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dmiral.Roaring.Currents.2014

 

명량
The Admiral (2014)

 

자, 그래

 

언제 합류하시렵니까?

 

뭘 말이오?

 

아, 그야 어명 말이지요
어명

 

이번 교지에 상감께서
육군에 합류하라 했으니

 

언제 합류하실지를
여쭙는 거 아닙니까…

 

그리 적혀 있습디까?

 

뭐요?

 

이보시오 통제공

 

적선이 이미
이백 척이 넘었소이다!

 

영내에는 탈영자들이
속출하고 있소

 

아십니까?

 

거 열흘 사이에

 

군영을 이탈한 자가
오십이 넘었…

 

지요…

 

내 오늘은 기어이
좀 들어야겠소이다

 

이백 척이 넘는
적들이

 

당장 오늘 밤이라도
들이닥칠지 모를 일인데!

 

통제공께선 대체…

 

어디서 어떤 방진을
구사하실 요량이시오!

 

어디 젊은 장수들에게
한번 들어나 봅시다!

 

이 싸움이 승산이 있소?

 

있소?

 

충언을 아끼지 마시오!
충언을!

 

통제공…

 

속시원하게 얘기나 한번
해주시구려

 

솔직히 부실한
저 구선 한 척 말고

 

달리 복안이 있소이까!

 

거, 통제공께 말씀이
지나치시오!

 

이놈!

 

내가 니놈 직속상관이야!

 

그 주둥아리 다물고 들으라!

 

상관도 상관 나름이지요

 

칠천량에서 그리
도망쳐 나오고도

 

정녕 부끄럽지도 않소이까!

 

이놈아, 내가 그리
빠져나왔기 때문에

 

시방 저 열두 척이라도
남아 있는 게야

 

개뿔도 모르는 놈이
주둥아리를 함부로…

 

통제공

 

공도 이 싸움이 얼마나
무모한 줄 잘 아실게요

 

칠천량에서 나는 봤소이다

 

적들이 얼마나 날래고
간악해 졌는지를

 

무려 일만이 죽었소!

 

정녕 남은 수군의 종자까지도
다 박멸해 버리시는 게요!

 

회의는 이만 됐다

 

다들 나가 있으라

 

통제공!

 

장군께서 명하시지 않소!

 

모두 일어나십시다!

 

배를 보수하고 병사들을
점검하는 것이 급하오!

 

자, 어서!

 

이번엔 반드시 조선왕을 잡고
전쟁을 끝내야 돼!

 

임진년 때처럼 놈이
도망갈 틈을 줘서는 안 돼!

 

한 번에 우레처럼
휘몰아치는 진격전이야!

 

- 서둘러야 해
- 예, 장군

 

조선왕을 잡는 영광을

 

고니시 육군에게
빼앗길 순 없지요

 

이런 때에 관백
(토요토미 히데요시)께서는

 

봉 세울 자를 보낼 테니

 

그저 기다리라 하시니…

 

와키자카의 배들인가?

 

네, 탐망 후
복귀하는 것 같습니다

 

몇 번째 탐망이지, 대체?

 

어젯밤 야습까지 합친다면
총 세 차례이지요

 

한데

 

천하의 도도 님을
기다리게 하는 자가

 

대체 누구란 말입니까

 

이번 싸움에 꼭
필요한 자라 하시더군

 

그자만큼 이순신을
확실히 잡을 자가 없다고

 

아버지! 아버지!

 

왜놈 칼꺼정 뺏어 들고
어쩔라고 저련댜…

 

- 우릴 싸그리 죽인다든디!
- 당연하쟤!

 

아버지! 아버지!

 

내 기필코

 

네 놈을 베어 죽이리라!

 

아버지!

 

총을 쏜 건 이해하시오

 

그저 지나가다
안타까웠을 뿐이오

 

그대가 관백께서
보내신 장수요?

 

이요 수군이다
에히메 놈들이다

 

수군은 무슨
저놈들은 해적이야

 

가자!

