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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누가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그거 어쩌면

옆에서 쳐다보는

내 시선 아냐?

 

아니, 좀 더 막...

긴장감을 품고 있다
해야 할지...

 

뭐...

어차피 또 부장이
어디서 훔쳐보는 거겠지

 

글귀 하늘하늘

기분 두둥실

실어 보내는 마음들

 

사랑으로 물들어가네

너와 함께라면

빗속이라도

색다른 느낌의 물방울이 되네

어떤 문자를 자아내면

빛바래는 일 없이 남게 될까요?

나도 알고 있어

지금 우리 두 사람은

머나먼 그 날이 되어버릴 거란 걸

 

맞죠, 하느님

송골송골 물방울들도

오지 않는 전철도

더욱 이 순간이

부디 영원토록 계속되기를

 

그런 건 너무 억지일까?

 

sub by kairan

 

제4구 - 캔버스 든
 

 

그로부터 닷새...

아직도 누가
보고 있는 거 같단 말야

어?

그거, 스토커 아냐?

 

저한테요?

어떤 때에
시선이 느껴지는데?

 

아무 특별한 일도 없는
일상 속에서 문득 느껴지더라고요

 

예를 들면,
학교 올 때라든가

 

들개랑 목숨 쟁탈전을
벌이는 때라든가

 

뜬금없이
일상의 정의가 붕괴했는데!

 

그도 아니면

혹시 배후령이라

하는 거 아냐?

배후령...

그렇다면!

 

어이, 얌마~!

슬금슬금 붙어 다니지 말고
낯짝 좀 보자~!

이러면 어떠냐!

내 뒤를 잡게 냅둘 것 같냐!!

 

아, 혹시~

에이지 군한테
고백하고 싶은 여자애라거나!

 

엄청 귀여운 애면 어쩔래?

 

헤벌쭉하구만~

 

사나이, 부스지마아아~!

여자의 고백 따위에 헤벌레할 정도로
물러터진 놈 아니니께!

똑똑히 새겨두셔~!!

 

에이지 군 취향에 딱 맞는

흑발 롱 헤어,
뽀얀 살갗 미녀라도?

 

바로 무너지는구만, 뭘!

 

그럼 에이쨩

고백받게 된다면

어떻게 할래?

바보야...!

너, 뭔 그런 소리를...

뜬금없이 고백 같은 걸 받으면
당연히 거절하지!

 

그럼 혹시나

내가…

 

야, 나나코!

 

어~디, 어디 좀 봅시다~

 

좀 지나치게 경계하는 거 아냐?

 

소인, 나나코

개미 한마리라도

놓치지 않소!

 

듬직하구만!

그럼 다음 편의점 나올 때까지
경호 좀 해주라

 

괜찮아 보여!

이쪽 길 너머에도

이상은 없음!

 

그러냐!

고맙다

 

아까부터 편의점 7곳이나
지나온 건 못 보고 있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고 있자~

 

찾았다...!

 

야, 짜샤!

너, 인마!
대체 어쩌자고 쫓아다니는 거―!

냐아아아아?!!

 

근데...

그림이었냐!

대체 뭐 하는 놈이야!?

 

혹시 싶은데

네가 말로만 듣던

스토커 맞니?

 

숨기지 말고
얼굴 좀 보여 보라고

 

아니, 웃는 얼굴로
얼버무리려 하지 마라!

 

겨우 얼굴 좀 봤네~

왜 내 뒤를 밟았던 거야?

 

수첩
 

수첩
혹시, 그거 나냐?

수첩
학생 수첩?

 

떨어뜨렸었나!

 

그래서 넌 그걸 주워서
건네주려고 했는데...

 

내가 너무 무서워서

 

돌려줄 기회를 놓치고

뒤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거였나~

아니, 미안했다!

스토커라고 해버려서~

 

고맙다!

만일 괜찮으면
나중에 문예부에 놀러오라고!

 

에이지 군은 말야

집에서도 교복 입고 지내?

교복 입는구만요!

혹시 잘 때도 그대로?

아니, 아니~

아무래도 잘 때는 갈아입죠~

 

제대로 파자마용 교복으로!

 

교복 맞네, 뭐!

 

오, 잘 왔다!

 

어라~?

얘가 그 스토커?

