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의매생활 09

그는 항상 타인을
자연스럽게 대한다

성가신 성격의 나와
타협을 해 준다

 

나를 편견 없이 봐 주고 있어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고생이나 노력을 인정해 주고 있어

 

나를… 이해해 주고 있어

 

그런 그를 나는 좀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고 싶다고 바란다

 

아사무라 유타

나는 그에게 이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것을
알아주는 사람이다

 

내가 10분 이상 걸려도
찾지 못했던 책을

눈 깜짝할 새에 찾아냈다

 

하지만…

"그 사람이라면…" 이라는 말을 듣고서…

 

나는 마음이 매우 좁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싫증이 난다

 

다음날, 거실 에어컨이 망가졌었나?

 

그날 밤, 아사무라 군이 추궁했다

 

마아야한테 둘 다 수영장에
가지 않겠냐는 말을 듣지 못했냐고…

 

「그래?」

 
 
그때의 내가 취했던 대응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아

「그럼 억지로 참가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그때의 내가 취했던 대응은
떠올리고 싶지도 않아

「그럼 억지로 참가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그치만…
나는 놀면 안 되니까

 

「…수영장 안 갈 거야?」
그럼 안 돼…

 
그럼 안 돼…

「안 가」
그럼 안 돼…

「안 가」
 

 

내 마음은 이미 한계였다고 생각해

 

내게서 멀찍이 떼어놓으려는
말을 해버린 건

 
그 이상 듣고 싶지 않아서다

「먼저 갈게」
그 이상 듣고 싶지 않아서다

「먼저 갈게」
 

 

내 목에서 나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거절의 말

 

「싫어」

「응, 고마워」

마치 어린애처럼 말하고 있었다

 

이날은 정말 최악이었다

뭐가 싫었냐면

싫었다고 생각하는
내 사고와 마주하게 되는 게 싫었다

 

예쁜 긴 머리카락

내가 봐도 근사해서

아사무라 군의 소박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아사무라 군도 길고 예쁜
머리카락을 좋아하는 걸까?

 

나도 긴 걸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정말로…

 

식사를 마친 그는
다시 말을 꺼냈다

내가 수영장에서
놀아줬으면 좋겠다고

 

어째서 그가 그런 걸
신경 쓰는 건지…

나는 공부해야만 해

놀고 있을 순… 없어

 

아…

그 얼굴은 알고 있어

 

중학교 때 엄마가 한 번
바다에 가자고 들은 적이 있어

 

그때의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그럴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괜찮아, 시험 전이니까」
엄마가 무리를 하면서까지
휴가를 만들게 하는 건 싫었다

 
엄마가 무리를 하면서까지
휴가를 만들게 하는 건 싫었다

 

「…그럼, 다음에 갈까?」
그때의 얼굴이야

「…그럼, 다음에 갈까?」
조금 곤란해하는 얼굴

「…그럼, 다음에 갈까?」
 

8월 6일, 일요일

오늘은 바다에 왔습니다

 

아, 유타!
달리면 안 돼!

 

아, 그러니까 뭐랬어

 

자, 설 수 있겠니?

 

놀자!

 

아…

따뜻하네

 

서늘한 바람을 맞으면서

 

몸 안쪽만 따뜻한 느낌이야

 

"후" 하고 숨을 내쉬었더니
왠지 가벼워졌어

몸도, 머리도

 

계속 생각했었어

 

수영장에 같이 갈게

 


sub by 별명따위
지금 눈을 뜨고서, 이것 봐


sub by 별명따위
다시 만났어


sub by 별명따위
도시의 호흡이 오늘도

다시 움직이고 있어

그때 꿨던 꿈의 다음이라면

아직 남아 있어

확인하러 가 보자

 

너는 미소를 띄우며 문을 열어주었어

 
교차할 일이 없었던 두 세계

(보여?)
교차할 일이 없었던 두 세계

(보여?)
겹쳐진다면

 
겹쳐진다면

 

멈추지 않는 나날의 노래를

서로 나누며, 함께 기뻐하며

눈물은 닦으면 되니까

말이 좀 부족해도 괜찮아

지키고 싶어

망가뜨리고 싶지 않은 것

천사들의 노래

전해질 거야

미래까지

 

sub by 별명따위

제9화 『의붓 여동생과 일기』

 

사키~

 

사키!

