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성을 지켜라!

 

왕태자 전하의 탈출은 아직이냐?

어린 왕자들의 발로는 그리 간단히는...

 

아무튼 여길 사수하자.

신호의 종이 울릴 때까지!

 

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

 

가르크하인 국 황제,

아르노르트 하인.

 

가자!

응!

 

이 인생은 있는 힘껏 살았어...

 

하지만...

다음에야말로,

다음에야말로...

 

리셰 일름가르드 베르투나!

왕태자의 약혼자로서 당치도 않을 만큼
음습한 계집년.

오늘 지금부로 나는

네 녀석과의 약혼을 파기한다!

 

네, 알겠습니다.

 

아니, 잠깐, 약혼 파기라고?

이제부터 자신이 어떻게 되는지
신경 쓰일 텐데?

아니요, 전혀.

 

실례하겠사옵니다.

뭐?

이, 이봐, 리셰!

어디 가는 거냐!

얘길 좀 들어!

역시 돌아왔구나.
얘길 좀 들어!

역시 돌아왔구나.
네 죄상을 낱낱이 고하는 대본을

일주일이나 생각했단 말이다!

들으라고, 이봐!

야, 돌아와!

이 뒤의 처우라면 알고 있어.
야, 돌아와!

이 뒤의 처우라면 알고 있어.
얘길 좀 들어!

 

그야...

 

다시 시작하는 인생도
이걸로 7회차인걸.

 

루프 7번째인 악역 영애는,
전 적국에서 자유롭고 마음 편한
신부 생활만끽한다

 

지금도 뚜렷하게 떠올릴 수 있다,

첫 번째 인생에서의 일은.

리셰 일름가르트 베르투나!

왕태자의 약혼자로서 당치도 않을 만큼
음습한 계집년.

오늘 지금부로 나는

네 녀석과의 약혼을 파기한다!

 

야, 약혼 파기?

그런... 어째서?

또한 너를 국외 추방시키겠다.

디트리히 전하,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십니까?

지금부터 네 죄상을 낱낱이 읽어주마.

죄상?

 

우리 공작가는
왕가에 충성을 맹세한 몸.

외동딸인 네가 그걸 배신할 줄이야.

부끄러운 줄 알거라, 리셰.

 

누명입니다!

부디 들어주세요!

 

아버님, 어머님!

 

약혼을 파기당하고,
가족에게도 외면당하고,

입은 옷 외엔 아무것도 없이

정처없이 떠돌았다.

 

앞으로 어떡해야...

 

땅바닥이나 바라보고 있으면
재밌나, 아가씨?

 

그런 때였다,

행상 일행을 만난 건.

 

왠지 사연이 있는 모양이군.

옆나라까지 가는 마차다만
타고 갈 테냐?

괜찮겠어, 회장?

미인 상대로는
홀라당 속아넘어가버리잖아.

 

이 사람들, 상인?

그치, 그래서 걱정이란 말이지.
이 사람들, 상인?

바보야, 내 사람 보는 눈을
얕보지 말라니까.

 

달빛만으로 이만큼이나
훌륭한 광택이 드러나는 실크,

비슈크루하 산이로군.

 

왕족, 아니면 공작가의 영애쯤 되려나.

그런 귀한집 아가씨께서 이런 한밤...

저기!

 

이 반지, 매입해주시지 않겠어요?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팔고 하는 게 아니야.

자신들의 마음이 끓어오르고
뜨거워질 만한 물건을

같은 열의로
공유할 수 있는 사람에게 팔지.

파는 쪽도 사는 쪽도
그 물건을 사랑하고

그 매매로 이익을 낳는다.

그것이 우리들,
아리아 상회의 신조다.

 

그 표정, 재밌겠다고 생각한 거지?

그, 그건...

앞으로의 인생,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

모처럼이야,

앞으로 상인을 목표로 해보는 건 어때?

제가 말인가요?

생각해본 적도 없었습니다만.

