라 협객은 머리에 호영을 둘렀고
1622
02:00:14,000 --> 02:00:17,935
오구검은 서리발처럼 빛나는구나
1623
02:00:17,960 --> 02:00:20,799
은빛 안장이 백마를 비추고
1624
02:00:20,800 --> 02:00:23,639
날쌔기가 유성 같구나
1625
02:00:27,160 --> 02:00:31,359
이건 20년 전에 지은 시인데
1626
02:00:31,360 --> 02:00:36,296
바로 자네 모습에 반해 쓴 시였어!
고적
1627
02:00:50,320 --> 02:00:55,063
삶이란 세상 지나가는 나그네요
1628
02:00:55,560 --> 02:00:59,143
죽음은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이라
1629
02:01:00,320 --> 02:01:04,290
천지는 잠시 머무는 여관일 뿐
1630
02:01:04,640 --> 02:01:07,839
천지는 잠시 머무는 여관일 뿐
1631
02:01:14,400 --> 02:01:20,719
슬프도다 만고의 한줌 흙 되니..
1632
02:01:31,403 --> 02:01:37,536
{\fs12}{\an6}용우군영
1633
02:01:44,116 --> 02:01:49,450
{\fs12}{\an6}용우 절도사
가서한
1634
02:01:50,720 --> 02:01:52,895
용우에 처음 도착했을 때
1635
02:01:52,920 --> 02:01:56,856
적의 석조성을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1636
02:01:58,840 --> 02:02:02,955
{\fs12}{\an4}적군
석조성
1637
02:02:00,680 --> 02:02:03,495
석조성은 방어하긴 쉽지만
공격하기는 어렵지요
1638
02:02:03,520 --> 02:02:07,735
당나라 3만 군사는
반년 간 포위 공격으로
1639
02:02:07,760 --> 02:02:10,196
많은 사상자를 냈습니다
1640
02:02:12,520 --> 02:02:17,390
결국 토번군이
식량 부족으로 항복했는데
1641
02:02:17,600 --> 02:02:19,295
그때서야 알았지요
1642
02:02:19,320 --> 02:02:24,135
이 성을 지킨 병사가
600명 밖에 안된다는 사실을요
1643
02:02:24,160 --> 02:02:26,769
600명 밖에 안되는 병사가
1644
02:02:26,880 --> 02:02:32,396
우리 대군을 반년 간 성밖에서
고전하게 만든 거지요
1645
02:02:34,960 --> 02:02:37,215
운산성도
1646
02:02:37,240 --> 02:02:40,559
역시 석조성입니다
1647
02:02:41,920 --> 02:02:43,570
아뢰오!
1648
02:02:53,960 --> 02:02:55,359
새벽에..
1649
02:02:57,400 --> 02:02:59,935
석조성은 이번 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1650
02:02:59,960 --> 02:03:02,610
이백 얘기로 다시 돌아가시지요
1651
02:03:03,960 --> 02:03:07,030
제 몸은 변방에 있었지만
1652
02:03:07,400 --> 02:03:10,536
이백의 새로운 시를
자주 접했습니다
1653
02:03:10,960 --> 02:03:15,676
그는 전국의 산과 강을
유랑하고 있었지요
1654
02:03:16,120 --> 02:03:22,216
인생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의 시는 오히려 더 좋아졌어요
1655
02:03:22,480 --> 02:03:24,319
공공께서는
1656
02:03:24,320 --> 02:03:28,110
살면서 아쉬운 일이 많았습니까?
1657
02:03:30,080 --> 02:03:32,056
아쉬운 일?