 

저기 보렴
도착했어

 

귀여워

 

멋있어!

 

정말로 이거면 되는 거니?

응!
이게 좋아!

 

크아앙~

 

엄마!
이거 봐 봐!

 

아사무라, 서점에서 알바하는 거야?

그래?

서점 알바는 알바비 괜찮아?

어때, 어때?

글쎄~

나, 다른 알바는
해 본 적이 없어서

그래도 방학 동안
알바하고 하기 강습만 다니다니

너무 대견하지 않아?

- 응
- 대견해! 엄청 대견해!

나는 내내 자기만 했으니까~

그러게~

 

대견하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런다~
겸손해하지 말라니까~

 

그리고 오늘이다

 

나는 친구를 사귀는 걸
그렇게까지 잘하진 않아

 

분위기를 읽는 것도
잘 못하고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나
힘들지는 않았다

 

아사무라 군이 있어준 덕분이라고 생각해

 

나보다도 남들과
더 잘 어울려

 

하지만 싫은 건 싫다고
확실하게 말해

 

나는 그런 점에
이끌리는 것이다

야호~!

 

그렇게 됐으니까

의외로 간단히 가지고 놀 수 있는
어린이용 오셀로를 하겠습니다~

- 네~

 

그는 자신이 눈에 띄는 것보다도

모두가 즐기는 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멋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나만이 깨달은 걸까?

 

왠지…

 
조금 자랑스럽게 여겨져서…

「아까 그거…」
조금 자랑스럽게 여겨져서…

 

「멋있었어」
무서워졌다

 

아…

눈에 띄는 활약을 하다가
실수하는 위험부담을 지고 싶지 않을 뿐이야

기껏 하게 된 팀전이니까

그래?

뭐, 객관적인 사실은
아무래도 괜찮아

내가 주관적으로
칭찬하고 싶었을 뿐이니까

 

그걸 멋있다고 생각한 것뿐이야

 

어시스트에 전념하는
스태프 같아서

 

스태프는 멋있는 걸까?

 

가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잖아?

 

뭐… 그 말은 틀리지 않지

그렇게까니 들으니
좀 쑥스러워지는데

 

뭐, 그게 다야

 

그럼

좀 더 물놀이나 하다 올까?

 

좋았어!

이얍!
이쪽이다!

 

어라?

 

좋아해

 

솔직히 여성은 껄끄러웠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을 봐 왔으니까

 

남녀 관계라는 걸
싸늘한 시선으로 봐 왔다

 

그래서 나는 지금껏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경험은 없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은 근사하고 고귀한 것이라고
하는 그 감정

 

그것이 이렇게나 간단하게…

 

왜 지금…

어째서…
하필이면

 

그녀는 여동생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야세 씨

 

의붓―

의붓 여동생이다

 

마아야하고 사이가 많이 좋아졌네

에? 아…
뭐…

가자고 해 준 것에 대해
감사 인사도 하고 싶었으니까

 

굉장히 배려해 줘서
나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나라사카 씨는 굉장하네

 

고마워

응?

친구니까 칭찬해 줘서 기뻐

 

많이 즐겼어?

덕분에

 

어릴 적부터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걸 좋아했어

그래서 오랜만에 기분 좋게
물놀이를 해서 즐거웠어

 

아사무라 군 말대로
하길 잘했어

 

아니…
나는 특별히는…

 

아야세 씨―

 

깜짝이야

 

오늘 유카타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아사무라 군은 정말로
타인을 잘 보고 있어

 

존경하게 돼

 

그런…가?

