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귀하에 대한 갑작스런 무례를 사과하지.

 

그리고 바라건대

부디...

 

부디, 내 아내가 되어줬으면 하는군.

 

네?

아내?

그래.

제가 당신의?

그렇다.

 

거절하겠습니다.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즐겁다는 듯이
웃는 거야?

 

루프 7번째인 악역 영애는,
전 적국에서 자유롭고 마음 편한
신부 생활만끽한다

 

가...

가르크하인의 황태자가

리셰에게 구혼이라고?

 

날 죽인 남자가 구혼?

의미도 목적도 모르겠어.

 

국왕이시다!

어째서 국왕께서!

국왕 폐하!

 

아바마마!

어째서 이런 곳까지 일부러...!

 

아파!

폐하?

아, 아바마마!
아르노르트 전하!

돌이... 얼굴에... 파고 들어서...!
아르노르트 전하!

돌이... 얼굴에... 파고 들어서...!
바보 같은 아들이 터무니없는 무례를!

돌이... 얼굴에... 파고 들어서...!
리셰 양,

돌이... 얼굴에... 파고 들어서...!
약혼 파기 건은 정말로 미안했네.

저기, 아, 아바마마...?
약혼 파기 건은 정말로 미안했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아르노르트 전하의 의향은
이미 전해들었겠지만,

아름다운 얼굴이 흙투성이로...
나도 부탁하네.

 

고작 이 정도 일로 양국의 우호에
알력이 발생할 일은 없습니다.

 

다만 가능하다면

그녀와 대화할 시간을
주선해줬으면 하는군요.

 

부, 부탁하네, 리셰 양.

 

거절하겠다면,
또 다음 수를 쓸 뿐이다.

 

대체 무얼 꾸미고 계신 거지요?

 

아무것도.

그저 네게 반한 것뿐이다.

 

반해...?

약혼 파기당해서

아무런 뒷배도 없을 텐데.

 

확실히,

첫 번째 인생에서의 나라면
뛰어들었겠지.

하지만 지금의 난

인생에는
무한한 선택지가 있단 사실을

이미 알고 있어.

 

하지만...

악역무도한 황제,

침략자.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인생에서

그는 전쟁을 일으켰어.

어째서 그런 짓을?

곁에 있으면 그 이유를?

 

제게 반하셨다고 말씀해주셨지요?

그래서 결혼을 청했다.

그럼 몇 가지 억지를
들어주시겠습니까?

내가 이뤄줄 수 있는 한,

온갖 모든 것을
이뤄주겠다고 맹세하지.

먼저 혼인 의식에 필요로 하는 건

제가 지정한 상회에서 매입해주실 것.

자유롭게 해라.

혼인 후 각국의 빈객들과
교류할 자리를 마련해주십시오.

오히려 황태자비로서
바람직한 일이겠지.

저는 황제 폐하와는
분가하고 싶습니다.

널 위해서라면 뭐든 해주지.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을 한 가지만 더.

 

전 절대로 성안에선
뒹굴뒹굴할 겁니다.

어영부영 게으름 피우고
일하지 않을 겁니다!

 

아, 덧붙여서 제게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으시는
방향으로 부탁드립니다.

 

뭡니까, 그 손은?

 

약속하셨을 겁니다.

손가락 하나 대지 말아달라고 했지요.

 

그리 경멸하지 마라.

그저 네게 빼앗긴 걸
되찾으려 한 것뿐이다.

 

대, 대단히 실례 많았습니다!

 

검에 기대며 웅크린 것만으로

용케 그렇게까지 자는군.

 

자기 심장을 찌른 검을
베개 대신으로 삼다니.

설마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눈치 채일 줄이야.

 

그 정도의 영역에 달하고자

어지간히 훈련을 거듭해왔겠지.

그, 그렇지요.

 

네가 지정한 상회에
거래 논의를 하러 오라고 전해뒀다.

감사합니다.

아리아 상회.

요즘 들어 평판을 듣게 된 상회로군.

