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부상자는 술사에게!

다른 자들도 물러나라!

 

토벌대의 본대가...

 

그 녀석이 온다.

 

교회의 비장의 무기,

수많은 사지를 뚫고 온 역전의 용사!

 

재액파괴자,

 

샤그루아 에디스 루그리드가!

 

이 미궁은 지금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저 미친 시체가 죽은 자를 불러일으켜

결국은 바깥까지 넘쳐나게 만든 거야.

 

희대의 네크로맨서,

송장신전이!

 

#01 전생

 

신이시여...

 

무슨 저런 마력이 다 있지.

여기서 녀석을 파괴하지 않으면

세계는 시체에 집어삼켜질 거야.

하지만...

 

재액파괴자 샤그루아 공이라 해도

저런 거에 이길 수 있는 건가?

 

괜찮습니다.

 

샤그루아 님께선 지지 않습니다.

 

저분께선

결코 죽음에 굴복하실 분이 아니니까요.

 

너 때문에 죽었다.

 

우리는 너 때문에 죽었다.

어째서 너만이 살아있지?

 

우리처럼 죽어라.

죽어라...

괴로워해라...

몸부림쳐라...

울어라...

울어라, 울부짖어라!

 

보인다,

네놈이 희생시켜온 영혼들이.

 

아안(亞眼) 소유자인가.

아안?

선천적으로 영의 모습이 보이는 거야.

자신이 죽여온 도적이니
마물이니 하는 것들의 영까지,

자칫하면 졸라 죽인 새나
날벌레도 전부 말이지.

그래서 대부분의 아안 소유자는
교회에 도망쳐 들어와

평생을 살지.

아니면 영을 가지고 노는
쾌감을 알게 되어

송장신전 같은 사령술사가 되거나다.

 

샤그루아 님께선
그럼에도 전장을 선택하시고

우리를 위해 싸워주고 계신 거야.

 

그것이...

 

네 본체냐!

 

고작 그것밖에 안 되는 걸 지키려고!

모든 생명은 완구에 지나지 않는다.

사신 행세라도 할 셈이냐!

신은 희롱하지 않는다,

아안 소유자인 네놈이나
나와는 다르게 말이다.

네놈은 즐기고 있는 거겠지,

자신이 죽인 자의 영혼이 내지르는

원한의 울부짖음을.

 

똑같이 취급 마라,

이 죽다만 괴물 자식아!

헛되이 생명을 쟁탈하는 나와 네놈은...

 

함께 사신의 가죽을 뒤집어쓰고

시체의 산을 쌓아 올려

소꿉놀이를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문양,

내가 아는 마술이 아니야.

끝내자.

 

네놈과의 유희는 여기까지다.

그렇게 둘 것 같으냐!

 

네가 있는 한,

이 나라에,

아이들에게,

미래가 없으니 말이다!

지원하겠습니다!

 

샤그루아 님!

 

기억이... 애매...

 

그래,

그때...

마술이,

발동한 건가...?

 

여긴 어디지?

 

움직일 수 있어.

 

뭐지, 이 가는 팔은?

 

목소리를 잘 못 내겠어.

 

바닥도 벽도

뭔가 이상해.

 

뭐지, 이 도시는?

 

아니, 아니, 아니, 아니!

잠깐, 잠깐, 잠깐!

 

아니, 진짜냐고?

 

드디어 나, 머리가 고장 나 버렸나?

 

나야.

회수 행동은 중지다.

골목길에 시체는 이제 없어.

아니, 저게 아직도 살아있어.

무슨 소리야?

설마 녀석이 실패한 거야?

아니, 나도 확인했는데...

아무튼 대기해 줘.

 

왜 저 녀석...

목이 냅다 갈라졌는데도
아무렇지 않게 걷고 앉았지?

 

뭐가 뭔지 모르겠어.

본 적도 없는 건축 양식,

본 적도 없는 문자...

 

저건?

영상 투영 술식인가?

그런 것치고는 마력이 느껴지지 않아.

 

여기는...

신주쿠 역
대체 어디지?

 

그나저나 엄청난 인파군.

 

아이들의 얼굴빛이 좋아.

즐거운 듯이 웃고 있어.

분명 이곳은 평화로운 땅이겠지.

 

그 나라는 어떻게 되는 거지?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나라에도 미래가 있기를...

 

...알아듣겠습니까?

 

뭐지?

말이...?

아니, 군데군데 알아들을 수 있어.

 

이 신체의 뇌수로부터
언어정보를 끌어내고 있는 건가?

 

옷의 그 피, 문양은 아니지?

 

괜찮습니까?

자기 이름은 말할 수 있겠나요?

 

이거... 일본어, 라고 하는구나.

 

이 신체의 이름,

시노야마 폴카.

 

외국인 여행자의 아이일까?

 

목에 심한 상처가 있어요!

피는 멈춘 것 같습니다만,
즉시 구급차를...!

 

다행이야, 무사했었구나.

 

넌...?

 

경찰은 성가시지?

일단 도망치자!

 

잠깐...!

이 녀석들, 거기 서!

 

무슨 일 생긴 걸까요, 이와 씨?

 

여기선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할 거 없어.

안 그래, 아라세?

 

그렇네요.

 

자, 돌아가자.

 

네.

 

깔끔하게 도망친 것 같아!

얘, 얘, 나 기억해?

나는 사키미야 미사키,

거꾸로 읽으면 키사미야 미키사!

