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당신은 상상할 수 있을까?

마음에 둔 상대에게
손가락 하나 댈 수조차 없는 인생을.

만진 것의 생명을 빼앗는다,

그것이 마녀가 그에게 건 저주였다.

 

친어머니가 거리를 두고,

친구들로부터는 괴물이라 비난당하며,

모르는 사람들마저

숲에 사는 사신이라고들 수군댔다.

 

하지만

그는 결코 고독하지 않았다.

 

저는...

 

제법 고독합니다.

 

당신들은 참 좋겠군요,

 

가족이 있어서.

 

나흘 만인가.

설마 서커스에서
오래 지내게 될 줄은 몰랐어.

롭 씨가 걱정하고 계시겠죠.

 

롭, 멋대로 내 방을
청소하진 않았을까?

그 사람은 필요한 것까지
정리해버리니까.

외출하기 전에
제가 청소해두었으니 괜찮습니다.

침대 밑에 숨겨두신 것들도
이동시켜두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숨겼는데?

 

아, 아무것도 없었지?

앨리스?

왜 웃는 거야, 앨리스!

 

사신 도련님과 검은 메이드

 

도련님과 모두의 매일

다녀왔어!
도련님과 모두의 매일

도, 도련님!
도련님과 모두의 매일

 

용케, 용케 무사하셨군요!

 

안겨들지 마!

위험하니까!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 죄송해요.

아니, 괜찮답니다.

부재중이실 때 지키고 있는 것도
집사가 할 일이니까요.

그럼 다시 한번,

안녕히 다녀오셨습니까,
도련님, 앨리스 님.

다녀왔어, 롭.

 

오늘 학습 할당량, 전부 종료했습니다.

일반교양, 정치학, 경제학,

어학, 음악 레슨, 골프 레슨,

전부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

 

이대로 봄이 되면

그 장남은 후계자의 권리를 잃고,

내가 이 집안을 잇게 돼.

 

하지만 그것만으론 안 돼.

내가 그 녀석보다 뛰어나단 걸
증명해야 해.

나야말로 후계자에 적합하다고

어머님께 인정받아야 해.

 

하지만 봄까지 시간이 없어.

뭘 해야 되지?

 

메이크 업을 더 갈고닦아

미인계 계획 제2탄을 실행할까?

아니, 안 돼!

2는 재수가 너무 없어!

 

야호, 월터 오라버니?

 

비올... 라?

 

내가 살쪘다고?

그런 소리 하면서
마카롱 먹고 싶은 것뿐이지?

하나도 안 줄 거야.

봐야, 그 불쌍해 보이는 니하이를!

살이 너무 비져나왔잖아!

큰소리로 말하지 마, 닥쳐.

 

딱히 상관없잖아,
조금 정돈 체중이 늘었대도.

성장기니까.

살쪄서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게
걱정이야!

자기 관리가 안 되면

앞으로도 어머님 시키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을 거다.

 

그리고,

롭 씨도 날씬한 애를 좋아하지 않을까?

아마도.

 

다이어트할까?

 

간식 끊고, 식사 제한도 하기로 하고,

운동은 뭘 하면 좋은 거야?

나도 잘 알진 못해서

일반적인 것밖에 얘기 못 하겠지만,

전신 스트레칭을 기본으로

근육 트레이닝 등의 무산소 운동,

워킹 등의 유산소 운동을 조합해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칼로리 소비를...

 

밀피유 먹고 싶어,

쿠겔호프 먹고 싶어.

아까 막 결심한 참이잖아.

하지만 있잖아,

살이 좀 붙은 게 나쁜 것만은 아냐.

봐봐, 가슴도 생겼잖아?

지금 실컷 만져둬라.

살 빠지면 금방 사라질...

 

좋아, 비올라!

날 차면, 그만큼 운동이 될 거다!

자, 좀 더 차 줘!

이번엔 때려줘!

당장!

좋아, 좋아!

 

좋아, 좋아...!

 

15,

16,

17...

더는 무리!

근육 트레이닝 세상에서 제일 따분해!

처음뿐이야.

익숙해지면 재밌을걸.

마주 앉아있지 마.

 

쳐다보지 마.

 

아, 빡세, 무리, 지쳤어.