갑갑한 왕태자비의 운명에서
정식으로 해방되었잖아.

당신은 어디에든 갈 수 있어,

자유롭고 마음 편하게 말이지.

 

자유롭고... 마음 편하게...

 

당신에게는 보는 눈이 있어.

거기다,

이렇게 마음씨 좋은 대상을 우연히 만나는
그런 최고의 운까지 가지고 있잖아.

당신이 상인이 되면

제법 재밌을 것 같군.

 

함께 갈 테야?

부탁드립니다!

제게 장사를 알려주세요!

 

첫 번째 인생,

나는 탈리 회장 밑에서 장사를 배웠다.

 

그리고,

상인으로서 독립하여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모든 나라를 여행하는 꿈도 생겼다.

 

남은 나라도 이제 하나밖에
안 남게 되었을 때,

머지않아 발생한 전쟁에 말려들어서

나는 목숨을 잃고 말았다.

 

리셰 일름가르드 베르투나!

왕태자의 약혼자로서 당치도 않을 만큼
음습한 계집년.

오늘 지금부로 나는

네 녀석과의 약혼을 파기한다!

디트리히, 전하...?

 

어떻게 된 거지?

 

드레스도 반지도 그때 그대로.

 

이건... 꿈?

또한 너를 국외 추방시키겠다.

 

아파...

 

나와의 약혼 파기가 그렇게나 슬픈가?

꿈이 아니야.
그렇군, 그렇군.

그렇다면 서둘러야 해.

저택에 못 들어가게 돼버릴 거야.

 

실례하겠사옵니다.

 

이, 이봐, 리셰?

어딜 가는 거냐?

얘길 좀 들어!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네 죄상을 낱낱이 고하는 대본을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일주일이나 생각했단 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일주일이나 생각했단 말이다!
한 번 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들으라고!
한 번 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거기 서, 돌아와!
한 번 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이 밤의 유일한 후회는

자신의 재산을 들고 나오지 못했던 것.

 

장사의 밑천이 있으면

좀 더 빨리 사업을 확대시킬 수 있었어.

 

아리아 상회 사람들을,

탈리 회장을 한 번 더 만나서...!

 

하지만,

이미 상회의 마차는 떠나버린 뒤였다.

 

거짓말,

집에 돌아가서 짐을 챙긴 탓?

 

할머님으로부터 받은
이국의 약초 도감?

 

전과 다르게 밑천은 있어.

그렇다면, 뭘 하느냐겠지.

 

두 번째 인생에선

개인 재산을 판 돈으로 바다를 건너

약학을 배우기로 했다.

 

약초의 유통에 관한 정보나

역병의 유행 시기 등,

첫 번째 인생에서 경험한 게
크게 도움이 됐다.

 

어느 날엔 북쪽 나라에 가서

병약한 왕자를 구한 적도 있었다.

 

상당히 안색이 좋아졌구나, 카일.

고마워, 베르투나.

오늘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상태가 좋아.

네 약 덕분이야.

다행입니다.

 

약사로서의 인생도 충실했고,

무척 하는 보람이 있었어.

하지만,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도 또,

전쟁에 말려들어서 죽게 되었다.

 

리셰 일름가르드 베르투나!

왕태자의 약혼자로서 당치도 않을 만큼
음습한 계집년.

오늘 지금부로 나는

네 녀석과의 약혼을...

잘 알겠습니다.

뭘 말이냐!

 

세 번째 인생에서 목표로 한 건

지난번 인생에서 알게 된
어느 특별한 학문의 길.

 

그리고 그 길의 천재 학자,

내게 있어선 두 번째 인생에서
면식이 있는 그리운 얼굴,

미셸 에반 선생님.

 

아무리 이론이 완벽하다고 생각되어도

반드시 반복해서 실험을 해서

그걸 기반으로 결론을 내야만 해.

네, 선생님!

너는 정말로 즐거운 듯이
연구하는구나.

