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벨, 미안, 잠깐 괜찮아?

 

스즈 언니!

뭐야, 에밀리아?

마왕네 집에 와있었어?

응.

잠깐 아라스 라무스 좀 봐줄래?

무슨 일 있어?

 

금방 끝나니까.

 

기각!

 

아라스 라무스를 우리 집에서
재우는 게 왜 안 되는데!

그딴 걸 인정할 리가 없잖아!

네 녀석, 그러고도 어머니냐!

아버지와 함께 있고 싶다는
아이의 바람을 돌아보지도 않다니,

용사라고, 아니 사람이라고도 할 수 없는
무도하고 비정한 것!

무도하고 비정한 건 너희들이잖아!

이불도 없는 이 방에서

아라스 라무스를
딱딱한 다다미 위에서 재울 셈이야?

 

꼭 아라스 라무스가
자고 갔으면 한다면,

하다못해 이불이라도 사.

이런 어엿한 수납공간도 있잖아.

거긴 우루시하라를 수납하기 위한
장소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고 있다.

내가 여기의 짐덩이라고
얘기하고 싶은 거야?

위는 몰라도 아랫단은 조금 정리하면
이불 정돈 수납할 수 있잖아?

에밀리아도 내가 윗단에 수납되는 걸
전제로 얘기하지 말아줄래?

 

그다지 말하고 싶진 않았는데,

난 엔테이슬라에 돌아가게 됐을 때,

이 마왕성에 있는 건
가지고 돌아가려고 해.

렌지나 냉장고는 전원을
마력 기반으로 하면 쓸 수 있을 테니까.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이불도 갖고 돌아가면 되잖아?

아니, 그럴 순 없어.

생각해 보라고.

우린 악마라고.

인간 사이즈의 이불을
갖고 돌아가도...

 

웃지 마!

아무튼 이불은
저쪽에 갖고 돌아가도 못 써.

그리고 솔직히 돈도 없어.

너희들, 일본에 온 지 1년 지났잖아?

겨울엔 어떻게 했어?

 

옷을 겹겹이 입고 코타츠 안에서 잤지.

 

토벌 같은 거 안 해도
올해 겨울이면 알아서 동사해 줄 것 같네.

 

어쩔 수 없지.

너희들이 어떻게 되든
알아서 할 일이지만

아라스 라무스 일이라면
내게도 중요하니까,

이불 살 돈, 절반 내줄게.

같이 사러 가자.

 

진짜?

 

넘쳐버릴 것만 같았던 실낱같은 희망
잊어버릴 것만 같았던 그날의 꿈

네가 웃어주는
그것만으로도 이미 난 기뻤어

알바 뛰는 마왕님!!

세계를 걱정하는 것에 지친
나의 눈에 비쳤던 하늘은 푸르고

아직도 나 홀로 싸우는 척하며
꼭 쥐고 있는 주먹에 손톱이 박혔어

차라리 버려버린다면
편해질 수 있으려나

그럴 생각은 조금도 없을 거면서

넘쳐버릴 것만 같았던 실낱같은 희망
잊어버릴 것만 같았던 그날의 꿈

지금도 아직 이 자리에서
너를 기다리는 나는

새어 나와버린 숨겼던 목소리
잊을 수가 없어서 불렀던 노래

네가 웃어주는
그것만이 이제 내겐 구원이었어

 

마왕과 용사, 이불을 사러
 

마왕과 용사, 이불을 사러
왜 홧김에 같이 가잔 소릴 했담.

 
왜 홧김에 같이 가잔 소릴 했담.

무슨 일 있어?

있잖아,

어린이용 이불 말이야,

어딜 가면 살 수 있을까?

 

왜 그런 걸?

지난번에 마오네 친척 집 애
이야기했잖아?

에미를 엄마라고 착각했던 애던가?

맞아, 맞아.

그 애가 있잖아, 가끔씩 우리 집에 와서...
자고 가는 일도 있고 해서.

뭐야, 그게?

