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다크 개더링 07

잔뜩 민폐를
끼친 거겠지?

그래도…

 

무서웠어

하지만 약속했으니까

 

정말 좋아해

 

나도

네가 좋아

 

맹세할게

무슨 일이 벌어지더라도,
휘말리게 된대도

반드시 내가 너를 구할게

 

 

케이 군, 붙잡았다

 

야요이, 정했어

함께 귀신 모으기를 하자

 

괜찮겠어?

지금까지라면 분명
휘말리는 건 무서워서

떨어지는 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그 이상으로 지키고 싶은 게 생겼어

 

그래

 

어서 와

이쪽 세계로

 

응, 잘 부탁해
야요이

 

그럼 조심해서 가

고마워

아, 그러고 보니 캠프장에서
나왔던 집합령은 자주 출몰해?

왜?

그게… 그런 게 많이 있으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달지…

갑자기 쫄았어

 

뭐, 그런 건 드물게 있어

 

지난번에 갔었던
단지 때처럼

기본적으로 귀신은
현세에 머물기 위해서

다른 귀신을 먹어치워

그래서 무리를 지으면 동족끼리
잡아먹거나 먹이를 가지고 싸우게 돼

 

하지만 물론 예외도 있어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거나

그 장소에 얽매여 있다거나

그리고 무리를 짓지 않으면
잡아먹힐 정도의 위협이 나타났다거나

 

어쩌면 그곳에 그런 위험한 녀석이
있었을지도 몰랐다는 거야?

보기에는 없어 보였지만

하지만 그런 식으로
배회하는 존재들 중에

나는 짐작이 가는 녀석이 있어

짐작이 가는 녀석?

 

엄마를 데리고 간 귀신

 

그 강력한 힘과
외견을 보고

나는 그 녀석을
이렇게 부르고 있어

 

『백귀야행의 마지막에 나타나
모든 요괴를 불태우는 태양』

그 이름을 빌려서

공망(空亡)』이라고―

 

야요이쨩…

 

생을 짊어진 존재가
나날을 보내는 이승과

이 세상 것이 아닌 존재인
영혼이 활개치는 저승

 

서로 격절된 두 세계는
때로 섞여

죽은 망자는 이승에 사는
자들에게 위협이 된다

 

소녀는 사랑하는 자를
빼앗은 그 위협을 매장하기 위해

그 존재와 비슷한 힘을 가진
존재를 찾아 영속시킨다

 

망자의 원념을 더 강한
원념으로 덮어 씌우기 위해서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다크 개더링
sub by 별명따위

숨어드는 영혼

그림자 없는 자

여기에 있어

현세에서의 후회는 새겨넣은 채

점점 더 강해지는 영감의
의미를 찾아보고 있어

저승에 울려퍼지는 태동

만날 수 없다면

No, 부족해, 부족해
아직 부족해

여기저기 덧붙인 이 방에

내 곁에 와 줘

저주해

귀에 거슬리는 화이트노이즈

목소리에 이끌려 어둠 속으로

구원 따윈 없을 정도로 깊게

화를 당해

울려퍼지는 랩노이즈

쫓아가서 잡아줘, 헌터

들러붙는 감각을 똑똑히 기억해 둬

하나

그 눈에 새겨넣어 살아가자

 

저주와 함께 살아가자

sub by 별명따위

 

활짝 피어난 벚꽃도 지고

어린 잎이 돋아나는
계절로 옮겨가고 있을 무렵

나는 오컬트를 모을
결의를 다졌다

 

야요이는 엄마의 영혼을
빼앗은 귀신을 찾기 위해서

나는 에이코와 나의 저주를
없애줄 귀신을 붙잡기 위해서

 

케이타로, 하는 방법은 알겠어?

 

 

케이타로의 끌어들이는 체질이
다우징을 통해서

좋고 나쁜 것을 따지지 않고

신적인 존재에게 우리를
인도해 줄 것을 빌면서…

 

행선지를 맡겨보자

 

하지만 가기 전에
수업을 해야지, 야요이

케이타로, 장단 맞출 줄 몰라

반대야

늦은 시간에 가는 편이
더 나올 것 같잖아?

 

오늘의 케이타로는
신이 들린 것 같아

 

공포심만 억누를 수 있다면

내게 심령 스폿을 순회를
망설일 허들은 없어!

 

그럼 오늘은 이걸로 끝

수고했어

간단해

 

그럼 출발하자

 

후딱 타시지

엄청 신난 사람이 있어!

손님, 어디까지 가시나?

여기까지

오, 드디어 그곳으로~

 

좋아, 그럼

렛츠고~

스트~!

 

왠지 오랜만이다

 

실은 에이코와 심령 스폿을
가는 건 반대하고 싶었어

하지만…

곁에 있어줘

혼자 있지 말아줘

서로를 도와줄 수 있는
거리에 있어줘

약속한 이상
그걸 어길 수는 없어

무엇보다 지금의 나는!

에이코를 언짢게 만들었다간
확실하게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어!

