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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행상인 아재...

고개 하나만
넘어가면 된다더니만

셋이나 넘어와버렸잖아

 

형님은 또
별 희한한 걸 다 배워버렸네...

 

도로로,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도
어디서 말 좀 얻어둘 걸 그랬어

 

만일 이 마을에 도공이 없더라도

나는 더 못 걷는다?

 

안 돼

이게 필요해

 

여기에 없으면

또 걷는다

 

나도 알아, 안다고~

방금 거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니까

그런가

 

분명, "무네츠나"라고 했지?
그 도공

 

좋아~

가보자고, 형님

 

이 세상을 등지고

 

뱃속에서 꿈틀대고 있지

 

내장을 먹어치우고서

 

검붉게 넘쳐흐르고 있어

 

그을린 피부를 찢어낼 때까지

끓어오르는 어둠의 속에는

빛이 있고

 

멀찍이 목소리를 서로 확인하고

 

젖은 손가락으로 쓰다듬듯이

언젠가 너와 맞닿아서

 

어둠의 속에는 빛이 있고

 

멀찍이 목소리를 서로 확인하고

 

젖은 손가락으로 쓰다듬듯이

언젠가 너와 맞닿아서

보여줄게

 

sub by kairan

 

아마노쟈쿠의 권
제19화

 

무네츠나?

그 사람이라면
마을 외곽에 살고 있지

정말이야!?

그래

그런데, 댁

설마 칼이라도 두드려달라고
가려는 건 아니겠지?

어?

그래도 굉장한 명공이라며?

 

그 인간한테
그런 굉장한 실력은 없다고~

잠깐만 있어 봐

우리가 듣던 거랑은 다른데?

저기 있는 손도끼를 벼려달라 했었는데
전혀 대단할 게 없더라니까

 

그런 건 둘째 치더라도

거기 살고 있는
오코와라는 처자가

또 성격이랑 생긴 것도
못 봐줄 정도인지라

전부터 영 맘에 안 들어서 말야~

 

네~

나갑니다요, 나가!

 

어차피 또 아빠한테
불평이나 하려고 온 거겠지...

 

어라, 뉘신지?

여기가...

 

무네츠나라는 사람의 집이야?

 

무네츠나는 우리 아부지인데

그럼, 그쪽이 오코와?

그런데...

 

실은, 여행하는 도중에
댁네 아빠가 이름난 도공이라고

전해 듣고 온 건데

아, 손님이셨네!

아부지는
이 나라 최고의 도공이시지!

 

응...

근데, 그게...

마을 녀석들이 말야...

나 참!

여기 사는 인간들은
진짜 솔직하질 못하단 말야

그런 주제에
만날 아부지를 찾아오질 않나...

 

그럼, 정말 실력은 좋은 거지?

 

그걸 말이라고 하나!

 

그럼 형님의 이 칼도
다시 벼릴 수 있겠어?

 

꽤나 혹사시킨 칼이네 그려...

 

아, 형님!

 

오코와...

뭐..뭐 하는 짓이야, 당신!?

 

형님, 그 짓 하지 말라니깐!

왜지?

아무튼 하면 안 된다니깐!

어째서지?

어째서고 자시고 안 된다고!

자시고..가 뭐지?

 

두드리고 계실 때
함부로 말 걸면 혼쭐 나

잠깐만 기다리고 있그라

 

이런 때에는
첫인상이 중요한 거니께~

칼은 꺼내둬!

 

형님, 재밌는 게 있는데!

 

아부지

손님 오셨어

 

칼을 벼려달래

아마, 나를 색시로 받아갈
생각인 걸 거야~

 

이것들아!

어이...

아, 아부지
화내면 안 된다고~

이런 때에는
첫인상이 중요한 거니께...

 

그 칼...

 

너...

지금껏 뭘 베어 온 거냐?

 

웬일이래?

