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우수한 의사는
이 나라에도 많이 있지 않느냐.

왕비가 될 수 있는 건
그대 한 명뿐.

어느 쪽이 나라에 있어서 중요한지,

모르고 있을 공녀가 아닐 터.

 

내 아들이 싫어진 건 아니지 않느냐.

조금 전엔 호흡이 맞는 댄스를
선보였다고 들었느니라.

 

어떠한가,

다시 생각해주지 않겠는가?

 

폐하께서 말씀하시는 바는 이해해.

그래도 난...

 

내기를 끝낼 생각은 없습니다!

 

들어오세요.

 

역시 아직 깨어있었네.

 

네, 시험에 대비해두고 싶어서.

 

리제는 좀 노력이 과해.

내일은 탄생제로 있고
아침 일찍 나가야 하니,

슬슬 자야지.

 

하지만 아직 공부가 안 끝나서...

그건 나중에 이어서 해.

자, 얼른 자.

 

오늘은 무리일 것 같네.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외과의사 엘리제

돌아가고 싶은 그 나날들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너는 어떤 길을 선택할 거야?

사람은 누구나가 그런 후회와
마주해나가면서 오늘도 살아가고 있어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면
그것을 두 번 다시 놓지 말아줘

(Believer)

양보할 수 없는 것 지금 끌어안고
몇 번이고 계속 도전하자

이루고 싶은 마음의 개수만큼
사람은 강해질 수 있어

운명(숙명)에 저항하는 힘을
몇 번이고 계속 믿어나가자

불가능이라고들 말한 것들마저도
분명 넘어서 갈 수 있을 거야

Believer

 

클로랜스 공녀님.

 

이번 일은 경하드립니다.

 

네...

어머, 참 어여쁜 분이신걸.

폐하시라면 공녀님을 선택하시리라
생각했습니다.

아, 저기...

 

어제 폐하의 그 발표를 들으면

내가 약혼자라 생각하는 게 당연하겠지.

 

맞아, 유리엔.

 

저, 저기...

차일드 가의 공녀님께선 오셨나요?

아니요, 못 뵈었군요.

그런가요.

 

전하께 마음을 품고 있는
유리엔에게 있어선

그 발표는 쇼크였을 거야.

 

기껏 친구가 되었는데.

 

만나서 제대로 설명하고 싶어.

 

누가, 누가 의사를 좀 불러와!

하버 공작 부인께서 갑자기!

 

하버 공작 부인!

 

잠시만요!

 

실례하겠습니다!

 

클로랜스 공녀님!

 

파킨슨병에서 보이는 삼킴 장애,

파티 요리가
기도에 막혔을 가능성이 높아.

 

부인, 정신 차리세요!

하버 부인!

 

의식이 없어.

거기다 청색증을 보이고 있어!

 

하임리히법도 안 돼.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 밖에 없어.

 

감염 예방을 위해

알코올 소독액을
가지고 다니고 있길 잘했어.

 

무, 무슨 짓을 하는 거지?

부인의 생명을 생각한다면,
지금은 방해하지 말아주세요!

 

반드시 구하겠습니다!

 

나이프로 경부를 절개해서
기도를 확보한다,

30초 이내에 끝내야 해.

 

좋았어,

막고 있는 음식물이 어렴풋이 보여.

 

이제 이 대롱을 써서...

 

살았어...

다행이야.

 

아직 이 세계에선
기관절개술을 시행한 사례는 없으니까,

큰일이 벌어질 것 같네.

 

클로랜스 공녀님,

 

동행해주셔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전언을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전언?

네,

긴급했던 탓에

수술실로 이송하지 않고
처치를 시행했습니다.

만전의 상태에서
소독을 한 게 아니므로

감염증의 우려가 있습니다.

 

황실 십자 병원 분들께는
다시 한 번 소독을 하도록 전해주십시오.

네, 네...

 

부탁드립니다.

 

하버 공작 부인은
목숨을 건지신 모양입니다.