다리 확실하게 들고!

팔을 휘두르고!

등은 꼿꼿하게!

그런 소릴 한들...

 

그런 상태로 연애 지도 해봤자,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거다.

좀 더 의욕을 내줘!

아, 진짜, 시끄러!

 

다이어트 따위 이제 안 해!

조금 정돈 통통해도
롭이라면 이해해 줄 거니까 상관없는걸!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

 

흐름대로 가는 건 편하고 간단해.

하지만 뭔가를 바꾸려고 마음 먹었으면

버텨야만 할 때가 있어.

 

난 알고 있어.

비올라, 넌 누구보다도 노력가야.

 

왜 그래, 비올라?

제일 위의 오라버니처럼 잘 켜라고

어머님께 혼났어.

또 그 녀석 때문이냐!

월터 오라버니,

잘하게 될 때까지 열심히 할 테니까,

연습 같이 해줘!

 

넌 남몰래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

그러니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

스스로에게 지지 말았으면 하는 거야.

힘내!

너라면 할 수 있어!

힘내라, 힘내라, 비올라!
힘내라, 힘내라, 비올라!

힘내라, 비올라!

알았다니까.

롭을 위해서 힘내볼 테니까,

한동안은 내버려 둬.

응,

응원하고 있어!

 

나도 지지 않을 거다.

그 자각 없는 장남보다도
뛰어나단 사실을

얼른 증명해야 해.

 

거리에 나가볼까?

 

여전히 잡동사니들뿐이네.

전보다 물건이 늘지 않았어?

 

받은 선물들을 버릴 수가 없어서.

뭐, 확실히
내가 떠넘긴 것들도 있지만...

 

정말로 다양한 것들을 갖고 계시네요.

 

여기, 보십시오, 앨리스 님.

 

도련님께서 어리실 적에 그리신
일러스트집입니다.

왜 네가 갖고 있어?

어머, 보고 싶네요

 

그럼 이건 앨리스 님께 그냥 드리지요.

잠깐, 남의 걸 멋대로...!

 

돌려드리는 편이 좋을까요?

 

애, 앨리스에게 줄게!

감사합니다.

늘 그렇지만 참 쉬우시군요.

네가 말하지 마!

 

롭에게 주라며
제미니 단 사람들이 준 선물이 있어.

서커스 분들 말씀이십니까?

만나 뵌 적도 없는데, 감사합니다.

먼저 단장이 준 건

서커스 티켓.

휴고가 준 건
사인이 적힌 코르크 마개.

장래에 세계 제일의 재주꾼이 될 거니까
가치가 생길 거라고 자기 입으로 말했어.

 

그거 기대되는군요.

카프한테서는 고양이 모양의 돌.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갖고 있었는데,

롭은 특별하대.

카프 님은 참 의리가 두터우시군요.

다른 단원들로부터도
뭔가 이것저것 건네받아서, 가져왔어.

 

어느 것이든 참 좋군요.

마음에 듭니다.

그리고 자인한테서는...

작은 망원경.

가벼우니까
버드 워칭 같은 데에 알맞을지도.

 

뭐지, 이거?

보이시나요?

안 보여, 너 말고는...

 

저도 롭 씨께 드릴 선물이.

 

뭘까요?

커피콩입니다.

그리 재밌는 게 아니라서 죄송해요.

뭘 반성하고 있는 거야!

넌 귀여우니까 언제나 백억만 점이야!

 

그리고 내가 주는 건 새로운 체스판!

어때, 마음에 들어줬으려나?

 

도련님도 앨리스 님도
서커스 여러분들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전 행복한 사람이군요.

그럼 다행이네!

있잖아, 가끔은 체스 두면서 놀자.

아, 네, 상관없습니다만.

달달한 걸 준비해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저는...

그렇게까지 고독하진 않은 모양입니다.

 

정말로 저는 행복한 사람이군요.

 

키스했어!

방금 저거 봤어, 휴고?

응!

귀엽네!

나 참, 혹 달고 왔네.

 

모처럼의 데이트인데,

단장은 서커스의 새로운 소재거리
찾아달라고 부탁하기나 하고,

쓸데없는 게 따라오기나 하고...

