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마도메 02

한숨도 자지 못했어…

 

아무래도 그 방에서는
잘 수가 없어서

일단 여기에서 재우긴 했다만

 

이런 무방비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아무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게 무리야!

 

실제로 무언가를 해볼
배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움받을 걸 생각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만

 

밥이라도 먹을까?

 

일어났나?

 

좋은 아침입니다, 주인님

 

인사는 제대로 해주는군

 

어라?

"좋은 아침"이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해야 했더라?

그 말 그대로 "좋은 아침"?
"안녕"?

"안녕하신가요"는 아무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에잇!

 

식사를 가지고 왔다
먹거라

 

인사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가…
나는…!

 

왕인 가 노
신부로 삼았는데 어떻게 사랑하면 되지?
sub by 별명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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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소통장애의 첫사랑은
곰팡이가 핀 빵의 맛과 닮았다』

 

언제부터 나는 이런
글러먹은 인간이…

처음부터였나

 

저기, 주인님께서도 똑같은 걸
드시는 건가요?

음?
무언가 이상한가?

아뇨, 저기…

저는 식사를 받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에요

하지만 주인님까지 똑같은 걸
드시는 게 신기해서

 

혹시…

 
 
 
이건 검소한 식사인 건가?

[오늘의 식사]
말린 고기·우유
 
이건 검소한 식사인 건가?

그… 네

저 같은 노예에게 주는
부류의 것이라고…

그러니까 식사라기보다

 

먹이…

 

그런데 화를 낸다기보다
걱정해주고 있는 것 같은데…?

아니, 아니야!
이 얼굴은…

"이 사람, 내가 어떻게든
해주지 않으면 죽는 거 아니야?"

그런 동정?

 

아… 그렇구나

이건 식사라고 부르지도 못할
수준의 음식이었구나

 

예전부터 이런 것밖에
먹질 않아서 의문스럽게 여기지 않았어

말린 고기 말고는
곰팡이가 핀 빵이었지

떠오르네~
그 시큼한 맛

 

평범한 인간은 어떤 걸 먹지?

 

주제 넘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무언가 만들어 드릴까요?

 

요리를 할 수 있는 건가?

보고 배운 것뿐이지만요

수제 요리이!?

 

마술 연구만 해와서 그런 욕구를
채운다는 건 상상도 해보지 않았는데

설마 사랑하는 소녀가
만들어 준다니…!

 

네피여
할 일이 정해졌구나

 

마을로 장을 보러 가자꾸나!

 

타시겠습니까?

두 분이면 동화 3닢입니다

그랬었지

돈이 없다

100만이다!

큐리오테스 금화로 100만 닢이다

100만 닢이다

100만 닢이다…

100만 닢이다……

가끔씩은 걸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지

네?

 

어떻게든 금전을 얻어야 해

성에는 동화 하나 남아 있지 않아

거기에 있는 고문도구 같은 것들은
팔릴지도 모르지만

행상인들을 부를 돈도 없어

 

아까 그 마차를 습격해서
금풉을 빼앗는 게 좋았나?

 

아니!

눈앞에서 강도 짓을 하는 남자를 보고
그녀가 뭐라고 생각할까!

역시 그건 안 될 것 같다

차라리!

키친 엘프의 집
[경호원]
성을 처분하고서 네피와
경식집이라도 열까?

 

멈춰라!

가만히 있어!

 

주인님

음?

아, 노상강도 같은 거겠지

 

마술사도 뭣도 아닌

평범하게 인축무해할 뿐인
산적 일당이다

 

왜 그러지?

아뇨…

 

혹시

네피도 이렇게 납치된 건가?

 

네피, 잘 보고 있어라

 

저런 건 티끌에 불과하다

마술사?

마술사가 어째서!

허, 허둥대지 마

마술을 연발하는 건
불가능할 거다

치고 나간다!

 

네피, 내 뒤에 있어라

 

지켜주겠다는 강요하는 듯한
말을 할 생각은 없어

 

이런 녀석들에게 겁을 먹을 만한
요소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보여주면

뒈져라!

 

마, 말도 안 돼!

마술사 상대로 완력으로
덤벼들 줄이야

분명 말도 안 되는 얘기이긴 하군

 

두목!

나, 나리!

구해줘, 나리!

 

마술사가 사람을 돕는다니

이상한 짓을 하는군

돈으로 고용된 마술사인가

이것도 계약

네가 누군지는 모르겠다만
내 앞에 나타난 것을 후회하거라

 

그렇군

화염을 사용해서
추가로 마법진을 더 그리고 있는 건가

뭐, 느긋하게 기다려 줄
이유는 없다만

 

제법이군!

하지만 한 발 늦었다!

재가 되어라!

 

뭐, 뭐라고?
왜 발동하지 않지?

 

마법진의 주도권을 이쪽에서 빼앗았다

이건 이미 네 마법진이 아니다

 

왜 그러지?
덤벼 봐라

빼앗는 이상 빼앗길 각오도
되어 있는 거겠지?