새로운 걸 배우는 건
무척 두근두근거려요.

세상이 넓어지고,

어제까지의 경치마저
다르게 보이니까요!

 

그 후 선생님과 헤어져

혼자서 연구를 계속하던 나는

또 다시,

전쟁에 말려들어서 죽고 말았다.

 

시녀로서 공작가에 고용됐던
네 번째 인생도,

남장해서 기사가 되어 싸웠던
여섯 번째도,

어느 인생이든 충실했었고

무척 즐거웠다.

 

하지만...

 

새로운 인생에서 5년이 지나면,

난 반드시 죽고 만다.

 

설령 전쟁에 말려들어서
죽지 않았더라도,

과로사 직전의 바쁜 생활이었어.

 

반복하는 것도 벌써 일곱 번째,

이번엔 느긋하게 빈둥빈둥
인생을 만끽하고 싶어.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에야말로 오래 살고 말 거야!

 

그러고 보니,

지금까진 정면 입구로 나갔었는데...

 

지금의 나라면...

이쪽이 더 빨라...!

 

죄, 죄송...

...합니다...

 

상당한 기세로 달려들...

 

황제 아르노르트 하인!

 

날 알고 있나?

이 나라에 온 건 처음이다만.

 

저는,

리셰 일름가르드 베르투나라고 합니다.

만나뵙게 되는 건 처음입니다만,

당신의 소문은 전부터 들었는지라.

조금 전, 나를 황제라고 불렀지?

 

아버지 황제께선 존명하시고,

난 아직 황태자의 신분이다만?

저기...

 

송구스럽사옵니다, 황태자 전하.

당황했었다곤 하나,

대단히 실례되는 실언을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저,
약혼 파기 당해서 매우 바쁘오니,

이만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약혼 파기?

 

이봐...

 

좋았어.

 

무슨 일 있었습니까?

 

올리버,

말을 준비해라.

알겠습니다.

뭘 하실 생각이신지?

 

황태자의 귀환

 

이 몸은 지구력이 너무 없어.

이번에도 단련해야겠어.

 

아니, 하지만...

 

내가 일주일 동안 생각한
걸작이란 말이다!

-디트리히 전하, 리셰 님이십니다!
-리셰!

-디트리히 전하, 리셰 님이십니다!
-리세, 너...!

뭐라고?

비켜!

어이, 지나가게 비켜라!

 

늦었구나, 리셰.

이 이상 사랑하는 나의 입에서

단죄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은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될 거다.

악녀에 대한 정의의 철퇴를 내리는 것도

차기 국왕이 될 나의 역할이니 말이다!

제때 오지 못한 데다가,
차기 국왕이 될 나의 역할이니 말이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도
최악의 타이밍이야.

차라리 첫 번째 때 정도로 늦었으면

뭐?
차라리 첫 번째 때 정도로 늦었으면

뭐?
얼굴은 안 보고 넘어갔을 텐데.

뭘 중얼중얼 거리는 거지?
얼굴은 안 보고 넘어갔을 텐데.

 

역시 그렇군.

 

밤 연회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내심으론 상당히
슬퍼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군.

네?

내게 약혼 파기 당한게 슬프고도 슬퍼서
어쩔 줄 모르는 거겠지.

상심한 채로 헤매어 돌아다녔던 것쯤

나 정도 되면 한눈에 알 수 있지.

드레스는 진흙투성이로
만신창이잖느냐.

내게 약혼 파기 당한 슬픔으로
이러한 꼴이...

바보 아니십니까?

뭣?

슬픔으로 드레스는
더럽혀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당신으로부터
약혼 파기 당해도 슬프지 않습니다.

뭐, 뭐라고?

왕태자님께선
리셰 아가씨께 차여버리신 걸까?

하지만 리셰 님쪽이
약혼 파기 당했다는 얘기 아냐?

그런 것 치고는 왕태자님이 더
상처받은 걸로 보이는데?

