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없어,

없어!

 

다녀왔어, 엘다!

 

오늘은 코마 쨩도 같이 왔어.

오늘 한가하거든.

뭐 재밌는 거 없어?

 

두 사람 다 마침 잘 왔어!

큰일이야!

도둑이 들었는지도 몰라!

 

도둑?

뭔가 없어졌어?

HG 1/144 기동무사 곤겜 35주년
리미티드 클리어 컬러 버전이 없어졌어!

 

나의 보물...!

 

뭐라고?

그러니까,

HG 1/144 기동무사 곤겜 35주년
리미티드 클리어 컬러 버...!

 

운명의 붉은 실
나와 희망을 잇고 있어주시게나

아무래도 이게 좋아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에도마에 엘프

 

미완성인 채 제동을 건다면
한심할 게야

뗄 수 없을 만큼 끌어올 수 있다면

분명 앞날은 장밋빛 인생이지
틀림없을 게야

심히 아름다운 밤에

희생을 바칠 일 없이
살아있고 싶다 바라며

거리를 헤매지 말고 한 발 내디디면
의외로 홀가분해진 듯했다오

운명의 붉은 실
나와 희망을 잇고 있어주시게나

아무래도 이게 좋아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운명의 붉은 실
나와 그대를 잇고 있어주시게나

어떻게 해서 만들어낼까
오늘 밤 그대와 함께 말야

 

명탐정 코마 쨩

도쿄도 츄오구 츠키시마.
명탐정 코마 쨩

에도 시대 때부터
400년 이상의 역사를 새겨온

타카미미 신사.

 

받들어 모시고 있는 그 신령체는

이세계에서 소환되어

완벽하게 방구석에 틀어박힌
엘프였습니다.

 

한정 프라모델?

뭔가 레어한 거야?

으, 응.

5년 전에 소수 생산된 프라모델인데,

이제는 입수할 수 없는 레어 물건이야.

오랜만에 갖고 놀려고 했더니,

어딜 찾아봐도 없어서 말이야...

레어한 프라모델이라...

 

벽장 안에 있는 거 아니야?

그 왜, 전에 같이 벽장 정리했잖아.

아, 아니,

벽장 안도 창고 쪽도 찾아봤는데,

어디에도 없어!

아니, 아니,

프라모델만 훔치는 도둑은 없겠지.

그건 모르지.

요즘엔 프라모델도
엄청 프리미엄 붙고 그러니까.

그, 그럼 역시 도둑맞았나?

크, 큰일이야!

어, 어어어, 어어, 어쩌지?

레어한 장남감 넣는
금고를 사야겠어!

그리고 그 금고를 넣을
큰 금고를 사야겠어!

 

겨, 경찰!

경찰 불러!

 

그치만 방에 들어오는 건 싫어...!

자자, 진정해.

찾아보면 나올지도 모르고,

너무 일을 크게 만들지 않는 편이...

그러게.

경찰 부르기 전에
우리끼리 먼저 찾아보는 게 좋겠네.

그치, 그치?

 

탐정.

 

탐정을 부르자.

 

이곳이 사건 현장인가?

범죄의 냄새가 풀풀 나는군!

뭔가 시작됐네.

아, 코마 쨩이 탐정이란 거구나.

코마 쨩도 참 영혼이 자유로워...

 

명탐정 코마 쨩이
진범을 찾아내주지!

오늘 한가하니까!

 

원래 탐정이란 단어는

수사를 벌이는 사람을 가리켜.

에도 시절엔

요리키나 도우신이
소위 말하는 경찰 역할을 했으니까,

그런 사람들을 탐정분들이라고 불렀어.

 

지금은 경찰관과 탐정은
전혀 다른 건데 말이야.

메이지가 되고
사립 탐정이 생겨나기 전까지

순사나 형사가
탐정이라고 불린 적도 있었어.

 

진짜 멋지지, 탐정?

나도,

범인은 너다!

...라고 말해보고 싶어!

정말,

코마 쨩은 한가하니까
탐정놀이를 하고 싶은 것뿐이잖아.

응, 그렇긴 하지만.

 

엘다 님이 곤란해하는 걸

내가 내버려 둘 리 없잖아?

 

코마 쨩...

 

심쿵.

 

갑자기 꽃미남으로 변하는 거 하지 마.