 

적들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적선은 이미
이백 척을 넘어섰고

 

보급선에는 물자들이
실리기 시작했고

 

인근 마을들에서는
약탈한 군량들이

 

시시각각 들어오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저항하는 자는
죽여서 코를 베고

 

연습 삼아 아이들을
조총으로 쏴 죽이고 있습니다

 

저들이 말하는 이른바

 

주둔지 소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만 오천 왜병 별동군이

 

전주 쪽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냐

 

네, 사실인 듯합니다

 

놈들은 우리 수군은
이미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일거에 쓸어버리고

 

한양으로 그대로
실어 나를 것이라고

 

술 취해 떠드는 소리를
여러 들었습니다

 

그대로 놓아두었다가는…

 

한양이 쑥대밭이 되겠구나

 

이 전갈을 준사에게 전하고
꼭 답을 받아 오거라

 

예, 장군

 

상판이 다 되었다!

 

상판이 다 되었어

 

상판이 다 되었다!

 

아니 임자

 

부적 아닌가

 

왔다 갔다 한두 번도 아닌디

 

암튼… 잘 간직함세

 

나 가네

 

몸 관수 잘하소!

 

공이 또 어명을
어기겠다는 것인가

 

합당한 이치를
쫓고자 하심입니다

 

상감의 명을
다시 한 번 어긴다면

 

공의 목숨을
진정코 장담 못 하네

 

남원성과 전주성이
함락되었습니다

 

놈들의 지상군이
북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적의 수군이!

 

남해를 거쳐 서해를 돌아
한양으로 들이닥친다면

 

어찌되겠습니까

 

고작 12척의 배로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고작 12척의 배가
육군에 무슨 힘이 된다고

 

합류하라 하십니까

 

말장난하지 말게!

 

통제공은 지금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야!

 

장군의 몸을
그리 만든 것이 누구입니까!

 

이자가…

 

자네 대체 이쪽 사정이
대체 어떤지 알고

 

이런 억지를 부리는 겐가

 

울산성에 그 악랄한
가등청정이

 

지금 코앞에 들이닥쳐
있단 말일세

 

말인즉!
사람 하나 마필 하나가

 

몹시 절실한 형국이다
이 말이네!

 

잡아라!

 

- 잡아라!
- 이거 놔라!

 

놔라!

 

제발 장군

 

군사와 무기를
내어 주십시오

 

지금 수군은 바람 앞에
등불이옵니다

 

어명을 따르면 될 일이야

 

정녕 통제공의
간절한 청을

 

이리 묵살하시렵니까

 

정녕 이자가!

 

항명에도 분수가 있거늘!

 

좌우 부장들은 무얼 하는가!

 

당장 이자를 끌어내
옥에 가두어라!

 

- 도원수 장군! 장군!
- 나와!

 

장군!

 

통제공께서 이 말을
꼭 전하라 하셨습니다!

 

바다를 버리는 것은

 

조선을 버리는 것이다!

 

장군! 장군!

 

반나절을 기다렸소

 

이게 먼 길을 달려온
손님에 대한 대접이오

 

우리가 그저
작전 회의에 몰입하다 보니

 

대인을 영접할 시간을
지체했소이다

 

부디 용서하십시오

 

헌데 어찌

 

조선왕을 잡을지

 

해적왕다운

 

고견을 들려주시지요

 

오다 물길을 살폈소

 

진도 안쪽 바다를 끼고
아침 일찍 조류를 타고 나가면

 

그날 밤으로 육군에
보급을 마치고

 

한양을 접수할 수
있소이다

 

한양까지는

 

하루 반나절이면 족하지

 

말이 쉽지

 

이순신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오

 

진도 바깥 큰 바다로
빠져나가

 

한양을 접수한 뒤

 

추후 육군과 함께
이순신을 괴멸시키는 것이

 

합당한 전략입니다

 

히데요시 관백이 나를
왜 보냈다고 생각하는가

 

와키자카

 

저자가 감히 관백 님의

 

이름을 함부로!

 

이순신은

 

이 손으로 잡겠소

 

당신은 고니시에게
먼저 한양을 뺏길 생각인가?

 

이거 결례를 범했소이다

 

부디 이 못난 자를
용서하시오

 

자, 어서 자리에 앉으시오

 

구루지마

 

어머니…

 

아버님, 회입니다

 

함께하니 좋구나

 

예…

 

아버님

 

말 하거라

 

차라리 잘 되지
않았습니까

 

이참에 모든 걸
놓아 버리시고

 

고향으로 돌아가시지요

 

돌아가신 할머니 위패조차
제대로 안치하지 못해

 

저리 그저
두고만 보고 있지 않습니까

 

남은 군사들을
육군에 넘기시고

 

병안이 깊어 더 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하십시오

 

네가 상감에 대한
원한이 깊구나

 

목숨까지 거두려 했던
임금입니다

 

아버님은 억울하지도
않으십니까

 

아버님

 

이제 다 죽고
열두 척만이 남았습니다

 

지금 우리 형편이
수군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설령…

 

저 미력한 군사들로
전장에서 승리한다 한들

 

임금은 반드시
아버님을 버릴 것입니다

 

아버님은 왜 싸우시는 겁니까

 

- 의리다
- 저토록

 

몰염치한 임금한테
말입니까…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임금이 아니고 말입니까?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법이지

 

그 백성은…

 

저 살기만을 바랄 뿐

 

아무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데도 말씀이십니까?