 

어쩌지?

엄청 누르기 어려워…!

지난번에 갔었던 캠프장에서
결국 나와 에이코는 사귀게 된 거야?

어느 게 맞는 거야?

 

그보다 나, 엄청 부끄러운
소리를 했었는데

내가 구해주겠다느니, 뭐라느니!

에이코를 만나는 게 부끄러워!

부탁이야!
야요이, 나와줘!

 

케이 군, 어서 와~

 

나는 호우즈키 가문의 문지기

암구호를 말하십시오

힌트는 나와 케이 군의 관계~!

그 화제를 꺼내들고 나왔다!

또한 친구, 은인, 소꿉친구는
인정하지 않겠습니다

퇴로를 막아버렸어!

사, 사귄다는 걸
단언해도 되는 거야?

 

딸깍

나도

네가 좋아

잠깐!
녹음했던 거야!?

자~!

외, 외람되오나아…
사귀게 되었―

한 마디로!

여…

연인…!

연인입니다…

음!
지나가도 됩니다

참고로 아까 그 음성은
모닝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지 말아줘!

죽을 만큼이나 부끄러워…!

에이코 말에 거슬러선 안 돼!

진정하자

설령 위험한 곳이라 해도
내가 안전을 확보하면 돼

위험한 것을 감지하는
힘이 있으니까!

 

케이타로, 억지로 마음을
다잡을 필요는 없어

 

내가 있어

 

야요이

 

나도 어서 타인을
지킬 힘을 습득해서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되어야 해

오, 곧 도착해

에이코는 이번 행선지에 대해
알고 있어?

응!

유명하고 정석적인
심령 스폿이니까

 

완성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50년

아직까지도 TV나 잡지의
심령 특집에서 다뤄지고 있는

도내에서 가장 무시무시하다고
여겨지는 곳

 

S터널이야

 

이곳에서 떠도는
소문이라고 한다면

주로 목격담이야

 

하얀 원피스 차림에
긴 머리

피투성이의 여자가
터널 안을 떠돌고 있다…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 유령이
차 앞을 가로지른다…

 

두 팔다리로 기어오는 사람이

차를 향해 손을 뻗는 모습이
백미러 너머로 비친다!

하지만 돌아보면 아무도 없어

 

거꾸로 매달린 여자가
운전자를 노려보고 있고

보닛에 떨어지면
그대로 차를 쫓아온다!

 

벽에서 손이 뻗어나와
보행자를 붙잡는다!

 

대체로 여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야

 

- 이건 기대
- 할 수 있겠네요~

그럼 갈까~

잠깐만!
촬영하는 거야?

기왕 왔으니까~

이상한 게 찍혀도 모른다!

바라던 바야

그치?

 

먼저 걸어다니면서
보인다는 현상을 검증해 보자

 

평범하게 사용되는 길이라
안은 꽤 밝네

응…

 

[공사 중]

 

왜, 왜 그래!?

미안
물방울이…

뭐, 뭐야…
어서 가자

 

무서운 걸 좋아하면서
귀여운 구석도 있네

괜찮아, 에이코!

나하고 야요이도 있으니까…

 

아, 미안
카메라가 좀 이상해서

어라? 벌써 배터리가 다 떨어졌어
기껏 가지고 왔는데~

잠깐만…

 

나는 지금…

누가 손을 잡고 있는 거지?

 

케이 군!
괜찮아?

 

사라졌어

 

하지만 기척이 아직 남아 있어

일단 나가서 차를 타고 오자

 

벌써 돌아가고 싶어…!

 

그럼 다시 시작해 보자

 

승차 중에 일어나는
체험담을 검증해 보자~

 

어라?
통과하지 않는 거야?

멈추는 거야?

나오길 바라니까
당연하잖아?

아, 그렇구나…

어디까지나 붙잡는 게 목적이었지

흔한 이야기라면

주행 중에 차 안으로
들어오는 게 정석적인 전개지?

하지만 집에서의 괴담 이야기에선

안에서 문을 열지 않으면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도 있어

꺄아~ 무서워~

 

아이를 데리고 있는
여자가 지나가지 않네

헛소문이었다거나 부유령을
봤다거나 하는 걸까?

음…

기척은 느껴지는데

 

누군가 차에 치었―!

 

왜 그래?

아니, 방금 백미러 너머로
치인 사람을 봤는데

사라져서…

 

그건

기어오는 여자가 차를 향해
손을 든다는 소문과 비슷하지 않아?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지나갔을 때에는 아무도…

저기까지 돌아가 볼까?

뭐? 아, 아니…

돌아간다는 것 말고는 없어

 

좋아~ 그럼 돌아갈게

 

- 자, 자… 잠깐!
- 뭘 하는 거야!

시험해 봤어
대응을 판별하기 위해서

 

귀신이 차에 치이면
어떻게 되는지

세 패턴의 반응이 예상됐어

 

하나, 통과한다

둘, 통과한 뒤에 탑승한다

셋, 평범하게 치인다

 

그래서 치였어

즉, 이렇게 해석할 수 있어

이 귀신은 간섭을
해오는 것치고는

이쪽이 초대하지 않는 이상
차에 들어올 수 없다는 것

그러니까―

 

- 들여보낼 생각이야!?

