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전하!

물러서라!

 

원숭이?

 

방심 하지 마라.

 

전하...

 

이건...?

 

까마귀는 주인을 고르지 않는다

날개를 늘어뜨리며 하늘하늘

멍청하게 있어보고 싶어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

지쳐버렸어

흥에 겨워 신내다가 녹초상태

아무래도 어젠 좀
너무 놀았던 걸지도 모르겠네

까악까악 오합지졸들
불평만 하잖아?

그래서 뭐? 질투나?
우아하게 부수고 오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망설임도 없이 거짓말을 하네

서로 속이고 슬퍼졌어

아직 푸르고 불확실한

꾸미지 않은 내게도
변함없는 사랑을

목적지를 모르겠어

운명적인 만남을 하고 싶어

기왕이면 멀리 돌아가고도 싶어

 

전하!

 

이 사람, 살아있습니다.

 

부상을 당한 것 같네.

바로 치료를...!

 

유키야!

 

이, 이거 놔...!

 

어이가 없군.

아직도 배가 차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먹어라.

단,

네놈의 목숨과 맞바꿔서다.

그런...!

 

원숭이가 사람으로...

변신하다니...

 

변신은 해도
말은 못 알아듣는 걸지도 모른다.

 

먹으면 목숨을 빼앗겠다고 말해도

아무런 주저도 보이지 않았다.

 

지, 진짜로 먹히면 어쩌시려고요!

 

하지만 늦지 않지 않았느냐.

 

다른 집을 돌아보자.

 

역시 이미 이 마을은...

 

유키야.

 

그, 그 녀석도 원숭이일지도...!

 

아니,

야타가라스다.

 

난 이 소녀에게 아무 짓도 못한다.

 

네?

 

아버님께선 산을 수색하러 가셨다.

내일까진 안 돌아오시겠지.

 

스미마루 님은?

조금 전 떠나셨습니다.

중앙에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그건 참 고마운 일이네.

 

있잖아,

이 애, 괜찮아?

전혀 눈을 뜰 생각을 안 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선
지금으로선 걱정이 없다고 하셨는데,

 

단 하나 남은 생존자인가.

불쌍하게도.

 

글쎄.

 

온 취락이 몰살 당했는데,

혼자서만 상처 하나 없다니.

 

운이 좋았던 거 아닐까?

운이라니...

 

형님은 그 마을을 보지 못했으니까!

 

미안...

아니,

유키야 말이 맞아.

아직 이 아이가
원숭이가 아니란 법은 없어.

 

힘든 하루였구나.

오늘밤은 내가 깨어있을 테니,

넌 쉬어라.

 

저건...?

 

조정

 

역령(駅鈴)?

 

전령!

북령 타루히에 이변 있음!

지금 즉시 개문하라!

 

네 가문에는 연락이 다 됐어.

잠옷바람이든 뭐든 상관없으니

지금 즉시 자신전으로 모이라고.

덕분에 수고를 덜었군.

투덜투덜 엄청 불평하겠지만.

 

그래서,

이건 뭐야?

유난히 무거운데.

 

잠깨는 약이다.

잠이 덜 깬 고관들의 눈을
한 번에 뜨이게 해주지.

 

이걸 보고도 아직도
허황된 얘기라고 말할 테냐?

 

이 이빨로, 이 입으로,

온 마을의 야타가라스들을
먹어치웠단 말이다!

 

서가 당주 - 아키라
미, 믿을 수가 없군.

야타가라스를 먹는 원숭이?

이런 것이 대체 야마우치의 어디에...?

 

남가 당주 - 토오루
믿든 못 믿든 원숭이가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

중앙에의 침입만은 막아야할 터.

동가 당주 - 하루히토

지금 즉시 타루히로 가는 길을
봉쇄해야한다.동가 당주 - 하루히토

 

북가 당주 - 겐야
상대는 원숭이요.

사람의 길을 막는다한들

얼마나 의미가 있겠나?

 

이 원숭이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

우리 야타가라스와 마찬가지로.

 

그럼 어쩌면 이미?

 

겐야 님.

네.

지금 즉시 파병 준비를.

타루히에서 향장과 합류하여,

철저하게 산 수색을
행해줬으면 하는군.

 

접근전은 불리하다.