 

밥술을 마저 뜨거라
아까운 밥이다

 

물러들 나시오!

 

장군

 

여, 여 여, 여거는

 

대장선 차군관

 

배홍석이 아니여!

 

옛날 대장선
차군관 나리 아니여!

 

- 어서 내보내라!
- 어서 내보내!

 

- 나오시오!
- 어서 나오시오!

 

포로들의 목을
배에 실어 보낸 게 당신이오?!

 

코와 귀까지 베어 보냈소만

 

내 칼에 진정 죽고 싶은가!

 

왜 쓸데없는 짓을 해서
공연히 적들을 분노케 하는 거지!?

 

서로 해볼 만한 싸움이면
그럴 수도 있겠지

 

허나…

 

과연 저들이 그럴까?

 

이순신은 호락호락
만만한 상대가 아니란 말이다!

 

하긴, 네놈 부하들 중엔

 

이순신의 무도를
숭상하는 자들이 꽤 있다 하니

 

실로 한산의 패배가

 

무섭긴 무서웠나 보군

 

뭐야! 이 자식이아!

 

내 다시 한 번 말해 두지

 

관백이 나를
어찌 보냈겠나

 

너희처럼 이순신 이름 앞에

 

그저 떠는 자들 하고는
다르기 때문 아니겠는가

 

칼을 함부로 뽑지 마라

 

네놈 목이
먼저 달아날 것이다

 

나의 형제 미치유키가
관백의 개가 되어

 

조선 정벌에 참여하더니
결국 죽어 돌아왔다

 

나를 향했던
히데요시의 칼끝을

 

그놈이 참전한 것으로
대신 막은 거지

 

그리고 이순신에게 죽었다

 

관백은 병들었다
길어야 내년이다

 

전쟁을 서둘러 끝내려는
이유가 거기에 있지

 

관백이 차지하려던 조선은

 

내가 먹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순신은 더더욱 죽어야 한다

 

알겠느냐, 하루

 

아마 그것이
미치유키를 위한

 

진정한 복수의 길이기도
할 것이다

 

어쩔려구 그렀디야?

 

저거 저거, 오상구 아니여?

 

도망치다 붙들렸나 보네!

 

맞네! 상구! 상구!

 

도망치다 피섬 쪽
망군들에게 잡혀 왔습니다

 

칠천량에서 6년 동안을
같이한 동료들이

 

모두 죽었습니다요

 

오늘 제 손으로
그들의 수굽대를 묻고 왔습니다요

 

정말 두렵습니다요

 

이제 틀림없이
제 차례 같습니다

 

그저 속절없이…

 

이렇게 다 죽어야 합니까?

 

할 말 다했느냐?

 

군율은!

 

지엄한 것이다!

 

알겠느냐!

 

이젠 방법이 없어요
방법이…

 

목까지 베내는 판국에…

 

방법…

 

찾으면 돼

 

목이 제일로
좁은 곳이다 봉께

 

물살이 항시
부딪히고 돌지라

 

오죽하면 물살이
울면서 돌아 나간다고

 

울돌목이라고 부르겠습니까요

 

이곳이옵니까?

 

허나 장군

 

적들이 이 좁은 목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판단컨대

 

적들 자신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옵니다

 

저 물살들을 보십시오

 

저 빠른 물살을 타고
적들은 더욱더 빠르게

 

우리 판옥선에
들러붙을 것이온데

 

승산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선이 필요한 거
아니겠습니까요

 

구선이 앞에서
충파로 때려 주고

 

뒤에서 우리 판옥선들이
화포로 타격을 해준다면야

 

물살이 바뀌는 시간까지
족히 반나절인데

 

그때까지 구선이
버틸 수 있겠소이까

 

조류가 바뀌면

 

여기 피섬 앞바다는
잠잠해집니다요

 

헌데 시방 물소리는…

 

평상시 대조기 때
우는 소리 하고는

 

쪼까 달라졌습니다요

 

지금은 뭔가 굵직한 남정네
울음 소리 같기도 하고…

 

문제는 회오리입니다요

 

대조기 때도 저런 소리는
잘 안 나는디

 

어쩌다가 저런 소리가 나서
그것이 그 대조기랑 맞물리면

 

바다에 큰 회오리가
이렀습니다요

 

내일 모래면
큰 대조기인디…

 

그 저런 소리가 나는 건…

 

들리느냐?

