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니도 05

자, 세츠
유히한테 인사하렴

 

안녕

 

저, 저기 그…

같이 놀자!

아니, 됐어

더우니까

 

처음에는 쌀쌀맞고
무서운 애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도 서로 이웃집이어서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았는데

 

공부를 배우거나,
같이 노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는 상냥한 유키 군을…

 

왜 그래?

 

유키 군과 같은 고등학교에 가려면
이런 걸 다녀야 하는 건가 싶어서…

 

그냥 해본 말이야!
돌아가자, 돌아가자!

돌아가서 저녁
준비하는 걸 도와드려야지!

[올해 두 번 다시 지지 않을
나 자신이 되자]
[여름강습]

 

저기 있지…!

응?

 

아까 했던 말…
유키 군은 어떻게 생각해?

 

무리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춰서
지망교를 정하면 되지 않아?

 

딱히 무리하면서까지
같은 학교를 다닐 필요도 없고

자기하고 맞지 않은 곳에
들어가 봤자 힘들어질 뿐이잖아

 

알겠어…
이제 됐어!

 

어이, 유히?

 

무료체험 접수 중
[올해 두 번 다시 지지 않을
나 자신이 되자]

 

[엘 학원]

 

[전국 모의고사 개인성적표 제1면]

 

역시 나로는
안 되는 걸까?

 

오, 왜 그래?
그런 표정으로

모의고사 결과가
절망적이었던 거야?

 

가여워라~
충격을 받았잖아

실화냐

본인한테 맞지 않은 건
일찌감치 포기하는 편이 즐거울 거야

저는…

실은 스스로도
이해하고 있지?

 

공부 같은 건 관두고
우리하고 놀자~

그래, 그래!

우리하고 가자~

좀 더 즐거운 일을
가르쳐 줄 테니까

아, 죄송합니다

 

수험생은 바쁘니까
다른 애한테 작업 걸어주실래요?

뭐?

유키 군

유키 군?

뭐야
남자 있는 거냐

작업 걸어서 미안해

아, 젠장…

저기, 밥이라도 먹으러 가자

 

왜 유키 군이 여기 있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할 거냐니…

 

저 녀석들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냐

힘들게 높은 곳을 노려봤자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나는…

내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해도…

그래도 유키 군하고
같은 고등학교로 가고 싶어

 

그럼 어쩔 수 없네

 

유히한테 그럴 각오가 되어 있다면
나도 마음을 다잡고 어울려 줄게

 

내가 공부를 봐 주겠다는 거야

그 대신 우는 소리를 해도
가차 없이 간다

 

응!
잘 부탁해!

 

나는 지금껏

정말 좋아하는 유키 군과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했으니까

 

이세계 소환은
두 번째입니다
sub by 별명따위

잊혀지지 않는 이 손의 감각이

흘러가는 일상을 깨부수고 있어

후회를 결심하고 밤의 색에
내가 물들어 가

그날의 약속이 떠오르니?

인간은 속이며, 원망하고 증오해도

그럼에도 서로를 갈구하니까

절대 도망치지 않아

그러니 그만두지 않아

외쳐

Continue Distortion

일그러진 당신의 목소리가 닿은 그 찰나

볼륨이 올라가네

도움을 바라는 목소리가 들렸으니까

당신은 혼자가 아냐

날 당신 곁에 있게 해줘

마지막이 다가오지 않도록

멀리 돌아가도 좋으니 들려줘

거짓말 같다며 웃는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게 될 날까지

 

sub by 별명따위

 

제5화
『쫓아가는 건 두 번째입니다』

 

포격, 개시!

 

- 해냈다!

제대로 공격이 잘 들어갔네!

그러게, 그러게!
정말 굉장하지?

 

거기까지!

 

유히 씨, 훌륭하세요

다른 분들도 많이 숙달되셨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수고하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저기!
잠깐 괜찮을까요?

 

저기, 두 분은 유키 군의…

예전부터 친구…!

아뇨, 동료였던 거죠?

 

그렇지

지금도 친구라고,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어

 

세츠 님은 자각도 없이
타인을 끌어들이는 분이셨으니까요

저희와 같은 생각이실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물론 지금도 존경하고 있고

언제나 세츠 님과 같은 경치를
보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래서, 그게 무슨 문제라도?

 

제, 제게 특별훈련을
시켜주실 순 없을까요?

저도 유키 군과
함께 있고 싶어요!

 

이게 세츠 님이 만드신
평화로운 세계예요

 

그리고 세츠 님은 지금도
이 하늘 너머에서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계실 거예요

 

저희는 다가올 날을 위해

세츠 님의 동료로서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도록

이곳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거예요

 

제게도 유키 군의 곁에 있을 각오도,
그럴 마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걸 위한
힘이 부족하니까요…

 

에르카 씨!

 

부탁드립니다!

 

그 말을 제 앞에서
입에 담는다는 건―

 

더 이상 농담으로
치부할 수 없을 겁니다!

 

계속 갑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해졌어요

 

이세계에서 온 여러분은
모두 규격 외의 힘을 자랑하지만

그중에서도 당신은 특별해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세츠 님의
곁에 있기 위해서는

당신에게 결정적으로
부족한 게 있어요

 

저기, 저한테 부족한 거라는 건…

 

이곳은 마물이
서식하는 하수도입니다

연병 기간 중 최종 훈련에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마, 마물?
최종 훈련?

 

그럼―

옵니다

 

놀라고 있을 시간은 없어요!

 

자, 싸우는 거예요!

 

겁먹지 마!
싸워!

당신에게 해치울 힘이라면
충분히 있을 겁니다!