설마하니 싶지만, 마오 씨, 에미한테
그 애 뒤치다꺼리 시키는 거야?

그런 게 아니라.

그럼 뭐야?

상황을 봐서 내가 마오 씨한테
따끔하게 얘기해 줄게.

뭣하면 본가의 회사의 연줄로
변호사라든가.

진정해, 리카.

딱히 마오가
육아 포기를 한 건 아니니까.

그 왜, 그 정도 나이대 애면
역시 엄마가 그리워지는 모양이라,

나도 마오는 몰라도
그 애는 좋아하니까.

정말로 필요할 때는 우리 집에서
자고 가게 해주는 것뿐이라 해야 하나.

 

뭔가 이상한 느낌인데.

인터넷 쇼핑으로
이것저것 찾아는 봤는데,

애를 재우는 용도라면
감촉 같은 것도 신경 쓰고 싶잖아?

 

그럼 거기 가면 되지 않을까?

 

절반 내주는 건 좋다 치고,

그러고 보니 이불은 어디서 사야 하지?

무슨 일 있으세요, 마오 씨?

아니...

치이 쨩한텐 묻기 껄끄럽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묻는 것도...

 

마아 군, 치이 쨩!

이거 여름휴가 때
친구랑 여행 다녀온 기념품.

일부러 사다 주고, 고맙네.

치이 쨩도.

감사합니다!

 

악어 카레?

의외로 맛있거든?

어디서 사 온 기념품이에요?

설마 아마존이라든가?

 

어디일 것 같아?

에미 - 이불에 관한 일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에 갈 거야!
일정 괜찮은 날 말해.

 

세이세키 사쿠라가오카에서 이불을?

응.

가게도 잔뜩 있고,

실제로 실물을 보고 고를 수 있대.

마침 모레가 두 사람 다
시프트 쉬는 날이라 사러 갔다 올게.

 

정말이네.

역과 연결된 큰 쇼핑센터가
몇 개나 있네.

잘 됐네.

어젯밤엔 어떻게 되나 했더니만.

 

말려들게 해서 미안하네.

 

그건?

 

알바 동료한테서 받았어.

뭐라더라 악어 고기가 든...

악어 고기?

 

악어 고기...

대체 어떤 맛이...?

그, 그렇게 궁금하면 줄게.

정말이냐?

응, 어차피 하나밖에 없으니,
셋이선 나누지도 못하니까.

먹은 감상만이라도 들려줘.

마왕님, 귀중한 식량을 그렇게...

뭐 어때?

이불을 사면 또 신세 져야 하는데.

 

잊었어, 아시야?

성검과 융합해버린 아라스 라무스는

에미와는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질 수 없어.

그러고 보니,

분명 전철로 대략
한 정거장 거리쯤이었던가요?

응.

즉, 아라스 라무스가
우리 집에 묵는다는 건

에미도 에이후쿠 쵸의 맨션엔
못 돌아간단 거야.

그거라면 가브리엘이 왔을 때처럼,

아르쉘과 루시펠이
우리 집에 오는 게 제일 낫다는 건가.

 

난 여기 벽장 안이면 되지 않아?

결국 자기 발로 수납당하러 들어가냐?

 

뭐 어찌 됐든 스즈노에게
또 폐를 끼치게 될 게 틀림없어.

그러니 받아둬, 악어 카레.

가끔은 우동 말고도 먹어보면
맛있을걸.

 

역시 우동은 빼놓을 수 없지.

 

그럼 잘 먹도록 하지.

 

아라스 라무스, 얌전히 있어야 한다.

응!

뭐야, 그 메모?

아시야가 싼 거 있으면 사 오라고.

 

양파 한 망, 시로다시, 낫토,
식기용 세제 리필용...

싸게 판다고 해서
전철까지 타고 사러 갈 물건이야?

그러게.

 

아빠, 맥로바토!

응, 그러게.

요즘 먹고 싶어 해서 난리야.

아직 이르다고 매번 말하지만.

그래?

아빠랑 같은 냄새, 라더라.

 

아이고, 괜찮아, 아라스 라무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 진짜...

