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자의 아틀리에 04

릴라 씨가 말한 곳은 여기지?

 

우리가 제 몫을 하는지
증명할 시험이야!

힘을 주고 가보자!

 

그런 말을 해도 말이지…

여기까지 와놓고
투정은 부리지 말자!

 

자, 가자!

 

어제 깨달았어

걸아나가려다가

평소에 신던 구두가 작게 느껴졌어

비웃을지도 모르겠어

바다를 보는 네가

어쩐지 어른스러워 보였어

 

어떤 게 보물이고
어떤 게 좋아하는 것인지

잃고 난 후에 깨닫게 되겠지

당연한 듯 펼쳐진 하늘 아래에

아마도 숨겨져 있을 거야

 

또 아침이 찾아오고

리본을 나비 모양으로 묶고서

아직도 온기가 느껴지는
소녀가 꾼 꿈

 

멈추지 말고 가자

빛나는 곳을 향해 가자

우리는 더는 돌아가지 못하니까

손을 맞잡고서 Golden ray

아직 곁에 있어

멈추지 말고 가자

원하는 곳을 향해 가자

우리가 선택한 희미한 Golden ray

아직 곁에 있어

아직 곁에 있으니까

 

라이자의 아틀리에
~어둠의 여왕과 비밀의 은신처~
sub by 별명따위

 

#04 『수몰갱도』

 

오, 라이자

 

마침 잘됐다

레, 렌트!

아!

힘들게 빠져나온 거니까
조용히 좀 해 줘!

매번 고생하고 있구나

농작업을 하라느니,
심부름을 다녀오라느니

느긋하게 연금술을
할 수가 없어서…

 

근데 타오도 있었어?

서고에서 억지로 끌고 나오길래

엠펠 씨하고 릴라 씨가
부르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래, 그래!

그래서 너도 부르러 왔어

 

두 사람이 우리를?
무슨 일일까?

그런 거야 가보면 알겠지

안 좋은 느낌밖에 안 든다니까…

라이자, 어디 간 거니?

어서 가자!

 

슬슬 너희가 쓸 만한 사람인지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우리한테 시험이라도
치르게 하려는 거야?

그런 것이다

바다 건너편에 적당한
동굴을 찾아서

과제는―

「세 명이서 갈 수 있는
곳까지 다녀온다」

그것뿐이다

이번에는 나도 따라가진 않을 거다

 

우리만 간다는 건가

바라던 바야!
팔이 근질거리는데!

세 명…
역시 나도 포함돼 있었구나

렌트

너도 슬슬 나아갈지, 퇴각할지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모두 무사히 데리고 돌아와라

전사의 마음가짐이죠?

평상심을 유지하고서
방심하지 않고 퇴로를 확보한다

알고 있어요!

라이자, 너는 이것과
똑같은 것을 채집해 와라

 

예쁜 돌이다

코베리나이트다
잘 봐둬라

광석류를 감정하는 눈도
동시에 단련할 수 있을 거다

 

그렇구나

어떻게 찾을지도
시험 내용이라는 거지?

 

타오, 너도 둘을 따라가서
어떻게든 그 장소에 익숙해져라

장소에 익숙해지라니…

 

엠펠 씨!

내가 좀 더 책에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는 건 알고 있을 텐데

어째서 맞지도 않는
모험에 동행시키는 거야?

 

처음에 말했을 것이다

너희는 우리의 조사를
돕게 하기 위해서

여러모로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조사라는 건 유적을?

그렇다

그걸 위해서 현지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조사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겠다

 

장소에 익숙해지라는 건
그런 뜻이다

 

알겠습니다…

우리도 더 이상 완전 초짜는 아냐!
제대로 지켜줄 거라니까

우리한테 딱 맡겨둬!

 

가는 건 내일 아침이다

오늘 하루 각자 생각을 해본 뒤
준비를 마쳐두도록

준비?

 

좋아~
힘을 합쳐서 힘내보자~!

그래!

응…

 

또 셋이서 섬 바깥으로 나가는구나

 

간 적 없는 곳 같은데 괜찮겠어?

괜찮아, 괜찮아!

왜냐면 이번에는~

어이쿠, 아직은 비밀이야

어이, 라이자

또 이상한 걸
꾸미고 있는 건 아니겠지?

꾸미고 있을 것 같네
상상하기도 싫은데…

왜 그렇게 싫은 기색이야!