 

응?

어라?

또 무언가 실수한 건가?

 

잘 들어라, 네피

보는 대로 산적이라는 것들은
인축무해한 티끌이다

살짝 만져주면 얌전해진다

 

마차가 습격당했는데
인축무해한 걸까요?

 

굉장한데, 마술사 양반!
덕분에 살았어!

마술사 중에도 좋은 사람이 있네!

저기, 당신

괜찮다면 호위을 대신해서
함께 타주지 않겠어?

물론 사례금은 지불할게

어, 응…

 

이건 뭐지?

돈이라는 건 이렇게
솟아나오는 건가?

즉, 적당히 악당을 물리치면
알아서 돈이 들어온다는 건가?

 

아, 아니

제일 먼저 퇴치당해야 하는
악당은 마술사

나였지…

그런데 지금까지도 눈에 거슬리는
산적을 처리한 적은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감사를
받는 건 처음이야

 

당신, 일행이지?
예쁜 아이네

멋진 주인님인걸

네피가 함께 있어서
겁을 먹지 않은 건가

 

- 주인님
- 뭐지?

어째서 이분들을
구하신 건가요?

아, 그런가
구해준 셈이 되는 건가

그저 네피에게
산적은 무서워 할 것이 못 된다고

알려주고 싶었던 것뿐이다만

하지만 이건 관심을 끌
찬스 아닌가?

 

 
 
여기에서 네피가 마음을 열어줄 만한
한 마디를 하기만 한다면…

『네피를 지키기 위해서다』
 
여기에서 네피가 마음을 열어줄 만한
한 마디를 하기만 한다면…

『네피를 지키기 위해서다』
『약한 자를 내버려 둘 수는 없어』
여기에서 네피가 마음을 열어줄 만한
한 마디를 하기만 한다면…

 

기어오르는 쓰레기 놈들에게
자기 분수를 가르쳐 준 것뿐이다

 

Aㅏ…

그러니까 왜 나는
이런 말밖에 못 하는 걸까?

 

그럼,

식재료를 갖추는 게
목적이긴 한데

그 전에 네피가 지내기에
필요한 걸 사야 하는데

 

여자애가 생활하기에는
무엇이 필요하지?

 

네피여, 필요한 걸 고르거라

저는 누더기라도 주신다면 만족해요

[완]

 

그렇겠지

내일조차 내다볼 줄 모르는 소녀가
무언가를 원한다고 하진 않겠지

 

어서 오세요~

 

마술사 님께서 어떤 옷을
원하시는 걸까요?

노골적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군

 

이 소녀에게 적당한 옷을 골라줘

오오~ 예쁜 아이다

 

그럼, 그럼~

저, 마뉴엘라에게 맡겨주세요!

한 분 안내 들어갑니다~

주, 주인님!

서두르자, 서두르자!

 

역시 저 목줄은
시선을 끄는군

 

마력 봉인 목줄입니다

풀면 도망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이런 코디네이트는 어떤가요?

 

어떤가요?

제가 생각해도 완벽한
조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디가 말이야!?

적당한 옷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되는 거야!

네? 손님의 취향에 답해드린 거였는데요

날 대체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 거야?

 

저, 저기…
보지 말아주세요…

평범한 생활복이다!

에에~ 이렇게나 좋은 소재인데~

그럼 다음으로 가볼까~

그 손에 들고 있는 건
두고 가!

 

농담이에요
농담!

 

자, 어떤가요?

오오

정통파 메이드 스타일인데

원피스도, 앞치마도
양질의 실크 제품

부츠는 치유 마술이 걸린

서서 일할 때의 피로를
경감시켜주는 거예요!

 

어떻지, 네피?

저는 받을 수 있다면
뭐든 괜찮습니다

그런 말을 하면 또
아까 같은 옷을 입힐 거다

 

이게 좋아요
주인님!

 

감사합니다~

 

다행이네
소중히 해주는 주인님이어서

 

소중히 해주는?

 

네피, 저 가게에 간다

아, 네

 

마, 마술사 씨…
뭔가요?

조금 봐 줬으면 하는 게 있어

 

이 목줄을 푸는 법을 알고 있나?

 

저기…

그걸 달고 있으면 언제까지고
마왕 마르코시어스의 소유물 같지 않나

네게는 필요 없다

 

뭐가 "음"이냐!

또 네피를 물건마냥
말하고 말았어

 

마술사 씨
이건 마술 도구이지 않습니까

저희의 손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말씀드리기 좀 그렇습니다만

음?

아마도 저기에는 트랩이
새겨져 있을 겁니다

올바른 순서대로
풀지 않으면 아가씨의 목이…

역시 억지로 푸는 건 위험한가

가장 좋은 방법은 본래의 열쇠로
여는 겁니다

 

옥션에 있던 자들은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았어

아마도 마르코시어스의 성의
어딘가에 있겠지

 

고맙다
받아둬

아, 아뇨아뇨!
요금을 받을 만한 건 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 당신에게 받을 수는 없습니다!