 

나는 저 소리가…

 

칠천량에서 죽은 자들의
곡소리로 들린다

 

아버님의 복안은

 

정녕 저 구선뿐이옵니까?

 

복안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이미 독버섯처럼 퍼져 버린

 

두려움이 문제지

 

극복할 방안이 있겠습니까?

 

극복할 수 없다면
어쩌면 좋습니까

 

저 목 베인 오상구처럼

 

엄한 규율로
다스리는 것만이 그저

 

유일한 방법입니까?

 

그렇게 하면
승리할 수 있습니까?

 

그럼, 아버님께서는…

 

이용할 수는 있을 것이다

 

무얼…

 

두려움을 말입니까?

 

장군…

 

억울하오…

 

장군…

 

억울하오… 장군…

 

억울하오… 장군…

 

잘 왔네…

 

억울하오

 

잘 왔어… 홍석이

 

최수사… 이수사…

 

억울하오… 장군…

 

이보게들…

 

내 술 한잔 받으시게나

 

술 한잔 받으시게나…

 

이보게들…

 

어디들 가시는가…

 

이수사… 최수사… 홍석이…

 

이보게들

 

어디를 그리들
바삐 가시는가…

 

아버지!

 

구선에 불이 났다!

 

구선에 불이 났다!

 

장군!

 

우수사 배설의 부장이야

 

어서 불을 끄란 말이다!

 

불을 꺼라!

 

어서 불을 꺼!
불을 꺼야 해

 

어서 물 가져와!

 

어서 물을 가져와!

 

저기입니다!

 

모두!
살고 싶지 아니하냐!

 

명줄도 얼마 남지 않은 자가

 

우리를 황천길 동무 삼을
생각을 하고 있다!

 

허여 내가!

 

살 방도를 찾았노라!

 

터무니없는 싸움에
결코 목숨을 버리지 말라!

 

그러니 어서 너희들도…

 

안 된다…

 

안 돼…

 

장군님 위험합니다!
장군님!

 

안 돼, 안 된다!

 

안 된다!

 

안 된다!

 

안 됩니다, 장군!

 

우리 구선이다!

 

아버님!
이제 다 끝났습니다!

 

다 끝났습니다, 아버님!

 

내일이 바로 완성인데
무슨 소리냐

 

나는 저 구선을 타고
나가 싸울 것이다!

 

안 돼!

 

도도 님!

 

이순신의 구선이
불탔습니다

 

뭐?

 

이순신 진영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아서
탐망을 보낸 결과

 

구선이 잿더미가 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마지막 구선이었지
아마?

 

 

이순신에게는 이제
구선이 없습니다

 

대도무문

 

마땅히 가야 할 큰길에는
거칠 것이 없다

 

과연! 서체에서
도도 님의 힘이 느껴집니다

 

바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이 아니겠는가

 

출정 명령이다!

 

준사… 준사…

 

출정 명령이다!

 

주둔지 소개…

 

사람 살려!

 

저놈을 잡아라!

 

잡아라!

 

안 돼!

 

안 돼!

 

도와주시요, 도와주시요!

 

살려 주시요!

 

가지 마쇼! 살려 주시요!

 

빨리 걸어가!

 

한 놈이 도망쳤다!

 

찾아라!

 

빨리 걸어가!

 

걸어가

 

빨리 걸어가!

 

걸어가 새끼야!

 

저는 어촌 출신입니다

 

저는… 노도, 노도!
이렇게 잘 저을 수 있습니다!

 

- 뭐라는 거야!
- 삽질데끼마스! 삽질데끼마스!

 

뭐야!

 

이 새끼가!

 

아냐! 아냐!

 

살려 줘! 살려 주세요!

 

진정하시오!

 

회오리…

 

구선…

 

아버님!

 

아버님!

