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제목 with Caption Creator 4

나오, 아침이야!

슬슬 일어나.

 

얼른... 못 일어날까!

 

할머니...

시트 빨 거니까 얼른 일어나.

아직 5시 반인데.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

늙은이의 아침은 이른 법이야.

오늘도 아침 연습, 갈 거지?

응.

 

푸른 오케스트라

그러니까 그건 하며 변명만 하고

하지만 그건 하며 우는소리만 하고

거짓된 가면으로 변한

나는 대체 누굴까?

몇 개나 되는 타이틀이 붙은
나날과의 만남

마치 다른 사람을 살고 있는 듯해

네가 주었던 노래는
내일로 인도해 주었어

기사회생

가슴 속에 그리며

손톱을 물어뜯으며

기다리는 날은 작별이야

보이지 않는 상처까지도

사랑하며 지금 데리고 나가줄게

 

흔해빠진 이 프레이즈도

너와 붙인 멜로디라면

내세에도 사랑받을 수 있는
노래가 될 것만 같아

그런 마음 이어서

선율을 연주해나가네

다다를 수 있을까
큰 함성이 기다리는 미래

 

제11화 결전 전야

잘 잤어, 할아버지.
제11화 결전 전야

얼른 밥 먹거라.

 

할머니,

TKG라고 알아?

T...?

가수나 뭐 그런 거냐?

계란(Tamago) 얹은(Kake)
(Gohan)이래.

 

저번에 야마다가 가르쳐 줬어.

아, 그 미역머리 보이 말이지.

그러고 보니

어제도 늦게까지 바이올린,
연습한 모양이던데?

 

미안, 시끄러웠어?

시끄러울 것 같니?

이 할미, 지금은
네 바이올린 안 들으면 잠 못 잘 정도야.

곧 있으면 중요한 시험이 있다며?

응.

뭐, 나오라면
누구에게도 안 질 거야.

대대로 우리 가계는 말이지,
승부에 강하니까.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응, 힘내렴.

할미가 연주회,
무척 기대하고 있으니까.

응.

 

다녀오렴!

 

6월 하순, 화요일.

오디션 사흘 전.

그런데 난...

수학 보충 수업

프린트 다 끝내면
교무실로 제출하도록.

 

망할,

얼른 연습하고 싶은데.

어라, 아오노 군?

 

사에키.

너도 쪽지시험 낙제점이었어?

시끄럽네.

안 그럼 이런 데 안 있지.

아오노 군도 낙제점 받기도 하는구나.

뭘 이겼다는 표정 짓는 거야!

너도잖아.

아니 근데, 옆에 앉지 말라고!

뭐 어때, 딱히.

거기,

조용히 풀어.

죄송합니다!

 

망할...

 

악기의 소리...

 

집중!

 

어라?

아오노 군이랑 사에키는?

오늘은 보충 수업 때문에
늦는 모양이에요.

보충 수업?

뭐야, 그 녀석들.

바이올린 잘하면서
공부는 못하는 거야?

 

다 됐다!

 

아니, 이제 우리밖에 안 남았잖아.

 

얼른 부활동하러...

 

뭐야, 너?

거의 백지잖아.

응,

문제 지문의 한자를 못 읽겠거든.

한자?

뭐야, 너, 국어도 못해?

응.

나, 12살까지 독일에 있었으니까.

 

독일.

 

독일?

너, 독일인?

일본인인데.

할아버지는 독일인이고,

이미 돌아가셨지만.

 

그랬었구나.

그래서 분위기 파악 못할 때가
있고 그랬구나.

아오노 군은
상당히 실례할 때가 있더라.

일본어, 말은 할 수 있는데,

쓰고 읽고 하는 게
아직 좀 자신 없어.

 

그런 면에서 음악은 참 좋지?

말로 안 해도 전해지는 게 많으니까.

 

아직 일본어를 잘 못해서 곤란했을 때,

악기 하면서 위안이 된 적도 많았어.

 

이 녀석도 이래저래 고생했구나.

 

야, 야, 독일어로 뭐 말 좀 해봐 봐.

응, 싫어.

뭐 어때, 조금 정돈?

인사는 구텐탁? 뭐 그런 그러지?

글쎄.

뭐야!

 

이리 줘!

 

읽는 법 적어줄게.

히라가나 정도는 읽을 줄 알지?

 

응.

교무실

그래, 수고했다.

열심히 했구나.

-네.
-네.

부활동이 바쁜 것도 이해하지만,

공부도 빼먹지 말고.

-네.
-네.

 

고마워.

아오노 군 덕분에
어찌어찌 부활동에 갈 수 있겠네.

됐어.

하지만 나 같은 거 두고
먼저 부활동 가도 됐는데.

 

그러면 페어 하지 않잖아?

 

사흘 후의 오디션,

네가 졌을 때에
변명 듣고 싶지 않으니까.

변명 같은 거 안 할 거고,

그보다, 안 질 거야.

글쎄.

왠지,

들떠있네, 나.

난 음악에 적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건 괜찮지 않나 하고.