엄청 굉장한 일이거든!

비밀이지만

좋겠다

 

나도 모두와 같이 가서
무언가 도움이 되면 좋겠는데…

마음은 기쁘지만

클라우디아한테 위험한 걸
시킬 순 없지

나도 위험한 건―!

이제 됐어…

이야기 보따리를
기대하고 있어줘!

보나마나 라이자가 무슨 짓을
저지를 게 뻔하니까

재미는 있을 거다

렌트!
너 진짜!

흥, 또 악동들이 모여서
모험놀이에 대해 상의하는 거냐?

놀이가 아냐!

 

진짜배기 모험이거든!

헤에~ 진짜라고?

이번에는 어디까지,
뭘 하러 가는 거냐?

고성의 비룡이나
굶주린 악마라도 퇴치하러 가는 거냐?

적당히 놀러 다니는 거면 몰라도

최근에는 수상한 떠돌이의 집에
들락거린다고 하더군

수상하지 않아!

연금술사인데요!

많은 걸 할 수 있는 연금술사!

흥, 묘한 주술을
쓴다는 소문은 들었다

이상한 짓이나 하다가
곧장 쫓겨나지만 않으면 좋겠다만

호위로 붙어 있던 여자도
엄청 쌀쌀맞아서 무서워하던데~

어울려 다니는 거면
주의 좀 주는 게 어떠냐?

뭐라고!?

 

우리는 지금 할 일이 있으니까
신경 써 줄 시간은 없어

 

뭐라고?

 

흥, 신경 써 줄 시간이
없는 건 오히려 우리다

가자, 럼버

아, 네!

 

저 사람은 모리츠 씨의 아드님이지?

모두 사이가 좋지 않은 거야?

뭐, 대충 그런 거야

흥, 두고 보라구!

굉장한 일을 해내서
입이 떡 벌어지게 해주겠어!

그걸 위해서도 내일 시험은
제대로 극복해내야지!

모두 열심히 해!

- 응!
- 그래!

 

해보자

 

내 힘을 시험해 본다!

 

그래

다짐이라는 애매한 게 아냐

내 검이 실전에서 어디까지
통할지 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

 

두고 보라고!
모두 다!

 

이 검으로, 지금을
개척해 주겠어!

 

마침내 만들 때가 왔어

릴라 씨가 말했던
"생각해서 준비한다"

내 답은―

 

프람을 만든다!

그것만 있다면 어떤 마물이든
무섭지 않아!

분명 그럴 거야!

 

이때를 위해서 재료도
착실히 모아뒀으니까

 

나머지는 이걸로―

 

조합할 뿐!

 

해냈다!

 

조금 큰가?

뭐, 큰 게 좋겠지?

이걸로 내일 모험은
성공할 게 틀림없어!

 

릴라 씨가 말한 곳은 여기지?

 

우리가 제 몫을 하는지
증명할 시험이야!

힘을 주고 가보자!

그런 말을 해도 말이지…

 

여기까지 와놓고
투정은 부리지 말자!

자, 가자!

 

의외로 넓네

 

밝은 데다가 시야도
나쁘지 않고

빛을 준비할 필요는 없었네

 

선착장 근처에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었다니

 

엠펠 씨는 수몰갱도라고 하던데

무슨 의미일까?

둘 다 너무 태평하잖아

여기, 강한 마물이
출몰하는 거 아냐?

릴라 씨가 시험으로
고른 곳이야

방심만 하지 않으면
괜찮은 정도라고 생각해

그건 꽤 위험하다는 거잖아!

소리를 질렀다간
마물이 올 거다

 

좋아, 그럼 신중하게 가자

특히 라이자

무슨 말이야!

소리 지르면 안 된다니까!

 

어떠냐!

돌 마물…
이런 것도 있구나

동굴 자체에 빛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어둠 속에서 싸웠다면
이렇게 쉽게 처리하진 못했을 거야

그 의미에서 보자면 릴라 씨치고는
쉬운 과제를 준 걸지도 모르겠네

이게 쉬운 과제라니
농담하지 말라구

이런 주먹으로 얻어맞았다간
아픈 걸로 끝나지 않을…

근데 뭘 하고 있어, 라이자?