원래부터 많이 찾았었나?

아니오,

다만 무척 좋은 물건을
들여준다고 들었는지라.

이 인생에서도 그들과의 접점은
일찌감치 만들어두고 싶단 말이지.

 

터무니없는 미형의 파괴력.

 

왜 그러나?

아뇨, 아무것도 아니...

 

말을 세워라!

적의 습격이다!

 

저, 저기, 잠...

넌 여기서 얌전히 있어라.

 

기사가 있는데
왜 자기가 직접 싸우러 나가는 거야?

 

얌전히, 라고는 했지만...

 

벌써 끝이냐?

 

모처럼 나 혼자서 상대해줬건만,

심심풀이조차 안 되는군.

 

도적놈들을 포박해라.

손이 비는 자는 부상자의 처치를.

네!

 

죽이지 않았어.

한 명도...

 

이봐, 왜 그래, 카밀?

 

서둘러!

 

괜찮아?
어이!

무슨 일이죠?

 

몸이... 마비돼서...

 

독인가.

시급히 상처에서
심장이 가까운 쪽을 묶고

독을 빨아내라.

네!

 

너무 익은 사과 같은 달콤한 향기,

시아초와 푸른바위버섯을 섞은
마비약이구나.

이 주변의 사냥꾼들이 쓰는 것이겠지.

죽음에 이를 일은 없다고 해도

증상은 며칠 계속될 거다.

가르크하인까지는 앞으로 이틀.

간호하면서 가게 된다면...

 

도중에 사냥꾼들의 취락이 있었다.

거기에 돌아가서 해독제를...

저기,

 

제가 만들 수 있습니다, 해독제.

네?

 

가지고 있던 약초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 다행이었네요.

사실은 달이는 편이
효과가 높습니다만,

급한대로 이걸 쓰도록 하지요.

 

혹시 의심받고 있나?

 

이봐!

 

무슨 짓을 하는 거냐!

괜찮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이건 리코리초와 루쿠아의 꽃, 거기에
카릴리에의 열매로 만든 해독제입니다.

부디 선택해주십시오,

지금 이 약을 쓰실지,

며칠동안 그 마비를 참으실 것인가.

 

어떻습니까, 전하?

 

큰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입니다.

그건 그렇고,

무얼 위해 호위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전장도 아닌 장소에서 기사를
싸우게 하여 손해를 내는 것보다도

나 혼자 싸우는 편이
국익을 지킬 수 있다.

실제로 부상자도 나왔다.

그건 결과론입니다.

거기다 리셰 님까지
데리고 나오시다니.

그건 내가 한 게 아니다.

 

꽃은 감상용이 아닌 실용 목적이었나.

 

너,

어떻게 마차에서 나왔지?

비밀입니다.

 

시녀였던 인생에서

아가씨께서 곧잘
방에 틀어박혀 버리시니까,

그때마다 열었었단 말이지.

 

개미 행렬을 보고 있는 어린 아이?

 

뭔가 신경 쓰이시는 것이라도?

큰 뜻은 없다.

다만 네 속을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한 것뿐이다.

 

다음엔 어떤 수단으로
날 즐겁게 해줄 것인지,

기대가 돼서 어쩔 줄 모르겠군.

사람은 무슨 희귀 짐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전하의 오락을 위하여
한 일이 아닙니다.

알고 있다.

 

네가 협박이나 다름없는 선택을
들이댄 기사 중 한 명은

원래는 빈민가 출신인 자다.

가르크하인 국은
실력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혈통에 의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일이 많지.

그럼에도 그 녀석은
외압에 굴하지 않고

노력해서 기사가 되었다.

 

가장 마비가 심했던 기사는

배속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 임무를 위해
밤낮으로 훈련에 힘썼지.

 

나이가 있는 기사는

그 신입을 감싸려다가 같이 부상당한

남을 잘 돌보는 남자다.

 

기사들에게 대해 잘 아시는군요.

내가 선택한 신하들이니 말이다.