 

먼저 음악실에 도착한 쪽이
이기는 거야!

 

스탑.

 

한 번 더 처음부터.

네!

 

벌써 합주 연습 시작했잖아!

어떡하지?

못 들어가겠어.

다음에 연주가 멈추면 들어가자.

 

스탑.

 

-지금이다!
-지금이다!

 

실례합니다.

 

실례합니다.

 

돌아왔구나, 보충 수업 콤비!

 

들켰네.

뭐냐, 너희들?

 

자리에 없었나?

 

사에키와...

너, 이름은?

 

1학년 아오노입니다.

앉아라.

 

나...

이름조차...

기억 안 해주고 있었구나...

 

오디션까지 앞으로 사흘 남았습니다.

참가하는 사람들은
긴장되기 시작할 쯤이라 생각하지만,

초조해하지 말고
평소대로의 연주를 명심해 주세요.

네!

 

수고, 아오노.

아까는 선생님께 빡센 소릴 들었네.

이만큼이나 부원수가 많으면

선생님도 이름 다 기억하기
힘드시겠지?

...해 주지.

 

앙갚음해 주지!

이번 오디션에서 그 녀석의 기억에

아오노 하지메라는 이름을
새겨 넣어주겠어!

아오노가 망가졌어?

 

넌 그런 소리 듣고 분하지도 않냐?

그건...!

 

있으나 없으나

똑같단 뜻이잖아.

 

열이 받았어.

그것과 동시에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어.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주니어 콩쿠르 우승,

나는 특별하다,

어딘가에서 그렇게 생각했던 사실을
깨달았으니까.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
연주를 해줄 거야!

응, 분하지?

되갚아주자.

근데...

 

난 이름 기억해 주셨으니까.

 

적어도 선생님 안에서는

내가 더 위란 거지?

너한테도 안 질 거거든!

너희들 참 사이좋더라.

사이 안 좋거든!

교무실

그러면 오디션 개시는 16시죠?

현악기도 예년대로
제1 음악실이면 될까요?

그래.

하지만 기대되네요,

실력 있는 1학년들도 들어왔고요.

글쎄다.

아유카와 선생님,

아오노 군에 대해

모르실 리 없으시죠?

도발, 하신 건가요?

 

어이, 하라다,

사흘 후 오디션,
넌 어떻게 될 거라 생각하지?

 

어물쩡 넘기셨네.

 

뭐, 하토리도 요 1년 사이
잘하게 됐으니까요.

작년에 제가 괴롭혔듯이,

1학년들의 좋은 벽이
되어줄 것 같은데요.

 

벽이라.

 

올해는 3학년은
심사하는 측이라고 했는데,

3학년보다 좋은 연주를 하는 녀석은

앞에 앉힐 거다.

 

그건... 긴장이 확 되는데요.

내가 그렇게 하고 싶게
만드는 녀석이 있으니까.

 

참 대단해.

사에키... 인가요?

A.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E단조
작품 95 「신세계로부터」

글쎄다.

 

목요일,

드디어 오디션까지

24시간도 안 남았다.

내일은 오디션이 있으니,

이걸로 오늘 부활동은 종료합니다.

 

요 2주간,

여러분 매일같이 오디션을 대비해

연습해왔을 겁니다만,

내일은 꼭
그 힘의 100%를 쏟아내주세요.

네!

 

아유카와 선생님께선
하실 말씀 있으신가요?

그렇군.

 

기대하고 있으마.

네!

 

이런 시간에 돌아가는 거 오랜만이네.

 

돌아가면 먼저 총연습 한 번 하고,

그리고...

아, 죄송합니다.

 

아키네?

같은 전철이었구나.

 

여어.

 

깜... 짝 놀랐네!

뭐야, 아오노야?

내가 더 깜짝 놀랐어.

 

너,

긴장하고 있는 거야?

 

아까 엄청 심각한 표정 짓고 있던데.

그야 하지.

지금껏 내일을 위해 연습해왔으니까.

뭐, 그렇긴 하지만.

뭐야?

넌 여유롭단 거야?

좋겠네.

넌 집에서도 연습할 수 있고,

치사해.

그런 소릴 해봤자...

맞아!

 

지금 너네 집에 가도 돼?

지금?

조금만 더
소리 내서 연습하고 싶으니까.

응?

네 연습 방해 안 할 테니까!

부탁이야!

 

별수 없네.

 

실례합니다!

 

엄마 신발이 없네.

아직 안 돌아왔나.

 

그렇단 건...

 

단둘?

얘!

 

아오노 엄마는 안 계셔?

 

아, 응!

아직 안 돌아왔나 봐.

 

그렇구나.

 

흐응, 이라니.

나만 의식하고 바보 같잖아.

 

역시 제3 악장은 어렵구나.

3박자 리듬이 잘 안 잡혀.

그런 때엔 곡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좋아.

곡에 대해서는 조사하거나 해봤어?

물론이지!

 

오디션 과제곡은

'신세계로부터'라는 타이틀로
더 유명하지.