스토커 아니라고요~

 

쬐끄만 게 귀엽네!

이름은?

 

왜 그러니?

남들 앞에서 표정을 짓는 게
어렵다더라고요

아...

그렇구만...

 

실제 음성 켜진 상태임
 

 

만나서 반가워요
야코베 키노라고 해요

 

안녕하세요!
유키시로 나나코
라고 합니다

 

나…나나코라고
불러도 될까…?

 

물론 괜찮지!
앞으로 사이좋게
잘 지내보자!

 

둘이 엄청 들떠 있는데...

거의 소리가 없구만요...

 

그렇지!

스토커 씨는
뭐라고 부르면 될까?

"키노"라고 불러도 되냐?

 

참, 섬세함이 부족하다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설마하니 흔쾌히 받아주네!

분위기 잘 타는데, 너!

 

키노는 그림 잘 그리는구나~

 

에~

잘한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옛날부터
그림 그리는 건 좋아해서

곧잘 벽에 낙서하다가
혼나곤 했었는데

제가 실은 만화가를
목표로 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림 관련 직종이라면
아무거나 상관 없으려나~

싶기도 한 참이라

망설이고 있는 느낌이네요

의외로 말 많구나!

 

다른 그림도 그리곤 해?

 

오, 다른 그림도 잘 그리네!

 

나도 이만큼

잘 그릴 수 있다면

즐거울 텐데!

그러게

 

아, 그럼 말야~

모처럼 왔는데
키노한테 그리 배워보지 않을래?

어때, 키노―

 

아, 미안미안~!

스케치북 없으니까
얼굴을 못 그리...

 

적응력 엄청나네!!

 

그럼~

우선은 나랑 나나코가
부장을 그려서~

키노한테 봐달라고 하자고!

잠깐, 왜 나만 따돌리는데!

그치만 부장은
알몸밖에 못 그리잖슴까

사람을 변태 화가처럼
말하지 말아줄래!

평범한 그림도
그릴 줄 안다니까!

그럼, 책상 위에 있는 거
한 번 그려보시든가요

 

그 쯤은 별 거 아니거든!

 

이런 건~

이러고~

이렇게 해서~

이렇게 딱!

 

전부 빨가 벗었구만!!

 

역시, 부장은
모델이나 돼주실랍니까

 

에~
참, 어쩔 수 없네~

귀엽게 그려달라구~?

예압

 

맡겨 두시라!

귀엽게 그려내어

보여드리죠!

부탁할게, 나나코~

 

우선 처음은

유심히 관찰하기!

이거 중요함!

오, 본격적인데!

 

음?

음??

이 포즈에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어째 잘 모르면서
하는 거 같긴 하더라...

 

자, 완성~

 

에이지 군이 그린 나는
눈매 진짜 드럽구만!

나나코의 그림은 귀엽네~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자, 키노 화백의 평가는~?

지금 막 채점중!

간 보는 거야?!

방금 전부터
리액션 진짜 찰진다!

 

그럼 키노 화백님!

그림에 대한 평가는요?

 

다른 그림도 봐보고 싶다고?

 

야, 얼굴 감추면 안 되지...

 

에이쨩이 쭉

뚫어져라 보니까

그러는 거지...

 

아니, 시스템상
어쩔 수 없잖아?

 

반대로 나나코는

어떻게 나를 보지도 않고
쓱쓱 그릴 수 있는 건데?

 

그야 당연히

매일같이 네 모습

보고 있는걸

 

아..아니, 뭐...

그런 거라면
상관은 없는데...

 

다 됐다!

 

나, 이렇게 둥글둥글하냐?

 

자~

키노 화백의 평가는?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둘 다 훌륭하다!

100점!!

의외로 채점 후하네!!

 

무심코 웃어버릴만큼이나

전혀 다른 우리들

쇼 윈도우에 비춰지는 모습조차도

태양처럼 당신이 미소를 지어주니

온화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하네

 

흔해빠진 일상조차도

당신과 함께라면

반짝이기 시작해

설령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때때로는 상처주고 입는다 해도

별탈없는 나날을 믿고 있어줘

 

다음화의 센

류 소녀 이야기는

점술 보는 소

..녀!

 

다음화 제5구
『점술 보는 소녀』

sub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