 

준사의 전갈입니다!

 

내일 아침 명량(울돌목)입니다!

 

물때를 맞춰
출병할 예정이며

 

적선의 규모는
총 330여 척입니다

 

또한 알아보라 하신
적의 선봉에는

 

불행히도 전혀
새로운 자입니다

 

물살이 이곳과 흡사한

 

에히메 출신으로
해적왕이라 일컫는

 

구루지마 미치후사란 자이고

 

다행스러운 건

 

중군을 맡은 자론
한산도에서 장군께 대패한

 

와키자카 야쓰하루입니다

 

장군께 이것이 다소나마
위안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소임을 마치는 대로
복귀하겠습니다

 

우수영으로 가자

 

네?

 

명량을 뒤로 두고
싸울 수 없다

 

지금 당장
해남 우수영으로 갈 것이다!

 

나가자!

 

고니시 장군의 전령입니다

 

고니시가 나를 재촉하는군

 

분명 우리가 먼저
조선왕을 잡을 것입니다

 

준비되었습니다!

 

오늘 유난히 조선이
아름답게 보인다

 

나는 조선이 마음에 든다

 

장군

 

그대인가?

 

이제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조선 포로들만을 뽑아서
격군실에 배치했고

 

화약도 충분히
쌓아 두었습니다

 

이순신은…

 

절대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나가자!

 

여기로! (타라)

 

이제 구선도 없소이다!

 

대체 한 줄 일자진이라는 것이

 

진법이라 할 수 있소?

 

장군들 어찌 되신 것이
아니오?!

 

맞소이다!
저 소리들이 안 들리시오!

 

이대로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지요

 

특단의 방책을
세워야 될 것이오!

 

특단의 방책을!

 

특단의 방책이란 게
대체 무엇이오!

 

저 배설처럼 통제사를
다시 시해라도 하자는 말이오!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요!

 

에헤이!
이거 사태가 시급해서

 

좌의정 김응만 대감께
전갈을 넣을 수도 없는 일이고…

 

가 봅시다!

 

어디를 말이오!

 

내가 설득해 보리다
설득이 안 되면…

 

내 장군께 목숨을 내놓겠소

 

전하… 지금 수군을 파하시면
적들이 서해를 돌아

 

바로 전하께 들이닥칠까

 

신은 다만 그것이
염려되옵니다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면

 

오히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신이 살아 있는 한 적들은…

 

적들은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옵니다

 

장군

 

소장 안위, 목숨 걸고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이 싸움은

 

불가합니다!

 

불가합니다!

 

아무리 적들을 울돌목
좁은 수로에서 막는다 한들

 

구선도 없는 마당에
결코 승산이 없는 싸움입니다!

 

부디 훗날을 도모하십시오

 

- 장군!
- 장군!

 

정녕 그리 생각하느냐…

 

뜻을 거두지 않으시려거든

 

소장의 목을 베어 주십시오

 

차라리 장군의 칼에
죽겠습니다!

 

너희들의 뜻이 정 그러하다면

 

좋다

 

포구 진영 앞에

 

군사들을 모두 불러 모으거라

 

예!

 

예!

 

김돌손과 황보만은
가져왔는가!

 

예! 장군!

 

부어라!

 

붓지 않고 뭐 하느냐!

 

- 부어라!
- 네!

 

불을 놓아라!

 

예!

 

통제공!

 

불을 붙이라고, 이놈아

 

장군!

 

어서 불을 놓아라

 

통제공 이것은 아니되오!

 

물러서라!

 

아직도 살고자
하는 자가 있다니

 

통탄을 금치 못할 일이다!

 

우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정녕 싸움을 피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길이냐?

 

육지라고
무사할 듯 싶으냐!

 

똑똑히 보아라!

 

나는 바다에서 죽고자
이곳을 불태운다!

 

더 이상 살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

 

목숨에 기대지 마라!

 

살고자 하면
필히 죽을 것이고

 

또한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니

 

병법에 이르기를

 

한 사람이
길목을 잘 지키면

 

천 명의 적도
떨게 할 수 있다 하였다

 

바로 지금!

 

우리가 처한 형국을
두고 하는 말 아니더냐!

 

아버님

 

대체 이 강한 두려움들을

 

어찌 이용하시겠단 말씀입니까?