 

어째서 대천사님 상대론
그렇게 크게 한판 벌일 수 있으면서

창문에 이마 부딪힌 것 가지고 운대?

내가 어떻게 알아.

육아란 건 놀라움의 연속이란 말이지.

미아가 될 걱정이 없는 것만으로도
훨씬 낫다고 보지만.

 

왜 그래?

 

이래선 우리, 마치 진짜 부부 같잖아!

 

좋았어.

이만큼 공간이 있으면
수납할 수 있겠지.

있잖아,

정말로 우리가 벨네 방에서 잘 거야?

바라는 바는 아니지만,

아라스 라무스가 바란다면
어쩔 수 없지.

진심이구나.

아니 근데,

난 윗단에 있으면 되지?

수납물에게 발언권은 없어.

에밀리아가 뭐라고 하느냐에 따라서야.

에밀리아도 그렇지만,

벨도 사실은 민폐 아냐?

그렇지는 않을 것 같은데.

하지만, 직전이 돼서 불평해도
곤란하겠군.

미리 한 번 당부해둘까.

 

없나?

 

어머, 귀여워라!

눈매는 엄마 꼭 닮았고,

입가는 아빠를 닮았네요!

 

야, 정신 차려.

 

오늘은 어떤 걸 찾으시나요?

그, 그게, 이 애가 쓸만한 이불을.

그렇군요.

지금까진 아기 침대나
뭐 그런 걸 쓰셨나요?

아니, 엄마랑 같이 잤어요.

 

야!

일일이 가족을 의식할 때마다
먼 산 바라보지 마!

 

그럼 이런 건 어떠실까요?

인형이 달려있나요?

네,

자녀분이 자기 전까지
꼭 쥐고 있거나 하는 용도죠.

밑에 까는 이불에,

계절에 따라 속을 조정할 수 있는
덮는 이불,

베개, 담요가 세트로

29800엔입니다.

2...

이쪽은 덮는 이불이 여름용과 겨울용,

두 종류가 있어서 45800엔입니다.

4...!

 

아무리 노크해도 안 나와.

도망간 거 아냐?

우릴 재우는 게 싫어서.

설마 그럴 리가.

애당초 우리가 묵는 걸 제안한 건
벨 본인인데?

일단 말은 했는데,
역시 싫어졌다거나?

아, 그러고 보니 어제,

아시야가 장 보러 간 사이에
벨이 와서 뭔가 두고 갔었고.

 

이건 이제 필요 없어.

받아 가.

 

왜 빨리 말 안 했어!

 

우, 우동?

어, 어떻게 된 거지?

벨이 우동을 포기했다고?

 

꼭 둘러보시고 검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뭐라 해야 하나,
되게 극단적이란 말이지.

처음엔 4만 뭐시기는
아무리 그래도 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다음 가게에서 3천 엔이라니...

3천 엔 그거는 어린이집 같은 데서
쓰기 위한 낮잠 세트잖아.

밤에 제대로 자기 위한
이불 세트랑은 근본적으로 달라.

처음에 너무 큰 금액을 봐버려서
적정선을 모르겠네.

너무 비싼 건 곤란하지만,

너무 싸면 그건 그거대로 불안해지잖아.

 

아빠, 왜 그래?

 

그리고 역시, 아라스 라무스에겐
좋은 거 사주고 싶고.

 

아라스 라무스, 앞에 계단이야.

엄마 꼭 잡고 있어.

응.

 

잠...!

 

야, 에미,

이제 좀 익숙해져.

엄마, 괜찮아?

 

좋았어.

엄마도 지친 모양이니까, 점심밥 먹자.

응!

 

그렇게 고민할 일이야?

왜 그래, 엄마?

엄마는 괜찮아.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건

용사를 우선해야 할지,
엄마를 우선해야 할지, 그것뿐이야.

어디, 아라스 라무스가
먹을 수 있을 만한 거...

뭔가 미안하네.

난 어느 쪽을 우선해 주든
상관없으니까.