 

먼저 사건의 흐름을 정리해 볼까.

 

그 한정 프라모델이
없어진 걸 깨달은 건

오늘이지?

으, 응.

지금까지 만든 멋있는 프라모델들을
늘어놓고 갖고 놀려고 했더니,

없어져 있었어.

 

지금까지 만든 프라모델을
전부 늘어놓으면, 멋지겠지...

엘프는 허공에다 대고 중얼거렸다.

 

비가 샜을 때 벽장 정리했었지?

 

그, 그러고 보니,

그땐 이미 안 보였던 것 같기도 해.

 

후우, 이제 반쯤 했나?
좀처럼 안 끝나네.

마지막으로 정리한 게 언제야?

무녀가 그렇게 물으니
엘프는 주눅 드는 기색도 없이

부, 분명 40년 정도 전인가...

무녀는 온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끼며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쥐어짜냈다.

그야 안 끝날만하네...

 

코이토는 봤어?

그 한정 프라모델?

 

그게...

그때는 못 봤...

...으려나?

 

즉, 그 시점에서 이미
프라모델은 없어졌다?

 

왠지 기운이 없네, 코이토.

괜찮아?

저, 전혀 안 그래!

기운 차!

 

이, 있잖아,

그 한정 프라모델은 어떤 거야?

그게...

 

그래.

 

형태는 이거랑 똑같지만,

반투명의 클리어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어.

 

역시 반투명이구나.

 

혹시 코이토, 어딨는지 알아?

아니,

몰라.

 

반투명이라 해도
약간 알갱이가 들어있는 느낌?

맞아, 맞아!

우주를 이미지화해서
반짝이가 들어있거든.

 

역시 코이토, 어딨는지 알아?

아니,

몰라.

 

좋았어!

수사는 발로 벌어먹는 법!

방 바깥도 조사해 보자!

 

그리하여 수사가 시작됐다.

 

물적 증거는 없고,

 

목격자조차 없다.

 

어라?

 

밀가루...?

 

수사는 난항을 거듭했지만...

 

한 걸음, 또 한 걸음...

 

우리는 진범에게
다가가고 있음을 느꼈다.

 

사건 현장이 본전인 이상,

내부자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아.

 

진범은...

 

타카미미 신사 관계자 중에 있어!

 

그리고 그 인물은

방구석에 틀어박혀 낯을 가리는
엘다 님의 방에 드나들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거기서 도출되는 대답은...!

 

코이토, 범인은 너다!

뭐, 뭐라고?

 

제가 했어요!

잘못했어요!

 

그건 엘다의 벽장을
정리하기 전날이었어.

바닥에 떨어져 있던 프라모델을

무심코 밟아서 부숴버려서...

 

찌르는 듯한 아픔이 무녀를 덮쳤다.

아얏! 진짜, 엘다는 온통 어질러놓고...

응?

무녀의 발밑에는 부서진 곤겜
프라모델이 나뒹굴고 있었다.

음...

-A: 엘다에게 얘기해야 해!
-B: 엘다에게 비밀로 하고 고치면 되나!
-C: 배고파...

 

그치만 살짝 부서진 것뿐이었고,

몰래 고쳐서 돌려주려고 했어.

 

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워서

 

고치는 데 시간이 걸려버렸어.

 

이 정도라면 금방 고치겠지

무녀는 의기양양하게
곤겜의 다리를 잡았다.

어라? 이쪽으로 안 돌아가나?

어라?

 

그, 그런 거였구나.

 

미안해, 엘다.

하지만 분명 소중하게 가지고 있어!

열심히 고쳤어,

 

셀로판 테이프로!

 

셀로판 테이프로?

 

자!

 

내 HG 1/144 기동무사 곤겜 35주년
리미티드 클리어 컬러 버전!

 

그럼 지금부터

 

엘다 님의 한정 프라모델 파괴 사건의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뭐야, 이거?

왕진 가던 도중이었거든?

가게 준비 도중이었거든?

바쁘거든?

바쁘거든!

정숙!

 

아카 언니랑 카도 쨩은

어른 대표로서
배심원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

뭐?

배심원?

 

내 소중한 프라모델이 없어졌었거든.

찾는 김에 탐정놀이를 했었어.

그랬더니 범인은 코이토였어.

