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gen.Daisuke.2023

"폴란드"

 

어서 와라, 지겐 다이스케!

 

규칙은 알지?

 

가자

 

지겐 다이스케

 

"지겐 다이스케"

 

"육류"

 

일어나!

 

쿄코

 

유야!

 

어쩌려고 그래!

 

그럼 인제 와서 관둬?

 

유야!

 

유야

 

이 녀석이야

 

비켜!

 

"멕시코"

 

내 실력 문제는 아닌 거 같군

 

제품엔 아무 문제 없습니다

 

명성은 익히 들었어

 

안타깝지만

 

명성은 왜곡되기 쉽죠

 

하지만 이건
전례 없는 최상품입니다

 

아름다운 완성도
절묘한 그립감, 활용성

 

가장 효과적인 무기죠

 

오래됐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갈수록 낡을 뿐이죠

 

이건 그냥 모방품이 아니라

 

원작을 뛰어넘었습니다

 

아쉽지만 시간만 버렸군

 

지겐 씨

 

여기선 안 되나?
아직 담배를 피워서

 

담배로 해결된다면
저도 피웠겠죠

 

몇십 년 된 소문이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총포공이

 

일본의 데이교가이에 있다더군요

 

당신이 찾는 건
그분이 아닌가 싶네요

 

일본이라

 

몇 년 만이지

 

"일본"

 

데이교가이는 처음인가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겠지

 

다들 그렇게 말하면서도 돌아오세요

 

금연입니다

 

사탕이라도 드세요

 

"데이교가이"

 

- 저기요, 문신 하실래요?
- 이런 거요

 

어때요, 아저씨?

 

어때요?

 

오빠

 

거기 오빠

 

조금 놀다 가

 

저기

 

응?

 

야마토미라는 술집을 찾는데

 

외부인이네

 

어디 있는지 알려주겠어?

 

이 길을 따라 곧장 가면
중앙 홀에 있어

 

하지만

 

외부인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네

 

조심하지

 

문제가 생기면
루리의 손님이라고 해

 

여기

 

돈 받으려고 도와준 것 같잖아

 

그럼

 

잘 가

 

뭐야, 오빠!

 

- 잘생겼잖아
- 어?

 

- 따라와
- 그래도 돼?

 

- 그럼!
- 정말?

 

"야마토미"

 

나왔습니다

 

직접 담근 거예요

 

선대부터 내려온 비밀 레시피죠

 

맛있게 드세요

 

미안하네

 

오래 기다렸나?

 

악당의 피난처라더니
꽤 나쁘지 않네?

 

택시는 금연이었나 보군

 

꽤 짜증 난 표정으로 내려서
한 대 피우던데

 

누가 그래?

 

마을 사람 모두가

 

성가시네

 

마을 보스에게
내 손님이라고 해뒀어

 

소란만 안 피우면 괜찮을 거야

 

피우면?

 

모두 적이 되겠지

 

데이교가이는 재개발 계획이
무산된 후 폐허가 됐어

 

갈 곳 없는 소외된 자가
마을을 점령해서

 

삶의 터로 삼았지

 

마지막 안식처니
목숨 걸고 지킬 거야

 

그렇군

 

어쨌든 네가 찾는 총포공은

 

야구치라고 해

 

야구치?

 

처음 듣는 이름인데

 

떠돌이인가?

 

이 마을 사람은 아니야

 

오래전에 이곳에서 장사를 했어

 

코이노보리에 총을 팔았지

 

코이노보리?

 

마을의 보스가
대대로 살아왔던 곳이야

 

최근에 집권한 보스가

 

용병과 살인청부업자를
모으고 있어

 

모두 새 보스에 만족하고 있어

 

이대로면 도망다니지 않고
살 수 있으니까

 

오래 머물수록 성가셔질 거야

 

총포공 주소다

 

한적한 상점가의 시계 가계야

 

신세 졌어

 

"히바리 상점가"

 

- 다녀왔어요
- 어서 와

 

안녕히 가세요

 

안녕하세요

 

또 와요, 알았죠?

 

안녕하세요!

 

"야구치 시계점
판매 및 수리"

 

- 아파
- 엄살 떨기는

 

하나, 둘, 셋, 넷...

