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나나코!
오늘은 부활동 없니?
그러니
아, 참!
모처럼 여름방학인데
친구 데려와도 괜찮다?
그 왜, 그 불량하게 생겼단 애도
나나코의 아버지가 되고서 15년...
지금까지 나나코는
이런저런 표정들을
웃는 얼굴
화내는 얼굴
우는 얼굴
그 모두가 보물이지...
하지만―
그 얼굴만큼은
글귀 하늘하늘
기분 두둥실
실어 보내는 마음들
사랑으로 물들어가네
너와 함께라면
빗속이라도
색다른 느낌의 물방울이 되네
어떤 문자를 자아내면
빛바래는 일 없이 남게 될까요?
나도 알고 있어
지금 우리 두 사람은
머나먼 그 날이 되어버릴 거란 걸
맞죠, 하느님
송골송골 물방울들도
오지 않는 전철도
더욱 이 순간이
부디 영원토록 계속되기를
그런 건 너무 억지일까?
sub by kairan
제9구 - 에이지와 나나코의 아버지
여름에까지 긴팔 교복으로
나나코가 보낸 거네
있지, 에이쨩
오늘은 뭐 하면서
지내고 있니?
답장...
내 스맛폰이 에...
하..하나비네 오빠 괜찮아...?
진짜로 맛이 갔을 때는~
반대로 말 없어지니까 괜찮아
그렇군요
옙
데이터 백업은 따두셨나요?
지금껏 살면서
배후을 따인 적은 없습니다!
그러신가요...
진 적이 없슴다!
덧붙여서...
어디에 떨어뜨리신 건가요?
어, 보자~
소금?
아니, 된장?
무슨 맛 라면인지는
수리하는 데 뭐, 그럴 수도 있지~
기껏 밖에 나왔는데
어슬렁거리기나 할까
티슈 받으세요~
괜찮으면 써주세요~
코토 누나, 뭐 하는 거야?
어머, 에이지!
티슈 나눠주는 알바중이지~
자~
에이지한테도
만나보고 싶고
내게 보여주었다
이 아빠도 완전 처음 보는데에에!!
버티는 건 아무래도 빡센가~
조촐한 점심에 색다른 느낌으으으을!!
침수로 인한 고장이란 거죠?
아무래도 좋거든요!?
꼬박 하루 걸리는 거냐~
하나 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