 

사귀고 나서 처음 나들이 나온 건데

이 연애 같지 않은 분위기,

정말 데이트 온 거 맞지?

 

동물 본다 한들 재밌지도 않고.

자!

 

뭐, 그리 나쁘지도 않나.

 

하지만

달레스 녀석,

다음엔 어떡할 셈이지?

 

바람대로 시간 조작의 마법을 써줬는데.

 

결국 달레스의 목적은 뭐지?

내게 마법을 쓰게 해서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앨리스 쨩의 엄마를 잠에서 깨게 한다,

뭐 그런 소릴 했다던데,

그런 건 믿을 수가 없고.

 

뭘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어?

함께 동물을 보자, 자인.

볼래!

그리고 허그 해도 돼?

거기까지다 성(性) 마수 자식!

 

자, 자, 다음 에리어로 가자!

 

봐봐, 자인!

날 따르고 있어!

 

야!

카프를 에로한 눈으로 보지 마!

 

야, 일일이 달려들지 마.

난 남친이라고.

내가 밀어줬으니까
고백할 수 있었던 거잖아.

그 건은 감사하고 있어.

고마워.

 

귀엽네...

방해할 생각은 없지만 말이야,

나도 카프 좋아하니까,

달리 놀 친구도 없고...

너, 소매치기 동료들은?

한참 전에 연 끊었어!

내가 손 털었다고 이러니저러니
하는 놈들도 있는 모양이지만,

이젠 상관없어.

 

가끔은 나도 껴서 놀아줘.

카프를 부탁해.

응,

맡겨두라고.

 

라이온 코너다!

뭐?

 

그거 알아, 자인?

라이온은 백수의 왕이라고 불리고 있어.

오, 박식하네, 카프.

 

그나저나 인기 많네.

이래선 제대로 보지도 못하겠어.

 

자.

 

이거면 보이지.

응, 땡큐, 자인!

어라?

왜 그래?

아니...

나, 처음 보는 거긴 한데...

저거 진짜 라이온이야?

 

모두의 친구,
래서 판다 라이온 군.

 

헷갈리는 이름 붙이지 마!

 

지금부터 앨리스네 집에 갈 거야?

응, 내일도 서커스 공연은 쉬니까.

이쪽에서도 얼굴 비추러 가야지.

앨리스랑 잔뜩 얘기도 하고 싶으니까.

 

그럼 나도 이 이상은 방해 안 할게.

카프, 내일 또 봐!

자인은 적당히 해두고.

그럼 간다!

 

뭘 적당히 하란 건지.

 

데이트 즐거웠지, 자인?

키스해도 돼?

안 돼.

 

그럼 가슴 만지게 해줘.

 

산통 다 깼네.

나 참, 못 말리겠네.

 

봤구나!

 

남에게 얼굴을 보이다니...

계속 숨겨왔었는데...

 

이런, 이런 흉측한 얼굴을...

마법으로도 낫게 하지 못하는
이 상처를...

내가...

얼마나 고독한지 알아?

 

언니.

 

운도 없지.

그렇게나 맑았었는데,
설마 눈보라가 칠 줄이야.

 

산의 날씨는 변덕이 심하단 그건가?

기껏 앨리스 쨩을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래선 가는 건 무리겠네.

그치면 마을로 돌아가고 싶지만,

한동안 여기서
지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

 

내 윗옷, 입어둬.

필요 없어, 딱히 춥지 않아.

아니...

비쳐 보인다고, 옷!

 

아니면 쳐다봐도 돼?

당연히 안 되지.

 

마법으로 말릴 거니까
윗옷 같은 건 필요 없어.

 

단둘이 있는 건 오랜만이네.

그러게.

항상 휴고나 제미니 단의
누군가가 있으니까.

 

연인과...

처음 보내는 밤인가.

 

뭔가 로맨틱해.

뭔가 에로해.

 

자인,

이렇게 됐으니,
둘이서만 할 수 있는 걸 할까?

 

에로한 거?

아니야, 또 때린다?

하다못해 살살해줘!

뭐, 보고 있어 봐.

 

이 동물, 맞혀봐.

 

여우인가?

그립네.

어릴 적에 곧잘 둘이서 놀았던가.

응, 팍팍 갈게.