과제로 내려준
광석을 찾고 있어

아까부터 이곳저곳을
관찰하고 다녔는데

벽에도, 지면에도 없으니까

 

그렇다면 마물을 쓰러뜨려서
얻는 걸까 생각했었는데…

없네

잘도 그런 무시무시한 걸
할 수가 있구나…

조사하는 거야 좋지만
조용히, 빨리 부탁할게

퇴로는 괜찮고

없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럼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나 보네

뭐? 역시?

우리의 과제가 갈 수 있는 곳까지
다녀오는 것뿐이라고 해도

그 판단도 당연히
채점 내용에 들어가겠지

 

아무것도 없다고 그냥
돌아갈 수도 없잖아

 

광석도 그리 쉽게 얻을 만한
곳에는 없다는 걸까?

그보다 타오

너도 장소에 익숙해지라는
과제가 있었잖아?

제대로 노력해 줘

그건 그렇지만

 

왜 그래?

 

아무것도 아냐!
얼른 가자

어이쿠, 타오가 재촉하네

아무튼 지금 우리 실력으로
갈 수 있는 한계를 가늠해야겠지

그러네

나도 광석을 찾고 싶으니까
돌아가기엔 일러

비밀 도구도 시험해 보고 싶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돌아가는 길은 생각해 두자

지금 당장 돌아가도 되는데…

 

꽤 많이 들어왔는데
아직까지 광석을 못 찾을 줄이야…

말이야 그렇지만 그렇게
들어오진 않았어

신중하게 왔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뿐이다

나한테는 충분히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왔다구…

 

수몰갱도라는 건
이런 거였나

- 그럼 여기가 종점이야?
- 그런 것 같네

훗, 뭐야
적당하잖아!

렌트는 그걸로 만족하겠지만

어쩌면 정말로 안쪽
더 깊숙한 곳에 있을지도…

내 보물은 어디 있는 거야?

보물찾기 동굴 탐험인가

어릴 적에 자주 했었지

섬에는 동굴이 많지 않아서

덤불 터널을 지나서
돌아다녔지만

 

덤불 안쪽에서 마석 조각을 찾았을 땐
진짜 보물처럼 보였었지

 

아!

찾았다!
이거야!

그때 봤던 마석처럼
반짝거리진 않지만…

 

단단해!

- 렌트!
- 라이자, 괜찮아?

나는 괜찮아
그보다도!

 

젠장!

렌트!
어, 어쩌지…!

그렇지, 도망치자!
어서!

기다려 봐!

그래, 이런 때를 위해서!

렌트, 프람을 사용할 테니까
떨어져 있어!

뭐라고?

타오도 엎드려!

뭐? 프람은 폭탄 말하는 거지?

여기 동굴인데…

맞아라!

 

라이자? 렌트?
어디 있어?

젠장…!
귀가 울리고 있어!

이건 대체 뭐야!?

 

이상하네
왜 이렇게 엄청난 위력을…

라이자, 렌트!
둘 다 다친 곳은?

괜찮아!

이쪽도 괜찮긴 한데!

젠장, 어디가 어느 쪽인 거야!

 

위험해!
동굴이 무너지는 거 아냐?

어서 도망쳐야 해!

라이자, 타오!
어디 있어!

여, 여기야!

 

괜찮아, 타오?

어이, 타오!

라이자도!

또 이게 있어

 

이 문자

안과 밖

그렇구나!

우, 우선 모이자!

둘 다, 내가 있는 쪽으로 와 줘!

안 돼, 라이자!

렌트도 내가 있는 쪽으로 와!
이쪽이 출구야!

- 정말이야?
- 무슨 말이야?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까 어서!

아무튼 지금은 서둘러!

- 타오!
- 왔다!

괜찮아?

아, 응

그보다도 저쪽이야!

어서 벽이 나올 때까지 달려!

 

뭔진 잘 모르겠지만

하는 말을 듣는 게 좋은 걸까?

 

뭘 하는 거야, 렌트!
서두르자!

어, 응…!

 

설마

 

이런, 이런

 

처음부터 이런 결과인가

 

겨우 나왔다

산 거지…?

응, 어떻게든

또 제법 지독한 몰골로
돌아왔구나

 

큰 부상은 없어 보이는군

 

미안해, 릴라 씨
귀가 따가울 정도로 들었는데

 

나는 조금 익숙해진 것 가지고
우쭐대고 말았어

 

이게 통하지 않았을 때

라이자의 폭탄의 여파로
날아간 후에

뭐가 뭔지 알 수가 없게 돼서…

그래서?