칼을 공양하러 가다니
난생 처음 보는데

 

너는 몰라도 된다

 

여기 본존은
비사문천 님이시지

아부지나 마을 사람들 모두가
신앙하고 있거든

 

그 삐죽이 가면은
또 다른 대장장이의 신님이지만

에, 이것도?

생긴 게 이 모양인데?

 

그건 아궁이에
불을 뿜을 때의 얼굴~

불을 뿜을 때?

액운을 쫓아내는 존재로서
대대로 우리 집안에 내려오는

무척~이나 보배로운 것이지!

 

불을 뿜는 남자?

삐죽이?

 

누가 이런 표정을 짓겠냐고~

 

형님, 왜 그래?

 

어이

 

칼을 이 거치대에 올려라

 

형님, 뭐..뭐 하는 거야?

 

뭘...?

참~

장난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옴 베이 시라만다야 소와카…

 

지쳤다~

 

무네츠나 아재가

칼이 다 되면
여기로 가져와주겠대

칼이...

여기에 온다...?

 

그래~

그때까지 느긋하게 지내자고

다시 벼리는 값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았고

푹 쉬면서 기다리자~

 

필요 없어

 

역시 피로가 쌓였나 보네

칼이 필요 없단 소리로
들렸지 뭐야

 

필..요..없..어...

 

뭐라는 거야?!

칼이 없으면
귀신한테서 몸을 못 돌려받잖아!!

 

햐쿠 님, 도로로

오코와인데

 

들어오세요

 

햐쿠 님?

 

배고플까 해서

만들어 가져왔지!

 

거 고마운 소리네!

마침 배고픈 참이었거든!

 

와, 맛나겠다~

 

이것아!

도로로

이런 건 서방님이
먼저 드시는 법이제

 

뭐?

서방님은 또 누구여?

 

이봐, 이봐...

형님은 나랑 중요한 여행을
하고 있는 도중이라고?

칼이 고쳐지면
여기 떠날 거거든?

따라 나갈 각오는
이미 되어 있지~

바보야!

그냥 여행이 아니라고!

형님이랑 여행할 수 있는 건
나 정도뿐이거든!

 

걱정할 거 없지!

나는 이 나라 으뜸 가는 도공,
무네츠나의 딸내미니까!

 

아, 진짜~

형님도 뭐라고 좀 해줘 봐!

오코와랑은
같이 있어줄 수 없다고 말야

 

오코와랑 같이 있는다

 

햐쿠 님~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마라, 형님...

 

진심이야

뭐~!?

그럼 여행은?

 

그만둔다

돌아오지 않은 몸은?

 

필요 없어

이대로도.. 괜찮아

 

몸?

그쯤 안 하면
아무리 나라도 화낸다?

 

진심

 

그럼 나는 어쩔 건데!

이제 같이 있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 아니~
햐쿠 님~

나는 개의치 않아

도로로도
같이 있어도 된다니께

 

한 번 더 말해 봐라...

 

도로로는
같이 있지 않아도 돼

 

그럼 멋대로 하시든가!

형님이랑은 절교야!

이 바보 멍텅구리 자식아!

 

알겠어!?

형님이랑 오코와가
함께 산다는 거

난 엄-청 기쁘거든!?

 

어라?

내가 지금 뭐랬지?

도로로~

보면 볼수록
이렇게 어울릴 수가 없다고!!

고마우이~

기뻐라!

 

조용하다고!

진짜 니 말이 다 맞아!

도로로~

 

구시렁 구시렁...

 

햐쿠 님의 초밥을!

 

도로로, 울어버렸네요

 

도로로가 기뻐 보인다

 

형님, 이 바보 녀석...

이제 형님같은 건
어찌 돼도 난 모른다

 

뭐지?

 

딱하기도 해라

이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지

참말로 이게 다 뭔 일이래

앞날이 깜깜하구먼~

 

고마우이~

고마워요

 

햐쿠 님이랑 혼례를 올릴 거라고
마을 사람들한테 말하니까

일이 이렇게 돼버렸지 뭔가!

