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마도메 05

너, 왜 그래?

 

너는 마술사 자간의?

당신은…

성기사?

아, 그렇구나

 

저는 죽는 거군요

뭐?

여기요

목을 치든, 말든
원하는 대로 해 주세요

아니, 오해하지 마라!
나는 해를 끼칠 생각은…!

성기사는 마술사를 죽이는 거죠?

저는 마술사의 제자예요

자… 자

 

어이, 저건 무슨 소란이야?

저기 있는 건 네피 아니야?

성기사가 뭔가
걸고 넘어지는 건가?

그렇구나, 네피는 마술사의 사용인이니까!

 

왜 그러시나요?

성기사는 마술과 관련된
모든 인간을 처용하는 거 아니었나요?

사, 사람을 살인귀마냥
표현하지 마!

아닌가요?

아니라니까!

 

잠깐, 당신
부끄럽지도 않아?

아무리 성기사라지만 이런
연약한 아이를 괴롭히다니!

마뉴엘라 씨

아, 아니
그러니까 나는…

그래, 그래!

자주 장을 보러 와 주는데
네피는 정말 마음씨 착한 아이야!

저기 봐, 안색이 진짜 안 좋아!

[안색이 안 좋다]
분명 어지간한 짓을
당한 게 틀림없어!

아니…

- 성기사는 돌아가!
- 이 인간 말종!

더 이상 기부금 안 낼 거다!

- 돌아가라! 돌아가라! 돌아가라!

저기, 기다려 주세요

 

저, 이 사람한테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어요

 

뭐?

그럼 왜 그렇게까지…
안색도 안 좋고

 

아니라고 했는데에!

나도 상처 입었다는 표정을 짓는
여자애가 있으면 걱정하는데…!

에…

 

왕인 가 노
신부로 삼았는데 어떻게 사랑하면 되지?
sub by 별명따위

 

sub by 별명따위

제5화
『실연이라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꽤 아픈 것이다』

 

아까 전에는 흉한 모습을 보여 미안하다

정말로 네피쨩을 괴롭히지 않은 거지?

그러니까 아니라고 몇 번이나…!

그치만 서로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

전에는 임무로 찾아가서…

임무라면 해를 끼쳐도
괜찮다 이거야?

 

저기, 괜찮아요

그때에도 결국 아무 짓도
당하지 않았으니까요

 

정말로?

주인님을 다치게 한 건
다른 분이시고

그분은 제대로 죗값을 치러주셨으니까요

 

나무, 무서워…

괜찮아, 토레스!?

평범한 관엽식물이야!

 

주문하신 메뉴입니다

 

저기, 먹을 순 없어요

저는 지금 돈이…

내가 사는 거야~

괜찮으니까 어서 먹어!

댁은 직접 내시고

왜 나한테는 그렇게나 차가운 거지!?

 

이거, 어딘가에서…

 

그렇지, 저녁에 주인님을 위해
만든 것과 똑같은 어린 양 스튜

 

어라…?

괘, 괜찮은 건가!?
내가 또 무슨 짓을 한 건가?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인가요
주인님…!

 

아, 정말!

둘 다, 마음껏 이 언니한테 안겨들어!

나는 딱히…

 

그렇구나
이유도 모른 채 쫓겨난 거구나

 

조금은 싹수가 있는 남자라고 생각했건만

이래서는 그녀를 이용하기만 하고
버린 것 같지 않나

주인님께선 그런 분이 아니세요

그렇게나 화낼 필요까지는…

저는 화내는 게 아닌데요

무표정이라서 더 무서워!

쫓겨나기 전에 특이한 건 없었어?

 

나는 마왕이 되었다

저기, 마왕이라는 건 어떤 건가요?

 

마술사 중에서 가장 대단한 사람 아니야?

이 도시도 마르코시어스 님이라는
마왕이 쥐고 있어서

치안도 좋았지만

죽은 뒤부터는 안 좋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지

마술사에 의한 연속 소녀 유괴사건 말인가

그거!

범인은 교회의 손에
토벌당했다고 들었는데

"스킨 오프"라는 마술사 말고도 몇 명이…

 

마술사 자간

그게 일련의 유괴사건의 진범이다

 

그런 것치고는 마을분들께

그다지 좋은 시선으로
비춰지진 않았던 것 같았는데요

나중에 구출료라면서 터무니없는
금액의 기부금을 징수했거든

기부인데 징수를 한다는 게
진짜 이해가 안 가지?