 

중요한 마음가짐을 잊고서…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말았어

 

그 괴로움을
마음속에 새겨둬라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면
마음가짐을 떠올리게 해줄 거다

 

지금은 모두를 살아서
돌아오게 한 것을 기뻐하면 된다

 

그건 타오 덕분이야

 

내 공적이 아니야

 

궁지에서 고집을 부리지 않고
자연스레 타오에게 맡긴 것이지?

안심해라
너는 싸움에 맞는다

 

그, 그런 거야?

맞아!

나도 어쩌다 벽에 있는
문자를 발견한 것뿐이고

엠펠 씨가 말했던
보고, 조사해야 할 것이라는 게

그것들을 말하는 거였어?

그것들 중 하나이기는 하다

현지에서 그것을 발견해
어떤 느낌이 들었지?

 

뭐라고 해야 할지

흥미롭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그것뿐인가?

 

이번처럼 지식이 있다면
모두를 구할 수 있다던가?

 

아무래도 동행시킨 의미가 있었군

 

나 같은 건 동행해 봤자
의미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미는 제대로 있었구나

 

그런 것이다

 

이 근처에는 아직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같은 기회는 또 금방 찾아올 것이다

지금까지 돌덩이리로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에 담겨진 무언가를

보며 다니고 싶어진 것 같아!

아, 하지만 가급적
위험은 피하는 게 전제다

알고 있다니까

뭐, 선처할게

위험하다고 하니까 라이자한테도
해당하는 거니까 조심해

그 대폭발 말이야

 

그치만…

이거 봐!

나는 채집해올 것은
이렇게 채집해 왔으니까!

어이가 없네

그 소란 속에서도
가지고 온 거냐

집념 한번 엄청나네

흥이다!

내려진 과제는 제대로
해냈거든!

라이자, 너는 보충이다

아까 폭발시킨 것과 완벽히
같은 것을 다시 조합해 내게 가지고 와라

뭐어?

오늘은 이만 집에서
푹 자고 싶은데…

중요한 일이다

똑같다고 확신할 만한 것을
가지고 와라

 

네에…

그럼 돌아가도록 할까

 

어때?

거의 똑같은 걸
만들었다고 확신하는데…

그렇군, 완성도는 좋다

하지만 너는 완전히
글러먹었다

내가 글러먹었다는 게 무슨…

이 프람이 네 상상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 그런 거야?

연금술사로서의 네 재능의 발로

즉―

 

같은 조건에서 매우 높은
품질의 도구를 조합해 버렸다는 것이다

 

조합해 버렸다니…

그건 나쁜 일이야?

조합 자체는 나쁘지 않다

말했지 않나?
완전히 글러먹은 건 네 쪽이다

나?

네가 조합한 도구의 위력을

파악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사용한 것이겠지?

 

동굴 안에서 프람을
폭발시키는 행위는

최악의 경우, 동굴을 무너지게
할 수도 있는 어리석은 짓이다

 

그 결과, 동료를 위기에
빠뜨리고 말았다

네 연금술이 원인이 돼서

 

라이자

새로이 마주하게 된 힘

연금술로 뭐든지 조합하며
즐기는 시간은 이제 끝이다

 

앞으로 너는 무엇을,
어떤 품질로 만드는가

만들어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결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해야만 한다

 

그걸 해냈을 때

너는 네 행동에
책임을 가지고

한 명의 어엿한
연금술사가 될 수 있겠지

 

할 수 있겠지?

네!

 

떨리는 발소리를 내며 여기까지 왔어

서로 다른 색의 용기를 보여줬지

우리의 특별하지 않은 나날의 모든 건

심장을 떨리게 해주는 신호

정적의 시가 울려퍼졌어

찬란하게 빛나는 대지

상상을 구현해 내는 거야

이 마음을 모아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끝을 향해 갈 거야

틀렸대도 상관없어

망설일 때마다 떠오르는 별 하나는

미래를 관철할 정도의 강한 이유야

우리의 특별하지 않은

나날이 준 빛을 확인하러 가자

 

불안도 올바르다고 생각하니까

떠올려 봤어, 꿈이 아닌 행선지를

강해졌어, 네가 웃고 있어 줘서

떠올랐어, 흔들리지 않는 시작을

 

#05 『최고의 아이디어』

sub by 별명따위