1658
02:03:33,640 --> 02:03:35,119
당연하지요
1659
02:03:35,600 --> 02:03:38,735
운이 좋아 여기까지 왔다해도
1660
02:03:38,760 --> 02:03:41,759
후대 사람들은 기껏
환관 전기에서나
1661
02:03:41,760 --> 02:03:44,636
제 이름을 볼 수 있겠지요
1662
02:03:46,960 --> 02:03:50,403
시국이 갈 수록 불안해져
1663
02:03:50,640 --> 02:03:52,919
조정도 더 혼란스러워지고
1664
02:03:52,920 --> 02:03:55,269
사람들이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1665
02:03:55,400 --> 02:03:57,655
잘 아는 시인 중에
1666
02:03:57,680 --> 02:04:01,079
왕창령과 최종지는 유배되었고
1667
02:04:02,120 --> 02:04:04,159
북해 태수 이옹은
1668
02:04:04,160 --> 02:04:08,296
일흔 살 때 곤장을 맞아 죽었습니다
1669
02:04:10,360 --> 02:04:14,523
변방의 업무는 힘들지만 단조로웠지요
1670
02:04:14,720 --> 02:04:18,023
눈 깜짝할 사이에 10년이 지났습니다
1671
02:04:19,160 --> 02:04:23,175
제 인생도 황혼을 맞이하고 있었지요
1672
02:04:23,200 --> 02:04:27,690
10년 동안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평온했습니다
1673
02:04:29,120 --> 02:04:30,839
그 때
1674
02:04:31,080 --> 02:04:34,163
이백을 딱 한 번 봤지요
1675
02:04:34,400 --> 02:04:38,055
공무상 선성(宣城)에 갔을 때
1676
02:04:38,080 --> 02:04:39,935
거기 나루터 에서요
1677
02:04:39,960 --> 02:04:41,303
누구지?
1678
02:04:41,600 --> 02:04:43,455
이백, 위대한 시인이지
1679
02:04:43,480 --> 02:04:45,966
도교에 입문했다던데?
1680
02:04:46,600 --> 02:04:49,895
왕윤 현령은 이백을 거의 숭배해!
1681
02:04:49,920 --> 02:04:53,515
저 사람이 이백의 새 아내인가?
종(宗)재상의 손녀
1682
02:04:53,540 --> 02:04:57,040
{\fs12}{\an4}이백 부인
종씨
1683
02:04:53,564 --> 02:04:57,064
{\fs12}{\an6}왕윤 현령
1684
02:04:54,720 --> 02:04:58,095
인생이란 아무도 몰라
1685
02:04:58,120 --> 02:05:00,559
데릴 사위로 들어갔다더군
1686
02:05:03,760 --> 02:05:06,399
저런 가문이면 나라도
데릴사위 가겠네
1687
02:05:06,400 --> 02:05:07,839
자네도 마찬가지 아닌가?
1688
02:05:07,840 --> 02:05:09,959
이백, 이백
1689
02:05:11,680 --> 02:05:14,479
우리 남은 여생은 이렇게
1690
02:05:14,480 --> 02:05:16,983
끝날 것 같았습니다
1691
02:05:21,560 --> 02:05:24,279
그런데 가끔은 갑자기
1692
02:05:24,520 --> 02:05:30,603
하루 새 수 백년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기도 하지요
1693
02:05:30,880 --> 02:05:32,319
안록산이
1694
02:05:32,320 --> 02:05:35,279
10년 간 모반을 꾸미고 있었는데
1695
02:05:35,680 --> 02:05:37,119
누가 알았겠습니까?
1696
02:05:37,120 --> 02:05:40,119
부패한 이임보 재상 때문에
1697
02:05:40,120 --> 02:05:45,055
안록산이 줄곧 몸을 사리고
있었다는 것을요
1698
02:05:45,080 --> 02:05:47,119
이임보가 탐욕스러웠지만
1699
02:05:47,120 --> 02:05:48,855
똑똑하고 유능했지요
1700
02:05:48,880 --> 02:05:51,999
19년 간 권력을 잡다가
1701
02:05:52,000 --> 02:05:53,679
갑자기 죽었고
1702
02:05:54,320 --> 02:05:57,535
그 자리를 양국충이 맡았는데
1703
02:05:57,560 --> 02:06:01,269
안록산이 결국
모반을 일으킨 거지요
1704
02:06:03,560 --> 02:06:04,716
아뢰오!
1705
02:06:08,070 --> 02:06:09,480
아뢰오!
1706
02:06:10,130 --> 02:06:12,223
아뢰오!
1707
02:06:15,280 --> 02:06:19,660
전군에 소집 명령을 내려라!
1708
02:06:19,800 --> 02:06:22,295
고적 임명장
1709
02:06:22,320 --> 02:06:26,936
좌습유 감찰어사
'종8품하'에 임명함
1710
02:06:27,176 --> 02:06:30,863
{\fs12}{\an6}동관
1711
02:06:43,240 --> 02:06:48,263
고선지, 봉상청같은 명장들이
모두 참수당했습니다
1712
02:06:49,480 --> 02:06:53,890
거대한 조정에 쓸만한 장수가 없어
1713
02:06:54,480 --> 02:06:58,399
반신불수로 폐인 된
나 혼자 남았다니!
