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
물러서라!
원숭이?
방심 하지 마라.
전하...
이건...?
까마귀는 주인을 고르지 않는다
날개를 늘어뜨리며 하늘하늘
멍청하게 있어보고 싶어
지쳐버렸어
흥에 겨워 신내다가 녹초상태
아무래도 어젠 좀
까악까악 오합지졸들
그래서 뭐? 질투나?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서로 속이고 슬퍼졌어
아직 푸르고 불확실한
꾸미지 않은 내게도
목적지를 모르겠어
운명적인 만남을 하고 싶어
기왕이면 멀리 돌아가고도 싶어
전하!
이 사람, 살아있습니다.
부상을 당한 것 같네.
바로 치료를...!
유키야!
이, 이거 놔...!
어이가 없군.
아직도 배가 차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먹어라.
단,
네놈의 목숨과 맞바꿔서다.
그런...!
원숭이가 사람으로...
변신하다니...
변신은 해도
먹으면 목숨을 빼앗겠다고 말해도
아무런 주저도 보이지 않았다.
지, 진짜로 먹히면 어쩌시려고요!
하지만 늦지 않지 않았느냐.
다른 집을 돌아보자.
역시 이미 이 마을은...
유키야.
그, 그 녀석도 원숭이일지도...!
아니,
야타가라스다.
난 이 소녀에게 아무 짓도 못한다.
네?
아버님께선 산을 수색하러 가셨다.
내일까진 안 돌아오시겠지.
스미마루 님은?
조금 전 떠나셨습니다.
중앙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그건 참 고마운 일이네.
있잖아,
이 애, 괜찮아?
전혀 눈을 뜰 생각을 안 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선
단 하나 남은 생존자인가.
불쌍하게도.
글쎄.
온 취락이 몰살 당했는데,
혼자서만 상처 하나 없다니.
운이 좋았던 거 아닐까?
운이라니...
형님은 그 마을을 보지 못했으니까!
미안...
아니,
유키야 말이 맞아.
아직 이 아이가
힘든 하루였구나.
오늘밤은 내가 깨어있을 테니,
넌 쉬어라.
저건...?
조정
역령(駅鈴)?
전령!
북령 타루히에 이변 있음!
지금 즉시 개문하라!
네 가문에는 연락이 다 됐어.
잠옷바람이든 뭐든 상관없으니
지금 즉시 자신전으로 모이라고.
덕분에 수고를 덜었군.
투덜투덜 엄청 불평하겠지만.
그래서,
이건 뭐야?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
너무 놀았던 걸지도 모르겠네
불평만 하잖아?
우아하게 부수고 오지
망설임도 없이 거짓말을 하네
변함없는 사랑을
말은 못 알아듣는 걸지도 모른다.
지금으로선 걱정이 없다고 하셨는데,
원숭이가 아니란 법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