활과 창의 준비를.

알겠나이다.

 

관문의 수비를 강화한다!

조금이라도 수상한 자가 있으면
조사해봐라.

변경이나 마을에서 떨어진 취락에서

스고에서와 같은 이변이
일어나지 않았는가 조사해라.

모든 영지에서, 지금 즉시다!

네!

이 원숭이가

내일이면 자기 아내나 아이를
먹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라.

이것은 북령의 위기가 아니다.

야마우치 전토의 위기다!

 

타루히 고을 관문

 

좋아, 다음!

 

키가 열 척이나 되고,

머리부터 어른을 통째로 삼킨대.

이빨이 백 개 있다더군.

그 전엔 머리가 돌아버린 큰 까마귀.

이런 마을,
무서워서 있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아까부터 말했잖아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애당초 왜 내가 묶여서
감옥에 있어야 해?

대체 뭘 했단 거야!

쓸데없는 말은 마라.

너는 묻는 말에만 대답하면 된다.

어째서 긴 궤짝 안에서 자고 있었지?

그러니까...

코우메 씨, 라고 했지요?

 

이런 식으로 구속하는 건
저희도 본의가 아닙니다.

당신이 야타가라스임이 증명이 되고

적의가 없단 걸 알게 되면,

즉시 여기서 꺼내드리겠습니다.

뭐?

야타가라스란 증명?

뭐야, 그게?

야타가라스가 아니라면 뭐란 거야?

 

그리고 대체 뭐야, 적의라니?

 

당신은 스고 사람입니까?

 

중앙이야.

스고는 이번이 처음.

 

중앙에서 뭘 하러?

 

장사야.

아버지와 술을 가져왔었어.

그랬더니
도착하자마자 연회가 벌어져버려서.

 

아버님도 계셨습니까?

 

응.

 

어머님은?

없어.

난 아버지와 단둘이서
계속 행상을 해왔어.

 

얘, 혹시 아버지가 또 뭔가 저질렀어?

말해두겠지만, 난 일절...!

그 아버지는 어디 있는 거냐?

그러니까!

난 마시고 자버렸다고!

그런 건
누구 다른 마을 사람한테 물어봐.

 

스고 사람들은 전부 숨졌어요.

 

죽었어?

네,

광포한 원숭이에게 습격받아서.

 

원숭이?

곰 같은 게 아니라?

원숭이입니다.

지금 산을 수색하면서
생존자를 찾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당신은
마을에서 발견된 유일한 생존자입니다.

 

잠깐만, 아버지는?

아버지는 무사해?

 

지금은 행방불명이라고 밖에...

 

그런...

 

어째서, 왜 그런 일이...

저도 신기하거든요,

그 상황에서

어째서 당신만 무사했는지.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아.

 

알 리가 없잖아!

 

정말이지, 운이 나쁜 소녀로군요.

우연히 아버지와 스고를 방문한 탓에.

궤짝에 숨긴 것도 아버지겠지.

딸을 구하려고 하다가.

아마도, 그 아버지도...

 

저 아이는 풀려나는 걸까요?

까마귀로 변신도 했으니,

꺼내줘도 지장 없겠지요.

하지만, 의지할 곳이 없어서야,

중앙으로 돌아간다 한들
어떻게 살아갈는지.

 

저기,

그렇다면...

 

아버님 소식을 알게 될 때까지

코우메 씨를 맡아두기로 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일지도 모르지만,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뭐든 도와드리겠습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대체 무슨 일이죠, 유키야?

그런 식으로 감시해서야

저 아이도 좋은 기분은
들지 않을 겁니다.

 

저로선 어머님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어머, 어째서?

 

저 아이가 사실을
말하고 있단 법은 없잖아요.

확인하려 해도
마을 사람들은 죽어버렸어요.

아버지가 행방불명이니, 외톨이니 하며
다들 그녀를 동정하지만,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런 정체를 알 수 없는 야타가라스를

이 집안에 들이다니...

설령 그렇다 해도

아이를 들판에
내팽개쳐둘 순 없답니다.

아이?

네, 아이죠,

너와 똑같이.

 

그럼 이렇게 하지요.

저 아이를 돌보는 일은
네가 맡을 것.

네?