 

옳지

 

- 계속해
- 못 해, 아프다니까

 

- 다녀왔습니다
- 어서 와

 

- 가서 손 씻어
- 네

 

- 아파
- 옳지

 

3분 남았어, 못 하면
사과 하나 더 가져간다

 

오히려 장기가 약해졌단 말이야

 

- 어서, 옳지
- 하나, 둘, 하나, 둘

 

아파

 

그렇지

 

설마 손님이신가?

 

야구치가 누구지?

 

난데

 

- 남편이나 아들은?
- 혼자야

 

그럼 당신이...

 

이 요상한 녀석은 뭐야?

 

용건이 있으면 후딱 말해

 

뭐라고?

 

제니스 엘 프리메로 A384

 

좋은 시계네, 수리해 줘?

 

이 녀석 말고

 

그렇군

 

- 왜 그래?
- 아냐, 아무것도

 

- 배달 가야지
- 맞다, 깜박할 뻔했어

 

그럼 안녕

 

- 조심해서 가
- 잘 있어

 

안녕

 

허리춤에 차고 있는 걸
수리하고 싶다는 거지?

 

놀랍군

 

지겐 다이스케인가?

 

그래

 

이런 컴뱃 매그넘을 쓰는 건
지겐 다이스케뿐이지

 

총알이 빗나가

 

구석구석 확인해 봤지만
뭐가 문젠지 모르겠어

 

유감이네, 자넨 명성에
걸맞은 사람이 아니었어

 

무슨 뜻이지?

 

총이 뭐라고 하는지
관심을 가져줬다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을 거야

 

갖고 돌아가

 

당신도 못 고치는 건가?

 

바보 같은 소리

 

난 은퇴했어

 

이제야 진짜 시계공이 됐지

 

저 아이 정말 팔 거야?

 

또 그 얘기야?

 

이대로 셋이서 도망가자

 

어디로?

 

갈 곳이 없으니까
그런 시궁창에서 살았던 거 아냐

 

이러느니 거기가 낫지!

 

쟨 그 애가 아냐, 겹쳐 보지 마

 

거래가 정해지면
주소를 보내줄게

 

저 녀석 데려와

 

유야

 

"히로시게 야스하루
츠바키 바둑 기원"

 

시계 좋네

 

정보원 벌이가 쏠쏠한가 봐

 

야구치 치하루가 만든 짝퉁입니다

 

당신조차 몰라볼 정도로

 

솜씨가 좋죠

 

대단한 노인네군

 

불쌍한 사람이죠

 

불쌍해?

 

시계공이 되려고
기술을 연마했지만

 

그 시절 시계공은
대부분 남자였어요

 

어떤 복잡한 기술도
모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품보다 좋은 시계를
만들어 냈어요

 

하지만 모조품을 만들어서

 

더더욱 업계에서 소외되었죠

 

암시장에서만 높게 평가해

 

능력을 알아보고
가짜 총을 만들게 했어요

 

아이러니하죠

 

'이제야 진짜 시계공이 됐지'

 

뭐죠?

 

아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한 판 할까?

 

나는 돈을 걸고 너는

 

이 시계를 걸어

 

제가 프로 기사였다는 거
아실 텐데요

 

도박 중독 때문에
퇴출당한 것도 알지

 

끈질긴 사람이구먼!

 

오늘은 다른 일로 왔어

 

뭐지?

 

시계를 만들어줘

 

당신이 만든 시계를
볼 기회가 있었거든

 

훌륭하더군

 

손에 넣진 못했지만

 

내 뒷조사를 얼마나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칭찬해도
자네 총을 수리하진 않을 거야

 

모든 여성이
아름답단 칭찬을 바라진 않아

 

알아

 

나도 정육점에서
생선을 찾진 않아

 

당신은 이제 시계공이잖아

 

어서 와, 꼬마 아가씨

 

이름이 뭐니?

 

그래

 

상태가 좋지 않네
한번 볼게

 

꼬마야, 이 시계 어디서 났니?

 

몸수색하겠습니다

 

괜찮아

 

넌 안 돼

 

여기 있어

 

혼자 들어가야 한다면
문을 열어주겠어?

 

보다시피 난 열 수 없어서

 

데이교가이가 아무리
쓰레기 소굴이라지만

 

고아 납치는 너무하잖아

 

"보육원에서 실종된 아이들"

 

그런 데이교가이에서
돈을 받아먹는 쓰레기가

 

훈계나 하려고 불렀습니까?