그거, 거꾸로 읽는 의미가 있어?

 

이 여자의 기억이 조금씩 떠오르는군.

 

아, 웃고 있어.

이 신체의 소유자와
아는 사이인 모양이다.

 

이거, 뭐 하는 건가요?

신체검사?

신체검...?

 

따뜻하고,

발도 달렸고,

괜찮아,

넌 유령이 아니에요.

팔팔하게 살아있어요!

잘 됐네!

 

저기...

감사합니다...?

아니, 아니,
그렇게 인사받을 일도 아니야.

아니, 덕분에 살...

그야...

지금부터 또 너를...

 

죽일 거니까?

 

네?

얘, 얘,

아까 그 목을
이걸로 후벼파서 잘랐는데,

왜 너 아직 살아있는 걸까?

 

최악이야.

 

이 여자...!

 

이 신체를 죽인 녀석이야!

 

시노야마 폴카라.

아직 열여섯 짜리 꼬맹이인데
청부업자가 고용됐을 줄이야.

미사키를 고용한 의뢰인도
뭔 생각을 해대는 건지.

 

뭐, 이번엔 제대로 죽어줘.

안 그러면 회수업자인 우리도

보수를 받을 수가 없거든.

 

틀렸어, 도망치는 게 고작이야.

 

그나저나 뭐야, 이 땅은?

정령의 기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대기 중의 마소(魔素)도 한결같이 옅어.

심지어 이 신체에도 마력이 거의 없어.

이래선 새로 입은 상처도
낫게 할 수가 없어.

어쩌면 좋지?

 

애당초 왜 이렇게
돼버린 건지도 애매한데.

 

단 한 번의 치명상을 입으면,

확실히 죽...

네!

술래잡기 시간은 끝이에요.

 

잘한다, 잘한다!

이렇게 잘 피한 거 처음이야.

나, 왠지 흥분되기 시작한 것 같아!

 

반응은 할 수 있지만,

몸이 따라가질 못해.

 

웃기지 말라 그래.

애타게 그렸던 세상으로 가는 단서가

눈앞에 있단 말이다!

 

그때는, 붙잡지 못했어.

 

여기까지 와서...

 

놓칠 수는 없어!

 

와우.

 

대단한데?

야쿠자 아저씨나 청부업자 아저씨들을
몇 명이나 죽여왔는데,

기세에서 밀린 건 처음인데?

 

나도 모르게 좋아해버릴 것 같아!

 

이곳은?

이 빌딩은 동업자들 사이에선 유명해.

 

야쿠자 아저씨들 사이에선
유명한 처형장이었대, 이 빌딩.

사람 같은 거 막 녹이고 그러고
대단하지?

과학의 힘이지?

그래서 있지, 있지,

이 주변은 유령이랑 야쿠자 아저씨들이
곧잘 나온다고 소문이거든.

그러니까 사람들이 하나도 안 온대.

야쿠자 아저씨는 둘째 치고,
유령이라니 굉장하지?

오컬트의 힘이지?

 

응,

그런 것 같군.

 

이 신체의 눈으로도

확실히 알 수 있어.

 

이곳을 썼던 사람들은

타인의 생명을
너무 함부로 대한 거 아닐까.

 

그렇군,

이 신체로도 사람의 영이 보인다는 건,

아안은 역시...

안구나 뇌수가 아닌
영혼에 부속된 힘인가.

 

뭐야, 뭐야?

너, 생명을 소중히 하라
뭐 그딴 소리 하는 타입?

그렇군,

너도 생명을 좀 더 소중히 대해야 해.

동감이야.

사람의 생명은 지구보다 무겁다지?

21그램이랬나?

그러니 이번엔 1그램도 안 남길 거야.

 

정성스럽게 정성스럽게...

 

죽여줄게!

 

경망스럽게

생명에 손대지 마라.

 

생명은 전부...

 

나의 장난감이다.

 

함부로 낭비하지 마라.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니,

자신이 할 일을 다했는가
불안해서 말이지.

무슨 말씀이신가요.

당신께선 재액 파괴자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하셨어요,

샤그루아 님.

 

내 검이 녀석을 포착한 마지막 순간,

분명하게 녀석의 마술도 발동했다.

그것은 전이 마법과 닮은 기척이었다.

그때,

아안으로 녀석의 영혼은 보였다만

사라지는 게 너무나도 빨랐다.

 

난 정말로 송장신전을,

그 사령술사를 멸한 것인가?

조금 전에 교회의 관측반에서
보고가 왔습니다.

송장신전의 영혼의 기척은

이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진 모양입니다.

당신께선 세상을
구하신 거예요, 샤그루아 님.

그렇다면 다행이다만.

 

아, 머리가 맑아졌어.

 

마력이 채워졌어.

 

이제야 사고가 클리어 해졌어.

 

미사키 쨩이랬나?

왜 네가 이 몸을,

시노야마 폴카를
죽이려 했는진 모르겠어.

하지만 난

역시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

 

고마워.

 

이렇게나 마력으로 충만한 장소에
데려다줘서.

이곳에서라면
손에 넣을 수 있을지도 몰라,

 

평온한 생활을.

 

술래잡기 시간은 분명 끝났구나.

나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

여기서부터는

나와 네가 벌이는

사신놀이,

살육전이다.

 

자,

계속해 보자.

 

사랑스러운 암살자여,

 

언제까지 자는 척할 셈이지?

 

주...

죽었어?

 

#02 이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