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꽃의 향기에

이끌린 꿀벌은 기뻐할까?

정말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너무 좋아해도 조금은 괴롭겠지

갑작스런 비에 젖은 꽃잎

쏟아진 물방울이

다음에 찾아오는 아침 해를 비추며 빛나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어 봤어

울퉁불퉁, 구멍에 휘어진 길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고 싶어

"분명, 분명"을 되새겨 가며

진흙 냄새가 진동하는 내 여행길은

마법이라는 말로는 부족하겠지만

단 1초의 반짝임은 분명 식지 않는 마법

 

식지 않는 마법

 

매직 메이커
 

매직 메이커
- 이세계 마법을 만드는 법 -

 

제1화 『마리와 시온』

 

아!

 

아빠, 엄마!
어서 오세요!

오, 마리안느

다녀왔어, 마리

 

혼자서 외로웠지?

아니, 로즈하고 같이 있었으니까

집을 비운 동안
얌전히 있었니?

응!

아, 아가쨩이다!

마리, 네 동생
시온이란다

 

동생

 

귀여워

 

어머, 어머
왜 그러는 걸까?

갑자기 키스를 받아서 놀란 건가?

 

시온, 누나야~

 

[3년 후]
 

 

내 승리!

 

시온, 느리잖아!

 

누, 누나가 빠른 거야…

그래?

 

뭐, 누나니까!

 

아버지야!

 

누나는 기운도 넘치네

 

어서 오세요!

 

다녀왔다, 마리
여전히 기운차구나

응!

마리는 있지
머리 색과 똑같이

해님처럼 기운차다는
말을 들어!

그렇구나, 그렇구나

하하하

어서 오세요, 아빠

 

다녀왔다, 시온

여전히 똑 부러지게 행동하는구나

그렇지 않아
누나가 더 똑 부러지지

헤헷, 누나니까~!

 

하지만 시온이 똑 부러지게
행동한다는 건 사실이야

 

어머니의 일도 제대로 도와주고

 

이젠 지도도 안 그린다고 하고

 

가끔씩 어른 같은
복잡한 표정도 짓고

 

왜 그래, 누나?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마리는 알고 있어

 

파이어 볼!

선더볼트!

윈드 블래스트!

아이스 스톰!

 

시온, 뭘 하고 있어?

 

아, 아무것도 아니야

시온도 몰래
놀이를 하고 있으니까!

 

저기 있지, 아빠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응? 뭐니?

마… 마물은 있어?

있지

 

그래서 아직 바깥에
나가선 안 된다

엄마한테서는 나가지 말라고
들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건 마물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습격해서
목숨이 위험하다

가까이 가선 안 된다

만약 보거든
바로 도망치고서

어른에게 도움을 요정하렴

 

요정이나 정령이 있다거나…

있단다

 

정령은 들어본 적은 없지만
요정은 확실히 존재한다

 

희소해서 좀처럼
조우하기 힘들지만

그걸 전문으로 하는
조달업자도 있지

그, 그럼 마…

 

마, 마법은?
마법은 있어?

에?

마, 마법?

맞아, 마법!

불이나 물, 바람, 빛 등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다양한 걸 만들어내는…

없지

없어?

 

마법이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시온?

 

그, 그건 아빠가
들은 적이 없는 게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도 있겠지

하지만 나도 그럭저럭
교양이 있다

적어도 마법이라는 건
일반적으로 알려지지도 않았고

그런 얘기는 들은 적도 없다

 

시온, 마물이나 요정

그 마법이라는 걸
어디에서 안 거지?

 

시온, 괜찮아?

에?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배라도 아파?

아냐, 괜찮아

아, 그렇구나

그 후로 시온은 마법이라는
들은 적도 없는 단어를

두 번 다시 입에 담지 않게 됐다

 

[3년 후]
 

 

이얍!

 

아, 지쳤다!

 

저기, 누나는 어째서 그렇게
단련하는 거야?

누나니까~

잘 모르겠는데…

그 왜, 무슨 일이 있었을 때를 위해
단련하는 거야

무슨 일이 있었을 때를 위해?

그래

마물이 나왔을 때라거나
나쁜 사람이 왔을 때

싸울 수 있는 편이 더 좋잖아?

 

나는 그런 건 특기인 모양이니까!

그게 왜 누나여서
그렇다는 거야?

그거야 당연히
너를 지키기 위해서지!

뭐?

나는 누나니까

시온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위해서

강해져 있지 않으면 곤란하잖아

나를 위해서…

그래

뭐, 힘들기도 하겠지만
싫진 않으니까

나, 머리는 그렇게 좋진 않지만
몸을 움직이는 건 특기니까

이런 것밖에 못하지만

 

그럼 누나는 쭉
그걸 위해서 단련했던 거야?

 

그래!

 

하루 종일 하면서
용케 질리지도 않네요

 

로즈, 대련 상대 좀 해 줘!

저는 할아버지를
도와드리느라 지쳤어요

동생은 여전히 집에 틀어박혀서
공부에만 매진하는 매일을 보내는 건가요?