오코와

 

옷이 날개라고 하지만

오코와가 입으면
아주 참 별꼴이겠지~

내 부를 때까지 기다리고 있그라

예, 예~

 

정말이지, 다들 여전하시네~

잘 됐네, 오코와

전부터 얼른 시집 가버리지 싶었다

혼례 잘 올리면 좋겠네

 

고맙다...

왠지 갑자기 솔직해졌네

혼례란 건...

뭐지?

 

햐쿠 님이랑 내가
부부가 되는 거 아니겠어요

 

부부...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

날은 내일로 잡았제!

 

그건 아무리 그래도...

알았다

 

기다리지 못할까, 이것들아~!

 

뭔 놈의 혼례야!

그런 건 내가 가장 먼저
축하해주지 않으면 안 되잖아!

 

알겠어?

누가...!

뭐라 하든!

형님은!

오코와랑!

행복해지라고!

 

행복해질게, 도로로~

 

제기랄~

내가 진짜 왜 이러는 거야?

 

요놈, 또 멋대로 먹네!

 

도로로

괜찮다

 

형님...

오코와랑...

부부가 된다

 

형님...!

 

도로로...

기뻐 보인다

 

뭐냐고, 형님 녀석!

 

완전히 오코와한테 푹 빠져가지곤!

 

그렇게나 저게 취향이었냐?

 

좋다 이거야!

그렇다면
나한테도 다 생각이 있거든?

 

도로로...

아이고~
별꼴이야, 별꼴!

얘도 참 왜 이 모양이래~

모처럼 입은 옷이
하나도 안 어울리네!

 

햐쿠 님~

저쪽 보고 있어야지!

 

어쩜 이렇게 꼴불견인지 몰라!

-칼이 여기에 온다...
-이러니 신랑이 불쌍해서 어쩌나!

 

칼이 필요 없다면
내가 버려주지!

 

진짜 버려버릴 거거든?

 

뭐 하고 있는 거냐?

 

사람 놀래키지 말라고!

네가 할 소리냐

 

이거...

형님의 새 칼...?

아직 다 되지는 않았다만

만일을 위해
불제를 하고 있었지

 

그래서, 그놈을 어쩔 셈이냐?

 

그래서 칼을 버리려 한 건가

 

형님은 갑자기
의욕을 잃어버리질 않나

나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싸지르지 않나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어서...

 

형님은...

내 마음 같은 건
조금도 헤아리지 못해

 

나...

형님이랑 만나고
수도 없이 도움을 받았거든

그러니까 앞으로 형님이 괴로울 때는
반드시 내가 구해주겠다고...

결심했는데...

 

그랬는데...

왜 여행을 관두겠단
소리를 하는 거냐고...

 

데리러 왔어

 

요전에 막
데리러와준 참이었잖아

 

바보 녀석...!

 

내가 또 어느샌가 잠들어버린 건가

 

정신 사납다

아, 미안...

 

아재는...
오코와의 혼례에는 안 가는 거야?

 

도공한테 있어
칼보다 우선시해야 할 건 없다

오코와도 잘 알고 있지

어지간히도 칼이 좋나 보구만

너는 싫어하나?

 

나는 사무라이를 싫어하거든

그래서 사람을 죽이는
칼도 좋아하진 않아

 

나라고 살인자를
좋아할 리가 있나

 

내 이상은 다툼을 멈출
칼을 만드는 거다

그것을 본 상대가 순식간에
당해낼 수 없다고 느낄 칼을 말이야

그런 걸 만들 수 있는 거야?

그리 쉽지는 않을 테지

 

살아 있는 동안
완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알고 있는 것은...

힘을 쓸 방법을
그르쳐서는 안 된다는 것뿐이다

 

나...

역시 형님의 곁에
붙어 있어줘야겠어

 

그것도, 마음에도 없는 소리냐?

그렇지 않다고!

 

어라?

그러고 보니, 나...

계속 생각하는 그대로
말하고 있었잖아

 

왜 여기서는
평범하게 말할 수 있지?

 

그보다...