 

아델

 

칭찬하는 거야

 

네가 죽인 전 보스는
여자나 등쳐 먹고 살았지만

 

넌 새로운 돈벌이를
생각해 냈어

 

그래도 배신은 안 되지

 

이 녀석한테 다 들었어

 

아델!

 

애를 마약 재료로 쓰는 건
어떻게 알았지?

 

전쟁

 

전쟁?

 

적국이 내 마을을
인체 실험실로 만들었죠

 

그럼 넌?

 

도망치려 했지만...

 

앞으로도 우리 애들이
데이교가이를 보호할 거다

 

그러니 계속 약을 만들어

 

파는 건 우리가 할 테니

 

우리에겐
쥐꼬리만큼 떼어주고?

 

살아 있어야
쥐꼬리만 한 돈이라도 쓰지

 

맞아요

 

카와시마

 

지금 적합한 기증자는
그 애뿐이야

 

찾아내겠습니다

 

총 대신 주는 교환권 같은 거야

 

오래전 데이교가이에서
쿄코라는 매춘부가 임신했어

 

하지만 일에 방해된다며
보스가 낙태시켰지

 

쿄코는 보스를 죽이려고
총을 사러 왔어

 

팔았나?

 

당연히 아니지
그러다 죽으라고?

 

그래서 재고가 없으니

 

다음번에 오면
이 시계랑 바꿔주겠다고

 

거짓말하고 돌려보냈어

 

그럼 어떡할 거야?

 

이런 낡은 시계를 간직했단 건

 

내가 한 거짓말을
믿고 살아갔다는 뜻이지

 

지금 궁지에 몰렸을 거야

 

도와줘야 해

 

그렇게 쉬운 문제라면 좋겠지

 

무슨 뜻이지?

 

아이를 잃은 상처가 있는 여자가
애한테 총을 가져오게 시켰다면

 

보통 일이 아니란 뜻이지

 

그냥 돌려보내

 

이제 시계공이잖아

 

나 대신 가주지 않겠어?

 

자네라면
쿄코를 도울 수 있잖아

 

못 해, 사양하지

 

왜?

 

난 애들이 싫어

 

이해도 안 되고 짜증만 나지

 

그러니까 안 돼

 

내가 잠깐 옛 시절로 돌아가

 

자네 총을 고쳐주겠다면?

 

그러고 보니...

 

느려 터졌네

 

올 때 몇 호선 탔어?

 

몰라?

 

무슨 색이었어?

 

뭐든 좋으니까
기억나는 거 말해 봐

 

설마

 

말 못 하냐?

 

주소는 알아?

 

기차 색깔을 써 봐

 

"파란색"

 

이름은?

 

"오토"

 

가자

 

가져

 

자, 이제 어디로 가?

 

"야마노라 해변"

 

괜찮아지면 바로 돌려줘

 

지하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법망 밖에서 살기엔 최고지

 

지금은 이것뿐이야

 

직접 만들었어

 

처음 써봐

 

말도 안 돼

 

리볼버만 써본 거야?

 

이만한 게 없어서

 

원래 총의 결함을 전부 고쳤군

 

왜 컴뱃 매그넘을 고집하지?

 

자네 실력이면
어떤 총이든 상관없을 텐데

 

첫 총이었어

 

다른 리볼버가?

 

그럼 그냥 바꿨겠지
말 그대로야

 

그럼 처음 쥐어본 총을

 

부품만 갈아가며
계속 썼다는 거야?

 

이제 원래 부품은
나사 하나도 안 남았을 텐데

 

추억은 남아 있어

 

보기와 달리 낭만적이구먼

 

나쁘지 않아

 

"영업 종료"

 

둘러보고 올 테니

 

넌 여기 있어

 

한 명

 

두 명

 

세 명

 

살기가 느껴진다고

 

오지 마!

 

입 다물어!

 

닥치고 내 말대로 해!

 

알겠어?

 

그만 울어!

 

했던 말 또 하게 하지 마!

 

돌아보지 마

 

여기서 나가자

 

이대로 보내도 돼?

 

저자는 지겐 다이스케예요

 

완전 기가 죽었네요

 

당연한 반응이죠

 

준비 없이 그에게 대항하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니까

 

그럼 어떡해?

 

이곳에 왔다고 들었지만
이렇게 마주칠 줄이야

 

뒤를 밟아
어디 가는지 알아내요

 

어이, 멈추지 마!