 

저기… 이분이 징수한 건 아니죠?

그렇다면 그녀를 탓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요

너는 상냥하네!

그 남자가 곁에 두고
싶어 하는 마음도 이해가 가!

그런가요?

 

얘기가 엇나갔는데

마왕은 성기사가 목숨을
바쳐서라도 쓰러뜨려야 할

악의 상징이라고 여겨지고 있어

성검이 12자루밖에 없는 것에 반해
마왕은 13명

모두가 죽을 각오로 성검을 들고 싸워도
한 자루 부족할 정도니까

만약 새로운 마왕이 생기면

교회에선 힘을 기르기 전에
쓰러뜨려야 할 거라 판단하겠지

마술사 사이에서도 지위를 노리는 자가
있을지도 몰라

다툼이 벌어지는 걸까요

혹시…
그래서 주인님께선…

네게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어

 

자간이 수많은 마술사를 거느리고

유괴나 제물을 사용한 의식을
하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해?

없다고 생각해요

 

주인님께선 약자에게는
신기할 정도로 관심이 없으신 분이세요

도적에게 습격당한 마차를
구해주셨을 때에도

그저 도적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하신 게 다였어요

 

그건 어쩌면 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한 말일지도 모르지만요

역시 그런가

 

아니, 네 말대로겠지

실제로 검을 들고 써워봤다만

그 남자는 내가 여자라는 이유로
봐주기까지 했다

 

굴욕적이긴 했지만, 그…

어라, 어라~?
그 얼굴은 뭔가요~

사랑에 빠진 소녀인가요~?

상스러운 소리는 하지 마라!

그런 얘기가 아니라, 그…!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 남자는 도움을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온기를 바라고 있는데도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으려는 것처럼…

말로 잘 설명은 하지 못하겠지만

아뇨, 이해해요

 

과거를 얘기하실 때에는 특히

 

저 말고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니…

 

좀 분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뻐요

 

처음 만났던 날 밤
창문을 통해 달이 보였는데

더 이상 볼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곁에서 주인님도 같이
달을 바라봐 주셨어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군

 

어쩌면 주인님은 지금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닐까요?

 

저, 주인님의 곁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괘, 괜찮겠어?

 

주인님은 강하신 분이세요

더 이상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요

하지만…

그렇다고 상처 입지
않으시는 건 아니에요!

혼자서도 괜찮은 사람은 없어요!

 

저는!

 

그런 주인님의 버팀목이 되고 싶어요!

 

그렇구나

그럼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러 가 볼까?

 

또 주인님한테 도전하러?

아니라니까!

자간의 이름을 사칭하며
악행을 벌이는 마술사가 있는 것 같다

입장상 감쌀 수는 없겠지만

오명을 씻어주는 거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둘 다 기운을
되찾은 것 같으니 이만 끝낼까?

아, 계산은 여기 기사가 할 거예요

네~

 

농담이라니까, 농담!

또 곤란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와

불평 정도는 들어줄게

대신 가게 상품을
입어줘야 하지만!

 

마뉴엘라 씨는 왜 그렇게까지
상냥하게 해주시는 건가요?

당연히 친구니까 그런 거잖아?

 

친구…?

에, 아니야?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그런 말을
해주셨던 분은 없어서

그럼 내가 첫 친구라는 거구나?

잘 부탁해!

저, 저기…
네…

저기…

 

그… 나도 그렇게 생각해도 되겠나?
친구라고…

에~?

성기사가 마술사의 측근과
친구가 돼도 괜찮아~?

그치만…!

 

친구가 아니라면 이렇게
놀리지도 못하지~

놀리는 건 우정인가!?

샤스틸 공!

 

이런 곳에 계셨군요!

네놈은 그때의!

주인님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
오랜만이에요

히익, 이쪽을 봤어!

진정해, 토레스!

 

골치 아픈 때에…

뭐라고?

이 녀석들이 네피의
주인님한테 상처를 입힌 거야?

이래서 교회는!

그러니까 왜 너는 그렇게까지
교회를 적대시하는 거야!

나무가… 나무가…!

나무는 없어, 토레스!

아, 정말
진정해!

아주 사이가 좋군
정말 아름답군

 

무, 무슨 일이지?

 

도망쳐, 마뉴엘라!