언제부터 반대로 말하게 된 거래?

 

형님은...

형님은...!

언제부터 이상했더라?!

 

그 절이다!

 

자~!

둘이서 절에 가자고~!

왜지...?

 

불전에서 식을 올리니 그렇지!

그 뒤에 마을 사람들
모두가 축하해줄 거야...!

칼이 여기 온다

 

절에 갔다 돌아오면
칼도 올 테니까~!

칼이 여기 온다

 

혹시 네 짓이냐?

 

역시 그랬어!

 

도로로?

형님!

 

뭐야, 저 괴물은!?

 

아마 우리가 이상해져버린 건
저녀석 때문일 거야!

붙잡아버리자!

 

아냐, 아냐!

저쪽, 저쪽!

 

아니라니까!

형님, 저쪽!

 

햐쿠 님!
뭐 하는 건데!?

 

도로로...!

 

형님...

 

도로로가 죽어버리겠어!

햐쿠 님!

 

도로로!

괜찮아?

 

도로로...!

 

형님...

미안해

의심해버려서

 

설마 정말로 있었을 줄이야

 

전~부 이 괴물 때문이었구나

 

이 절에는

옛날에 마을에서 한껏 못된 짓을 벌였던
아마노쟈쿠가 봉인되어 있다는

그런 구전이 있었지

 

우리가...

정말로 액막이의 힘으로
보호받고 있었던 거구나

 

그런데...

이녀석은 또 언제부터
나돌아다니게 된 거래?

 

글쎄다

 

그럼 어디~

햐쿠 님이랑 도로로도
화해했겠다!

이걸로 거릴 것 없이
혼례..를...

 

괴물 때문에~

모두가 반대되는 소리를 했지

 

그렇..다는 건

도로로 님이랑 햐쿠 님도?

 

그렇게 된 거였지라

햐쿠 님은 잘못 없다네

 

죄송했습니다

 

오코와, 그런 녀석이랑
혼례를 올릴 필요는 없어!

 

지금껏 쭉 생각해왔던 걸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지

이 무뚝뚝한 상판대기보다

내가 반드시
너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겠어!

나랑 부부가 돼주지 않겠냐!?

 

뭐야, 이게~

 

오코와가 기뻐 보인다

 

굉장하다~

 

내 말했지 않나!

아부지는
이 나라 으뜸 가는 도공이라고!

 

칼이.. 왔다

 

어때, 맘에 들었어?

 

형님, 기뻐 보이네

 

내가...

기뻐 보인다

 

이녀석들은...

여간내기들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가혹한 운명을 밟아 온 거다

분명 앞으로도 그럴 테지

뭐가 어찌 되건
네가 파고들 여지 따윈 없었을 거다

 

그야 저런 괴물들만 상대해왔다면
따라갈 수 있을 턱이 없지

 

햐쿠 님!

이제 남한테
막 이마 부비적대고 그럼 안 된다?

어째서지?

 

-어째서고 자시고 안 된다고!

 

자시고가 뭐지?

 

나중에 가르쳐줄게!

 

그럼, 슬슬 가볼까!

형님

 

도로로도 같이다

 

당연하잖아~

형님이랑 같이 여행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니까!

 

둘이, 기뻐 보인다

 

구원 따윈 없어

태어나버린

일그러진 마음의 형태에

그러나 용맹한 고동이 외치고

돌아보지는 않아

수라의 길이라 할지라도

시들어가는 계절 같은 것은 넘어서

분명한 답을 찾아 헤맸지

 

추한 모습에

그 고통마저 깨닫지 못한 채

우리는

이 가죽까지도 벗겨내버린 거야

 

아아, 언제나

어리석음에 꾸짖음 당하고 있어

하지만 말야, 괴로워져서

끝나지 않을 밤이라면

분명 의심하지 않을 당신은

저주받은 세상도 사랑할 수 있을 테니

모든 것을 짊어진 지금

되찾는 거야

 

아마노쟈쿠
 

아마노쟈쿠
계속

sub by kai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