1714
02:07:00,760 --> 02:07:03,895
명령에 불복하여
전투에 나서지 않으면
1715
02:07:03,920 --> 02:07:07,429
조정은 나도 참수할 텐데
1716
02:07:08,680 --> 02:07:11,263
그럼 누가 내 자리를 맡을건가?
1717
02:07:11,360 --> 02:07:15,523
감찰관인 환관 변영성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1718
02:07:22,920 --> 02:07:26,250
내가 몇 년만 더 젊었더라면
1719
02:07:26,400 --> 02:07:28,343
얼마나 좋을까
1720
02:07:37,280 --> 02:07:41,236
북두칠성 높이 뜬 한밤중에도
1721
02:07:42,120 --> 02:07:46,490
가서한은 칼을 내려 놓지 않고
1722
02:07:47,560 --> 02:07:51,576
오랑캐의 말을 감시하고 있으니
1723
02:07:52,160 --> 02:07:56,550
감히 임조(臨洮)현을 넘지 못하네
1724
02:07:58,720 --> 02:08:00,889
출정하라
1725
02:08:55,920 --> 02:08:58,410
어서 성문을 열라!
1726
02:09:19,920 --> 02:09:23,230
모든 부대의 장수들이
합의를 했소
1727
02:09:24,440 --> 02:09:26,175
당나라의 운은 이미 다했고
1728
02:09:26,200 --> 02:09:29,055
이제는 대연(大燕) 천하요
1729
02:09:29,080 --> 02:09:32,010
우린 안록산에 투항할 거요
1730
02:09:34,080 --> 02:09:35,363
가서한
1731
02:09:36,280 --> 02:09:37,535
가서한
1732
02:09:37,560 --> 02:09:39,490
마지막으로 묻겠소
1733
02:09:40,120 --> 02:09:43,159
투항할 거요?
아님 버틸 거요?
1734
02:09:57,280 --> 02:09:59,883
나를 말에 태워주게
1735
02:10:07,560 --> 02:10:11,599
평생 고씨 창술을 연마했건만
1736
02:10:11,600 --> 02:10:14,135
전장에서 적을 죽이지는 못하고
1737
02:10:14,160 --> 02:10:18,516
여기서 소인 잡배들을 처단하는게
한스러울 뿐입니다
1738
02:10:18,720 --> 02:10:19,999
고적
1739
02:10:20,480 --> 02:10:24,523
반군들이 나를 노리고 있으니
1740
02:10:25,360 --> 02:10:30,479
무슨 일이 있어도 포위를 뚫고
1741
02:10:30,480 --> 02:10:32,479
황제께 보고하게!
1742
02:10:33,480 --> 02:10:37,896
모든 이민족 장수가
반역자는 아니라는 것을
1743
02:11:04,480 --> 02:11:05,695
장군!
1744
02:11:05,720 --> 02:11:08,216
고적, 어서 가게!
1745
02:11:08,880 --> 02:11:12,279
나 가서한은 투항하지 않았다!
1746
02:11:13,280 --> 02:11:15,119
어서 가!