그런가.

공녀에겐 감사해야겠군.

폐하의 분부대로 공녀님의 신병은
백원(百院)에서 맡아두고 있습니다.

그래, 공녀를 감옥 따위에
가둬둘 순 없으니 말이다.

폐하,

이대로는 조금 일이
성가시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 말인 즉?

 

이번 건으로

그분의 의사로서의 명성은

매우 올라가 버리겠지요.

그렇겠지.

황족인 공작 부인을 구했다.

훈장을 수여하게 될지도 모르지.

그렇게 되면 공녀님의
의사를 목표로 하겠다는 마음에

여론도 동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음, 그렇겠군.

 

그래서, 제안 드리겠습니다만,

공녀님께선 이대로 백원에서
얌전히 계시게 하는 게 어떨는지요?

의사 시험이 끝나는 그때까지.

 

그럴 수는 없지 않나.

공녀를 그렇게 오래 감금할 수는 없네.

아닙니다.

아마도 공녀님의 처치는
완벽하지 않았을 겁니다.

자세히 조사를 실시하면

무엇이 됐든 실수가 발견될 것입니다.

분명, 식사용 나이프로
처치를 실행했다는 얘기였지.

좋다.

벤트 경,

지금 바로 제국에서
최고의 의사들을 모으게나.

시급히 조사를 시행하게.

넵!

 

리제!

왜 그런 위험한 짓을 한 거야!

나도 아버님도 걱정했잖아!

 

죄송해요, 크리스 오라버님.

정말로 반성하고 있는 거니?

다짜고짜 공작 부인의 목을
나이프로 베다니!

폐하께서 배려해주셨으니

이 백원에서의
근신으로 끝나서 망정이지,

원래라면 단번에 감옥행이거든!

 

죄송해요.

 

알면 됐어.

그럼 리제,
또 똑같은 일이 생기면 어떡할 거니?

제대로 얌전히 있을 수 있겠니?

거기에 환자가 있다면 구할 거예요!

설교가 부족한 모양이구나.

 

엘리제.

 

크리스도 나도 네가 부인을 구하고자
그러한 행동을 취한 건 알고 있다.

렌 오라버님...

화 안 나셨어?

 

나뿐만이 아니다.

그 연회장에 있었던 자라면

누구나 다 그 처치를
용기 있는 행동이라 칭찬하겠지.

 

그거랑 이거는 별개의 얘기야!

 

공작 부인을 구해낸 건 어엿하지만,

리제가 위험한 짓을
해도 될 이유는 못 되니까!

아, 네...

 

정말로 반성하고 있는 거니?

렌 오라버님껜 칭찬받고,
정말로 반성하고 있는 거니?

렌 오라버님껜 칭찬받고,
리제는 항상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해!

크리스 오라버님껜 혼나네.
리제는 항상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해!

이래서야 평소랑 정반대인걸.
리제는 항상 너무 충동적으로 행동해!

이래서야 평소랑 정반대인걸.
뒷일을 좀 생각하면서...!

 

그라함 논문을 좀 더 다시 읽고,

프레밍의 의학서도
숙지해놔야 하는데...

 

급성 장간막 동맥 폐색증에서
보이는 증상은...

어디...

 

형수님,

말하고 싶은 게 있어.

 

뭔데?

 

아무것도 아냐.

잘 지내야 돼.

 

안 돼!

기다려, 밀!

밀!

 

안 돼...

제발... 죽으면 안 돼...

 

붙잡혔다고 해서 상태를 보러 왔다만,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거지?

 

울지 마라.

그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어째선지 가슴 깊은 곳이 조여온다.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던 이 피의 탑에

또 다시 발걸음을 해버릴 정도로...

 

엘리제,

부디 좋은 꿈을.

 

저 형님께서 말이지...

 

엘리제,

저 형님께서 흥미를 보인 약혼자.

조금 놀려줘볼까?

 

형수님, 뭘 읽고 계신가요?

 

어이쿠!