 

이 아이가 차군관 배홍석의
아들이란 말인가

 

 

임준영 대신

 

준사의 전갈을 가져온 것도
이 아이라 하옵니다

 

어찌 인연이 닿아

 

준사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네 아비의 것이다

 

받겠느냐

 

니 이름이 무엇이냐?

 

배수봉입니다

 

네 아비는 나를 도와

 

지난 6년간 함께 싸웠다

 

내 네 아비와
너의 이름을 잊지 않겠다

 

청… 청이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장군님 배에
저도 태워 주십시오

 

함께 싸우겠습니다

 

칼 대신 노를 잡겠다면
내 태워 주겠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어머니…

 

불초소자

 

어머니 곁으로 가고자 합니다

 

그저 제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장군

 

수고했다

 

소승, 혜희라 하옵니다

 

고맙소, 큰 힘이 되오

 

장군!

 

수고 많았다

 

전군

 

출정하라

 

전군!

 

출정하라!

 

모두 출정이다!

 

출정하라!

 

출정하라!

 

일자진을 펼쳐라!

 

배가 밀린다!
노를 더 저어라!

 

북소리를 더 올려라!

 

화포 장전!

 

배가 밀려서는
안 된단 말이다!

 

노를 더 강하게 저어라!

 

어서 치워라

 

- 저게 무엇인겨?
- 저 뭐여

 

저 저, 시커먼 것들이
뭣이여!

 

다른 배들이
뒤로 가고 있습니다요!

 

모두 격창을 닫아라!

 

수봉아, 우리가 배를
잘못 탄 것 같다

 

대장선인 줄 몰랐어요?!

 

아, 그니까

 

대장선이 왜 맨 앞에
서 있냐고!

 

당장 초요기를 세워
다가오라 명하겠습니다!

 

놔두어라

 

예? 허나 장군

 

닻을 내리고
전투 준비를 서둘러라

 

닻을 내려라!

 

어찌 이순신이
명령기를 세우지 않는 거지?

 

명령기를 세운들 저자들이
명령을 듣겠습니까?

 

제1군, 진격하라

 

제1군!

 

진격하라!

 

우현으로 틀어
화포를 준비하라

 

화포 준비하라!

 

우현 노는 정지!

 

좌현 노를
더 빨리 저어라!

 

나대용!

 

송희립!

 

화포와 소신기전을
앞서 나온 적선들에

 

최대한 집중하라!

 

예!

 

모든 화포를
앞서 나온 적선들에

 

집중적으로 조준!

 

소신기전을 준비해라!

 

조준!

 

사격 준비!

 

사격 자세로!

 

발사!

 

속도가 빨라진다!
방향 조정에 신경 써라!

 

발사 준비!

 

- 발포하라!
- 발포하라!

 

쏴라!

 

속도를 높여
좌현으로 배를 돌려라!

 

화포 준비를 서둘러라

 

발포하라!

 

피해라! 키를 돌려!

 

발사!

 

이순신이 앞선 배들만 골라서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요 놈들 주력 중급 함선들이
서로 마구잡이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나서지도 않고
물러서지도 않고 있어

 

도대체 뭘 기다리고
있는 것이냐

 

우리도 같이 합세해
계속 들이치는 게 어떻겠습니까?

 

아니다…

 

두고 보자

 

두려움은

 

필시 적과 아군을
구별치 않고 나타날 수가 있다

 

저들도 지난 6년 동안
나에게 줄곧 당해 온 두려움이

 

분명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적과 아군을
구별치 않고 나타난다

 

그뿐이옵니까?

 

그게 두려움을
이용하는 것입니까?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말이다

 

2군을 보내
더욱 밀어붙여라

 

2군! 진격하라!

 

구루지마가 무작정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물살에 도통한 자라
하지 않더냐

 

두고 보자

 

두고 봐라

 

결국 물살은 우리 편이다

 

적들은 전멸할 것이다

 

장군! 물살 때문에
배가 많이 돌아

 

조준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닻을 끊어라

 

물살을 타고 그대로
피섬 쪽으로 배를 물리거라!

 

예, 장군!

 

걸렸다!

 

발사!

 

- 어서 삿대를 가져와라!
- 예!

 

우현 노를
더 강하게 저어라!

 

암초까지 밀려서는 안 된다!

 

장군님! 당장 초요기를
세워야 합니다!

 

피섬을 등지고 싸운들
얼마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희립아, 포탄을
조란탄으로 바꾸어라

 

그리고 백병전을 준비하라

 

모두!

 

백병전을 준비하라!