1747
02:12:09,676 --> 02:12:14,929
{\fs12}{\an4}장안
1748
02:13:14,840 --> 02:13:16,999
동관이 함락되자
1749
02:13:17,720 --> 02:13:19,959
조정은 장안을 떠났지요
1750
02:13:21,400 --> 02:13:23,879
서쪽 끝까지 쫓아갔는데
1751
02:13:25,120 --> 02:13:27,199
양국충 재상은 살해당했고
1752
02:13:27,200 --> 02:13:29,535
양귀비도 강제로
자결 당했으며
1753
02:13:29,560 --> 02:13:33,279
모든 관원과 장수들이
안록산에게 투항했다는
1754
02:13:33,280 --> 02:13:36,236
소문만 들려왔지요
1755
02:13:36,520 --> 02:13:38,815
아직 투항하지 않은 사람들 중
1756
02:13:38,840 --> 02:13:43,559
실력 있고 야심이 큰 자들도
1757
02:13:43,960 --> 02:13:46,070
결국 역모에 가담했지요
1758
02:13:49,520 --> 02:13:54,936
세상은 완전한 혼란에 빠졌습니다
1759
02:13:56,563 --> 02:14:00,690
서기 756년 6월
현종은 장안에서 사천으로 피신했다
1760
02:14:00,715 --> 02:14:05,030
7월 숙종이 황제로 등극했고
아버지 현종은 태상황이 되었다
1761
02:14:05,040 --> 02:14:11,782
현종은 자식들을 각지 절도사로 임명했는데
그중 영왕(永王)을 네 지역 절도사와 강릉 대도독으로 임명했다
1762
02:14:11,807 --> 02:14:18,136
11월엔 숙종이 이복동생 영왕을 사천으로 불러들였으나
영왕이 거절하고 반란을 일으켰다
1763
02:14:19,386 --> 02:14:24,175
{\fs12}{\an6}동관 함락 6개월 후
양주
1764
02:14:24,200 --> 02:14:25,959
회남지방의 새로운 절도사가
1765
02:14:25,960 --> 02:14:28,855
양자강, 회수 지역을 다스리고
1766
02:14:28,880 --> 02:14:32,223
영왕의 난을 진압할 것이오
1767
02:14:42,440 --> 02:14:46,775
{\fs12}{\an4}회남 절도사
고적
1768
02:14:46,800 --> 02:14:48,335
장관께 아뢰오!
1769
02:14:48,360 --> 02:14:52,043
각지의 반란군이
강릉에 집결하고 있습니다
1770
02:14:59,880 --> 02:15:00,975
아뢰오!
1771
02:15:01,000 --> 02:15:03,919
영왕이 양자강, 회수지역 수입을
강릉으로 이전했고
1772
02:15:03,920 --> 02:15:07,180
기마 초병도 강릉으로 떠났다 하옵니다
1773
02:15:50,920 --> 02:15:51,999
아뢰오!
1774
02:15:52,000 --> 02:15:55,150
강릉을 떠난 영왕군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1775
02:15:55,280 --> 02:15:58,215
영왕이 전국의 영웅을 모집한다는
격문을 발송했습니다
1776
02:15:58,240 --> 02:15:59,655
읽어보거라
1777
02:15:59,680 --> 02:16:01,199
작금의 비상시기엔
1778
02:16:01,200 --> 02:16:05,135
비상한 영웅이 나타나
비상한 업적을 세워야 하니
1779
02:16:05,160 --> 02:16:08,119
그래요.. 비상시기였지요
1780
02:16:09,080 --> 02:16:12,415
저 같은 8품 하급관리가
1781
02:16:12,440 --> 02:16:13,775
반년만에
1782
02:16:13,800 --> 02:16:18,630
3진(鎮:고을) 절도사가 되었으니까요
1783
02:16:20,840 --> 02:16:24,096
장관님 영왕군 행방이 드러났습니다
1784
02:16:24,250 --> 02:16:25,295
고하라
1785
02:16:25,320 --> 02:16:27,975
양자강을 따라 양주의
아군을 향하고 있는데
1786
02:16:28,000 --> 02:16:30,236
3일 후 도착합니다
1787
02:16:31,840 --> 02:16:36,575
영왕은 그저 평범하여
야망은 크되 총명하진 않구나
1788
02:16:36,600 --> 02:16:38,239
천하를 얻고 싶으면
1789
02:16:38,240 --> 02:16:40,718
북쪽 장안으로 진격하여 안사를 치든가
1790
02:16:40,719 --> 02:16:44,815
동쪽 수양으로 진격하여
장순의 포위를 풀어야지
1791
02:16:44,840 --> 02:16:47,439
위험하나 성공만 하면
1792
02:16:47,440 --> 02:16:49,815
세상을 얻을 수 있는데
1793
02:16:49,840 --> 02:16:52,599
남동쪽으로 나를 치러 온다는 건
1794
02:16:52,600 --> 02:16:54,855
겁 많고 소심하다는 얘긴데
1795
02:16:54,880 --> 02:16:59,256
그래가지고 어찌 영웅들의
환심을 살꼬?
1796
02:16:59,719 --> 02:17:01,735
영왕군쪽 기세는 어떠하냐?
1797
02:17:01,760 --> 02:17:05,055
영왕에게 가세한 영웅이 있더냐?
1798
02:17:05,080 --> 02:17:06,399
영왕이 격문을 전국에 뿌렸으나
1799
02:17:06,400 --> 02:17:08,895
응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1800
02:17:08,920 --> 02:17:11,878
아! 시인 하나가 가세했다고 합니다
1801
02:17:11,903 --> 02:17:13,215
이백이라는..