 

저는 당신에게
도움은 받은 적이 있습니다

벌써 1년도 전 일이 되겠군요

 

저희 마차가 습격받았을 때

당신은 저와 딸을 구해주셨습니다

저희는 겁을 먹고
도망치고 말았지만

당신은 화내지 않고 보내주었죠

 

부디 용서해 주세요!

거슬려서 처리해 버렸던
어중이떠중이 중에

이 대장장이를 습격한 녀석이
있었던 건가

 

그럼 이건 넣어두겠다만
자질구레한 건 잊어

나도 기억하고 있지 않으니까

저는 잊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든 방문해 주세요

 

오늘은 대체 뭐냐

주위 사람들이 우호적이어서
소름이 다 끼친다!

네피를 데리고 다니는 것만으로
이렇게나 다른 건가?

전까지는 도저히 말을
걸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저런 눈을 하실 줄이야

 

완전히 해가 저물고 말았어

지금부터 성까지 돌아가서
네피에게 밥을 하게 만들 순 없겠군

 

저기…

 

주인님께선 이 목줄을
푸실 생각이신가요?

그럴 생각이다만?

 

목줄이 없어지면 제가
도망칠 거라는 생각은 안 하시는 건가요?

 

뭐, 그게 신경이
안 쓰일 리는 없겠지

실제로 그렇게 되겠지

나와 달리 네피에게는
내게 가담할 이유가 무엇 하나 없어

하지만 그렇더라도

설령 도망칠지도
모른다고 하더라도…

어찌 됐든 지금 당장
풀 수 있는 건 아니다

쓸데없는 기대는 하지 마라

왜 "그렇더라도 목줄 정도는
풀어주고 싶어"라고 말을 못 하는 거야…!

 

 

어딘가에 「여자애와 대화하는 방법」이라는
마도서라도 없을까?

 

왜 그러지?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는 방법을 모르는 건가?

아뇨…

 

이런 식으로 식사를 하는 건
처음이어서…

아, 그런가

어째서 첫눈에 네피에게
고집하게 된 건지

이제야 알게 된 것 같아

똑같았던 거야

힘도, 있을 곳도 없이

세계라는 것에 절망했었을 적의 나와

 

맛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먹으면 된다

눈치를 볼 상대는
네 앞에는 없다

하지만…

아무튼 먹어라

아침에 먹었던 말린 고기와
비교하면 훨씬 나을 거다

 

잘 먹겠습니다

 

핥아도 맛은 안 나

씹는 거야

 

어, 어떻지?

맛있다…고 생각해요

 

좀 더 달 줄 알았어요

하지만 정말 신선해서

 

드세요

 

뭐…라고!?

이건 먹여준다는 건가?

 

그보다 네피가 입에
가져다 댔던 숟가락이지?

괜찮은 건가?

 

- 맛있군
- 네…

 

주인님께선 아무것도
명령하지 않으시네요

그, 그렇군…

주인님

제가 주인님의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겠어요?

 

허락한다

네피가 바라는 대로
하면 된다

네, 진력하겠습니다

 

마음에 들었지?
어서 먹거라

 

어떻지?

 

맛있어요…

 

일단 우리는 서로를
주종이라 인식하는 것으로 진정했다

 

꿈이 아니야

하필이면 마술사가
목숨을 구해줬어

젊은 여자들을 노리는
비열한 마술사들을 토벌하고서

귀환하는 도중이었어

 

성기사 중 한 명이
동연 공격해 왔어

 

하지만 그건 "스킨 오프"라는
범인의 동료라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어

 

그리고 그 남자는
자간이라는 자다

매우 잔인한 눈을
하고 있는 남자였어

 

하지만 그 눈은 왠지
쓸쓸해 보였어

 

고민이라도 있는 건가?

 

크라벨 예하!

그렇게 너무 자세는
잡지 말게나

그대는 연속 유괴사건의
범인을 토벌한 영웅이지 않나

아뇨…

예하께 받은 성기사를
4명이나 잃었습니다

그대 탓이 아니네

훌륭히 동료들의 원수를 갚고서
귀환을 이루지 않았나

좀 더 가슴을 펴게

 

네…

 

하지만 이 사건
아직 끝나지 않았네

 

마술사의 아지트를 수색하는 것으로
달리 진범이 있다는 걸 알았네

 

마술사 자간

그게 일련의 유괴사건의 진범이다

 

무언가 착오가 있는 것 아닙니까?

 

마술사는 악이다

설령 사건과 무관계하다 하여도

처단해야 할 악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면 예하
그 임무, 제게 내려주십시오

오오, 잘 말했네
맡기도록 하겠네

 

성검의 소녀

성기사장, 샤스틸·릴크비스트여

 

다음 화
『평소 얌전한 애일수록
화나면 파괴적으로 무섭다』

sub by 별명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