 

구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지.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됐어.

 

이건 거짓된 얼굴?

아니면...

 

우연히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쓴 것뿐입니다.

 

우연히 약학의 지식이 있는 영애란 것도
그리 잘 없을 텐데 말이지.

그러고 보니 기사 여러분들께서
저를 경계하신 건 어째서지요?

네가 약혼 파기당한 영애라고 듣고,

어떤 악녀가 출가해 오는 건가 하고
쓸데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겠지.

그렇군요.

 

그럼 황제 폐하께는
저에 대해 어떻게 전하셨는지요?

왕족에 이름을 올린 공작가의 사람으로

왕태자의 약혼자.

내가 마음에 들어 약탈했다고.

약탈?

비는 타국의 왕족이어야 한다는 게
필수 사항이니까.

 

즉... 인질?

 

가르크하인에선

너에 대해 무례를 범하는 자가
나올지도 모른다.

만에 하나의 일이 생겼을 때는 내가...

그것 참 무척 근사한 일이군요!

뭐라고?

인질로 취급받는 거라면

공무에 차출될 일도 없겠지요?

뭐, 그렇게 되나.

만세!

이걸로 어엿하게
뒹굴뒹굴할 수 있겠어!

감사합니다, 전하!

아니...

아, 그러고 보니,

조금 전에 제 손을 잡으려고 하셨지요?

그건 불가항력이잖나.

약속은 약속입니다!

 

늘어진 삶을 위한 생존!

 

비옥한 대지와
윤택한 자원을 가지고 있고,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르크하인 국.

과거의 어느 인생에서든 유일하게

방문한 적이 없었던 나라.

 

이곳이 황도!

 

저기, 무슨 일 있으신가요?

이궁의 준비가 늦어지고 있는
모양이라는군.

미안하지만 오늘은
귀빈실에서 지내줘야겠다.

배려해주지 않으셔도
이궁으로 충분합니다.

오랫동안 쓰지 않아
꼴이 말이 아닐 텐데.

상관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인질이니까요!

왜 자랑스러운 듯하지?

 

확실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만큼
굉장한 먼지.

 

어디...

시작할까요?

 

시녀 시절의 피가 끓는걸!

저기, 리셰 님.

 

저희가 뭔가 도와드릴 일은...

호위 여러분들께
청소를 부탁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럼 하다못해
가구는 나르게 해주세요.

꼭 좀 부탁드려요.

 

몇 년 후,

아르노르트 하인은
아버지인 현 황제를 죽이고,

그리고 전쟁을 시작한다.

 

그다지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를 아버지로부터 떼어놓고 싶어.

 

왜 그가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걸었는가?

어느 인생에서든
내가 목숨을 잃은 원인은

전부 아르노르트 하인이 일으킨
전쟁이 관계되어 있어.

 

단호히 전쟁 반대!

전쟁만 없었어도!

뒹굴뒹굴 하며 유유자적하게
장수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라도!

얘, 봐봐.

초보가 엄청 애쓰네.

죽어라 해봤자 소용없어!

 

황태자비 전하의 시녀로 선택받는 건
우리들이니까.

 

괜찮으세요?

네.

못 보던 얼굴인데.

신입이겠지.

손이 깨끗하잖아.

유감이지만,
황태자비님을 모실 수 있는 건

이 성에서 3년이나 일해온
우리들이니까.

설 수 있겠어요?

야.

얘기 좀 들으라고.

시녀가 될 생각이면
선배를 받드는 법을 배우도록 해.

그 커튼, 지금은
세탁하지 않는 편이 좋을 거예요.

뭐?

봄엔 해이 기니까 충분히 마를 거야.

잠시 후, 아주 약간 비가 내릴 겁니다.

왜 그렇게 단언할 수 있지?

그런 구름 상태고,
새들도 낮은 곳에서 날고 있어요.

큰 물건을 세탁해버리면
오히려 수고가 많이 가지 않을까 하고.

 

너 같은 신입이 하는 말이
맞을 리가 없잖아.