 

업혀

 

빨리!

 

아키야마 씨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른 약하고는
비교도 안 된단 게 사실인가?

 

환각과 행복감보다
훨씬 대단한 걸 제공하지

 

그게 뭐지?

 

노화 속도를 늦춰

 

당신이 얻는 것은 시간이야

 

인터폴 수배자 명단이야

 

내 나이를 봐

 

"1971년 4월 8일"

 

쉰두 살

 

가짜지?

 

사실 확인은 쉬워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가 왜 돈을 내겠어?

 

애초에 당신에게
돈을 받을 생각은 없어

 

무슨 뜻이지?

 

앞으로도 우선권을 줄 테니

 

새로운 고객을 데려와

 

정치인, 경찰, 금융가

 

존경받는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

 

뭘 할 생각이지?

 

누구도 날 짓밟지 못할

 

힘을 손에 넣겠어

 

그 아이는?

 

찾긴 했지만...

 

데려오진 못했군

 

지겐 다이스케가
함께 있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괜찮아

 

지겐과 함께한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플래카드와
걸어 다니는 셈이지

 

그만

 

그만해

 

그만해

 

자네가 함께 가서 다행이야

 

내가 갔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라

 

여자를 고문한 걸 보니
전문가 솜씨더군

 

생각보다 위험한 일에
휘말린 거 같아

 

- 맞다
- 응?

 

한잔 따라 줘

 

그러고 보니
저 애 말을 못 하지?

 

그래

 

잠꼬대를 했어

 

잠꼬대?

 

계속 '그만해'라고 하던데

 

실성증일지 몰라

 

그게 뭔데?

 

- 마음의 병이야
- 뭐?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거야

 

애 데리고 경찰서에 가자

 

가서 뭐라고 하게?

 

총 거래한 걸 들키면
당신도 감옥행이야

 

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좀 엄격한 요양원에 간다고
생각하지, 뭐

 

오토와 쿄코의 관계를
알아낸 후에도 늦지 않아

 

살 곳을 찾아줄 수도 있잖아

 

어느 틈에...

 

지겐이 있는 곳 따윈 모른다

 

이렇게 많은 총 앞에서
눈 하나 깜짝 않다니

 

역시 대단하네요

 

팔을 잃기 전엔 뒷세계에서
모르는 자가 없었다더니

 

너도 유명했지

 

숨바꼭질을 잘하는 겁쟁이로

 

이제 숨는 건 그만두려고요

 

운이 닿는다면
또 어디선가 뵙죠

 

변태 고객은 그만 받아

 

그런 놈들 상대하는 사람도
필요한 거야

 

또 피 묻었어

 

술집에 난폭한 손님이 있었어

 

그 사람이 보스가 된 후로
다치는 일이 늘어서

 

불안하다고

 

마을을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면
아직 필요한 존재야

 

이 일 꼭 그만두게 해줄게

 

난 별로 이 일이 싫지...

 

담배 있어?

 

물론

 

이거 써

 

왜?

 

아니

 

밖에선 안 피우잖아

 

- 냄새나니까
- 응

 

그러니까 이건
당신과 나만의 시간이지

 

 

접니다

 

지겐 다이스케요?

 

'새로운 부품은
미묘한 차이가 있어'

 

'다른 부품과 안 맞는 것도 있고'

 

'그래서 쏴보기만 해선
알 수 없어'

 

'몇 년이나 같이 지낸
파트너잖아?'

 

'좀 더 귀를 기울여 봐'

 

'자네라면 이해할 거야'

 

어이!

 

기다려!

 

어디 가?

 

할머니는
너 도와주려고 나간 거야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려

 

수첩은?

 

두고 왔어?

 

그건 너...

 

너한테 준 거야

 

없으면 불편하잖아

 

가자

 

뭐지?

 

자네

 

치하루 조카라며, 다 들었어

 

이쪽이 딸이고

 

귀여워라

 

아빠 안 닮아서 다행이구나

 

치하루 씨가 밥 시켰는데
아직 준비 중이어서

 

밥 먹으러 가는 거야?
간단한 거라면 만들어 줄게

 

나중에 우리 가게 들러

 

치하루의 조카라면
언제든 대환영이야

 

먹는 꼬락서니 봐라!
애가 보고 배우면 어떡해?