피고인

그래서
피고인

코이토의 재판도
우리끼리 해보자 하게 됐어!

 

왜냐면 오늘 한가하니까!

 

바보 코마!

어른은 재판놀이 하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아!

 

저기 타카미미 님,

에도 시대엔 재판소 있었어요?

그야 있었지.

그 왜, 그, 뭐더라?

난 타카미미 님께 여쭤봤어!

그, 그렇지,

에도 시절의 재판소라고 하면

마치부교우쇼지.

아, 그거, 그거!

오부교 님.

시청과 경찰서와 재판소가
합체한 것 같은 관청이었거든.

행정도 사법도 경찰도

전부 마치부교우쇼에서 했었어.

조금 전에 얘기한 탐정분들도
부교우쇼에 소속되어 있었고.

 

오부교 님 하면

토오야마노킨 씨나
오오오카 에치젠 같은 사람이지?

알아, 알아!

정숙!

 

코이토는 피고인이니까
좀 더 풀이 죽어있어야지.

넵...

 

그럼 증거 물건의 제출을.

 

이, 이겁니다.

 

타카미미 님이 소중히 하던
이 장난감을...

코이토가 부숴버렸단 거구나.

 

엄청 레어한 프라모델이었어.

이런 무참한 모습이 되어서...!

 

그치만 제대로 고쳤잖아?

클리어한 프라모델에
클리어한 셀로판 테이프를 선택하다니,

내가 봐도 상당한 센스.

접착제라는
번듯한 선택지가 있었을 텐데?

 

배심원의 의견은?

 

아니,

오히려 타카미미 님이
잘못한 거 아니야?

 

응,

코이토는 항상 열심히 하잖아.

어라?

 

애당초 그렇게 어질러놓은 건
타카미미 님이잖아?

발 디딜 틈이 없어서야
프라모델 밟아도 어쩔 수 없지?

그런 소중한 걸 밟아버릴 만한 데에
두는 것도 말이지...

 

그, 그렇긴 해...

 

코이토는 언제나 열심히 하고 있고,

내가 방을 정리하지 않은 게
원인일지도...

 

잠깐, 엘다!

역시 잘못한 건 나야!

내가 프라모델을 부순 건 사실이고,

무엇보다 숨긴 게 좋지 않았어.

 

그러니까 엘다,

내게 벌을 내려줬으면 해!

 

좋은 마음가짐이로군, 피고인이여!

그럼 심판은 엘다 님께 맡기는 걸로.

엘다,

내가 스스로를 용서할 수 있도록

엄한 벌로 해줘!

코이토...

 

네 마음은 잘 알았다.

 

그럼 코이토가 부순 곤겜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기동무사 곤겜 퍼스트 시리즈
전 43화를 나와 함께 볼 것!

 

전혀 흥미 안 생기지만,
벌이니까...

 

응!

 

좋았어!

이로써 종료!

그다지 재밌게 돌아가진 않았으니까!

조금 더 시간 때울 만한 게
될까 했는데 말이지.

 

그렇게 한가하면
지금부터 우리 가게 일 도와!

나중에 마시러 갈게.

일 열심히 하고 있어라, 바보 코마!

어라?

 

34화 참 좋았지?

다음 35화는 극장판에선 상당히 컷 되어서

TV시리즈가 아니면
못 보는 씬이 잔뜩 있는데,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건...!

 

유미미미 축제

 

올해도 맞이하게 되었구나,

유미미미 축제.

 

츠키시마의 거리는 이미,

온통 축제 느낌이야.

 

유미미미 축제까지
앞으로 일주일 남았으니까.

 

난 이번에 할아버지 일
도와야 하니까 같이 못 있지만,

엘다 혼자서 잘할 수 있겠어?

물론이야!

코이토가 무녀가 되고
처음 하는 유미미미 축제니까,

힘내야지!

굉장한 의욕이네.

항상 큰 제삿일은 싫어하면서 웬일이야?

 

너무 날 얕보지 말거라, 무녀여.

 

유미미미 축제는 가마 타고
츠키시마를 일주할 뿐이니,

손쉽지.

 

그건 약식으로 할 때잖아?

할아버지한테서 못 들었어?

올해는 오유미 제사도 지낼 건데?

 

그 배에 타는 거?

응,

계속 무녀가 없어서
약식으로 했으니까.