응…

정말로 대조적인 형제네요

 

그 후로 한 번도
그 얘기를 하진 않는데

 

시온이 그렇게 무언가에
몰두하듯이 공부하는 건 분명…

 

저건 뭔가요?

 

이건 혹시…

 

누나, 엄마한테서 너무
멀리까지 가면 안 된다고…

괜찮아
바로 근처니까

 

그리고 마물이 없는 곳이니까

 

엄마한테 혼나지 않을까?

혼날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을 거야, 아마도!

 

이거 봐!

 

해가 지기 전이 되면
이렇게 빛의 구슬이 나타나

어째서인지는 모르지만

 

아, 아빠들은 알고 계셔?

 

응, 이걸 보고서
바로 데려왔는데

신기하게도 안 보였다나 봐

그래서 좀 불안했어

시온한테도 보이지 않는 건
아닐까 해서

 

어른한테는 안 보이는 걸까?

아니, 아이들 중에도
보이지 않는 아이가 있었어

 

그리고 각자 보이는 형태도 다른가 봐

나한테는 반짝이는 것처럼 보이는데

제대로 된 빛의 구슬 형태로
보이는 아이도 있었어

- 신기하네
- 그러네, 신기해

그래도 이건 마법 같지 않아?

마법?

그래
네가 말했잖아?

빛 같은 걸 만들어내는 어떤 거라고

이거 봐, 그거 같잖아?

 

기억하고 있었구나

뭐, 그렇지!

나는 기억력은 안 좋지만
시온이 한 말인데 기억하지!

그 후로 너는
활기가 사라졌으니까

 

미, 미안해
누나…

왜 사과하는 거야?

왜 우는 거야?
정말

어쩔 수 없네
자, 돌아가자

고마워, 누나

 

감사를 듣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니까

조금은 기운이 났어?

응, 엄청 기운이 났어

 

그래?
다행이다!

 

어라, 어라

 

- 잘 먹었습니다!

가자, 누나

응!

 

히, 힘들다…

정말, 시온도 칠칠치 못하다니까

평소에 운동을 안 하니까
체력이 없는 거야

할 말이 없어…

그래서?

저녁까지는 꽤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어떻게 할 거야?

응, 호수에 대해 조사해 보고 싶어

먼저 그 빛의 구슬이
나오는 곳을 알고 싶어

나오는 곳?

호수에서 나오는 거 아니야?

그럴지도 모르고

호수에 사는 생물이
내뿜는 걸지도 몰라

그걸 제대로 조사해 보지 않으면
그 구슬의 정체도 알 수 없으니까

흐응~

잘 모르겠지만
시온이 그런다면 그렇겠지

그래서 뭐부터 하는 거야?

먼저 세 개의 나무통에
호수의 물을 담자

그리고 각각 모래와 돌,
수초, 물고기를 넣어보려고 해

좋아, 알겠어!

잘 모르겠지만
해야 하는 건 알겠어!

 

생각보다 낚이지 않아

 

뭐, 뭐야
싱글벙글거리고

누나가 있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서

 

무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거야 당연하잖아
누나니까!

이, 있는 게 당연하지!

고마워, 누나
이런 일에 어울려 줘서

한가하니까

그리고 시온이
하고 싶은 일이잖아?

그렇다면 당연히 어울려줘야지

그리고 만약 마법 같은 게
있다고 한다면

나도 보고 싶으니까

왠지 두근거리지 않아?

 

그러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여기 있는 거야

 

마법이 있으면 좋겠네

만약 존재한다면 제일 먼저
누나한테 보여줄게

 

약속이야!

 

아, 왔다!
왔어!

 

해냈다
에텐 트라우트야!

에텐 트라우트는 일반적인 물고기야?

응, 어디에든 있어

 

어디에든 있는 건가

 

마리, 당신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예요?

뭐야, 로즈잖아

그쪽은 당신의 동생인가요?

 

자, 시온
인사해

자, 잘 부탁해

저는 로즈

이 황량한 마을에 피어난
한 송이 꽃이랍니다

 

말해두겠지만 얘는
평범한 농민이야

그냥 폼 잡는 것뿐이야

정말이지

구태여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서?
이런 곳에서 뭘 하는 건가요?

보고도 모르겠어?
낚시야

그건 알겠지만 구태여
이 호수에서 할 필요가 있나요?

 

시온은 알고 있어

어머, 그랬나요

시온이라고 했던가요?

당신도 빛의 구슬이 보이는 거죠?

으,응…
뭐, 일단

신기한 현상이죠?
매우 흥미로워요

 

혹시 너도 빛의 구슬이
신경 쓰여서 여기 온 거야?

네, 매우 아름다워서
가끔씩 보러 온답니다

그, 그럼 그 빛의 구슬에 관해
아는 거 있어?

어떠한 것에서 빛의 구슬이
생겨나는 건지

빛의 구슬이 무엇인지!