1802
02:17:13,240 --> 02:17:14,295
이백?
1803
02:17:14,320 --> 02:17:17,670
이백이 영왕군에 가세했다고?
1804
02:17:20,520 --> 02:17:24,135
이백이 영왕을 위해
11편의 시를 썼다고 합니다
1805
02:17:24,160 --> 02:17:26,190
11편씩이나?
1806
02:17:27,400 --> 02:17:30,655
영왕이 정월에 동녘으로 군대를 보내니
1807
02:17:30,680 --> 02:17:33,815
천자도 멀리서 용과 호랑이
깃발을 보내셨네
1808
02:17:33,840 --> 02:17:36,735
누선에 닻 올리니 풍파도 잠잠해져
1809
02:17:36,760 --> 02:17:39,614
장강과 한수 유역이
조용한 연못 되었네
1810
02:17:39,639 --> 02:17:42,335
단양성과 북고산은 오나라 요충지였고
1811
02:17:42,360 --> 02:17:46,676
관문의 누대는 구름과 강물 사이에
버티고 있네
1812
02:18:17,360 --> 02:18:18,950
이 부인
1813
02:18:20,360 --> 02:18:23,095
영왕이 처형당했습니다
1814
02:18:23,120 --> 02:18:25,079
이백이 지은 죄는
1815
02:18:25,080 --> 02:18:27,256
중대한 반역죄입니다
1816
02:18:27,560 --> 02:18:31,614
{\fs12}{\an6}이백의 부인
종씨
1817
02:18:29,639 --> 02:18:30,863
예
1818
02:19:02,719 --> 02:19:03,996
이백
1819
02:19:08,920 --> 02:19:10,735
도교에 입문까지 한 분이
1820
02:19:10,760 --> 02:19:13,236
어쩌다 세속의 일에 관여하였소?
1821
02:19:19,559 --> 02:19:23,983
내 도교 수행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소
1822
02:19:24,360 --> 02:19:30,683
천지에 신선이 거할 곳이 어디겠나?
1823
02:19:32,440 --> 02:19:35,399
아내와 로산(庐山)에
은거하고 있었는데
1824
02:19:35,400 --> 02:19:38,679
영왕이 그 누추한 곳까지
몇 번이고 사람을 보내
1825
02:19:38,680 --> 02:19:41,694
나에게 도움을 청했소
1826
02:19:41,719 --> 02:19:45,638
평생 기다린 절호의 기회인데
1827
02:19:45,639 --> 02:19:48,119
늙었다고 어찌 포기하겠소?
1828
02:19:48,120 --> 02:19:50,935
영왕의 모반을 몰랐단 말이오?
1829
02:19:50,960 --> 02:19:52,415
모반?
1830
02:19:52,440 --> 02:19:55,399
영왕은 당군의 대원수아닌가?
1831
02:19:55,400 --> 02:19:57,455
군대의 대원수라고?
1832
02:19:57,480 --> 02:19:59,676
세상이 혼란하여 스스로를
1833
02:19:59,701 --> 02:20:02,650
황제라 칭하는 자가
얼마나 많은 지 아시오?
1834
02:20:03,480 --> 02:20:05,016
그.. 그런 일이
1835
02:20:07,840 --> 02:20:09,063
이백
1836
02:20:09,560 --> 02:20:12,056
여기가 지금 어딘지 아시오?
1837
02:20:13,560 --> 02:20:15,455
강하(江夏)에 있는
1838
02:20:15,480 --> 02:20:17,095
황학루요
1839
02:20:17,120 --> 02:20:18,696
황학루?
1840
02:20:19,280 --> 02:20:22,319
그래! 고적, 고절도사
1841
02:20:22,320 --> 02:20:25,215
어렸을 때 여기서 만났지!
1842
02:20:25,240 --> 02:20:28,279
강하 황학루
1843
02:20:28,560 --> 02:20:30,759
고적이 분명 날 구해줄 거야
1844
02:20:30,760 --> 02:20:35,050
안그래도 절도사가 당신을
봐준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1845
02:20:35,075 --> 02:20:37,670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되나요?