 

샤스틸!

 

칫, 한 마리 놓쳤나?
뭐, 됐다

나의 이름은 자간

자간?

샤스틸 공!

이자를 구하고 싶다면
나의 성까지 오거라!

 

어째서 당신이?

 

혼자 있으면 이렇게나 고요하군

 

말도 안 된다…

우리 창천의 3기사가 한꺼번에
공격해도 전혀 먹히지 않다니…

 

갑자기 습격해 와서는
알아서 함정에 걸리지 않았나

내가 손을 댈 것까지도 없지

 

그러고 보니 이 트랩은
네피와 만들었었지

 

이거면 된다

네피가 나와 함께
보냈던 시간은 고작 보름이다

관심이 좀 가시면 관계를
알아보려는 자도 사라질 거다

큐아노에이데스의 녀석들은
네피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주고 있었다

마술사나 교회와 상관없이
평온한 온기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겠지

 

기, 기다려라…!

 

우리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하지만 샤스틸 공만은 살려줘!

뭐?

그분은 유괴사건의 범인이
네가 아니라고

추기경 각하와 대립하시면서까지
진범을 찾고 계셨다!

그분에 대해서만큼은
눈을 감아줘도 되지 않나!

샤스틸?
뭐라는지 통 모르겠다만

마술사 씨!

 

너 이 자식, 무슨 짓을 하는 거냐!
조류녀!

그러니까 범인은 이 사람이
아니라고 했잖아?

이 녀석들은 뭐지?

성가시니까 바깥으로 내쫓을까?

애당초 "조류녀"라는 게 무슨 말이야!?

마술사 씨, 도와줘!

네피하고 샤스틸이 납치당했어!

 

뭐라고?

거리를 두는 것이
너무 늦었다는 건가?

 

부탁이야!

마술사 씨라면 구할 수 있는 거지?

하, 하지만!

대외적으로 구하러 가기라도 했다간

이번에야말로 네피가 나의
측근이라는 걸 알려지게 되고 만다!

그렇게 되면 교회의 손아귀에서도
벗어날 수가 없게 된다

 

왜 망설이는 거야!

 

네피는 당신 곁으로
돌아가려고 했어!

 

당신 곁에 있고 싶다고…

당신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다고!

 

당신들 마술사라는 족속들은

그렇게 생각해 주는데도
아무것도 못 느끼는 거야?

그럼 왜 그 아이한테
상냥하게 해 줬던 거야…!

 

아프다

지금까지 받았던
그 어떤 공격보다도

네피는 돌아오려 했었던 건가

그런 지독한 소리를 했던 내 곁으로?

어째서?

아니, 그런 건…

그 감정이 풍부한
귀를 보지 않아도 알아

염려해 준 거다

이런 악당인 나를

 

감사를 표하지

덕분에 머릿속이 말끔해졌다

 

네 말대로 마술사라는 족속들은
철두철미한 쓰레기들이다

자기밖에 안중에 없어

남은 도구 이상으로
여기는 일은 없지

목숨은 주변에서 대충
솟아나오는 거라 생각하고 있어

무슨 소리를…

그래, 마술사는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으면 됐었어

 

네피는 내 것이다

그 네피한테 손을 대는 멍청한 놈은
찢어발겨줘야겠지

 

자신의 손이 더러워졌든

마술사의 존재가 더럽혀졌든
내가 알 바냐!

마왕의 권력과 마력,
그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지켜주면 될 일이다

 

네피를 구하러 갈 거다
따라오겠나?

갈게
친구니까!

그렇군

기, 기다려!
우리도…!

우리도 샤스틸 공의 곁으로…!

아, 그래
알았다!

알겠으니까 그 더러운 손을 놔라!

그치만 둘 다 그림자 같은 것에게
흡수돼서 어디에 있는지…

문제없다

범인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정말이지 마술사는
구원할 길이 없는 놈들이군

 

여기는?

 

정신이 들었구나, 네피
다친 데는 없어?

샤스틸 씨

 

이 목줄과 쇠고랑
마술을 봉인하는 거야

 

전에 했던 것과 달리
복잡한 장치는 없는 것 같지만

제 힘으로는…

마법은?

 

안 되겠어요

제가 다룰 수 있는
"자연"이 부족해요

 

당신은 주인님의 친구가 아니었던 건가요?

 

발바로스 님!

친구?