 

보지 마

 

"데이교가이"

 

개나 소나 총을 차다니
위험한 곳이구먼

 

- 잘 지내?
- 안녕하세요, 치하루 씨

 

이 시간까지 자는 건가?

 

치하루 씨?

 

이 목소리는

 

- 루리!
- 치하루 씨!

 

- 오랜만이네요
- 그러게

 

 

여기요

 

무슨 일이에요?

 

쿄코가

 

죽었어

 

네?

 

쿄코가 데리고 있던
아이를 맡고 있어

 

걔한테 친척이 있었니?

 

잠시만요, 이해가 안 돼요

 

우선 쿄코는 가족이 없었고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잖아요

 

이 동네를 주름잡는 너라면
뭔가 알 줄 알았지

 

아델!

 

이런 곳까지 직접 오다니
무슨 일이에요?

 

요즘 바빴어

 

야구치 치하루가
마을에 왔다고 들었어

 

이 동네는
여전히 소문이 빠르네

 

당신이 이전 보스에게
총을 팔았다고 들었어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그러는 거라고 했지만

 

형편없는 보스였지

 

뭐라 하려던 건 아니야

 

기계 같은 목소리로는
뉘앙스가 안 전해지네

 

그래서 무슨 일이지?

 

나도 당신과 거래하고 싶어

 

미안하지만 이미 은퇴했어

 

그래 보이지는 않는데

 

그럼

 

또 보지

 

아무것도 없네

 

다 썼어?

 

봐도 돼?

 

"타카하시 씨는
내가 울면 더 세게 때렸다"

 

"나를 때렸다"

 

"나는 울었다"

 

"엄마"

 

"칼에 찔렸다"

 

"나한테는 더 이상
음식도 주지 않았다"

 

"말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겁이 났다"

 

"나는 납치됐다"

 

"내 피를 가져갔다"

 

"울음이 터졌다"

 

"울었다"

 

"목소리가 안 나왔다"

 

젠장!

 

우유 싫어해?

 

저번에도 안 마셨잖아

 

"죄송해요"

 

잠깐 담배 사러 갔다 올게

 

같이 갈래?

 

같은 거로

 

- 일본에선 이제 안 팔아요
- 뭐?

 

- 다른 건 안 피워요?
- 이것만 피우는데

 

비슷한 건 있는데

 

- 됐어
- 저기...

 

수첩 더 작은 게 좋겠는데

 

저기서 하나 살까?

 

커서 들고 다니기 귀찮잖아

 

괜찮으니까 따라와

 

 

좀 긴가?

 

뒤로 돌아봐

 

보지 마

 

됐다

 

- 잘 부탁드립니다
- 네

 

어디 갔다 왔어?

 

누구야?

 

리모델링 영업사원

 

필사적이길래
견적만 받아보기로 했어

 

그렇군

 

수첩에 줄을 달았구나

 

더 귀여운 공책으로 사주지

 

여자아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저씨지?

 

- 안녕하세요
- 안녕

 

데이교가이는 어땠어?

 

여기저기 물어봤지만

 

오토를 아는 사람은 없었어

 

쿄코에 대해서는?

 

쿄코가 모습을 감춘 건
아주 최근인 거 같아

 

아무도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어

 

무슨 일이야?

 

이상하네

 

보육원에서 납치된 아이를

 

데이교가이 여자가 구해줬다

 

여자와 아이는
어디서 만난 거지?

 

데이교가이 주민은
외부 접촉을 꺼리잖아

 

맞아, 다들 도망자 신세니까

 

그 꼬맹이는

 

데이교가이가 납치한 거야

 

뭐?

 

애 데리고 여길 떠

 

늦은 거 같군
거기서 기다려

 

그만해!

 

여기선 쓸 수 없겠군

 

소음기라니, 좋은데?

 

가스는 속임수야!

 

오지 마!

 

숨바꼭질하기엔
너무 늙지 않았어?

 

그래서

 

환한 미소로
미리 인사드렸잖아요

 

너...

 

총을 내려놓고 이리로 넘기세요

 

죄송해요

 

괜찮아

 

한 발 정도야

 

치하루 씨!

 

무슨 일이지?

 

어릴 때 트라우마로 분비된
항스트레스 호르몬이

 

아직 높은 수준이라
기증자로 적합합니다

 

다리가 잘리고
목소리를 잃었을 때만큼?