이제 됐어.

가자.

오늘은 계속 날씨가 좋을 게 분명해.

 

어디 다친 데는?

아뇨.

감사합니다.

에르제라고 합니다.

도와주셔서...

 

더럽혀져 버렸군요.

 

기껏 지급해주신 건데...

바로 세탁하면 괜찮을 거예요.

 

비가 내릴 거라곤 해도
그 천은 쉽게 마르고,

진흙 얼룩은 실 깊숙히 들어가니,

브러쉬로 두드리듯이 세탁해보세요.

 

당신은?

 

자, 비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야죠!

 

이 세상의 모든 나라에 가보는 것.

그건 상인이었을 적에 품은 꿈.

 

인생을 거듭하며
그 꿈을 이루려했지만,

이루지 못했어.

 

하지만,

유일하게 방문할 수 없었던 나라에

드디어 올 수 있게 됐어!

 

괜찮으시겠습니까?

공무 중에 빠져나오시고.

 

정말이지, 넌 매번 놀라게 만드는군.

기척을 나름 지웠는데,

이만큼 거리가 있어도 눈치채일 줄이야.

 

사람이 짓궂으시군요.

기척의 정도를 조정해서

언제 제가 눈치챌지를
재고 계셨던 주제에.

 

뭘 보고 있었지?

 

거리를.

 

저기에 있는 커다란 건물은 뭐지요?

도서관이다.

각국으로부터 모은 서적들이
보관되어 있지.

어머, 각국으로부터?

 

저쪽의 아름다운 작은 첨탑은?

교회다.

시계탑의 역할도 겸하고 있어서

정각을 고하는 종을 울리지.

 

근사하군요!

저 주변엔 커다란 시장이
있는 모양이군요!

황도에서 가장 큰 상점거리다.

노점에서도 당일 갓 매입한 물건을
취급하고 있지.

훌륭하군요!

그럼 전하, 저쪽의 아름다운...!

 

왜, 왜 그러시지요?

뭐가 그렇게 즐거운가 해서 말이다.

 

본의 아니게 출가해오게 된 나라에

그 정도까지 흥미가 생기는 법인가?

 

동경, 했었습니다.

 

동경?

 

아주 오래 전부터

이 나라에 와보고 싶었어요.

결혼을 결의하게 만든 마지막 요인은

이 나라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이 나라에 네가 동경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 않습니다.

조금 전에 알려주신 것만으로도
매력적인 장소가 잔뜩 있었어요.

거리의 사람들의 표정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고,

그리고...!

 

저, 뭔가 이상한 말을 하고 있나요?

너와 같은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발언의 내용도, 지식도, 신체 능력도

평범한 영애에겐 필요없는 내용이잖나.

 

공작가에 태어난 이상,

당신 스스로의 생각 같은 건
필요없습니다.

하지만 어머님!

당신의 행복이란

왕가에 시집 가서 후계자를 낳는 것.

제게는 배우고 싶은 게...!

사교 자리에서 겉치레 할 정도의
지식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학업 따위보다도 신부수업을.

 

타인이 봤을 때 필요없다 해도

모든 게 저의 보물.

 

절대로 잃을 일 없는 재산이자,

소중한 인생의 일부입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가치 있는 게 무엇인가는

제 스스로가 정할 일!

 

알고 있다.

 

너는 바라는 일을 자유롭게 하면 된다.

난 그 바람을 지탱해주며
항상 힘이 되어주리라 맹세하지.

 

어째서?

 

말했잖나,

나는 네게 반했다고.

변함없는 거짓말.

 

그리고,

난 네 끝을 알 수 없는 능력을

무의미하긴커녕
진심으로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정도는 전해졌을 거라고 생각했다만.

 

원하는 거라도 생각해둬라.

 

손가락 하나 대지 않겠다던 계약을

이번에야말로 깨버렸으니 말이다.

 

전혀 속을 읽을 수가 없어,

아르노르트 하인.

대체 뭘 꾸미고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