소바는 어때?

소바!

네가 미안하게 생각해 주니
어쩌니 따윈 필요 없어.

그 소바집, 비쌀걸?

튀김도 같이 나오고.

튀김!

무슨 소리야?

튀김이라...

 

무슨 소리고 자시고.

그나저나 애당초 외식해도 괜찮아?

돈은?

이래 봬도 일단 돈은 가지고 있어.

매달 월급에서
내가 자유롭게 써도 되는 돈이 있고,

출근하는 날은
매번 3백엔 용돈 받고 있으니까.

근데, 그런 얘기 하고 있었던가?

점심 어떡할 거냔 얘기였잖아.

아니, 조금 더 시리어스 한 얘길
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마왕보다 아빠를 우선해서

세계 정복을 포기하고
평생 일본에서 살겠다고 한다면,

나도 편하겠지만.

 

이봐.

왜?

맥로날드의 감자는
말하면 소금 빼줄 거야.

맥로바토!

아라스 라무스도 먹고 싶지?

조금은 먹여주는 게 어때?

왜 그래, 갑자기?

그래서 말이야,

테이크 아웃 해서 저기 안 가볼래?

이치노미야 공원

피크닉 하자고.
이치노미야 공원

 

벨이 우동을 포기할 줄이야.

설마 먼 여행이라도 떠난 건가?

우동의 나라에라도 간 거 아냐?

우동의 나라?

그런 게 일본에?

 

혹시, 오늘 밤 이대로
벨이 돌아오지 않으면,

기껏 마왕님께서
부모 자식 간의 단란함을 기대하며

이불을 사오실 예정인데...!

 

자고 가는 게 불가능해져!

 

딱히 벨네 방이 아니라도,

여기 얼마든지 방은 비어있으니까,

그쪽에서 자면 되잖아.

그렇구나!

집주인분께 부탁해서...!

 

무리야.

난 못해.

 

그 집주인분과 협상을 하는 건 무리야!

 

제법 넓은데?

 

넘어지지 마, 아라스 라무스.

 

앉아.

먹을 거잖아?

응.

 

맥로바토!

 

아라스 라무스, 밥 먹기 전엔?

응!

잘머머슴미다!

아라스 라무스, 손 깨끗이 닦자.

 

자.

 

여기, 차.

 

맛있네.

그치?

100엔샵에서 자주 파는데 좋아하거든.

 

아라스 라무스,
감자만 먹으면 목마르지?

차 마셔.

 

응!

 

그러고 있으면 정말 부모 자식 같네.

익숙해지면 좋겠다곤 생각하고 있어.

 

너도, 평소엔 제법
엄마 모습이 몸에 배었거든?

 

그, 그건 그...

 

과연 언제까지 이렇게

아라스 라무스의 곁에
있어줄 수 있을까, 우리들?

 

마왕...

엄마, 주머밥!

 

아, 응.

 

자.

 

맨 먼저 단무지라니
아재 취향이네, 아라스 라무스.

 

하지만 뭐, 그걸 생각하며
우물쭈물해봐도 별수 없어.

네가 지금 성검을 써서
날 벨 의지가 없는 이상,

생각해 봤자 시간 낭비야.

 

난...

그렇다고 해서
널 토벌하는 걸 포기한 게...!

괜히 뻗대지 마.

딱히 그걸 이용해서
나쁜 짓 하겠단 생각은 안 하니까.

 

가츠오부시 다 흘렸네!

어이, 에미, 젓가락 있지?

그리고 물티슈...

잠깐만.

자, 아라스 라무스.

 

뭐, 이런 짓 하고 있는 동안은

피차 마왕이고 용사고 할 일 없겠네.

 

날씨 좋네.

 

더는 가만히 있을 시간이 없어.

이렇게 된 이상,
역 앞의 인터넷 카페를 쓸까?

하지만 나와 우루시하라 두 명이서
나이트 패키지를 이용할 경우.

한 명당 1980엔 곱하기 2!

이번 달 재정을 크게 압박하게 돼!