1846
02:20:38,696 --> 02:20:40,479
말 해봐야 소용없군
1847
02:20:40,480 --> 02:20:42,370
이거나 보시오
1848
02:20:57,360 --> 02:21:01,479
절도사께서 당신을
잘 돌봐주라 명하였소
1849
02:21:02,200 --> 02:21:03,719
지금 당나라는
1850
02:21:03,720 --> 02:21:07,815
도처에 반란이 일어나
만신창이가 됐소
1851
02:21:07,840 --> 02:21:10,415
전국이 여기 강하처럼 폐허가 되어
1852
02:21:10,440 --> 02:21:13,936
저 황학루처럼 변했단 말이오
1853
02:21:28,320 --> 02:21:29,896
이부인
1854
02:21:31,160 --> 02:21:33,903
제 걱정은 마세요
1855
02:21:34,160 --> 02:21:36,323
남편하고 달리
1856
02:21:36,480 --> 02:21:37,810
저는..
1857
02:21:38,200 --> 02:21:40,396
그저 낙심했을 뿐이고
1858
02:21:40,880 --> 02:21:46,030
남은 여생을 로산에서
조용히 보낼 겁니다
1859
02:21:47,760 --> 02:21:49,356
몸 조심하시오
1860
02:21:58,280 --> 02:21:59,430
부인
1861
02:22:01,480 --> 02:22:02,923
부인
1862
02:22:03,440 --> 02:22:04,483
부인
1863
02:22:04,760 --> 02:22:07,959
로산에서 날 기다려주오!
1864
02:22:08,960 --> 02:22:12,359
날 꼭 기다려주시오!
1865
02:22:37,120 --> 02:22:39,736
끝내 이백을 구하지 않으셨지요?
1866
02:22:40,280 --> 02:22:43,799
조정의 벼슬살이란게
살얼음판이라
1867
02:22:44,680 --> 02:22:49,550
발 한번 잘못 내딛으면
물속으로 빠지고 말지요
1868
02:22:51,000 --> 02:22:53,695
결국 곽자의가 황제께 간청하여
1869
02:22:53,720 --> 02:22:55,423
이백을 구했지요
1870
02:22:56,280 --> 02:23:00,983
간신히 살아 야랑(夜郎)으로
유배를 떠났지요
1871
02:23:01,600 --> 02:23:04,055
오늘날 당나라 정예군엔
두 세력이 있지요
1872
02:23:04,080 --> 02:23:07,610
하나는 곽자의 영공 휘하에 있고
1873
02:23:07,680 --> 02:23:09,095
다른 하나는
1874
02:23:09,120 --> 02:23:12,295
바로 고중승(中丞)
당신의 휘하에 있잖소
1875
02:23:12,320 --> 02:23:13,443
그렇지요
1876
02:23:13,640 --> 02:23:16,135
토번군이 장안성을
3개월 간 포위하고 있음에도
1877
02:23:16,160 --> 02:23:18,415
고중승께서 병력을 보내지 않은 건
1878
02:23:18,440 --> 02:23:24,790
과거 가서한이 동관을 떠났다가
전멸한 실수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요?
1879
02:23:25,600 --> 02:23:29,363
저 또한 이백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1880
02:23:30,160 --> 02:23:35,159
말년에 마음이 급하면
실수를 저지르는 법이니..
1881
02:23:36,200 --> 02:23:38,399
허나 조정에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1882
02:23:38,400 --> 02:23:39,879
곽영공과 고중승간에
1883
02:23:39,880 --> 02:23:42,895
이백을 구하는 데
의견이 엇갈려
1884
02:23:42,920 --> 02:23:45,799
두 분 사이가 틀어졌고
1885
02:23:45,800 --> 02:23:49,095
그로 인해 고증승께서 고의로
군을 보내지 않은 거라고요!
1886
02:23:49,120 --> 02:23:52,495
폐하께서 저를 보내신 건
1887
02:23:52,520 --> 02:23:55,723
바로 그 문제를 조사하기 위함입니다
1888
02:23:56,360 --> 02:24:01,903
토번군 또한 그 소문을 들어
잘 알고 있지요!
1889
02:24:02,240 --> 02:24:03,476
아뢰오!
1890
02:24:03,543 --> 02:24:04,799
중승께 아뢰오!