 

백병전을 준비하라!

 

돌격!

 

지금이다!

 

발포!

 

돌격하라!

 

구루지마가 승기를 잡았습니다

 

이순신이 오래 버틴 겁니다

 

다 죽을 거야! 다!

 

장군!

 

장군!

 

장군!

 

장군

 

갑판 위의 화포들을
격군실의 좌노 쪽으로 옮겨

 

모조리 집중하려 하네

 

되겠느냐!

 

그러다 다 죽을 수도…

 

된다고 말하게!

 

예! 해보겠습니다!

 

버텨야 한다!

 

즉시 좌측 노 구멍에
화포를 놓아라!

 

뭣들 하느냐?

 

어서 무기고의 화약과
포탄을 내오너라!

 

위험해, 가지 마!

 

포탄과 화약들을
모조리 옮겨라!

 

서둘러라!

 

서둘러라!

 

장군!

 

발포합니다!

 

모두 엎드려라!

 

- 모두 엎드려라!
- 엎드려라!

 

그게 두려움을
이용하는 것입니까?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말이다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

 

허나 아버님…

 

극한 두려움에 빠진
저들을

 

어떻게 그런 용기로
바꿀 수 있단 말입니까

 

죽어야겠지… 내가

 

이렇게… 끝난 건가…

 

어?!

 

대장선이 살아 있다!

 

대장선이 살아 있다!

 

대장선이 살아 있다!

 

적들을 모두 소탕하라!

 

이런 씨부럴 놈들!

 

이런 씨부럴 놈들아!

 

왜놈들을 다 쓸어버리자!

 

속도를 높여라!

 

속도를 높여라!

 

회오리…

 

회오리가…

 

이순신

 

네놈이 그곳에서
버티고 있는 이유가 있었구나

 

물살이 바뀌면서
소용돌이가 강해졌습니다

 

그 덕분에 섬을 등진 놈의 배는
물살이 잔잔해져

 

놈의 포격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아느냐?

 

저곳만 움켜쥐면 바다든
육지든 꼼짝할 수가 없어

 

전투는 끝난다

 

놈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에

 

이순신의 배로
최대한 속도를 높여라

 

장군! 적의 본대입니다

 

- 초요기를 세워라
- 예, 장군

 

잡았다

 

장군!

 

안위야!

 

내 너를 엄히
군법으로 다스려야 하나

 

지금은 전세가 시급하니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라

 

너는 반드시 여기 피섬을
막아 내야 한다

 

알겠느냐!

 

예! 장군!

 

희립아, 우리는 속히
목 중앙으로 이동해야 한다!

 

예, 장군!

 

목 중앙으로 이동하라!

 

참으로 절묘한 시점에
보내셨습니다

 

폭발력이 엄청날 겁니다

 

이순신의 저 유인책은
통하지 않을 겁니다

 

본대는 그대로
섬 쪽 배로 집중하겠습니다

 

장군!

 

적의 본대가 아닌
왠 짚더미를 씌운 배가!

 

- 사부들을 위치시켜라!
- 예! 장군!

 

쏴라!

 

배의 기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서둘러 퍼내야 한다!

 

서둘러라!

 

갑판에 포탄이 떨어졌다!
어서 서둘러라!

 

뭐여…?

 

빨리 저어라!

 

쇠사슬이 끊어져 버렸네!

 

어여 칼부터 뺏어!

 

임준영?

 

준사!

 

화약을 실었다고?

 

장군, 화약을 실은
화폭선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임준영이 타고 있습니다

 

중군장의 배에서는
계속 응답이 없느냐!

 

속히 화포들를 재장전하라!

 

장군! 응답이 없습니다!

 

임자

 

저짝이 볼 수 있게
뭐라도 좀 흔들어 보소

 

결단코, 이 배는

 

장군께 가서는 안 되네

 

임자!

 

그렇지…

 

바로 그거네

 

모두 함께 흔듭시다!
모두들 어서!

 

장군!

 

저기 보십시오!

 

저기 왠 짚더미 배가!

 

- 속히 발포를 준비하라!
- 예!

 

조준!

 

발포하라!

 

잘했네

 

자네꺼정 이리 보고

 

나 마음 편히 가네

 

장군!

 

적의 대장선이
급선회했습니다!

 

적들이 다가온다!
적들이…!

 

어서 노를 잡아라!

 

어서 노를 잡으란 말이다!