아뇨

저는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서

빛의 구슬이 뭔지는 모르겠어요

아, 그렇구나

떨어져 주시겠어요?

 

어라, 아…
미, 미안!

 

빛나지 않네

최대한 호수 안과
같은 상황으로 만들어 봤는데

이 호수에 에텐 트라우트 이외에
다른 생물들도 있지?

잔뜩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전부 모으는 건
힘들지 않겠어요?

얼마나 많은 종류가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그렇다면!

 

잠깐, 시온!

위, 위험해!

괜찮아

괜찮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정말…
나도 갈래!

 

어라, 어라

누, 누나?
뭘 하는 거야?

뭐냐니, 벗지 않으면 젖잖아

 

그렇긴 하지만…

자, 가자

 

자, 잠깐만…

따뜻해

그리고 좀 간지러운거 같아

뜨겁지 않아?
괜찮아?

응, 괜찮아

왠지 조금 기분이 좋을 정도야

 

정말로 따뜻하네!
목욕할 때 같아

 

안 되겠다~

 

물 안이 흐려서
잘 보이질 않네

그러네
그래도 하나 알았어

빛의 구슬은 물고기를 포함한
수생 생물이 내뿜는거 같아

식물이 아니라 이동하는 생물이라고 생각해

헤에, 어떻게 안 거야?

빛이 생겨나는 위치가
움직이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게 어떤
생물인지는 모르겠네

좀 더 잘 보이면 좋았을 텐데

 

고마워, 누나
도움이 됐어

감사할 필요는 없다니까!
그런 말은 됐어

가족이니까 새삼
감사할 필요는 없어!

그렇구나
그래도 전하고 싶어

누나한테는 감사하고 있으니까

가족이라고 해서 전하고 싶은 말까지
참을 필요는 없잖아?

뭐, 그렇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네

낚였어요!

 

암컷 에텐 트라우트예요

 

암컷?

수컷은 자주 잡히는데

암컷은 평소에 깊은 곳에
있는거 같아서

그다지 낚이질 않아

 

하지만 이 시기는
산란기라서

옅은 곳으로 나왔다가
낚이는 일도 많다고 들었어요

 

트라우트한테서 빛의 구슬이
나오고 있어요!

 

예쁘다

 

그렇구나
그런 거였구나!

무언가 알아냈어요?

구애행동이야!

빛의 구슬은 에텐 트라우트의
구애행동이었던 거야!

구애행동이… 뭐야?

수컷이 암컷에게 결혼해서
가족이 되자고 전하는 거예요

헤에, 그럼 나하고 시온한테는
구애행동은 필요 없겠네

이미 가족인걸!

나는 여자애이고
시온은 남자애잖아?

그 말은 언젠가 내가 알을 낳는 걸까?

낳지 않아!

그보다 형제끼리는
결혼 못 하니까!

에? 어째서?

시온은 나를 좋아하지 않아?

조, 좋아해
당연히 좋아하지!

그럼 괜찮잖아!

나도 시온을 좋아하니까~

 

어머니한테 혼났어

왜?

시온하고 결혼하겠다고 했더니
시온한테 들었던 말하고 같은 말을 들었어

그, 그렇구나

나, 그렇게나 나쁜 소리를 한 거야?

시온하고 쭉
함께 있고 싶을 뿐인데

나도 누나하고
같이 있고 싶어

하지만 그렇다면
결혼하지 않아도 되지 않아?

그치만 결혼한다는 건
특별한 거잖아?

시온하고 내가
결혼하지 않는다면

어느 한쪽이 다른 사람하고
결혼하게 되잖아

그러면 같이 있을 수 없게 되잖아?

 

그럼 나는 결혼하지 않고
누나하고 같이 있을게

 

뭐?

그럼 그러면 아버지가 곤란한 건…

후계자라면 내가
양자를 들이면 되잖아

간단히 말하네

간단하지 않아
나는 진심이야

나도 누나하고 같이 있고 싶으니까

나는 아직 어린애지만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야

맹세해도 돼

 

그런 건…

결혼한다는 것보다도
더 무거운 말이잖아

이런 건 무겁지도, 아무렇지도 않아

내게 있어서 누나가 소중하니까

 

그러니까 누나

괜찮아
나는 누나 곁에 있을 테니까

 

시온

 

시온, 빛나고 있어!

 

비, 빛나고 있어?

이건?

마력…일지도

마력이 뭐야?

그렇구나!

트라우트가 구애행동을
할 때의 빛의 구슬!

 

그걸 쭉 보고 있어서

내 안에도 무의식 중에 새겨져서…

 

뭐?

구애행동은 그… 아까 그거?

그렇다고 생각해

그야 누나를 위해
결혼하지 않겠다는 건 최고의 고백이잖아?

 

마력은 있었어

 

이세계에는 마법이 없었지만

그건 아직 마법이라는 기술이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었던 거야

 

즐거워지기 시작했어!

 

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거야!

 

전생한 이세계에서
나는 마법을 만들어 보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