 

에르카 씨!

 

해치웠어요!
저, 싸웠어요!

방심하지 마십시오!

 

지금이야!

이게!

 

이, 이만 하면 됐잖아?
그런 상처로 움직였다간…

마무리를 지으세요

 

당신은 분명 강해졌어요

마법을 다루는 것만이라면
저와 동격이라고 할 정도로

하지만 이것이 전투예요

 

죽이지 않으면
내 동료가 죽고 말아

그건 상대도 똑같죠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다면
싸워서 상대의 목숨을 빼앗는다

그 각오가 당신에게
결정적으로 부족한 것입니다

 

목숨을 빼앗을 각오…

 

에, 에르카 씨

 

이게 내게 부족한 것…

 

아, 네
들어오세요

 

야호
들어간다

 

응, 이걸로 됐다

 

죄송해요
감사합니다

이거 원, 에르카도
억지를 부리더라

느닷없이 실전으로
데리고 가버릴 줄이야

아뇨, 제가 부탁드린 거라서요

 

나는 유히를 같은 동료라고
생각하고 있어

 

저쪽 세계의 세츠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우리로선 알 길이 없어

 

하지만 세츠가
유히를 바라보는 눈은

우리를 바라보는 눈과 똑같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에르카의 말도 이해는 가

각오는 가르쳐 줄 수도 없고

동료라고 인정해 주고 싶으니까
에르카는 유히에게 엄하게 대했던 거야

 

티아 씨

 

유히는 왜 그렇게까지
세츠와 함께 있고 싶은 거야?

가까이에 있었다간
위험한 일도 잔뜩 있을 텐데

 

저는 유키 군에게 지금껏
도움만 받아왔으니까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저도 유키 군의
힘이 되고 싶어요!

그렇구나

 

우리는 간섭하는 정도밖에
할 수가 없지만

열심히 해 봐

네!

 

괜찮아, 유히는 확실히 강한 애니까

그런 건 보면 알아

 

전장에서 자신의 몸을
지키는 정도라면

지금의 그녀에게는
간단한 일이겠지

하지만 우리와 같이 있으면

언젠가 어떤 위험한 상대와
싸우게 될지…

 

그런 각오를 유히한테
강요하는 걸

세츠가 바라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하지만 그걸 정하는 건 우리도 아니고,
세츠도 아냐

유히가 스스로
정해하 할 답이잖아?

우리는 유히가 정한 각오를
존중해줄 수밖에 없어

 

나는 좀 더 잘게
잘 자

 

나는…

 

실례하겠습니다

 

어젯밤 이야기 때문에 그러니?

그레인 씨

 

목숨을 빼앗는 걸
주저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설령 그것이 소중한 사람의
힘이 되고 싶다는 이유라고 해도

 

그레인 씨는 어떻게
싸울 각오를 다지신 거예요?

 

내 눈이 비치는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것보다도

타인을 짓밟는 쪽을
선택했을 뿐인

널리고 널린 각오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각오야

 

유히에게는 유히만의
각오가 있어

그러니까 그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해

내 각오…

 

세츠 씨도 분명 유히다운
답을 바라고 있을 거라 생각해

 

내가 나답게

그러면서도 싸울 각오라는 건…

 

또 이곳에 왔다는 건
각오가 다져졌다는 건가요?

 

네, 제대로 다졌어요

 

전장에서 무리를 해봤자
마음이 망가질 뿐이에요

 

에르카 씨, 제 각오를
똑똑히 지켜봐 주세요!

 

훌륭하세요

 

위력도, 정밀도도
더할 나위 없어요

유히 씨의 각오는
똑똑히 이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지 않았어요

 

죽지 않았어요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것뿐이에요

 

이것이 저의

"누구의 목숨도 빼앗지
않는다"는 각오예요

절대로 지지 않을 거고,

절대로 그 누구의 목숨도
빼앗지 않을 거예요!

 

유히 씨

 

난감하네요

그 답은 마치
세츠 님 같아요

 

그 각오는 훌륭하지만

어중간한 힘으로는
관철해내지 못할 거예요

네!

저, 더욱 더욱 강해질게요!

 

에르카 씨네도, 유키 군도…

 

모두를 지킬 수 있을 만큼!

 

마침내 국왕께서
명을 내리셨다

 

우리 디스티니아 기사단은
우리 나라와 백성을 지키기 위해서

내일 아침에 날이 밝는 즉시

마족국, 이빌시온을 향해
출진하겠다

 

각자, 장비와 마음의
준비를 해두도록!

이상!

마침내 이날이 온 건가

이렇게 조금 훈련한 것 가지고
싸울 수 있는 거야?

 

기다려 줘, 유키 군

 

이야기는 몇 번이든

이곳에서부터 시작돼

 

대부분은 해피 엔딩으로 이어져

그래서 기승전결

우리는 어디까지든지 가

다행히도 아직 펜은 쥔 채 놓지 않았어

잉크가 번진다고 해도
다음 페이지로 넘기면 돼

꾸깃꾸깃해져 버린다 해도

다시 시작할 수 없는 나날을 적어나가

언젠가 다시 읽어보게 될 지금을

사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지금의 우리는 분명 지금이 프롤로그일 거야

갈팡질팡하며 불투명한

쓴맛이든 단맛이든 다 적어보자

그리고 우리는

언젠가 종지부를 찍은 그 너머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웃으면서 후회해 보자

몇 번 운다고 해도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웃기만 하면 돼

그렇게 이야기는 몇 번이든

이곳에서부터 시작돼

Be ambitious!!!

 

다음 화
『사제관계는 두 번째입니다』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