 

이순신은 이제 끝이다!

 

백병전이다!

 

돌격해!

 

구로다!

 

- 어서 배를!
- 지원할까요?

 

수가 모자라네!

 

어여들 갑판 위로

 

백병전을 지원하자!

 

수봉아! 수봉아!

 

이순신!
기다려라!

 

장군!

 

피섬 쪽을 돌아
우리 배들이!

 

기무라!

 

어서 저놈들을
따라 붙여라!

 

우리 배들이 이미…
회오리에…

 

장전!

 

발포하라!

 

시급히 지원을 요청하심이

 

네놈은 아직도 눈치가 없구나

 

올 테면 진작에 왔을 것

 

지원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순신!

 

네놈은…

 

열도 놈이냐, 조선 놈이냐!

 

이순신!

 

장군

 

송구하지만
더 이상 우리 배가…

 

장군님!

 

지들이 끌겠습니다요!

 

장군!

 

우리 배들이 오고 있습니다요!

 

놈들이 진열을 갖추기 전에
몰아 부쳐야 한다!

 

더 속도를 안 내고
뭐 하느냐!

 

물살이 바뀌어서…

 

누가 그걸 모르느냐!

 

격군들을 더욱더 다그쳐라!

 

속도야 속도!

 

속도만이 필승의 길이다!

 

속도를 더 내라!

 

노를 놓쳐선 안 된다!

 

조금만 힘을 내라!

 

안 돼!

 

끝이 없구나, 끝이 없어!
씨부럴!

 

나왔다!

 

장군!

 

기라졸은 듣거라!

 

뭐야…

 

충파!

 

저것들이!
다 같이 죽자는 것이냐!

 

저것들이!

 

버텨라 제발, 판옥선아!

 

충파다

 

구선이 부활했어!

 

구선이 부활했다!

 

구선이 부활했다!

 

저게 혹…

 

놈의 전술이었느냐?

 

적들이 도망간다!

 

적들이 도망가!

 

발포하라!

 

이순신…

 

후퇴하라

 

배를 돌려라

 

마침 물살도
다시 돌아섰으니…

 

왜병 스물셋이오!

 

왜병 열일곱이오!

 

왜장 셋에
왜병 아홉이오

 

아, 왜놈들이 아무리 쳐들어와도

 

아, 우리한테는 안 된당께

 

- 잡셔 보셔잉
- 먹고 있는데 뭘 잡숴?

 

나가 아까 왜놈 여남 놈을
짝 째려봉께 오줌을 찍 싸는겨

 

나가 이런 놈이여!

 

나중에 우리 후손 아그들이

 

우리가 이라고
개고생한 거 알까잉

 

아따 모르면
참말로 호로자식들이지

 

암! 호로자식들이지!

 

이라고 살아났응께

 

마누라하고 아그들
보러 갑시다요잉

 

좋지!

 

자자자! 자, 물 한잔 하요!

 

이거 토란 아니냐…

 

먹을 수 있어서 좋구나

 

- 장군님!
- 장군님!

 

이 쌓인 원한들을…

 

어찌할고…

 

아버님

 

울돌목의 회오리를 이용하실
생각을 어찌하셨습니까

 

아버님

 

지금 뭐라 했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에
몰아친 회오리 말입니다

 

그 회오리가 아니었다면…

 

천행이었다

 

천행이라뇨?

 

그렇다면 아주 낭패를
볼 수 있지도 않았습니까

 

그래, 그랬지…

 

그 순간에 백성들이
날 구해 주지 않았다면…

 

백성을 두고
천행이라 하신 겁니까?

 

회오리가 아니구요?

 

니 생각에는 무엇이
더 천행이었겠느냐?

 

저것이…

 

저것이 무엇이냐

  94>

 

왜장 셋에
왜병 아홉이오

 

아, 왜놈들이 아무리 쳐들어와도

 

아, 우리한테는 안 된당께

 

- 잡셔 보셔잉
- 먹고 있는데 뭘 잡숴?

 

나가 아까 왜놈 여남 놈을
짝 째려봉께 오줌을 찍 싸는겨

 

나가 이런 놈이여!

 

나중에 우리 후손 아그들이

 

우리가 이라고
개고생한 거 알까잉

 

아따 모르면
참말로 호로자식들이지

 

암! 호로자식들이지!

 

이라고 살아났응께

 

마누라하고 아그들
보러 갑시다요잉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