 

실례.

이렇게 대화하는 건 처음이군요.

린덴 드 로마노프의 동생,

제3 황자 미하일입니다.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형수님.

 

아니면 형님의 정적과는
얼굴 따위 마주하고 싶지 않으셨을까요?

 

자, 어떡할 거지?

놀라서 아연실색할지,

본심을 숨기고 억지로 미소를 꾸밀지.

밀...

 

밀...

정말로 밀인가요?

 

밀?

어째서 그 별명을?

 

저기...

소, 송구스럽사옵니다, 전하.

신경 쓰지 마시길.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클로랜스 일족의 엘리제이옵니다.

잘 부탁해, 엘리제.

 

어째서지?

날 바라보는 이 아이의 눈동자는
어딘가 근심을 품고 있어.

 

오늘은 인사만 할 생각이었으니,

전 이만.

 

네, 전하.

 

또 올게.

나도 지금
이 탑에 가둬져서 한가하거든.

가둬지셨다고요?

무슨 일을 저지르셨나요?

폐하의 탄생제를 위해 준비한 음료를

살짝 빌린 게 들켜서 말이지.

 

반성해, 라면서
여기에 집어넣어버렸어.

전하, 반성하시는 기색이
안 보이십니다만.

그래?

 

그럼 다음에 봐, 형수님.

 

그럼

조사 결과를 들려주겠나?

-네.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건 그야말로 완벽한 처치입니다!

뭐, 뭣이라?

목을 나이프로 찔렀단 말이다!

그게 완벽하단 거냐!

네, 그야말로!

이번에 시행된 처치는

위험성이 높기에 지금까지
아무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공녀님께선 그걸 탁월한 기술과
해부학 지식을 이용해서

훌륭하게 해내셨습니다!

 

우연은 아닌 게냐?

네,

공녀님께서 쓰신 진술서에는

이번 처치의 상세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이게 또 참
여간 훌륭한 것이 아니라...!

어느 부위를 어떻게 절개하는 게
최적인지를 명확히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 진술서는 의학의 발전을 위해
논문으로 발표해야 되지 않나 합니다!

 

그런가.

자네의 생각은 어떻지?

그레이엄 파론 교수.

 

네, 주제넘게나마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국 의학계가 또 한 명,

희대의 천재를 만났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 정도인가?

네.

공녀님의 처치는
완벽한 것이라고,

의사로서의 명예를 걸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알았네.

보고하느라 수고 많았네.

벤트 경,

즉시 공녀를 석방하도록
백원에 있는 자에게 전하게.

괜찮으시겠사옵니까, 폐하?

그래.

그나저나 폐하,

실은 간곡히 부탁드릴 것이.

뭔가, 말해보거라.

 

클로랜스 공녀님을 한 번
만나게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이번 일에 관해 공녀님과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만!

그래, 마음대로 하도록 하라.

 

감사하옵니다!

 

들어오세요.

 

형수님, 좋은 아침!

전하,

근신 중에 너무 돌아다니시는 건...

 

심심하단 말이야, 좀 놀아줘.

정말, 별수 없네요.

오늘도 책 읽고 있어?

이런 어려운 책을 용케 읽네.

시험에 합격해서
의사가 되어야만 하는지라.

그거 말이야,

형님과는 혼인 안 한단 거지?

저는 그럴 생각입니다.

 

그러니 전하도
저를 형수님이라 부르지 마시고,

엘리제, 아니면 리제라고
불러주십시오.

알았어, 리제.

 

그나저나 그 공부는 언제 끝나?

 

오늘 중엔 안 끝나겠네요.

리제는 성실하네.

적당히 일단락 짓고 말이야,

오늘은 나랑 한 잔 안 할래?

그럴 수는...

 

조금 정도는 괜찮잖아?

프레스가드 공화국에서 들여온
특제 과자도 있거든?

과자?

 

아아, 아깝네.

프레스가드의 과자류들은
끝내주는데 말이지.

하지만 리제가 필요없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네.