1891
02:24:04,800 --> 02:24:06,399
토번군이 협곡에 도착했습니다
1892
02:24:06,400 --> 02:24:08,410
여기서 세 시간 거리입니다
1893
02:24:11,120 --> 02:24:14,963
그때 장안 술집에 있던 사람들
1894
02:24:15,480 --> 02:24:21,876
하지장, 왕창령, 최종지는 죽었고
1895
02:24:22,360 --> 02:24:26,519
두보는 살아 있으나
정처없이 방랑중이며
1896
02:24:27,080 --> 02:24:30,119
왕유는 반군의 포로가 되어
1897
02:24:30,120 --> 02:24:34,359
간신히 연명은 하고 있으나
비참한 삶을 살고 있지요
1898
02:24:37,320 --> 02:24:38,839
이 촛불도
1899
02:24:39,200 --> 02:24:41,159
언젠가는
1900
02:24:41,640 --> 02:24:44,623
꺼질 수밖에 없습니다
1901
02:24:54,440 --> 02:24:56,439
이 수건의 혈흔은
1902
02:24:56,560 --> 02:24:59,199
포도주를 묻힌 겁니다
1903
02:25:06,080 --> 02:25:08,923
지금 저를 농락한 겁니까?
1904
02:25:09,720 --> 02:25:11,916
공공, 용서해주시오!
1905
02:25:12,280 --> 02:25:15,655
우린 운산성으로 돌아갈 겁니다!
1906
02:25:15,680 --> 02:25:18,063
내 창을 가져오너라!
1907
02:25:45,720 --> 02:25:48,895
이 길은 오랫동안 잊혀진 길이요
1908
02:25:48,920 --> 02:25:51,655
너무 험해 대군이 지나갈 수 없습니다
1909
02:25:51,680 --> 02:25:53,575
하지만 지름길이지요
1910
02:25:53,600 --> 02:25:56,976
두 시간이면 운산성에
도착합니다
1911
02:26:29,672 --> 02:26:34,896
{\fs12}{\an6}
운산성 밖
1912
02:26:38,960 --> 02:26:40,576
이제 알겠네요
1913
02:26:41,640 --> 02:26:43,655
지금 우린 검남(劍南)에 있지만
1914
02:26:43,680 --> 02:26:47,776
가서한이 동관에서 맞은
위기에 똑같이 봉면했습니다
1915
02:26:48,120 --> 02:26:50,935
성을 나가든, 지키든
모두 다 패하는 거지요
1916
02:26:50,960 --> 02:26:52,935
고중승은 나가지도
지키지도 않고
1917
02:26:52,960 --> 02:26:54,535
대신 한 발 뒤로 물러나
1918
02:26:54,560 --> 02:26:57,375
토번군을 협곡으로 유인해
1919
02:26:57,400 --> 02:27:00,815
운산성을 되찾고
적의 퇴로를 차단하려는 거지요
1920
02:27:00,840 --> 02:27:02,839
지금 7만의 토번군은
1921
02:27:02,840 --> 02:27:04,199
그 길에 갇혀
1922
02:27:04,224 --> 02:27:06,375
독 안의 든 쥐가 되었군요
1923
02:27:06,400 --> 02:27:08,959
장안을 포위하고 있는 토번군은
1924
02:27:08,960 --> 02:27:12,815
이 쥐를 구하러 포위를 풀고
회군할 수밖에 없습니다
1925
02:27:12,840 --> 02:27:14,830
영리하십니다!
1926
02:27:15,440 --> 02:27:18,879
대신에 노수관이 위험해지지 않을까요?
1927
02:27:18,880 --> 02:27:21,655
수비 병력이 6천 밖에 안되니까요
1928
02:27:21,680 --> 02:27:24,083
거길 지키지 못할 경우
1929
02:27:24,240 --> 02:27:25,599
토번군
1930
02:27:25,600 --> 02:27:27,403
토번군이 온다!
1931
02:27:27,960 --> 02:27:29,815
공공의 생각이 맞습니다
1932
02:27:29,840 --> 02:27:34,295
허나 엄무(嚴武)가 지금쯤 노수관에
도착했을 겁니다
1933
02:27:34,320 --> 02:27:37,375
아까 막사에 왔던 병사가
그의 연락병이었습니다
1934
02:27:37,400 --> 02:27:40,119
엄무에게는 정예군 2만이 있습니다
1935
02:27:40,120 --> 02:27:43,183
지원군 도착 일정은
내일 모레가 아니라
1936
02:27:43,360 --> 02:27:45,135
지원군이 도착했다!