올해는 성대하게 하겠다고,

우지코 분들도 기합 들어가계셔!

그, 그럼 하고 싶지 않아요...

 

하, 하지만, 그 왜, 엘다는
기본적으로 배에 타는 것뿐이니,

높은 데도 안 올라가니까 안 무섭잖아?

배도 당연히 무섭지!

누가 뭐래도, 이 나라고!

그렇게 한심하게 성내지 마.

 

유미미미 축제,

그것은 바다의 평안을 바라는

타카미미 신사의 축제예요.

 

핵심 이벤트는 누가 뭐래도

오유미 제사.

 

스미다 강의 선상에서

최고위 신관이 활을 쏘는 그 의식은

그 해에 물고기가
많이 잡힐 것인가를 점치는

중요한 제사예요.

 

뭐, 난 이번에 일손만 도우니까,

도우미
뭐, 난 이번에 일손만 도우니까,

도우미
엄청 마음 편하지만.

 

주역
치, 치사해, 코이토!

신령과 무녀는
죽을 거면 같이 죽어야지!

하다못해 운명공동체라고 말해줘.

 

어디,

이게 오유미 제사에서 쓰는
하마유미(破魔弓)와 하마야(破魔矢)고,

 

엘다가 드는 과녁이 이거?

 

응,

사수가 세 번 활을 쏴서

과녁 중심에 가까울수록 풍어.

과녁에서 벗어나면

풍어/제법/보통/너무 걱정 마...
과녁에서 벗어나면

풍어/제법/보통/너무 걱정 마...
너무 걱정 마, 뭐 그런 느낌.

 

내가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모시는 신을 활로 쏘는
제사 같은 걸 해도 돼?

되지, 되지.

그야 화살촉은 빨판이니까.

 

뭐, 확실히

에도 시절엔 내가 사수였어.

신관이 든 과녁을 내가 쐈거든.

 

엘다는 활 다룰 줄 아는구나.

으, 응.

엘프는 잘 쏴, 활.

 

하지만 활에 집중하다가
발이 미끄러져서 바다에 빠졌거든.

소환되기 전엔
바다 없는 지역에 살았으니까 말이야,

진짜 엄청 패닉 했어.

 

타기 싫어! 타기 싫어! 타기 싫어!
그래서 다음 오유미 제사 때는

타기 싫어! 타기 싫어! 타기 싫어!
배에 타고 싶지 않다고 떼를 썼지.

눈앞에 생생하게 떠오르네.

하지만 어째선지
그 해는 엄청 풍어였거든.

내가 물에 빠져서 풍어가 된 거라고
소문이 났거든.

 

나도 그 소문 들은 적 있어!

그 뒤로 왠지 모르게

다들 빠지길 기대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차라리 엘다가 강에 뛰어드는
제사로 해버릴까?

 

그래서야 본말이 뒤집히잖아.

 

하지만 정말로 엘다가 빠진 탓에

풍어가 된 거면 굉장하네.

난 그냥 엘프고,

그런 신통력 같은 건
없는데 말이야.

 

어쩌면 엘다한테서

물고기가 좋아하는 냄새가 난다거나?

이 냄새는...!
물고기가 좋아하는 냄새가 난다거나?

자, 자기가 모시는 신을
떡밥마냥 얘기하지 마!

 

자, 마셔.

 

고, 고마워.

제사 도구 확인도 끝났으니,

남은 건 본 행사를 기다리는 것뿐이네.

 

배 무서워, 물 무서워.

할아버지는 궁도의 달인이고,

엘다가 타는 건
큰 배니까 걱정 없다니까.

그, 그렇지?

그렇겠지?

응.

옛날엔 바다였을진 몰라도,

지금은 스미다 강이니까
흔들림도 적을 거고.

어디쯤에서 하더라?

 

그게 있지...

 

우리 신사 뒤편으로 나가서

카치도키 다리 근처라고 했으니까...

 

이쯤이려나?

그, 그렇구나.

분명 사람들도 잔뜩 오겠지.

그야 뭐, 축제니까.

 

이렇게 새삼 지도를 보니까 말이야,

도쿄는 의외로 강이 많구나.

 

응,

뭐, 에도 시절에 비하면 꽤 줄었지만,

땅밑으로 빼거나
도로가 되거나 하면서.

그래?