 

 

호르몬 분비량은
갈수록 줄어들어서

 

당신처럼 결국
적합한 기증자가 아니게 됩니다

 

최대한 빨리
다음 기증자를 찾아야 합니다

 

걱정하지 마

 

빈곤이 빠르게 퍼지고 있으니
금세 다음 기증자를 찾을 거야

 

얼마나 지났지?

 

이틀

 

의사는 몇 년 전에
은퇴한 노인이었으니

 

삐뚤삐뚤하게 꿰맸다고
불평하지 마

 

시체는 어디 있지?

 

남은 거라곤
피 웅덩이와 이것뿐이었어

 

놈들은 소음기가 달린
콜트 거버먼트 M1911을 썼어

 

당신이 만든 총이란 건
잡자마자 알았지

 

옛날에 데이교가이에
팔았던 물건이야

 

자네 말이 맞았던 것 같군

 

그래

 

이제 떠나

 

자네까지 잡힐 이유가 없어

 

경찰서에 가려고?

 

오토를 구하려면
그 방법뿐이잖아

 

왜 본인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람을 죽이는 도구를 만들었으니
이렇게라도 속죄해야지

 

어이, 치하루!

 

- 집에 있어?
- 짐 싸

 

응, 갈게!

 

- 안 팔려서 가져온 거야
- 그래도...

 

치하루 말고 조카 딸 주라고
가져온 거야

 

자, 여기 둘게, 알았지?

 

당신은 자기 얘길 도통 안 하니까

 

어떤 사람인지
알기 힘들었는데

 

그런 치하루에게
조카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온 상가가 들떴어

 

우리도 좀 만끽하게 놔둬

 

- 고마워
- 또 봐

 

 

다들 인심이 좋네

 

참견쟁이들이야

 

버릴 순 없으니

 

가져가

 

단 거 싫어해

 

조금만 더 빌릴게

 

설마...

 

경찰이 뭘 할 수 있겠어?

 

그건...

 

놈들을 체포한다 해도
꼬마를 구할 순 없어

 

어떻게 살아왔는지 몰라도

 

전부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무서워서 겁에 질렸는데도

 

마지막까지 내게 사과했어

 

그런 녀석이

 

웃는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지 않아?

 

이게 최선이었어요

 

충분해

 

늦어서 죄송해요
차가 막혀서

 

주문하신 꽃이에요

 

첫 구매시니까 이것저것
서비스 넣어드렸어요

 

또 찾아주세요

 

뭐야, 저건

 

저 녀석 말로는
자기는 플로리스트랍니다

 

주문지에 적힌 정보에 따라
꽃을 고른다네요

 

카모마일의 꽃말은

 

'역경에서 태어나는 힘'이에요

 

필요 없을 거라 말했지만

 

워낙 매그넘으로 유명하시니

 

팬인가 봅니다

 

부적으로 가져가지

 

이게 보스입니다

 

"프로필"

 

아델인가

 

아십니까?

 

아니, 이름만 들어봤어

 

동남아 갱단에 있다가 누명 쓰고
데이교가이로 도망 왔어요

 

속사로는 따라올 자가 없다더군요

 

휠체어에 타고도
적과 싸워 살아남았다라

 

실력이 뛰어난가 보군

 

카와시마란 남자는

 

용병에서 살인청부업자까지
안 해본 게 없어요

 

신비한 사람입니다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외모를 바꿀 수 있어요

 

카멜레온같이 모습이 다양해요

 

숨바꼭질하던 녀석이군

 

또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지겐 씨가 데이교가이에서
접촉했던 킨조가

 

살해당했습니다

 

지겐 씨에 관해 물었지만
마지막까지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걸 어떻게 알지?

 

밀고한 게 저니까요

 

그렇군

 

화내지 않으시는 겁니까?

 

정보를 파는 게
정보원의 일이니까

 

어쨌든 여기로 가면 되는 거지?

 

 

하지만 그쪽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쉽지 않을 거예요

 

전 프로 바둑 기사로서
승산이 어떤 거 같나?

 

적이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판을 바꾸려면
기적이 필요할 거예요

 

그럼 왜 날 도와주지?

 

도박 중독 때문에
프로 바둑에서도 쫓겨났으니까요

 

내가 도망치지 못하게

 

다리를 자른 건

 

마을 사람이었어

 

부모님은 나를 도와주지 않았어

 

마을이 해방됐을 때

 

난 처음 사람을 죽였지

 

상대는

 

엄마였어

 

바보 같은 녀석

 

정말이지

 

기다려

 

무슨 일이야?