 

나이도 가까우니,

마침 잘 됐네요.

 

대화 상대가 되어주세요.

 

어머님!

 

멀리서 노려보며
이래저래 끙끙대는 것보다

훨씬 나을걸요.

 

명경원

 

뭔가 알아내셨을까요, 나츠카 님?

 

명경원 - 나츠카
아니,

누가 뭐래도 야마우치 개벽 이래
처음 있는 기이한 일이다.

우리 이외의 생물이
사람 모습으로 변신하다니.

 

나츠카의 호위 - 로콘
간단히 말해서,

야타가라스도 유일무이한 게 아니었다,

뭐 그런 얘기일까요?

 

뭐,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역시 스고는 전멸한 모양이다.

 

여자와 아이는 모두

그 자리에서 먹혀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한 군데에 모아놓고

잘게잘게 찢어서
커다란 항아리에 던져넣어져 있었어,

 

대량의 소금이 뿌려진 채로.

 

소금이라니, 무슨 뜻이야?

 

보존식이야.

 

다 먹지 못한 고기를

썩지 않도록 소금에 절여서...

 

스고에 있었다는 행상인은?

 

어느 시신이든

얼굴을 도무지
판별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아무리 광포한 원숭이라 해도

다 큰 어른이
한 명도 도망치지 못했다니.

 

마을에는 연회의 흔적이 있었다.

 

아니면 그 식사에

뭔가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약을
타넣었던 걸지도 모른다.

 

녀석들에겐 지성이 있어.

 

식사에 약을 타거나,

보존을 위해 조리하거나,

평범한 짐승은 그런 짓 하지 않아.

 

그저 먹기만을 위한 게 아니야,

 

녀석들의 목적은...

 

벌벌 떠는 먹잇감을 찾아내서 웃고,

괴롭히다 죽이고...

 

야타가라스 사냥을 즐기고 있는 거야!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라.

 

이게 제법 고생해서 얻은 건수거든요.

웬만한 걸로는 그...

 

서, 선인개... 입니다!

 

받으세요.

 

고마워.

 

아직 무슨 볼일있어?

 

지난번엔 죄송했습니다,

당신이 힘들 때에 무례한 질문을 해서.

이제 됐어.

그때는 의심받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얘, 왜 노려보는 거야?

 

거봐, 그 눈 말이야.

 

아침부터 밤까지
마치 부모 원수인 것처럼.

 

나, 너에게 뭔가 나쁜 짓 했어?

아뇨, 그렇지는...

 

거슬렸다면 미안합니다.

큰일이 일어난 뒤라서,

당신을 혼자 두지 않는 편이
좋겠다 생각해서.

하지만 실례가 있으면 안 되니...

그, 잘 모르겠어서 그랬어요,

같은 나이대의 여성에게
어떻게 대해야 좋을지.

 

그래?

실은 마님께서 말씀하셨어,

 

앞으로도 계속 여기서
일하지 않겠냐고.

 

물론 앞으로도

아버지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에, 지만.

 

하지만 나,
제대로 대답하지 않았어.

왜냐면 너한테
미움받고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이걸로 안심했어.

나,

앞으로 쭉 이 집에서 신세를 질지도.

다시 한 번, 부디 잘 부탁해.

 

응? 유키야.

 

저야말로...

 

교활한 녀석 같으니.

 

토비

어디에 숨든 반드시 찾아내주마.
토비

 

그것은 물거품이라

고하는 바람은 그저 슬프게

마음 정한 날에

번지는 풍경을 질주했어

피는 꽃의 그림자에

눈빛은 무엇을 묻나

말없이 진실을 짊어진 까마귀

날아올라라 흩날리듯 춤춰라

이름도 없는 올곧은 신념(소원)이여

닥쳐오는 나락조차도

넘어서 갈 수 있는 강함 믿으려 나래쳐라

가는 자는 돌아오지 않을

운명을 선택해서 가겠다면

이상향이여 영원히

어스름한 하늘에 맹세하리

 

오랜만의 중앙.

그리운 면면들과의 재회도 잠시뿐.

유키야는
곧장 동궁이 있는 곳으로 서두른다.

시라누이가 아른거리는 숲에서

소년은 신비한 힘을 본다.

 

다음 시간,

등나무 화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