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 혼잣말
언제든지 그대는 두려움을 모른 채
좋아하는 것에 푹 빠진 고양이 같아서
그대가 눈부시게 느껴지는 건
분명 내가 그대를 보고 있었기에
자극적인 사고회로
점점 끌리고 있어
푸르고, 푸른, 그 눈동자에
그대는 오늘도 평소의 그대인 채로
흔들리고, 흔들리는, 그 마음은
지금은 여기서 그저
기녀의 가치를 떨어트리려면
아이를 배게 하면
가치 따윈 없는 거나
가시려던 가게는 저곳 아닐까요?
그럼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여기서 말이냐?
기껏 변장했는데,
제가 안에 들어가면 안 되잖습니까.
그럼 이만.
괜찮아,
아무런 감회도 없이 말해냈을 거야.
오늘밤은 즐겨주십시오.
옛날의 꿈?
아니, 아기일 적의 꿈인가.
나한
나한
잘 잤어, 아버지?
오늘은 어떡할 거니?
딱히.
특별히 볼일이 없다면
괜찮은데.
여어, 묘묘,
근무는 안 해도 되는 거야?
휴가 받았으니까.
휴가라면서 결국 약방에 왔구나.
온 김에 말이지.
그것 때문에 온 건 아니지만.
거기 서렴, 백령!
그 얘긴 이제 됐잖아!
어머?
묘묘!
어서 돌아와!
더워, 백령 언니.
난 추워.
할멈이 잔소리만 해대서.
얘기 아직 안 끝났어.
자, 어느 쪽으로 할 거냐?
할멈 끈질겨.
네가 똑바로 안 하니까 그렇지!
얼른 정해버려!
애당초 네가 언제까지고
이쪽이 얘기를 주선해주는 거잖냐!
부탁한 적 없어요!
할멈은 언제나 제멋대로야!
제멋대로는 또 뭐냐, 제멋대로는 또!
묘묘, 왔었냐?
아까부터 있었어요.
별채에 가는 걸까?
잘 잤어?
옛날엔 까닭없이 날 싫어해서
이젠 그럴 기운도 없나.
아니면
진작에 말도 잊어버린 건가.
병이 진행돼서
아버지의 약은 잘 듣지만,
이렇게 되어서야
그럼에도 먹이는 것 외엔
그 손님, 또 왔는데요.
정말이지, 냄새 하난 잘 맡는군.
매매를 불러.
녹청관은
십수 년 전, 먹칠을 당한 간판이
이 기녀는 그 몇 년 간 동안
불행하게도 매독이 옮았다.
아버지가 녹청관에 찾아왔을 때쯤엔
마침 병이 잠복 기간에
병 상태를 전해줬더라면
갑자기 나타난 전직 환관인 남자를
모두가 다 얌전히 믿을 리가 없었다.
손님을 받지 않으면
그것이 기루의 규칙이다.
몇 년 후, 다시 발진이 나기 시작하니,
종양은 눈 깜짝할 사이에 퍼졌다.
그 이후 여자는
손님의 눈이 닿지 않는
이 별채에 가둬져있다.
나는 아직 비치지 않아
어딘가에 담아둔 채
그 옆모습을 보고 있어
어떡하면 되나?
다름없어집니다.
그런 얘기를 한 탓일까.
잘 잤니.
녹청관에 가주지 않겠니?
잘은 모르겠지만,
백령 언니도 힘들어보이네.
눌러앉아 있으니까,
쫓겨났었지만,
기억도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어.
마음의 위안조차 못 돼.
치료법을 몰라.
지금이야 격식 있는 기루지만,
내걸린 시기가 있었다.
손님을 받다가
들어가 있었던 모양이다.
대처도 가능했을 텐데,
먹고 살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