흥, 이거 놀라운데

마술사를 보고도 그런 생각을
하는 녀석이 있을 줄은 몰랐어

어째서!

 

원차(怨嗟)』 안드라스라는
남자를 알고 있어?

녀석이 처음으로 죽인 마술사다

나는 그 녀석의 제자였거든

 

어이쿠, 착각하지 마

스승님의 원수를 갚는 건
마술사가 할 짓이 아니야

자간이 죽이지 않더라도
언젠가 내가 죽였을 테니까

 

하지만

 

녀석이 으스대고 있는 성도,

너를 낙찰한 돈도

그 예지도 모두 내 손에
들어오려던 거였어

 

그걸 잠자코 넘겨준다니
납득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에 앞서 교회 놈들을
부추겨 보긴 했는데

좀처럼 제대로 풀리지 않는군

 

부하들은 간단히
꼬리를 밟히기나 하고

자간한테 보낸 녀석은
간단히 당해버리더군

설마 유괴사건의 범인은!?

뭐야
이제 알아챈 거야?

네놈이…

 

자간 한 명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서

그런 무시무시한 사건을
벌인 거냐!

 

설마~

 

제물 얘기를 꺼낸 건
스킨 오프 녀석이지만

우리는 커다란 의식을
해낼 필요가 있었어

 

12명의 마왕들에게

나야말로 다음 마왕으로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이 다른 후보자들을
짓밟고 올라설 유일한 방법이다

 

제물들을 빼앗겼을 때에는
좀 골치 아팠지만

너를 얻게 됐어

백발의 엘프의 마력이 있다면
문을 열 수 있어

 

죄송하지만 아마도 그건 무의미해요

헤에, 잘도 나불거리는데

내가 너를 죽이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그게 아니면 자간이
구하러 올 거라 생각하는 거냐?

주인님께서 구하러…?

아뇨

 

이런 일로 주인님의 손을
번거롭게 해드릴 생각은 없어요

제가 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에요

호오, 그럼 뭐지?

 

그 마왕이라는 건
주인님이 계승하셨어요

 

거짓말이다

사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해고된 거예요

 

말도 안 된다

그 녀석이 마왕…?

나한테서 안드라스의 유산을
빼앗은 걸로도 모자라서

마왕의 자리까지…!

 

이리 와!

 

녀석이 마왕이라고?

좋지!

그럼 그 칭호를
힘으로 빼앗으면 된다!

네피!

이것만 완성되면!

 

상대가 마왕이든
그런 건 상관없어

 

그만둬!
제물이라면 날 사용해!

기사로서 그 정도 각오는 되어 있다!

 

그렇게 졸라대지 않아도
너는 다른 기회에 사용해 주지

이 의식에는 최상의 도구가 필요해

 

도구…

맞아, 지금껏 그렇게 불리며 살아왔어

하지만 주인님께선 단 한 번도
나를 그렇게 부르지 않으셨어!

 

이거 놔!

 

살아서 주인님의 곁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혼나더라도, 쫓아내려 해도

성에서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

 

밥을 하고, 무릎 베개를 해 드리고

기뻐해 주셨던 것을
전부 해 드리는 거예요!

 

이 녀석

 

그게 꼭 저일 필요는
없을지도 몰라요

저 말고도 소중한 누군가가
생기는 날이 올지도 몰라요

 

하지만 혼자 계시는 건 안 돼요
주인님!

 

이런 건 조금도 아프지 않아요

나가라는 말을 들었을 때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는 주인님의 것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의 손을
제게 대지 마세요!

 

노예 주제에―

 

기어오르지 마라!

 

잘 말했다, 네피

 

그래야 나의 제자지!

 

마음을 죽이고 산다거나

욕심을 버린다는

그런 게 쭉 버릇이 되어 있었어

 

아무도 모르니까

그거면 됐을 텐데

어째서 그걸 알아버리는 거야?

 

너무나도 소중한 것처럼 살짝

상냥한 손으로 어루만져 주니까

언젠가 잠가두었던 녹슨 마음을

천천히, 지금 열어가

 

당신의 등도

숨결도, 말도

나를 나답게 해주는 마법

둘이서 손을 뻗는다면

달에도 닿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그렇게 믿고 싶어

 

다음 화
『마왕이 된 이상 방약무인하게
행동할 의무 같은 게 있다』

[상냥해…]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