 

이 곡은 체코 출신인 드보르자크가
미국에 건너갔을 때,

멀리 떨어진 고향, 체코를 위해 지은
망향의 곡이라고들 얘기하지.

 

작곡자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곡을 썼는가,

그렇게 악보에 담긴 마음을 읽어내고

이미지하는 게 중요한 거지?

참고로

제3 악장은 기관차 소리나

말발굽 소리를 표현한 모양이더라.

제대로 공부했거든?

 

그러고 보니...

 

곡의 이미지를 좀 더 부풀려.

 

그 녀석도 곧잘 말했었지.

 

신세계라고 할 정도니까

드보르자크에게 있어서 미국은
두근두근거리는 미지의 세계였던 걸까?

왠지 곡도 힘찬 이미지고.

글쎄.

 

의외로 향수병에 걸린 걸지도 모르지.

 

향수병?

제2 악장만 해도

곡조도 싹 바뀌어서 노스탤직 하고.

고향을 떠나서 쓸쓸해진 건가?

 

고향을 떠난다... 라.

 

그 녀석도,

고향이 그립다거나 그런 생각 하려나?

 

큰일이네!

 

곡에 대해 생각했더니...

점점 더 긴장되기 시작했어!

 

있잖아,

 

잠깐 둘이서 맞춰볼까?

 

그래도 돼?

응.

 

실수해도...

웃지 마.

뭐?

안 웃을 거야.

왜 그래, 너?

평소답지 않게 약한 맘 먹고.

그야 성장 안 했다고 실망스러워하면
싫단 말이야!

그런 저자세로 연주하는 게
훨씬 더 실망스러운데.

 

자신감 가져.

 

응.

 

이 녀석...

 

너, 실력 많이 늘었네.

 

진짜?

얘, 그거 진짜야?

진짜 그렇게 생각해?

거짓말 아니지?

거짓말해서 뭐 하게.

 

자세도 전보다 꽤나 모양새를 갖췄고,

기초 연습 열심히 한 성과네.

 

왜 그래?

그렇구나...

 

나... 성장하고 있구나.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엔

너, 좀처럼 예쁜 소리가 안 나서,

고생했었지.

 

손톱도 길었고!

시끄럽네!

너도 처음 만났을 땐 코피 흘렸잖아!

 

너, 그 시절엔 음침했었지!

그건 바이올린이랑은 상관없잖아!

 

음침했었지만,

하지만...

 

넌 선생님으로서

내게 바이올린을 가르쳐 줬지.

 

선생님...?

 

그 덕분에 나도 변할 수 있었고,

너도 고등학교 들어와서
변했다고 생각해!

 

나도...

변했어?

자자, 연습, 연습!

으, 응.

 

왠지...

어깨에서 힘이 빠진 것 같아.

 

고마워...

 

무슨 말 했어?

아니?

 

또 나오는.

목욕하고 나면 옷 좀 제대로 입으렴.

 

응.

내일은 승부의 날이구나?

 

응.

 

좋았어!

미리 축하하자!

 

어디,

이 할미에게 나오의 영혼이 담긴 연주,

들려줘보렴.

응.

 

할아버지를 닮아가네.

 

아직 남아있었구나, 하토리.

안녕하심까!

 

이제 안 돌아가면 혼날걸.

하라다 씨도 아직 남아계시잖아요.

난 진로상담 면담이 있었으니까.

 

하라다 씨,

정말로 은퇴해버리시는군요.

유급하면 좋을 텐데.

야, 야,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저, 하라다 씨의 뒷모습밖에
못 봤단 말이죠.

뒷모습?

 

연주할 때,

전 당신 뒷자리에 밖에
앉은 적이 없다고요.

 

이게 마지막 찬스라서...

 

한방 먹여드리죠!

 

3학년은 기본적으로 오디션엔...

아유카와는 실력 있는 녀석이라면
앞자리에 앉힌다,

맞죠?

 

위만 보고 있다간 발을 채일걸.

 

어이쿠 이런,

상당히 높이들 사고 있구나,
그 두 사람을.

 

내일이라.

 

내일...

 

처음으로 연주를 들었을 때부터
잘한다곤 생각했지만...

 

뭔가... 다른 사람, 이라 해야 하나...

 

시작되었어
여기에 모두 함께 있어

두 번 다시 없을 세상이란 느낌이 들어

 

문방구와 시계
번갈아 보고 있어

노트의 괘선이
순식간에 오선보로 변해

태양이 구름에
하늘을 한순간 맡기고

그늘을 머금어 가는
바이올린의 낙서

방과 후의 전혀 상관없는
모든 소리에 마음이 편해져

 

시작되었어
여기에 모두 함께 있어

두 번 다시 없을 세상이란 느낌이 들어

좀 더 켜고 싶어
좀 더 연주하고 싶어

단 한 번뿐인 무한의 음악

이 소리가 좋아

 

아오노 군, 긴장돼?

너랑 사에키, 어느 쪽이
앞이 되느냐 하는 거지?

옛날의 자신의 연주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생각하나?

옛날이라니...

나... 어떤 연주를 했었더라?

 

제12화
 

제12화
오디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