응, 나는 그렇게 생각해

 

지금 말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어

타인이 하는 고생을
잘 보고 있어

수영장에서도 말했었지만

나는 그런 점을
멋있다고 생각해

 

내게는 그가 눈부시게 보여

멋있게 보이고 있어

 

괜찮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오빠

 

저기, 그…
놀랐어?

그래도 나를 계속
신경 써 주고

나를 위해 여러모로
움직여 줬어

마치 의지 되는
진짜 오빠 같다고 느껴졌어

 

기뻐, 아야세 씨

 

그래도 역시 와닿지는 않네

 

그렇지 않아

그런가?

 

솔직히…
고마워

기습적인 그 호칭 덕분에
나는 나 자신으로 돌아올 수가 있었어

 

아야세 씨의 호의적인 태도도

칭찬도 어디까지나
오빠를 향한 것

 

그녀는 신뢰해 주고 있어

그런데…

나라는 남자는 규칙을
어기려고 하고 있었다니

 

안 되겠다

 

어떤 얼굴로 집에
돌아가면 좋은 거야?

 

손가락 끝이 떨리고 있던 것을
눈치채지 못했으면 좋겠어

스스로를 타일러야만 해

우리는 남매니까

 

하지만…

만약

아사무라 군이 나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전해준다면

그 마음을 정중하게
거절할 수가 있을까?

 

무서워

 

그가 한 발짝 내딛는다면
나는 분명…

 

완전히 무너져 내릴 거야

 

[8월 28일(금요일)]

 

어라, 엄마?
일은?

오늘은 휴가를 좀 받았어

유타는 아직도 자고 있는 거야?

지친 걸 거예요

좀 더 자게 둬요

 

사키쨩은 오늘도 알바 가니?

 

어제하고 오늘은 쉬어요

유타 군도?

어머!

그럼 가족 넷이서
느긋하게 보낼 수 있겠네!

 

다행이네

지금까지가 괴로웠던 만큼
잔뜩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있지

나는 내 마음을 봉인할게

 

엄마와 아빠의 행복을
부수고 싶지 않아

 

아사무라 군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부디

이 감정이 들키지 않기를

 

사키한테 들었어

오늘은 알바 쉰다며?

 

이 시간이면 강습 학원도
땡땡이 확정이니까!

 

혹시 다 알고서 안 깨웠던 거야?

가끔씩은 이런 것도 괜찮은 거다!

 

고마워, 유타 군

네?

 

사키를 수영장에
데리고 가 줘서

 

아…

아뇨, 가자는 말을 꺼낸 건
아야세 씨의 친구라서요

 

하지만 유타 군이 억지로라도
끌고 가려고 하지 않았다면

그 아이는 분명 가지 않았을 거야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유타 군이 오빠여서
정말로 다행이야

 

그렇지, 유타 군!
사키가 좋아하는 거!

아, 전에 말씀하셨던…

응, 가르쳐 줄게

 

자!

 

헤에, 이게…

다녀왔어

어서 오렴

어머, 신선해라~

 

어서 와…

오~ 분위기가 달라졌는걸!

어울려!

응!

 

어서 와

아야세 씨

 

다녀왔어
오빠

 

일기를 꺼내서 지금까지
썼던 내용을 읽어봤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솔직한 마음으로
일기를 썼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렇게나…

그에게 이끌려 가는
내 감정이

그대로 쓰여 있다

 

하지만…

이번 주의 내 일기는
내 머릿속에만 존재해

 

문장으로 남겨둔다면

어떤 일을 계기로 그가 보게 될 수도 있으니까

 

두 번 다시 나의 감정을
글로 남기는 짓은 하지 않아

 

추억을 돌이켜 보는 건
머릿속으로만 그칠래

 

내가 보내야 하는 생활은

그에게 여자애로서
대하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여동생

 

의붓 여동생(의매)으로서 대하는 생활이다

 

이 의매생활에

더 이상 일기는 필요 없어

 

제10화 『인연과 련』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