 

조금만이에요.

그렇게 나와야지!

 

자, 마시자, 마시자.

 

아바마마로부터 빌려온
비장의 코디얼이야.

알코올은 안 들었으니 안심해.

손버릇이 나쁘십니다, 전하.

그래서야 평생 지나도
여기서 못 나가실걸요.

리제와 함께 살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도 않을지도 모르지.

전 알고 있으니까요,

전하께서 여성 상대라면
누구에게든 그런 말씀 하시는 거.

 

무슨 얘긴지.

자, 그럼 건배하자.

이 한 잔을 미처 못 마시시게 된
아바마마의 분해하시는 얼굴에,

건배!

 

그립네.

옛날에도 곧잘 이렇게 건배했었던가.

 

기다려, 밀!

밀!

 

과거의 난 밀의 죽음을 막지 못했어.

 

밀과 린덴 전하,

같은 황자라도 황제가 될 수 있는 건
둘 중 한 명뿐.

밀이 황위를 포기해준다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무리겠지.

 

리제?

괜찮아?

 

저기, 죄송합니다.

리제는 날 보면
항상 그런 표정을 짓는구나.

 

마치 인생을
몇 번이고 경험하고 온 뒤 같아.

 

그렇게 놀랄 것까진 없잖아?

농담이야, 농담.

 

여, 역시 밀이구나.

감이 날카로워.

 

그나저나 리제는 정말 별나구나.

황비의 자리를 걷어차면서까지
의사가 되고 싶다니 말이야.

 

그렇게 형님이 싫어?

아뇨, 그런 건...

그럼 왜?

 

전하께선 분명 검술의 달인이셨죠?

 

이국으로 무사 수행을
가신 적도 있으실 정도니.

응, 그렇지.

내 입으로 말하는 것도 좀 뭣하지만,

검으로는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으려나.

그럼 어째서 검술을
갈고 닦으려 생각하셨죠?

황족이신 전하께
검 실력은 필요없을 겁니다.

그건...

검을 좋아해서, 이려나.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첫 번째 인생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해 선택한 직업이었어.

 

하지만 지금은...

 

저는 이 인생을 걸고
의사라는 일을 완수해내고 싶어요.

 

아바마마는
너와 형님을 결혼시키실 생각이야.

그렇게 되면 의사는 될 수 없어.

 

그때는...

 

그때는 그저 슬픔의 노래를
하염없이 부르겠지요.

 

새장 속에 갇혀

날개를 빼앗긴 새처럼.

 

그러니 난

폐하와의 내기에서 이겨야만 해!

 

새장 속의 새, 인가.

 

내가 형님이라면
리제를 좀 더 소중히 대해줬을 텐데.

 

조금 더 여기에 갇혀있고 싶었지만,

내일이면 나가야하니.

 

다음에 봐, 레이디.

 

아, 기대되는군!

설마 그 엘리제 공녀님이 이 정도로
우수한 재능을 감추고 계셨을 줄이야!

얼굴을 뵙는 게 기대되지 않나,
그레이엄 교수!

네.

 

혹시 클로랜스 공녀가
정말로 그 처치를 시행했다면...

로제에 비견될 만한
재능의 소유자일지도 몰라.

 

잠들었던 모양이네.

 

밀이 침대로 옮겨다 준 걸까.

 

공녀님, 면회 손님께서 오셨습니다.

 

오라버님들인가?

 

들어오세요.

 

어째서?

 

어째서 여기 있는 거지, 로제?

 

그, 그레이엄 선생님!

 

추억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

 

어두운 방 희미해져가는 세계의 초점

차곡차곡 쌓인 책들 틈사이에
끼어있는 후회의 책갈피

더는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아

얽혀서 풀리지 않아

운명 속을 자유롭게 헤엄쳐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 살아가

 

봄이 지나가는 소리를
결코 놓치지 않고 듣는 영원에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난해하다 해도 몇 번이고

그저 바라는 건... 당신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