 

괜찮아?

 

곧 끝날 거야

 

- 그런 게 아니라...
- 금방이야

 

다 잘될 거야

 

난 지금도 좋아

 

여기서 당신을 만났으니까

 

집에서 기다려 줘

 

너는

 

나야

 

지겐이 왔습니다

 

코이노보리가
그 남자의 무덤이 될 거야

 

그리고 이 마을은

 

뒷세계 전체에 알려지겠지

 

넌 죽었어

 

이 새끼!

 

젠장!

 

젠장, 끝이 안 나네

 

왔다!

 

젠장

 

괜찮나?

 

버스를 이렇게 망가트려서
소풍은 어떻게 가냐고

 

다들 한 소리 하겠어

 

왜 왔어?

 

수리한 시계를 배달하려고

 

맞다, 이 녀석과
다시 추억을 쌓아 봐

 

위험한 시계네

 

부탁해

 

오토의 시간은 멈춰 있어

 

그 애의 시간이 흐르게 해줘

 

서비스 좀 더 주지

 

언제까지 질질 끌 거냐?

 

확실히 죽이기 위해서입니다

 

꽤 하잖아

 

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게
신기할 정도야

 

죽인 사람이 많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날 겁쟁이라 비웃었죠

 

심지어

 

동료조차 소름 끼친다며
내가 죽길 바랐어요

 

이렇게 칭찬받는 건 처음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용서할 수 없는 게 있어

 

뭐죠?

 

꼬마를 방패로 삼았다는 거다

 

난 돌아가야 한다고!

 

드디어 쐈네

 

총알이 얼마 안 남았지?

 

두 발이면 충분해

 

대단해

 

멋있어라

 

하지만 나를 찾을 수 있을까나

 

돌아가야 해

 

그 녀석이 기다릴 거야

 

돌아가야 해

 

이동해

 

멈춰

 

쏘지 않을 건가?

 

꼬마가 어디 있는지
말해주기 전까진

 

여기 있어

 

돌려줘

 

거절한다

 

지겐 다이스케는
컴뱃 매그넘만 쓴다던데

 

아쉽지만 총알이 없어서

 

그런 꼴로는

 

당신에게 승산이 없어

 

그럴지도

 

이 아이가 원하는 건
뭐든 주겠다고 약속할게

 

잔인한 바깥세상에선 찾지 못할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줄게

 

그러니 그대로 돌아서

 

이곳을 떠나

 

죄송해요

 

오토

 

넌 절대

 

오토를 웃게 할 수 없어

 

무슨 꿍꿍이지?

 

그때 내 곁에도 당신이 있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아니면 똑같았을까?

 

확인하고 싶어

 

이해가 안 가는군

 

 

본래의 지겐 다이스케로 돌아가

 

언제든지

 

이 아이가 벽에 닿았을 때

 

바보!

 

오토

 

집에 가자

 

"야구치 시계점"

 

안녕

 

많이 컸네

 

안녕하세요

 

고기밖에 없잖아

 

균형 잡힌 식사를 해야지

 

냉장고가 텅 비었던데
누가 할 소리야?

 

 

뭐 좀 사다 줘

 

뭔데?

 

호적

 

같이 살려고?

 

응, 오토가 원한다면

 

기뻐할 거야

 

고기 먹을 수 있어?

 

위는 아직 20대니까

 

무슨!

 

잘 어울리네

 

음식 식어, 와서 앉아

 

먹자

 

어서

 

 

식당에서도 혼났다며

 

부끄러워라

 

이렇게 먹어야 더 맛있다고

 

오토야
이런 어른은 되지 말거라

 

오토

 

스키야키에는
술 들어 있으니까 먹지 마

 

나중에 크면

 

다시 만들어 줄게

 

"죄송해요, 제 탓이에요"

 

"감사합니다
처음 메밀국수를 먹었어요"

 

"아주머니가 친절했어요
국수가 맛있었어요"

 

"그거 말고 이게 좋아요
감사합니다"

 

엄청난 휴가였구먼

 

일본에서 할 일이 생겼군

 

작품에 등장하는 내용, 인물 및
사건은 허구임을 밝힙니다

 

자막: 바나나

 

창작 감독: 김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