 

그리운 스토리 기억해 내면은

춤추는 듯이 뛰쳐나온 마법의 동물들

불꽃으로 하늘하늘 그려내자

여우, 라이온, 래서 판다...

낙타에 하마,

이쪽은 원숭이와 새인가?

오늘 본 동물들만 잔뜩이네.

기억하고 있는 동안에 그려두려고.

그럼 이건?

 

앨리스 쨩이다!

앗뜨, 앗뜨...!

 

만지는 녀석이 어딨어?

아니, 나도 모르게.

 

자인,

너, 아까 동물원에서

달레스에 대해 생각했었지?

 

응, 잠깐.

 

그 녀석이 다음에
무슨 짓을 해올까 해서.

 

안심해.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널 마법으로 지켜줄게.

반대야.

내가 널 지킬 거야.

그래?

그럼 난 모두를 지킬래.

 

시간 조작 마법을 써버려서
후회는 없어?

없어.

써서 널 지켜낼 수 있었으니까.

 

마법에 대해 성가시게
얽매여 있던 것도 없어졌어.

 

그래?

해보지 않고선 모르는 일이지만,

마법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녀석에게 저주가 걸리는 걸
저지할까도 생각하고 있어.

그런 게 가능해?

그러니까 해보지 않고선 몰라.

실제로 우리들의 부모님들은
되살아나지 않았어.

운명은 바꿀 수 없어.

 

하지만...

그 녀석의 저주가 운명이 아니었다면,

가능성은 제로가 아냐.

 

어려워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

그리고,

최대의 문제는
그 녀석에게 저주를 건 당사자,

달레스의 언니 샤디와
대결해야만 해.

최강 최악이라 불린 상대에게

우리가 이길 수 있을지 어떨지.

괜찮아!

내가 앞으로 강해질 거야.

어떤 마녀가 상대라도 신경 쓰지 마.

든든해서 눈물이 다 나네!

이대로 키스해도 돼?

안 돼.

 

두 사람은 소중한 친구야.

얼른 저주를 풀어주고 싶어.

 

응.

그리고 단장 등에게도
조금씩 은혜를 갚아야지.

 

있잖아, 자인.

왜?

 

혹시 이 눈보라가 평생 안 그치고,

여기서 계속 둘이서 있게 되면

어떡할 거야?

 

바, 바보 같은 소리 마!

아침이면 개일 거니까,
그럼 마을로 돌아갈 거야.

그래?

그렇겠네.

 

혹시,

혹시 정말로
계속 눈보라가 그치지 않는다면...

그때는...

용기 낼 거야.

 

봐봐, 자인!

역시 개었네!

 

응.

 

결국 이렇게 되겠지.

 

배도 고파.

돌아가서 밥 먹자.

예, 예.

 

뭐야, 방금 거?

다음 언제 단둘이 될지 모르니까.

 

내가 만지려고 하면 거부하면서?

뭐야, 싫었어?

아뇨, 엄청 기뻤는지라...!

또 잘 부탁드립니다.

 

그 잡동사니를 사랑이라고 불렀답니다

「인테르메조」

 

그렇게 말하며 웃고 있던

너의 특별함이 되고 싶었어

그날은 항상 보름달밤이었어

마법과도 같은 4글자

 

우리끼리만 하는 얘기

너무해 빙빙 돌리고

욱신욱신거려도 좋아

만져보고 싶어

 

신이시여 부디 더 이상 바이바이는

듣고 싶지 않아

초승달 밤 무수한 별의 레퀴엠

하찮기만 하겠지

사라진

저녁샛별 바라보고 있는 너

미안해, 이런 나라서

만월의 밤 무수한 별의 레퀴엠

여기서 끝나는 얘기

언젠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거짓말 같은 행복이

분명 분명 언제나

이어질 거라 믿고서

 

다이어트 완료!

 

그렇게 됐으니, 살 뺀 포상으로
마카롱 먹어버려야지!

또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 아니야?

이 정도라면 괜찮다니까?

 

있잖아,

계기를 줘서 고마워, 월터 오라버니.

 

이거,

하나 정돈 줘도 되는데.

됐어.

단 건 삼가고 있어.

짜증 나!

 

도련님과 앨리스와 마계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