그럼 공원에서 노숙할까?

아니, 그것도 빡세!

나 혼자라면 또 몰라도,

우루시하라도 같이 있으면
수상한 사람으로 착각해서

신고당할 가능성도...!

그래!

이런 때에 상담할 수 있는 상대는...!

 

잘도... 잘도...

왜 그래?

잘도 내게 줄창 기대더라, 엉?

 

지, 진짜야?

진짜야, 는 무슨!

사쿠라죠우스이에서 탄 할머니가

참 사이좋은 부부네요, 같은 소릴 들은
내 굴욕을

어떻게 해줄 거야!

마오 씨, 유사 씨.

치, 치이 쨩?

뭐 하고 계세요, 이런 데서?

아, 응, 그, 잠깐 쇼핑을 좀...

 

치이 언니,

잘 잤어요.

잘 잤니, 아라스 라무스 쨩.

어디 외출하고 왔니?

아빠랑 엄마랑 피크닉.

 

피크니...

 

오늘 엄마랑 아빠랑 같이 잘 거야!

 

마오 씨랑 유사 씨가?

아니야, 치호 쨩!

그런 게 아니라!

진정해, 치이 쨩!

나랑 에미가 같이 잘 리가 없잖아!

이불, 살 거야.

이... 불...!

 

호, 혹시, 정말로,
가, 가가, 가조, 가족...!

유사 씨네 아파트로 이사해서...!

 

치이 쨩!

치호 쨩, 진정하고 생각해!

이런 녀석이랑 같이 살 리 없잖아!

이쪽이야말로 거절이야!

하, 하지만 저,
두 분이 그렇게 정하셨다면,

아무것도...

 

아빠랑 엄마, 싸움 싫어!

 

우, 울지 마, 아라스 라무스!

딱히 싸우고 있는 거 아니거든? 응?

마왕님?

에밀리아에 사사키 씨까지?

대체 무슨 소란이죠?

 

그런가요.

아라스 라무스 쨩이
자고 갈 용도의 이불을.

그렇다고 말했잖아.

하지만 놀랐네요,

마오 씨랑 두 사람이 정말 가족 같아서.

-그런 말 말아줘.
-그런 말 말아줘.

호흡도 딱 맞네요.

그래서 마왕님?

어땠습니까?

정작 이불 쪽은?

아, 그걸 네게 의논하려고
에미도 같이 와달라고 했어.

그렇단 건 나름 가격이 나간단 거군요.

뭐, 일단 오늘은 다행이군요.

그러고 보니 아시야,

너 아까 어디에 전화했었어?

그게, 벨과 연락이 닿지 않아
하도 곤란해서,

어떻게 할지
스즈키 씨한테 상담 전화를...

벨이?

 

벨?

잠깐, 벨?

 

역시 우동의 나라로 떠난 건가.

 

스즈노 씨, 계세요?

 

열게요.

 

스즈노 씨...?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설마, 스즈노, 너...

악어 카레를 카레 우동으로 해서...?

그래,

카레 우동 국물이 튀어서,

좋아했던 기모노가...!

 

그래서...

쇼크로 한동안 우동은 먹지 않겠다고?

말해주셨으면 얼룩 지우는 방법을...

이런 한심한 얘길 남에게 할 수 있겠어?

하지만 그런 걸로...

그런 거라고 하지 마!

정말로 쇼크였단 말이다!

한 번 자고 가는 일이
이렇게 험난하구나.

그러게요.

 

그래서, 이불은 다음 주에
다시 한번 사러 가게 됐어.

 

왜 그래?

나...

나 자신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릴 것 같아.

뭐?

휴대전화 없는 시절의 사람들은

계속 이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살았을까?

 

사실은 나도 이제 모르겠어,

마왕을 쓰러트려야 할지.

고민이 될 땐
부부라면 이런 말을 한대요.

잠깐 본가에 돌아갈게요, 라고요.

부부 아냐!

 

하지만 그렇구나...

 

한번 엔테이슬라에 돌아가서

마음의 정리를 하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