이미 들어왔어

 

케이타로, 왼쪽

이 인형을 부딪혀

잠깐…!

 

자, 오른쪽
위, 대각선, 오른쪽 아래

 

부…

붙잡았다…

 

목을 죄고 있는
밧줄을 풀어선 안 돼

소금하고 같은 효과가 있으니까

아, 알겠어

 

부, 붙잡은 거야?

좋아, 돌아가자

가, 가지고 돌아가는 거야?
우리 집에?

 

어떻게든 이번에도 무사했어

그건 그렇고 꺼림칙한
느낌이 드는데

 

기, 기분 탓이겠지…?

 

그럼 편히 쉬어

응, 고마워
편히 쉬어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렴

 

아아, 오늘도 무서웠지

계속 꺼림칙한 느낌이
남아 있는데

 

가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몰라서 불안했지만

괜찮아, 이 상태로
조금씩 익숙해지자

 

야요이쨩?

속았어

뭐?

 

관계없는 부유령을 붙잡았어

뭐?

 

내게 환각을
보여줬을 가능성이 있어

 

그때처럼

 

자신이 당했다고 착각시키는 귀신

 

바꿔 말하면 방심을
불러 일으키는 행위

그 뒤에 숨겨진 의도

그 말은…

매우 교활한 상대

다시 한 번 더
케이타로네 집에 가자

 

잠깐! 몇 시라고
생각하는 거야?

벌써 자정이 지난 시각이라고!

아니… 에이코?

오랜만에 뵙네요
케이 군네 아주머니

밤 늦게 죄송합니다

응… 무슨 일이니?

처음 뵙겠습니다

 

에이코 언니의 사촌인
야요이입니다

케이타로 선생님께서 가정교사를
해주셔서 매번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선생님하고 스마트폰이 바뀌어서

곤란하실 것 같아서
전해드리러 왔어요

 

제 걸 돌려받는 김에
인사를 드려도 될까요?

어머, 그랬니

이런 늦은 시간에
오게 만들어 미안하구나

어서 들어오렴

 

실례하겠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어쩜 저렇게
착한 아이래니

케이타로는 근사한 학생을
두고 있구나~

 

간단했어

어쩜 그렇게 물 흐르듯 거짓말을…

 

잠깐만

 

역시 저쪽은 환각

 

좌표를 확인해 보길 잘했어

 

입구 바로 옆에 있어

 

만질 수 있어

 

케이타로를 내놔

 

놓아줄 거라는 말은 안 했어

 

사람을 한 명
죽이려 한―

네 죄다

 

이번에야말로 붙잡았다

 

왜 그래?
케이타로

그게 어제 악몽을 꿨는데

그게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돌아서…

어떤 꿈?

터널에 간 후에
꾸게 된 거라고 생각하는데

여자 귀신에게 끌려가는 꿈이었는데

 

그거 현실이야

 

그리고, 이 아이가
그 여자 귀신

 

무슨 꼴인지…

 

맞서 싸우겠다고 하고서
오히려 발목만 붙잡고 있잖아

아니, 그렇지 않아

 

케이타로하고 만난 후로 1개월

귀신 포획률이
크게 올라갔어

 

우리는 같은 팀 내에서
다른 포지션을 맡은 거야

각자의 역할을
완수하기만 하면 돼

 

의지하고 있어

 

야요이

 

미끼 역할로서

잠깐!

- 미끼, 미끼
- 야요이!

- 미끼, 미끼
- 그건 너무하지 않아!?

- 미끼, 치킨
- 나도―!

- 미끼, 치킨
- 치킨이라고 하지 말아줘!

 

실례했습니다

 

잠깐만, 케이타로

일단 가방 안 좀 보여줘

 

정말이지
방심할 수가 없어

 

다음에 또 그러면 벌을 줄 거야

그럼 이번엔 정말로

나중에 또 봐

 

돌아가자

 

여보세요
겐토가입니다

 

아, 네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네? 새로운 학생이요?

 

퍼붓는 빗속에서

 

그날의 소망이

온기만 남기고 있어

또 하나 꽃잎이 지고 있어

색을 잃어버린 배경 속에서

(가지 말아줘, 가지 말아줘)

손을 뻗어본들

(사라지지 말아줘, 없애지 말아줘)

더 이상 닿지 않아

하지만 아직 기억하고 있어

그 꽃의 색을

 

옅은 세계의 색이 검게 물들어

언젠가 보이지 않게 된대도

그날 나누었던 약속을 믿고서

퍼붓는 빗속에서

세상의 색이 변해가

 

가정교사인 케이타로의
앞에 나타난 새로운 학생

그녀 또한 오컬트에
얽힌 고민과

고독을 끌어안고 있었다

 

별모양 각인이 떠오른
그 눈동자는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