그럼 옛날엔 좀 더
강들이 널렸었구나.

응.

에도는 원래부터

잡목림이나 습지가 펼쳐진
황량한 땅이었거든.

이에야스 군이 에도에 와서
처음으로 한 게

하천을 정비해서 운하로써
쓰기 쉽게 하기 위한 공사였어.

일본 각지에서 에도로 보내어진

식재료나 목재나 생활 필수품 같은 건

수로를 이용해서
주변의 여기저기로 운반됐어.

 

이에야스 군에 의한 운하라는
인프라 정비가 있었기에 비로소

에도는 굴지의 거대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거겠지.

 

이에야스 공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대홍수 - 시장님, 큰일입니다!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홍수 대비책으로 해안선을 정비해두면
홍수가 잘 안 일어나는 모양이라고.

나도 심시티를 흉내 내서
운하 도시 만들어봤는데,

금방 수해로 괴멸했거든.

이에야스 군, 대단해, 하고 생각했어.

존경의 척도가 초등학생 같네.

 

제일 최근 오유미 제사가 있었던 게

벌써 10년도 더 전이지?

어릴 적에 강가에서
본 것 같은 기억이 있는데.

그러게.

그때도 배에 타는 거 무서웠어.

 

그때는 어땠어?

오유미의 결과.

그게, 분명...

 

첫 번째가 보통이었고,

 

두 번째가 제법이었고.

 

좋았어, 이 기세로
세 번째는 한가운데다, 하고

우지코들이 다들 엄청나게
기대하던 와중에...

 

세 번째는 너무 걱정 마, 였어.

 

뭐, 그건 그거대로 개그로
끝났다고 해서 반응이 좋았지만.

 

그랬었나?

할아버지 꽤 활 잘 쏘는데.

 

그때는...

 

할아버지도 그래 봬도

덜렁대는 면이 있으니까.

 

그건 확실히 그렇네.

 

그러고 보니 코이토는
궁도를 안 배웠어?

코가네이의 아이들은
대대로 배우는 거 아니었나?

할아버지, 관습 같은 거 안 좋아하니까.

난 육상을 하고,

코유즈는 요리 교실 다녔었어.

그, 그러고 보니 그랬지.

하지만 사실은 말이야,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었어,

엘다랑 같이 오유미 제사.

 

그랬어?

 

이래 봬도
타카미미히메노미코토의 무녀잖아.

하지만 궁도 경험 없고,

하루 밤낮 사이에
되는 것도 아니잖아?

 

그럼 지금 한 번 해볼래?

 

경내에서 말이야,

내가 과녁을 들어줄 테니,
활 한 번 쏴봐.

 

그래도 돼?

 

과녁은커녕
엘다의 미간에 맞추거나 그럴지도.

그, 그건 좀 봐줬으면 하지만...

뭐, 오히려 더 어렵겠지, 분명.

 

헤드샷 노렸어?

노린 거야?

아, 아니라니까!

과녁 노렸더니 그쪽으로 간 거야!

그, 그렇구나.

 

역시 오유미 제사는
할아버지한테 맡기는 게 좋겠네.

 

언니, 엘다 님!

크, 큰일이야!

뭐, 뭐야, 코유즈?

왜 그래?

지금 연락이 왔어.

할아버지가 있지,

축제용 누대를 준비하시다 다치셨대!

 

괘, 괜찮대?

부상 자체는 별일 아닌 모양인데,

 

손목을 삐셔서 전치 3주래.

뭐, 뭐야, 다행이다.

손목 삔 것뿐이구나.

 

손목... 전치 3주?

유미미미 축제는 다음 주지?

 

응, 그래서 사수, 언니가 해달래!

 

헤드샷은 싫어!

헤드샷은...!

 

가끔씩 짓는 그 표정
멀리 떠나버릴 것 같아서 말이야

좋아하지 않았어

 

하지만 이 손에 튼 살은
너를 위해 생겨난 거니까

만나고 싶어졌어

 

가끔은 만나러 와줘
가끔은 끌어안고 싶어

 

너는 마지막에 웃으면서
손을 잡아주었어

거칠어진 손을 눈치챘어
그런데 널 이제 만날 수 없어

스미다 강에 내리쬐는 석양
빌딩 틈새의 5월

세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그러니 말이야
변함 없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