1937
02:27:45,160 --> 02:27:48,323
바로 오늘 새벽입니다
1938
02:27:58,480 --> 02:28:00,175
정말 대단하십니다!
1939
02:28:00,200 --> 02:28:02,599
신중하고 올곧기로 유명하신
고중승께서
1940
02:28:02,600 --> 02:28:06,455
이런 신출귀몰한 계략으로
1941
02:28:06,480 --> 02:28:08,575
장안을 구하셨군요
1942
02:28:08,600 --> 02:28:12,735
정공공께선 고공공의 제자시니
1943
02:28:12,760 --> 02:28:15,535
무예도 출중하시리라 믿습니다
1944
02:28:15,560 --> 02:28:17,479
모반이 일어났을 당시
1945
02:28:17,480 --> 02:28:21,119
고공공 홀로 승천문을 격파했던 기개를
1946
02:28:21,120 --> 02:28:23,335
정공공께 그대로 물려주셨겠지요!
1947
02:28:23,360 --> 02:28:28,183
고중승께선 대놓고 장수들을 자극하시는 군요
1948
02:29:21,680 --> 02:29:25,643
성안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어서 집합하라!
1949
02:30:08,360 --> 02:30:11,723
장안을 위해 출격하라!
1950
02:30:11,960 --> 02:30:14,999
장안을 위하여!
1951
02:30:20,560 --> 02:30:23,283
전열을 갖춰라!
1952
02:31:04,680 --> 02:31:08,775
고적, 어떻게 해야 상대를
속이는지 아나?
1953
02:31:08,800 --> 02:31:11,999
여러 복선을 깔고
진짜처럼 보이게 해야 해
1954
02:31:12,000 --> 02:31:16,483
좌 우 상 하 어디를 봐도 진짜처럼
보여야 한다고
1955
02:31:17,480 --> 02:31:22,370
심지어 자네 스스로도 진짜라
착각할 정도로 말야
1956
02:31:55,360 --> 02:31:59,109
정공공, 엄무 장군은
젊고 용맹하니
1957
02:31:59,440 --> 02:32:05,596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7만 토번군을 곧 격파할 겁니다
1958
02:32:07,560 --> 02:32:09,455
고중승께서도 알고 계시겠지요
1959
02:32:09,480 --> 02:32:10,639
이렇게 가면
1960
02:32:10,640 --> 02:32:14,303
토번군 격퇴의 모든 공은
엄무가 가져갈 것이라는 것을요
1961
02:32:17,680 --> 02:32:20,443
그럼 여기서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1962
02:32:44,320 --> 02:32:48,375
고중승, 이번에 성도(成都)를 지나다
두보를 만났습니다
1963
02:32:48,400 --> 02:32:51,255
아 잘 지내고 있던가요?
1964
02:32:51,280 --> 02:32:53,279
예 잘 지내고 있습니다
1965
02:32:53,280 --> 02:32:57,223
성도에 있을 때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1966
02:33:10,916 --> 02:33:12,495
두보가 다른 얘기도 했는데
1967
02:33:12,520 --> 02:33:15,055
당시 곽자의가 이백을 구해준 건
1968
02:33:15,080 --> 02:33:18,770
사실 고중승께서 곽자의에게
간절히 요청했기 때문이고
1969
02:33:18,795 --> 02:33:22,319
그렇게 곽자의가 이백을 구하는
모양새를 만든거라고요
1970
02:33:22,320 --> 02:33:26,385
본인이 나서면 사람들이 오해하여
오히려 이백에게 불리해지니까요!
1971
02:33:26,410 --> 02:33:31,876
그래서 이백에겐 더 매몰차게 대했고요!
제 짐작이 맞지요?
1972
02:33:34,880 --> 02:33:37,095
사실 이백의 소식도 알고 있습니다!
1973
02:33:37,120 --> 02:33:37,895
예?
1974
02:33:37,920 --> 02:33:41,575
몇 년 전 선황께서
대규모 사면을 내리실 때
1975
02:33:41,600 --> 02:33:44,043
이백도 사면되었답니다!
1976
02:33:46,280 --> 02:33:49,135
사면받은 후 다시 시를 썼는데
1977
02:33:49,160 --> 02:33:51,476
제가 다 외우고 있지요
1978
02:34:00,160 --> 02:34:06,519
이른 아침 백제성에 이별을 고하고
색색의 구름 사이로
1979
02:34:08,120 --> 02:34:14,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