 

그렇긴 해!

 

네놈들이 버릇없구나, 평민 주제에!

정말, 이 사람과 결혼할 인생을
보내지 않게 되어 다행이야.

 

전하,

국민은 당신이 지키고
어여삐 여기셔야 할 존재입니다.

그러한 말씀은 아니되십니다.

태도를 고쳐야할 건 네쪽이다.

용서해주십시오, 라고
빌 생각은 없느냐?

아니요, 전혀.

오히려 약혼 파기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가득한지라.

뭐라고?

 

나, 날 웃음거리로 삼지 마라!

맞아요!

너무하셔요, 리셰 님.

부디 저의 소중한 디트리히 전하를

이 이상 상처주지 말아주세요!

마리 님?

리셰, 너는 나의 귀여운 마리를
괴롭혀서 울렸지?

전부 다 들었다!

너와 같은 성격이 비뚤어진 여자가

왕비 따위가 될 줄 알았느냐?

 

부디 안심하시지요.

약혼 파기의 명,
틀림없이 받잡겠사옵니다.

앞으로 일절 당신 앞에
제가 모습을 드러낼 일은 없습니다.

뭐라고?

 

어릴 적부터 왕태자의 약혼자라는
입장만이 제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이었고,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찾을 수 있다,

그걸 알게 됐으니 이제 됐습니다.

뭐?

대체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거지?

 

내 인생에 당신의 존재는 필요없어.

 

디트리히 님!

 

너무하셔요, 리셰 님.

마리 님,

어떤 거짓말로 절 모함하든 간에

당신에 대한 분노는 없습니다.

 

전하와의 결혼은
가족분들을 위해서지요?

어떻게 그걸...?

하지만 잊지 마세요.

미래는 당신 스스로가 바라는 것이
아니어서야 의미가 없어요.

 

제가... 바라는 것...?

 

가족분들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과

당신 스스로가 행복해지는 것은
양립할 수 있을 겁니다.

 

가족분들도 마리 님도 웃을 수 있는

그런 인생을 걸어주세요.

 

자,

그럼 방해꾼은 사라지겠사오니.

 

리셰 님!

 

첫 번째 인생 때와 똑같이
입은 옷 외엔 아무것도 없이.

기다려, 리셰!
첫 번째 인생 때와 똑같이
입은 옷 외엔 아무것도 없이.

어이, 기사들아, 리셰를 붙잡아라!
첫 번째 인생 때와 똑같이
입은 옷 외엔 아무것도 없이.

자, 이제부터 어떡할까.

네!
자, 이제부터 어떡할까.

자, 이제부터 어떡할까.

저기, 리셰 님...!

잠시 시간을...!

 

역시 상당한 실력자인 모양이군.

 

그 검술,

대체 어디서 익힌 거지?

아르노르트 하인?

 

비밀입니다.

그리고 당신께
칭찬받을 정도는 아닙니다.

 

지금의 일격도
명백하게 봐주신 거잖습니까.

 

어이, 너, 뭐 하는 놈이야!

리셰에게서 떨어져!

여러분은 그대로 계시길.

가르크하인 국의 황태자 전하와
소동이 일어나게 놔둘 순 없습니다.

 

가르크하인 국의 황태자?

단신으로 적 기사단을 전멸시켰다던
괴물 황태자야!

그만해요, 당신도 죽겠어요.

 

아르노르트 전하,

용무를 여쭈어도 될는지?

단순한 유희로 검을 뽑으신 건
아니겠지요?

그래.

 

여섯 번째의 인생의 나를 죽인 남자.

 

언젠가 이 사람이
전세계를 말려들게 하는 전쟁을 일으킨다,

내가 목숨을 잃는 원인이 되는 전쟁을.

 

무, 무얼 하고 계신 겁니까!

 

귀하에 대한 갑작스런 무례를 사과하지.

 

그리고 바라건대

부디...

 

부디, 내 아내가 되어줬으면 하는군.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